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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선보인 네덜란드 튤립 투기[전문 공개]
[Insight]옛날이야기로 배우는 경제 특강⑬
[4호] 2010년 08월 01일 (일) 기욤 뒤발 economyinsight@hani.co.kr

최초의 투기 거품이 언제 나타났는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급격한 시세 폭락으로 이어지는 집단적 투기 열풍은 태초부터 쭉 있어왔는지 모른다. 오늘날 투기의 시발점이던 한 사건이 우리 기억 속에 남아 있다. 1637년 네덜란드에서 있었던 ‘튤립 구근 투기’다.
당시 튤립은 지금의 아이패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볼 수 있는 혁신적인 상품이었다. 터키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튤립은 16세기 말이 돼서야 유럽에 수입됐다. 1593년 네덜란드 라이덴대학 정원에서 튤립이 재배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몇 년간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했으나 17세기 후반 들어 튤립 열풍이 불었다.
 
투기자에 대한 구제금융의 원조
당시 네덜란드는 자본주의 발전의 시험장과도 같았다. 사람들 사이에 튤립 광풍이 불면서 사회 전체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튤립 구근은 6월과 9월 사이에만 매매할 수 있었으나 네덜란드인들이 선물거래를 기획하면서 집단적 열풍은 더욱 커졌다. 즉, 판매자가 예정된 날짜에 미리 합의한 가격으로 튤립을 제공하기로 약속하면서 한 해 내내 튤립 거래가 이뤄질 수 있었다. 선물거래는 투기 수단으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특히 판매자들이 가지고 있지도 않은 튤립 구근을 미리 판매하고, 나중에 그보다 낮은 가격에 튤립 구근을 사들이는 ‘공매도’ 방식의 투기가 성행하게 됐다. 오늘날 투기 거품의 기초가 된 이런 관행은 당시 네덜란드 연방공화국도 1610년부터 여러 차례 금지해왔다.
1634년께 튤립 투기의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다. 1636년에는 실질적 의미의 튤립 증권거래소가 네덜란드의 주요 도시에 생겨났다. 스코틀랜드의 찰스 매케이는 1841년 이 사건을 최초로 기록한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자신의 책 <대중의 미망과 광기>(Extraordinary Popular Delusions)에서 투기 거품의 절정이었을 당시 구매 가격이 2500플로린인 비세로이(Viceroy) 튤립 구근 하나로 살 수 있는 목록을 작성했다. 밀 2마차분(550ℓ), 호밀 4마차분(1100ℓ), 살진 소 4마리, 살진 돼지 8마리, 살진 양 12마리, 와인 큰통 2개(약 200ℓ), 맥주 4배럴, 버터 2t, 치즈 1천 리브르, 침대 하나, 양복 한 벌, 은제 컵…. 이 긴 목록을 통해 당시 투기 광풍의 수준이 어땠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 몇몇 중개인들이 갑자기 겁을 먹기 시작하고 투자에서 손을 떼게 된다. 1637년 2월, 단 며칠 만에 투기 거품이 꺼지면서 튤립 가격이 거의 제로로 급락했고 과도한 채무를 진 투기자들은 피해자로 전락했다.  튤립 투기 거품의 붕괴도 서브프라임 거품 사태처럼 새로운 사업을 벌이려는 투기자들의 의욕을 꺾지는 못했다. 투기자들이 원금을 몽땅 잃더라도 정부가 발벗고 나서서 그들의 재정난을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 
▒참고 사이트 fr.wikipedia.org/wiki/Tulipomanie에 관련 내용이 자세히 나와 있다.
찰스 매케이의 글은 robotics.caltech.edu/~mason/Delusions/epd_tulip.html을 참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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