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특집 > 특집 2010
     
애플 뺨치는 우월적 지위
[Insight]옛날이야기로 배우는 경제 특강⑨
[4호] 2010년 08월 01일 (일) 기욤 뒤발 economyinsight@hani.co.kr
이곳은 무더위를 잊는 시간 여행으로 가는 출발역이다. 옛날이야기 몇 토막만 살짝 들춰봐도 부채 바람이 선선하다. 현재진행형 우화도 적지 않아서다. 불평등은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을까? 오늘날 한국 사회에 만연한 소득과 재산의 극심한 격차를 정당화하려는 이들을 고민에 빠뜨리는 질문이기도 하다.  자연환경을 경시한 활동이 인간의 생존까지 위태롭게 할 수 있는가?  인간이 진정으로 환경을 보살폈다는 ‘그리운 옛날’을 찬양해봤자 4대강은 여전히 아슬아슬하다.
잊혀졌던 역사의 책갈피 18꼭지를 다시 펼친다.(페이지 하단 참조)

몇 년 전 마이크로소프트는 컴퓨터 운영체제에 대한 우월적 지위 남용으로 유죄 선고를 받았다. 요즘에는 애플이 아이폰으로 얻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힘의 우위 남용은 세계적 대기업이 출현하기 훨씬 전부터 존재했다. 13세기와 14세기의 프랑스 툴루즈에서 있었던 예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12세기 말 가론 강에는 수많은 물레방아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3개의 큰 댐이 건설됐다. 장 짐펠은 그의 저서1)에서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댐 건설”이었다고 설명한다. 강의 흐름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16개의 물레방아에 물을 공급하는 나르본성의 댐, 도라드댐(물레방아 15개에 공급), 바자클댐(물레방아 12개에 공급)순으로 나온다. 강은 이미 한정됐으므로 댐의 역학적 출력량은 오직 물의 낙하 높이에 달려 있었다. 3개의 댐 소유주들은 낙차를 더 키우기 위해 댐을 증축하는 일에만 몰두했다. 하지만 하류에 위치한 댐을 더 높이면 그만큼 상류 쪽 댐의 높이가 제한받았다. 그래서 바자클댐만 다른 댐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가론 강에 있는 바자클댐의 물레방아들



하류 댐 주식회사의 M&A
이 때문에 13세기 중반부터 각 댐의 소유주들은 서로를 고소하기에 이른다. 분쟁을 끝내기 위해 1316년 10월27일, 5명의 전문가가 모였고 공식적인 댐의 높이를 정하게 됐다. 그러나 40년이 지난 1356년 도라드댐 쪽은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바자클댐의 높이가 너무 높아져 도라드댐이 더 이상 작동할 수 없는 정도가 됐기 때문이다. 1358년 바자클댐 쪽은 유죄를 선고받는다. 바자클댐 쪽은 판결 집행을 따르지 않고 계속 지연 전술을 폈다. 시간을 끈 효과가 있었다. 바자클댐의 소유주들이 이미 13년 전부터 작동을 멈춘 도라드댐 주식의 과반수를 이듬해 매입한 것이다(당시 댐들은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됐다). 1408년 도라드댐의 마지막 주주가 바자클댐 쪽에 주식을 매각했다. 장 짐펠은 “양심의 가책 없이 50년 동안 바자클댐을 운영해온 쪽이 승리를 거뒀다”고 비판했다. 강자는 약자에게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남겨줘야 한다.
1) <중세 시대의 산업혁명>, Seuil, 2002.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기원전 세계화 ‘호박길’
국가가 경제 주관한 ‘함무라비법전’[전문 공개]
위기를 기다리던 파라오와 요셉
기욤 뒤발의 다른기사 보기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권태호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장철규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