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특집 > 특집 2010
     
국가가 경제 주관한 ‘함무라비법전’[전문 공개]
[Insight]옛날이야기로 배우는 경제 특강②
[4호] 2010년 08월 01일 (일) 기욤 뒤발 economyinsight@hani.co.kr

옛날 옛적부터 국가와 법의 발전은 경제활동의 발전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법전인 함무라비법전을 보면 이같은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메소포타미아 함무라비왕(BC 1728~1686)의 지시로 석판에 새겨진 이 법전에는 모두 282개 조항이 수록됐는데, 농경·남성중심·노예제도 사회에 필요한 거의 모든 민법과 상법이 망라돼 있다.
먼저, 사유재산 보호에 관한 내용을 보자. “누군가 물건을 분실했는데 그 물건을 다른 사람이 소유하고 있고, 이 소유자는 자신이 상인에게서 물건을 구입했고 값을 지급하는 것을 본 증인이 있다고 한다. 한편, 물건의 본래 주인은 물건이 자신의 것임을 증명해줄 사람들을 데려오겠다고 한다. 이 경우 물건을 소유한 자는 자신에게 물건을 판 상인과 이를 본 증인들을 데려오고, 본래 주인은 물건이 자신의 소유임을 증명해줄 사람들을 데려온다. 이때 재판관은 각 증인의 진술을 듣고 판단하는데, 증언이 사실과 다를 경우 상인은 도둑으로 간주돼 사형에 처해진다. 그리고 물건을 분실한 본래 주인은 물건을 되돌려받고, 그것을 샀던 사람은 상인의 재산에서 그 물건값을 변상받게 된다.”(9조) 이 시대는 도둑을 엄격하게 처벌했다.
   
함무라비법전 석판

 
남편 빚 못 갚으면 부인 데려갈 수도

당시 채무 관련 문제는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됐다. 채권자는 채무자의 재산뿐 아니라 채무자 자신과 그 가족까지 소유하고, 그들은 채권자의 노예가 됐다. 이에 따라 노예제도를 체계화할 몇 가지 규율이 생겨나게 된다. “곡식이나 은을 빌려준 채권자가 채무자를 감옥에 가뒀는데 그가 감옥에서 자연사했을 경우, 사건은 종결된다.”(115조) 하지만 “채무자가 감옥에서 구타나 학대를 당해 사망했을 경우, 채무자의 주인은 채권자를 고소한다. 이때 채무자가 자유인일 경우에는 채권자의 아들이 사형에 처해지고, 채무자가 노예일 경우에는 금 3분의 1 미나1)를 지급받는다. 그리고 채권자는 채무자의 주인으로부터 받은 모든 것을 상실하게 된다.”(제116조) “누군가 빚을 갚지 못해 대신 자신과 부인, 아들 또는 딸을 팔거나, 강제노동을 시킬 수 있도록 채권자에게 넘겼을 경우, 이들을 산 사람이나 채권자의 집에서 3년 동안 일을 해야 하고, 3년이 지난 뒤에는 자유인이 된다.”(117조) 151조에는 “남편이 결혼 전에 빚이 있었더라도 ‘채권자는 채무자의 부인을 구속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계약을 부부가 체결하고 이를 문서로 작성했을 경우엔 채권자는 그의 부인을 담보물로 소유할 수 없다. 그러나 여자가 결혼 전에 빚이 있었다면, 어떠한 경우라도 채권자는 그 남편을 구속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당시 남성 중심 사회에서 볼 수 있던 남녀 간의 여러 불평등한 조항 중 하나다.
 
노예 의료비, 주인이 분담토록
이 시대에도 국가는 많은 부분에 개입하고 있었는데, 특히 의료비를 국가가 결정했다. 단, 그 비용은 환자의 법적 지위에 따라 달라진다. “의사가 부러진 사지나 아픈 부위를 치료할 경우, 환자는 5세겔2)을 지급해야 한다.”(221조) “환자가 자유인일 경우, 3세겔만 지급하면 된다.”(222조) “환자가 노예일 경우, 그 주인이 2세겔을 지급해야 한다.”(223조)
당시 노예제도는 경제 시스템의 핵심이었고, 그만큼 노예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국가의 주요 관심사였다. 226조에도 노예제도와 관련된 내용이 나와 있다. “이발사가 주인에게 알리지 않고 주인 소유의 노예에게서 노예 표식을 떼어냈을 경우 그 이발사는 양손이 잘리게 된다.” 
1) 당시의 무게 단위.
2) 통화 단위.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기원전 세계화 ‘호박길’
국가가 경제 주관한 ‘함무라비법전’[전문 공개]
기욤 뒤발의 다른기사 보기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권태호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장철규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