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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 시작된 거대한 비밀의 제국
Cover Story 조세피난처 대해부- ⑤ 역외 탈세자 명단 폭로 이후
[38호] 2013년 06월 01일 (토) 스벤 뵐 등 economyinsight@hani.co.kr
카리브해 케이맨섬에서 가장 큰 로펌인 '메이플스 앤드 콜드'(Maples and Calde) 가 입주해 있는 '어글랜드하우스'. 이 건물에만 역외 기업 1만8천개가 등록돼 있다.영국령인 이 섬은 인구가 5만6천명인데 등록기업은 9만2천개에 달해, 인구수보다 등록기업이 더 많다.REUTERS 20여년간 60~70개로 불어난 조세회피 지역들… 내부고발자 폭로 뒤 흔들 지난 4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로 재산을 빼돌린 역외 탈세자 명단이 공개된 이후 각국 정부의 움직임이 부산하다.조세피난처를 규제할 시점이 됐다는 분위기다.조세피난처 국가들도 고객 비밀주의에서 벗어나 다른 나라 과세 당국의 요구에 조금씩 협조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국제 관계 속에서 조세피난처를 손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스벤 뵐 Sven Böll, 마르쿠스 데트머 Markus Dettmer, 후베르트 구데 Hubert Gude, 마르틴 헤세 Martin Hesse, 아르민 말러 Armin Mahler, 크리스토프 파울리 Christoph Pauly, 크리스티안 라이어만 Christian Reiermann, 외르크 슈미트 Jörg Schmidt, 그레고르페터 슈미츠 Gregor-peter Schmits <슈피겔> 기자 지금은 고인이 된 독일의 플레이보이 군터 작스(유명 사진작가로 프랑스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의 전남편)와 전 필리핀 독재자의 장녀 마리아 이멜다 마르코스 마노톡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러시아 올리가르히(과두지배 세력)의 한명인 미하일 프리드만과 전 프랑스 대통령 선거 사무장 장자크 오지에의 연결점은 또 어떤 것일까? 이들 모두는 세금을 적게 부과하고 자산 소유자의 익명성을 절대적으로 보장하는 나라에 재산을 은닉했다.이들 외에 13만명 이상의 자산가들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그리고 이들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공개한 '역외 탈세자(Offshore Leaks)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스캔들의 실제 규모는 훨씬 크다.'조세피난처'라고 불리는 지역 및 국가에 개설된 익명 계좌에 얼마나 많은 자금이 은닉돼 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비정부기구(NGO) 조세정의네트워크는 은닉된 금융자산이 16조∼25조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이런 식으로 개인과 기업은 자국에 납부해야 하는 수억유로의 세금을 일부는 합법적으로, 대부분은 불법적으로 절감하거나 회피했다. 수십억유로의 자산이 미국을 비롯한 미주 국가에서 제3세계로 흘러간다.최근에는 개발도상국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수많은 러시아의 올리가르히들이 자신의 제국을 역외 기업을 통해 통제하고, 남유럽 자산가들은 유로화 붕괴로부터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거나 자국 세무 당국의 세무조사를 피하기 위해 조세피난처를 이용한다. 그러나 '비밀 엄수'라는 원칙하에 조세피난처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은 조세회피자만이 아니다.조세피난처에서는 마약자금이나 다른 범죄자금이 은닉·세탁되고 검은 거래가 이뤄진다.또한 전세계 금융 시스템을 다시 한번 흔들어놓을 수 있는 투기성 자본을 운용하는 헤지펀드가 움직인다. 지난 수십년간 전세계를 망라하는 거대한 그림자 제국이 만들어졌다.모든 대륙에 거점이 있고 민주적 통제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지하 경제망이다.이를 통해 이득을 보는 자들은 바로 조세회피를 돕는 은행과 자금 출처를 숨기기 위해 복잡한 구조를 생각해낸 법률가와 기업이다. 20~30년 전에는 조세피난처 국가가 기껏해야 한손으로 꼽을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60~70개국으로 증가했다.조세피난처로 유명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벨리즈, 케이맨제도, 마셜제도 같은 국가 중 일부는 몇년 전까지 극빈국이었다.이 국가들은 자국으로 유입되는 자금에 과세를 하지 않거나 과세를 하더라도 극히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자산 소유주의 익명성을 엄격히 보장하는 제도를 도입해 조세회피를 돕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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