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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탄소중립’ 유럽 만들겠다”
[PEOPLE] 신임 EU 집행위원장에게 듣는다- ② 그린딜
[118호] 2020년 02월 01일 (토) 마르쿠스 베커 economyinsight@hani.co.kr

마르쿠스 베커 Markus Becker 
페터 뮐러 Peter Müller <슈피겔> 기자

   
▲ 2019년 12월1일 취임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 내정된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와 함께 향후 5년간 ‘EU의 정상’ 자격으로 활동한다. 그는 기후변화와 난민 문제에 적극대응할 뜻을 밝혔다. REUTERS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유럽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제안한 프로젝트 중 ‘유럽 그린딜’이라는 기후보호 정책이 있다. 영국을 제외한 27개 회원국에 이 정책을 확신시킬 복안이 있나. 

우리 앞에는 엄청난 과제가 놓였지만, 동력도 생겼다. 그린딜 정책을 발표하고 다음 날, 회원국 정상은 수개월에 걸친 토론을 끝내고 2050년까지 유럽연합을 기후중립 지대로 만드는 목표에 합의했다. 
폴란드는 자국을 예외로 해달라고 주장했다. 
폴란드는 상황에 따라 시간을 더 필요로 하지만, 그렇다고 기후중립성 목표를 의문시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대다수 유럽인은 정치권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무언가를 하기 원한다. 
시민이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나. 독일인이 항공편을 많이 이용한다는 기사를 봤을 거다. 독일에서 스포츠실용차(SUV) 등록 대수도 매년 늘고 있다. 
항공편 이용을 막거나 자가용 운전을 금지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새로우면서도 깨끗한 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이다. 항공산업은 수소에 기반을 둔 구동 시스템을 집중해서 연구한다. 탄소 배출 제로 철강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했다. 유럽이 이런 제품과 기술을 전세계에 수출하기를 희망한다. 어느 날 외부에서 강제로 행동할 수밖에 없거나, 유럽이 아닌 다른 외부가 혁신의 원동력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독일 주유소에서 가솔린 1ℓ 가격은 약 1.40유로(약 1800원)다. 프랑스 노란조끼 시위대는 가솔린 1ℓ 가격이 1.80유로로 오르자 시위를 시작했다. 기후보호를 위해 시민에게 부담을 지워도 되는 한계선을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기후보호 비용을 단순하게 일대일로 치환할 수는 없다. 유럽 그린딜 정책의 핵심은 사회적 보상으로, 깨끗한 미래에 함께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건물 단열에 투자하면, 에너지는 더 많이 들더라도 세입자 난방비는 절감된다. 대규모 석탄 지역에는 관련 기업과 주민의 산업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펀드를 계획하고 있다. 
위원장 말을 듣다보면 마치 녹색당원 말을 듣는 것 같다. 소속 정당인 기독교민주연합 색채에 자신이 얼마나 부합한다고 생각하나.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2005년 집권한 앙겔라 REUTERS
“기후변화 대응 위해 대규모 펀드 조성”
나는 뼛속까지 유럽인이고, 과거부터 지향해온 정치를 지지한다. 정당보다 국민을 우선시하는 정치인이라면 일단 정당 콘셉트를 점검해야 한다. 과거 가족 정책에서 정당이 국민을 따라가지 못했다면, 지금은 기후보호 정책에서 정당이 국민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 
난민 문제처럼 유럽연합이 완전히 분열 양상을 보이는 논쟁적인 주제가 있다. 유럽연합의 지원 혜택을 톡톡히 보면서도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처럼 유럽이 추구하는 가치 대다수에 반대하는 국가 정상도 있다. 이를 두고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연방 하원의장은 유럽이 각기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고 비판했다. 회원국이 모든 정책에 함께해야 할까. 헝가리 총리 같은 국가 정상을 제외하고 만장일치 원칙을 포기하는 게 더 의미 있지 않을까.
그 생각에는 반대한다. 모든 정책에 함께했기 때문에 유럽연합은 세계에서 다양성이 잘 보장되고 살기 좋은 곳이 될 수 있었다. 유럽연합에선 다른 이해관계와 문화적 흐름을 공동 흐름으로 수렴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자신에게 너무 엄격할 필요는 없다. 유럽연합은 지난 몇 년 동안 경제 측면에서만 몸집이 커진 게 아니다. 개인정보보호규칙만 봐도, 우리는 인간을 중심에 놓고 사고하며 개인 권리를 존중하는 디지털화라는 의미에서 전세계에 새 표준을 제시했다. 이는 함께 분투하면서도 공존하는 길을 뜻한다. 유럽은 공정한 결과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한다. 반면 미국에선 일방적으로 시장이, 중국에선 국가가 지배하는 구조다. 
하지만 유럽연합은 실존적인 문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헝가리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는 위급할 때 대규모 난민을 수용할 의무를 단칼에 거부했다.
난민 수용 논의는 제자리걸음이지만, 유럽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집중할 문제다. 난민 문제는 개별 유럽연합 회원국에 억지로 강요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지난 몇 달간 수많은 국가 정상과 회담했는데, 모두가 고착된 딜레마 타개를 원하고 있다. 2020년 봄 난민과 관련해 포괄적인 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핵심 내용은 더블린 시스템 개혁과 유럽연합 차원의 난민 신청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다. 난민이 도착한 국가에 난민 수용 절차와 숙소 제공 책임이 있다는 더블린 시스템은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지중해에 접한 국가에는 너무 불공정하다.
오래전에 수용 한도를 초과해 과밀 현상을 보이는 그리스 난민수용소 사진은 유럽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위원장과 유럽연합 회원국이 난민 수용 문제에 합의하기까지 난민이 기다릴 여력이 없을 듯하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그리스 정부와 긴급 지원을 협의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난민에게 긴급 지원을 할 것이다.
 
   
▲ 2019년 11월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회 파리평화 포럼에 참석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이야기하고 있다. REUTERS
“난민 해결책 담은 포괄법안 발표” 
독일이 그리스 난민수용소에 있는 아이들이라도 일단 데려와야 한다는 로베르트 하베크 녹색당 대표의 제안을 어떻게 생각하나.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독일 국내 정책에 개입할 수 없다. 국경선 보호와 인간적인 난민 정책을 포괄하는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유럽이 강구하는 것이 내게는 중요하다. 이는 유럽이 펼쳐야 하는 정책이다. 
독일 정계에서는 국방부 장관 시절 컨설팅 스캔들(해군 훈련함 정비와 관련해 국방부 차관이 고액의 컨설팅 계약을 한 의혹, 국방부가 민간 컨설팅회사와 자문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장관의 사익을 위해 예산을 유용한 의혹 등이 있음 -편집자)로 시끌시끌하다. 연방하원 조사위원회가 국방부 장관 재임 시절 불거졌던 민간 컨설팅 스캔들의 진상을 조사 중이다. 장관일 때 사용한 업무용 휴대전화 내용이 삭제됐다는 것이 밝혀졌고, 이에 녹색당은 국방부를 고소했다. 혹시 숨겨야 할 내용이 있었나.
전혀 없다. 국방부 장관에 취임한 뒤 국방부에서 받아 사용한 업무용 휴대전화 두 대는 임기를 마치면서 모두 국방부에 반납했다. 두 휴대전화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국방부에 묻는 것이 맞다.  
업무용 휴대전화는 왜 두 대였나.
2019년 초 나를 포함한 정치인 휴대전화 번호가 인터넷에 유출된 뒤, 당시 사용하던 업무용 휴대전화로는 더는 전화하거나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 그래서 휴대전화 하나를 더 받았다. 브뤼셀에 오면서 두 번째 휴대전화도 국방부에 반납했다. 
업무용 휴대전화 반납 뒤 휴대전화 정보가 삭제된 사실을 알게 된 독일연방군 소속 육군 대위처럼, 아무 일도 아닌 듯 얘기한다.  
사용하던 두 휴대전화 정보가 삭제됐다는 것을 나도 신문기사를 보고 알았다. 2019년 7월17일 이후 국방부에 출입하지 않았다. 
두 휴대전화 정보 삭제로 조사위원회는 어떤 정보를 놓치게 됐나. 당시 문자를 많이 보냈나.
내가 알기로 삭제된 정보 중 중요한 내용은 전혀 없다. 문자는 신속한 소통에나 적합하다. 각 연방 부처에서 문서와 전략은 문자가 아닌 다른 통로로 구성되고 발송된다. 
조사위원회 소속 위원은 국방부가 컨설팅 계약 의혹 진상 조사에 아무런 의욕을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한다. 서류가 검게 지워지고 아예 찾을 수 없다는 말도 들린다. 이 상황이 의구심을 자아낸다고 생각하지 않나.
국방부는 조달법 규정을 위반했음을 인정했고, 보안과 관리·감독 체계를 도입했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진상을 조사하려는 것은 국회의 정당한 권리다. 조사위원회는 국방부에서 수십만 쪽에 이르는 서류를 받았고, 10개월에 걸쳐 증인 10여 명을 조사했다. 지금은 조사위원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진상 조사를 위해 모든 방향을 점검하고 여러 추측을 하는 것은 당연히 야당의 권리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과다. 
 
   
▲ 2020년 1월8일 영국 런던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브렉시트 이후 처음 미래관계 협상을 위해 만났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브렉시트의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UTERS
“법치국가라는 유럽 기본 가치 지킬 것”
위원장은 브뤼셀에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지지를 등에 업은 집행위원장이다. 반면 베를린 정가에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연합한 덕택에 집행위원장 자리에 올랐다고 보는 분위기다. 그렇게 생각하나.
지난 몇 주간 나는 유럽의회에서 자력으로 과반을 달성했다. 2019년 7월만 하더라도 반대표보다 겨우 9표 앞서는 불안정한 과반으로 집행위원장에 선출됐다. 이후 유럽의회 의원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여기에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다. 그래서 언론 인터뷰는 전혀 하지 않았다.
당시 외부와 접촉을 전혀 안 했다.
대신 내부 업무와 유럽의회에 집중했다. 그만큼 결실을 보았다. 이 기간에 현재 집행위원회를 구성했고, 업무 프로그램을 세분화해 당선 뒤 넉 달 만에 내가 구성한 집행위원회에 안정적인 과반을 확보했다. 동시에 회원국 정상의 신뢰도 쌓았다. 그렇지 못했다면 국가 정상들은 기후중립성 목표에 합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후보호, 유럽 차원의 최저임금과 실업보험 등의 프로그램은 마치 마크롱 대통령이 펜으로 써내려간 듯한 인상을 준다. 
하나하나 따져보겠다. 프랑스를 포함해 27개 유럽연합 회원국이 기후보호에 서명했다. 나는 독일 간병 부문에서 처음으로 최저임금을 도입했다. 독일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힘든 시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가는 데 힘이 됐던 단기노동 제도와 실업보험 도입도 이와 다른 점이 전혀 없다. 나는 노동부 장관 시절 실업보험에 대해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 
유럽연합은 스스로 만족할 때만 외부에 강인함을 보여줄 수 있다. 그런데 언론 자유나 연구 자유 등 기본 가치를 두고 유럽연합은 내부에서 분열 양상을 보인다. 폴란드와 헝가리는 언론·연구 자유에도 권위적인 태도를 견지한다. 대체 얼마나 더 지켜만 볼 생각인가. 
어떤 경우에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폴란드와 헝가리에 대한 유럽연합 태도는 아주 분명하다. 유럽연합이 추구하는 법치국가라는 기본 가치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면 주어진 절차를 따를 것이고, 마지막에는 유럽사법재판소가 판단을 내릴 것이다. 내가 회원국을 높이 평가하는 지점은, 회원국이 법치국가 원칙에 대해 때로 자국 생각과 달라서 힘들어할 때도 있지만 결국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유럽이 자부심을 가질 만한 충분한 이유다.  
인터뷰에 응해줘서 감사하다.  
 
ⓒ Der Spiegel 2020년 1호
Das Brexit-Drama ist eine bittere Lektion für die Populisten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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