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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장벽’ 넘어야 일상에 정착
[집중기획] 성큼 다가온 무인판매 시대- ② 풀어야 할 숙제
[90호] 2017년 10월 01일 (일) 리옌 economyinsight@hani.co.kr
기술 한계가 무인판매점 확산 가로막아… 높은 시스템 구축·유지 비용도 걸림돌
 
무인판매점이 일상에 뿌리내리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기술의 한계가 무인판매점 확산을 가로막는다. 세계 첫 무인판매점인 ‘아마존고’는 기술 장벽에 가로막혀 아직까지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못했다. 알리바바를 비롯해 중국의 무인판매 업체들이 기술 보완을 우선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장 운영비는 절감했지만 무인판매 시스템 구축과 유지비가 만만치 않은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상품 훼손이나 가파르게 성장하는 자동판매기와 경쟁해야 하는 점도 무인판매점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리옌 李妍 <차이신주간> 기자
 
미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이 4년 넘게 준비한 무인판매점 ‘아마존고’(Amazon Go)는 지금까지 외부에 개방되지 않았다(2016년 12월 미국 시애틀에 첫 매장을 열었으나, 현재 아마존 직원에게 시험 운영 중이다 -편집자).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다. 매장 고객이 20명을 초과하면 고객의 소비 행동을 정확히 인식해 기록할 수 없어 시스템이 무너진다. 기술의 벽이 무인판매점 확산을 가로막는 것이다.
 
“아마존이 상징적 제품을 개발한 거지, 현실적 의미는 없다. 현실에 적용하려면 운영비가 너무 많이 든다.” 중국 최초의 무인판매점 ‘빙고박스’(Bingo Box)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천쯔린이 말했다. “아마존고는 설계가 복잡한데다 설치비가 많이 들고 기술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기 힘들어 다수 고객을 감당할 수 없다.”
 
시각처리 기술과 사물인터넷 기술, 모바일결제가 무인판매점의 핵심 기술이다. 중국의 무인판매점은 응용 기술에 따라 세 부류로 나뉜다. 무선주파수식별장치(RFID) 태그를 핵심으로 하는 빙고박스는 물류 네트워크를 응용한 대표적 상품이다. 소비자의 스마트폰과 격자무늬 QR코드를 이용한 결제를 핵심으로 하는 알리바바의 무인점포 ‘타오카페’는 인터넷 기술을 응용한 대표 주자다. 컴퓨터시각 처리 기술과 이동탐지 기술을 핵심으로 하는 딥블루테크놀로지의 ‘테이크고’는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한 사례다.
 
   
미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2016년 처음 선보인 무인판매점 ‘아마존고’는 기술 문제 탓에 아직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못했다. 시애틀의 아마존고 매장. REUTERS
 
다양한 무인판매 구현 기술
빙고박스는 가장 보편적인 RFID 태그 기술을 선택했다. RFID 태그 기술은 이미 성숙 단계에 진입해 비용이 저렴하고 도서관 출입 시스템 등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인다. 무인판매점의 경우 상품에 RFID 태그를 부착해 복잡한 이미지 인식 과정을 생략했고, 계산대에서 상품 태그를 스캔하는 가장 간단한 방식으로 비용을 결제한다. RFID 태그 1개 비용은 0.2~0.5위안(약 35~86원)이다. 천쯔린 CEO는 “매 달 RFID 태그 비용과 수작업으로 태그를 부착하는 비용이 직원 한 명 월급보다 적다”고 말했다. RFID 태그 방식은 기술 수준이 높지 않아 무인판매점에 제격이라고 평가받는다. 지금도 RFID 태그 기술을 사용한 무인판매점은 20곳이 넘는다.
 
알리바바가 내놓은 타오카페는 사물인터넷과 인터넷을 결합한 것이다. 알리바바의 지적재산(IP) 거래 플랫폼 ‘알리피시’의 잉훙 총경리는 “타오카페는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안면스캔과 홍채인식으로 고객 정보를 기록한다”고 말했다. “직원을 없애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용자 경험과 효율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다. 사용자가 관심 갖는 제품을 반영하기 때문에 인식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 정언양 알리바바 신소매기술사업군 기술 전문가는 “고객이 ‘걸어 다니는 아이디’가 되면 무인판매점에서 고객의 구매 기록과 소비의 연관성을 기준으로 정확히 ‘고객 맞춤형 진열대’를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여행용 의류를 구입한 고객이 매장에 들어오면 여행용품을 더 많이 진열하고 방금 전까지 농구하고 땀 흘리며 들어온 고객에게는 음료나 식품, 운동용품이 보이도록 진열하는 것이다.
 
“무인편의점의 구매 절차를 일반 매장보다 간단하게 만들 수 없다면 진정한 미래가 아니다.” 천하이보 딥블루테크놀로지 창업자 겸 CEO는 “RFID 태그 유형의 빙고박스, 인터넷과 사물인터넷을 결합한 타오카페 모두 진정한 의미의 구매 절차 간소화를 실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딥블루의 테이크고는 구매 절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매장 출입 과정을 생략하고 소비자의 정맥을 인식한 뒤 상품 추천과 구매 내역 알림, 결제를 음성 서비스로 제공한다. 천하이보 CEO는 “인공지능을 무인판매에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인판매점을 인간의 대뇌와 같이 만들어 인공지능을 부여하고 기계가 판매를 학습하도록 할 것이다. 사용자의 수요와 습관에 기반한 정확한 인식과 분석을 실현해 맞춤 서비스를 완성할 것이다.”
 
딥블루는 ‘인공지능으로 판매를 바꾼다’는 이념으로 머신비전과 이동탐지 기술을 채택했다. 머신비전이란 카메라와 스마트폰의 위성항법장치(GPS), 무선통신 와이파이를 이용해 사람의 동작과 상품을 인식하고 연결하는 기술이다. 이동탐지는 카메라로 수집한 이미지를 알고리즘으로 계산해 사람이 지나가거나 카메라 위치가 변하는 등 카메라 이미지에 변화가 생기면 경보를 보내는 기술이다. 이동탐지는 주로 무인감시카메라와 자동경보시스템에 이용된다.
 
순탄치 않은 혁신 과정
천쯔린 빙고박스 CEO는 “구현 비용을 낮추기 위해 빙고박스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빙고박스는 신선식품 모바일 전자상거래 서비스 ‘빙고과일’에서 파생됐다. 천쯔린 CEO는 “배송 효율을 높이기 위해 주문량이 많은 지역에 냉장고를 설치하고 고객이 스스로 과일을 찾아가는 방법을 고안했다”며 “다른 생활용품도 같이 판매해 전기요금이라도 아끼자고 생각하다가 무인편의점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 비용을 아끼고 문제점을 개선해야 무인판매점을 대규모로 확대하고 기존 편의점을 대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개월 넘는 시범운영 기간에 수만 명의 고객이 다녀갔고 재구매 비율은 80%였다. 매장 한 곳의 하루 매출액이 최소 300위안(약 5만2천원)이었다.” 시범운영 기간의 실적을 기준으로 계산해 10개월이면 빙고박스 한 곳의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물론 공급망을 개선하면 수익 달성 기간을 더 단축할 것이다.
 
15m2 면적의 빙고박스 매장 한 곳에서 판매하는 상품 수가 40m2 면적의 편의점과 비슷하다. 재고관리코드(Stock Keeping Unit·상품 종류)는 800개를 수용할 수 있다. 빙고박스 하나를 만들려면 10만위안(약 1720만원)이 들지만 일반 편의점은 40만위안을 투자해야 한다. 운영비용도 한 달 2500위안(약 43만원)이면 충분하다. 1일 3교대 운영을 기준으로 하면 최소 직원 3명의 인건비와 500위안 이상의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 일반 편의점은 한 달 운영 비용으로 최소 1만5천위안(약 260만원)이 필요하다. 이는 점포 임대료, 수도요금, 전기요금, 인건비를 포함한 금액이다.
 
무인판매점의 경우 매장 인건비는 줄였지만 배후 지원과 유지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빙고박스는 노동 구조를 개선해 절대적인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배후에서 직원 한 명만 늘리면 매장 직원 10명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혁신성 없는 업무는 효율적인 기계에 맡기고 매장 무인화로 관리 직원의 가치를 높였다.” 천쯔린 CEO는 “4인 1조로 구성된 관리 직원이 빙고박스 40곳을 관리한다”며 “앞으로 직원 한 명이 하루에 빙고박스 20곳의 상품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극복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위시 오로라PE(Aurora PE) 투자담당 사장은 “세븐일레븐 등 일반 편의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매장 내 상품 훼손이나 상품 구입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매장에 들어온 사람들의 공간 점유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인터넷에선 무인판매점 인근 거주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개인 물품을 보관하기 위해 무인 판매점을 이용해 논란이 됐다. 그 밖에 세븐일레븐과 로손 등 편의점에선 이익률 높은 가공식품이 매출액의 30%를 넘지만 무인판매점에선 이런 식품을 판매하기 어렵다.
 
자동판매기도 무인판매점의 성장을 가로막는 복병이다. 최근 3년 동안 전통 일용소비재 기업들이 자동판매기에 큰 관심을 보였다. 소비자조사기관 칸타(Kantar)는 2020년까지 중국에 자동판매기 138만 대가 도입되고 자동판매기 1대의 월매출액이 6천위안(약 103만원)을 돌파해 시장가치가 수천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한 투자자는 “무인판매점에 비해 자동판매기가 더 효율적이며 유지·보수가 간단하고 비용 투자도 적다”고 말했다.
 
“무인판매점과 자동판매기는 제로섬게임이 아니다. 앞으로 자동판매기, 심지어 냉장고도 기술을 개선해 하나의 스마트상점이 될 수 있다.” 천하이보 딥블루 CEO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무인판매점은 생각보다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스템 하나를 새로 만들면 10만위안, 개조비용은 몇만위안이면 된다.” 알리바바 쪽은 아직 타오카페가 원가를 고려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잉훙 총경리는 “지금의 타오카페는 체험점이고 재무 시스템을 구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인판매점이 새로운 투자 기회로 떠올랐지만 현실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2017년 7월 초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자 매장에 있던 도넛과 초콜릿 등이 녹아내렸고, 상하이에 있는 빙고박스 한 곳은 기술 문제로 임시 휴업한다는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이곳은 잠시 문을 닫았다가 7월13일 장소를 옮겨 영업을 시작했지만 그날 오후 불법 건축물 혐의로 상하이시의 조사를 받았다. 무인판매점을 상당한 규모로 확대하는 길은 여전히 순탄치 않아 보인다.
 
ⓒ 財新週刊 2017년 33호
無人零售來了嗎?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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