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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인구의 지방 유출은 계속될까?
[국내 특집] ‘지역균형발전’ 10년을 점검한다- ③ 지역균형발전 효과는 있었나?
[83호] 2017년 03월 01일 (수) 김규원 부편집장 che@hani.co.kr

인구이동 방향 처음 바뀌어… 이동 지속되려면 기업·대학 이전 뒤따라야 

2011년은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처음으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인구가 순이동했다. 이후 지역균형발전이 본격화한 2013~2016년에 4년 연속 수도권 인구가 지방으로 유출됐다. 현재까지는 노무현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2016년의 인구이동 규모는 크게 줄었다. 공공기관 이전 효과가 끝난 것일까? 전문가들은 지역균형발전이 계속되려면 기업과 대학 등의 이전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김규원 부편집장 
  
2003년 노무현 정부가 국토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한 지 14년이 됐다. 국토균형발전의 두 축인 세종시와 혁신도시에 중앙행정기관과 소속·공공 기관이 들어선 지도 5년이 지났다. 
 
세종시와 혁신도시로 공공기관을 이전하는 작업은 마무리 단계다. 세종시는 이전 대상 기관이 62개, 인원이 1만9750명이며, 2016년 말까지 미래창조과학부와 개별 이전 기관 4곳을 뺀 57개 기관이 모두 이전했다. 중앙행정기관 20개 1만3040명, 소속 기관 20개 1660명, 국책 연구기관 15개 3550명, 개별 기관 7개 1500명 등이다. 지방 이전 대상 공공기관은 모두 154개인데, 이 중 2016년 말까지 143개가 지방으로 옮겼다. 154개 가운데 115개는 혁신도시에, 20개는 세종시에, 19개는 다른 도시에 자리잡았다. 세종시에 이전한 20개 기관을 빼면 134개 기관, 4만여 명이 지방으로 일터를 옮긴 것이다. 결국 세종시와 혁신도시, 그 밖의 지방도시로 옮기는 중앙행정기관과 소속기관, 산하기관은 모두 196개이며 인원은 6만여 명이다. 
 
6만여 명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옮기려는 전체 인구 규모는 아니다. 애초 노무현 정부에서 2030년까지 지방으로 옮기려던 수도권 인구는 171만 명이었다. 충청권에 65만 명, 영남권에 72만 명, 호남권에 34만 명이었다. 196개 공공기관, 6만여 명이 이전하는 것은 일종의 마중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공공기관의 마중물은 수도권 인구를 지방으로 옮기는 데 기여했을까? 인구 측면에서는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6·25전쟁 이후 수도권과 지방의 인구이동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1970년 63만 명이 수도권으로 이동한 것이 역사상 최대였고 2000년대까지도 그 흐름엔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부터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이동이 한 해 10만 명 아래로 떨어졌고, 급격히 줄어들었다. 2007년 8만 명, 2008년 5만 명, 2009년 4만 명, 2010년 3만 명이었다.
 
   
▲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인구 유입 효과는 연평균 3만 명 이상이 늘어난 세종시에서 가장 분명하게 나타났다. 세종시 정부청사 모습.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제공
 
2011년 첫 수도권 인구 순유출 
그러다 2011년에는 ‘혁명적’ 일이 일어났다. 6·25전쟁 뒤 처음 수도권 인구가 지방으로 순이동한 것이다. 비록 8450명에 불과했지만 역사적 사건이었다. 2012년엔 다시 6900명이 수도권으로 순이동했으나 큰 흐름을 막지 못했다. 2013년부터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옮기는 이들이 더 많아져 2016년까지 계속되고 있다. 2013년 4384명, 2014년 2만1111명, 2015년 3만2364명, 2016년 863명 등이었다. 
 
중앙행정기관과 소속기관, 산하기관의 이전이 본격화한 2012~2016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순이동한 총인구는 5만1822명이다. 이것은 같은 기간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인원 6만여 명과 비슷한 것이다. 다만 2016년에 지방으로의 인구 이동 규모가 863명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에 이 흐름이 지속될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 황희연 충북대 교수(도시공학)는 “초기에는 공공기관과 공무원들의 이주가 대부분이었다. 수도권 인구가 지방으로 더 이동하려면 기업과 대학이 움직여야 한다. 다음 정부에서 세종시와 혁신도시를 활용한 2단계 균형발전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의 인구이동을 광역별로 보면, 충청권에서 가장 큰 효과가 나타났다. 2012~2016년 5년 동안 11만2118명이 수도권에서 충청권으로 이주했다. 해마다 인구이동 규모는 2012년 1만8840명, 2013년 1만6236명, 2014년 2만5387명, 2015년 2만9548명, 2016년 2만2107명으로 고른 편이었다. 수도권에서 옮겨온 인구 규모는 충청권 시도별로 큰 차이가 났다. 5년 동안 수도권 인구가 가장 많이 유입된 지역은 충남으로 4만6098명이었고, 세종 4만3118명, 충북 2만5158명이다. 대전은 오히려 2256명이 수도권으로 유출됐다. 노무현 정부의 계획을 보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충청권으로 옮기는 인구 목표는 65만 명이었다. 지난 5년 동안의 추세가 유지된다면, 2012~2030년 충청권에는 모두 42만 명의 수도권 인구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2016년 충청권 다음으로 수도권 인구를 많이 유입한 권역은 놀랍게도 제주도와 강원도다. 제주도에는 5년 동안 3만6130명, 강원도에는 1만8841명의 수도권 인구가 이동했다. 제주와 강원은 노무현 정부 때 수도권 인구의 이동 목표도 설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인구가 이 지역으로 이동한 것은 주목할 일이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지역계획학)는 “제주와 강원의 인구 유입은 수도권 확산으로 봐야 한다. 제주는 수도권에서 거리가 멀지만 비행기를 이용한 이동 시간이 길지 않다. 강원 지역은 고속도로와 준고속철도 등이 추가로 건설되면서 수도권 접근이 더 쉬워졌다”고 분석했다. 
 
영남과 호남은 이 기간에도 계속 수도권으로 인구가 유출됐다. 영남은 5년 동안 9만6128명이 수도권으로 이동해 인구 유출 규모가 가장 컸다. 유출 인구는 2012년 2만6222명에서 2013년 1만8066명, 2014년 1만4506명, 2015년 1만2143명으로 점차 줄다가 2016년 2만5191명으로 다시 늘어났다. 호남도 같은 기간에 1만9139명이 수도권으로 유출됐다. 호남의 수도권 유출 규모도 2012년 5853명에서 2013년 3079명, 2014년 2983명, 2015년 1050명으로 줄다가 2016년 8479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2012~2030년 영남권에 72만 명, 호남권에 34만 명의 수도권 인구를 이동시킬 계획이었다. 현재로는 이 계획이 실현되기 어려워 보인다. 아직까지 한 번도 영남권과 호남권이 수도권 인구를 순유입하지 못했고, 추세적으로도 가능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명래 교수는 “영호남은 수도권과 먼 데다 경제활동이 계속 위축되고 있다. 획기적인 계기가 없으면 한국은 발전하는 수도권과 충청권, 강원권 등 중부와 쇠퇴하는 영호남 등 남부로 갈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종시, 충청권 내부 불균형도 초래 
지난 5년 동안 가장 많은 수도권 인구를 끌어들인 충청권에도 고민은 있다. 이른바 ‘세종시 인구 블랙홀’ 현상이다. 5년간 세종시에는 무려 14만2505명의 인구가 유입됐다. 그러나 유입 인구의 59.7%(8만5018명)는 충청권에서 왔고, 수도권에서는 30.3%(4만3118명)밖에 오지 않았다.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을 추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결과다. 
 
수도권 인구를 분산하기 위해 무려 22조원의 공공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세종시가 주로 주변 지역에서 인구를 흡수한 것이다. 특히 대전은 지난 5년 동안 세종시로 5만4624명이나 유출돼 위기를 맞고 있다. 이것은 세종시 유입 인구의 38.3%에 이르는 것으로 수도권에서 세종시로의 유출 인구보다 1만 명 이상 더 많다. 자칫 ‘전국의’ 균형발전을 추구한 정책이 충청권 내부의 ‘작은’ 균형발전으로 축소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월14일 세종시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선언 13주년 기념식’에서 권선택 대전시장은 “세종시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대전에서 이주했다. 세종시 인구를 서울과 수도권에서 유입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도 “충북에서 많은 인구가 세종시로 유출됐다. 충청권 안에서 불균형 발전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세종시 인구 블랙홀을 막을 뾰족한 수는 없어 보인다. 세종시 인구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2012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1년에 평균 3만1천 명씩 인구가 늘었다. 2016년 말 인구는 신도시(행정도시)가 14만6009명, 세종시 전체로는 24만3048명이다. 그런데 2030년까지 세종시의 인구 목표는 신도시 50만 명, 전체 70만 명에 이른다. 충청권 유입 인구가 60%에 이르는 현재 추세가 계속되면 주변 지역에는 재앙이 될 수 있다. 수도 이전 같은 강력한 수단이 아니면, 수도권 인구를 추가로 끌어들일 방안도 마땅치 않아 보인다. 
 
대전시 도시계획상임기획단의 금기반 박사는 “세종시가 일정 규모로 성장할 때까지 인구 유출이 계속될 것이다. 인구 유출을 막으려면 주거 조건과 일자리 기회를 개선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단기적으로 정주 인구보다 유동 인구를 늘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수 충남연구원장은 “현재 70만 명으로 돼 있는 세종시의 인구 계획을 50만 명 정도로 축소하고, 세종신도시에 집중된 국가 투자를 주변 지역으로 확대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대전-충남-세종을 통합해서 운영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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