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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장밋빛 ‘아베노믹스’ 공수표 전락하나
사면초가에 빠진 아베노믹스- ① 성공인가 실패인가
[77호] 2016년 09월 01일 (목) 왕링 등 economyinsight@hani.co.kr

   
▲ REUTERS
3년 넘게 추진해도 성과 못 거둬 실패론 확산…
참의원선거 압승으로 기사회생 주목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의원선거에 압승하면서 꺼져가는 ‘아베노믹스’ 불씨를 되살릴지 주목된다. 3년 넘게 추진한 아베노믹스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일본은 점점 극한으로 내몰렸다. 저성장과 마이너스금리, 유동성 함정, 낮은 물가상승률과 노동 참여율, 인구 감소 등 쇠락하는 선진국의 전형적인 문제점을 모두 갖춰나갔다.

왕링 王玲 <차이신주간> 기자
리쩡신 李增新 미국 특파원
천리슝 陳立雄 도쿄 특파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비하면 2016년 7월10일은 국제 정치나 경제에 중요한 날은 아니었다. 하지만 일본과 자민당이 이끄는 아베 정부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날 치러진 일본 참의원선거에서 자민당이 121석 가운데 56석을 확보했고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오사카유신회, ‘일본의 마음을 소중히 하는 당’, 그리고 개헌에 찬성하는 무소속 의원을 포함해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넘어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개헌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1947년 현행 헌법을 시행한 뒤 처음으로 참의원과 중의원 모두 헌법 개정에 필요한 문턱을 넘어섰다.

일본 헌법을 수정하려면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표를 얻고 국민투표에서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개헌이 장기적 목표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는 경제 현황과 전망에 대한 대결 양상을 보였다. 경선 과정에서 자민당은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강조해 ‘이 길(아베노믹스)을 따라 힘있게, 앞으로’ 라는 구호를 외쳤고 개헌은 되도록 언급하지 않았다.

<NHK>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의 11%만 ‘개헌이 우선적 고려 사항’이라고 응답했다. 아베노믹스 시행 3년 동안 ‘실패한 정책’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아베 총리가 속한 자민당이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정치가 아닌 경제가 더 중요하단 뜻으로 해석된다. 아베 총리는 경제 분야 약속을 이행한 뒤 개헌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아베노믹스를 지속할 수 있게 지지해준 유권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사이먼 쿠즈네츠는 세계 각국을 선진국과 후진국, 아르헨티나와 일본으로 분류했다. 지금은 더 많은 국가가 ‘일본 진영’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저성장과 장기간 제로 금리, 유동성 함정, 낮은 물가상승률, 낮은 노동참여율과 실업률, 그리고 인구 증가 정체 또는 감소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선진국의 전형적 문제점을 모두 갖고 있고 극한의 경지를 보여준다. 참의원선거에서 승리한 아베 총리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그가 보여준 정치적 연기와 현란한 어구 가운데 어떤 것을 행동으로 옮길까?

참의원선거 압승으로 회생 기틀 마련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6년 7월10일 도쿄 자민당사에서 참의원선거 당선자 이름 옆에 꽃을 달고 있다. 참의원선거 압승으로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 정책을 더욱 강력히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REUTERS
아베 총리는 2016년 6월1일 소비세 인상 연기를 발표하면서 ‘종합적이고 대담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선거에서 승리한 뒤 부양정책을 거듭 약속하며 종합적이고 대담한 경제개혁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블룸버그>는 아베 총리의 한 고문이 20조엔(약 200조원) 규모의 부양 계획을 제안했다고 보도했지만 10조엔 수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로버트 펠드먼 모건스탠리 일본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정책의 세부 사항을 살펴보면 국내총생산(GDP)에 실질적 영향을 가져올 만한 지출은 7조~8조엔에 불과하며 이 돈을 가장 핵심이 되는 데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아베 총리는 공공사업을 통해 농민과 어민의 농수산물 수출을 지원하고 자기부상열차를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마이너스금리를 통해 채권 발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시하라 노부테루 경제재생상이 신규 경기부양 정책을 계획하고 있는데 가을쯤 추경예산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덤 포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아베 정부는 재정 부양을 강조하고 올림픽과 국방 분야 지출을 늘리고 기업의 세 부담을 낮출 것이다. 이는 주요 20개국(G20)과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대로 정책의 중심을 통화정책에서 재정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며, 일본 중앙은행이 엔화 절상의 도전에 직면한 상황을 반영한다.”

2016년 2월 말 일본 국회에서 2016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는 기간에 만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97조엔(약 970조원) 규모의 예산은 일본 역사상 최대고 일본 정부는 기업의 세수 부담을 낮추기 위한 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노동시장 개혁을 포함한 구조개혁 법안 수십 건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관련 자료를 보면 2015년 재정 흑자 중 일본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2500억엔(약 2조5천억원)에 불과했고 소비세 인상은 2019년 10월로 연기됐다. 그러자 외부에서는 신규 부양 정책에 투입할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국채를 발행할 경우 중기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힘들어진다. 일본은 2020년까지 기초재정수지를 흑자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2016년 7월29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REUTERS
국제통화기금(IMF)은 일본이 소비세 인상을 연기하고 신규 재정 부양책을 추진할 경우 단기간에 경기부양과 함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소비세를 해마다 0.5~1%씩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로버트 펠드먼 모건스탠리 일본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14년에 3%를 인상해 GDP에 1.5% 이상 충격을 가져온 사례를 언급하며 지금의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충격이 너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가 선거에서 승리한 뒤 신규 부양 정책을 언급하자 7월11일 달러 대 엔화 환율이 1% 넘게 하락했고 니케이225지수와 도쿄증권거래소주가지수(TOPIX)는 4% 상승했다. 물론 부양책으로 일본 경제를 개선할 수 없다는 비관론도 적지 않다.

2016년 1월29일 내부에서 한 차례 전쟁을 치른 뒤 9명으로 구성된 일본은행 통화정책위원회는 찬성 5표, 반대 4표로 마이너스금리를 결정했고 2월16일부터 금융기관이 중앙은행에 예치한 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해 마이너스(-) 0.1% 금리를 적용했다. 물가상승률 2%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였다. 지금까지 세계 4분의 1이 넘는 국가에서 명목 마이너스금리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뜻밖의 정책이 발표되자 니케이225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했고 엔화는 크게 절하됐다. 일본 시중은행은 마이너스금리에 충분히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7월15일 일본 국채시장 특별참가자 자격을 포기했다. 히라노 노부유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사장은 양적완화로 인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중앙은행을 비판했다.

마이너스금리 정책을 발표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2016년 2월에 만난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는 “해당 정책을 관찰, 평가하고 있다”면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일본은행은 통화정책을 추가로 완화하지 않았지만 물가상승률 2% 목표는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그는 “일본은행의 최신 예측에 따르면 2017 회계연도 상반기에 물가상승률 2%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대폭 하락해 대부분 국가의 물가상승률이 하락했다. 우리는 국제 유가가 바닥을 찍었고 점차 상승할 것으로 본다. 국제 원유 선물시장에서 움직임이 나타났다. 그렇게 되면 일본 물가상승률이 점차 상승해 2017 회계연도 상반기면 2%에 도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립턴 국제통화기금 수석부총재는 일본이 계획한 모든 정책을 시행해도 2017 회계연도에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하긴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얼마 전 연례협의를 끝낸 통화기금은 아베노믹스가 일본 경제 회복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물가 상승은 여전히 어렵다고 밝혔다. 전체 물가상승률은 2016년 0.2%,2017년에는 0.6%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통화기금은 일본의 마이너스금리 정책은 전체 수익률 곡선을 낮추는 데 성공했고 유동성과 은행 수익률을 제외하면 시장 기능에 불리한 영향을 가져오지 않았지만 실물경제의 파급효과는 오랜 시간을 두고 관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일본의 임금상승률은 낮고 소비는 부진하다. 2016년 6월까지 제조업 지표는 4개월 연속 하락했고 1분기 기업이익 하락폭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성 요원한 물가상승률 2% 목표

   
▲ 2016년 6월 도쿄 신주쿠의 상점가에서 ‘세일’이라고 적힌 간판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세계경제 전문가들은 일본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REUTERS
6월1일 아베 총리는 애초 계획한 소비세 인상을 2년6개월 뒤로 연기했다. 지금도 부진한 소비를 더 위축시키지 않기 위해서였다. 참의원선거 승리 뒤 경제정책이 실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던 아베 총리는 새로운 부양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 최대 야당인 민진당의 오카다 가쓰야 대표는 아베노믹스를 두고 “잔치는 끝났다”고 말했다. 시이 가즈오 일본공산당위원장 역시 아베노믹스를 비판하면서 아베 총리는 중요한 두 지표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조정 뒤 실질임금이 5년 연속 하락해 199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과 일본 경제의 60%를 차지하는 개인 소비가 2014 회계연도와 2015 회계연도에 연속 감소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은 일본이 아베노믹스를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기업의 임금 인상을 장려하는 소득 정책과 이원적 노동시장 개혁, 단기적 통화 및 재정 부양책 확대, 구조개혁 추진, 중기 재정 건전성 계획 수립과 점진적 소비세 인상, 재정 계정의 독립성 강화, 일본 중앙은행의 소통과 방향 설정 기능 강화 등이다.

데이비드 립턴 국제통화기금 수석부총재는 “목표한 기한이 다가오는데 목표를 하향 조정하지 않으면 시장과의 소통이 복잡해진다. 시장은 목표 기한을 조정하거나 정책이 강화되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목표 기한을 현실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중앙은행의 목표 실현 의지도 중요하지만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재정 정책과 구조적 정책 마련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6년 1월 일본 정부는 2016년 재정 및 경제 업무에 관한 기본 입장을 소개하면서 2016 회계연도의 실질성장률을 약 1.7%, 명목성장률을 3.1%로 예측했다. 일본 경제의 침체를 초래할 수 있는 요인으로 중국을 비롯한 신흥경제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금융과 자본, 원자재시장 동향,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할 불확실성을 꼽았다. 유럽 상황, 특히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리스크는 언급하지 않았다.

6월23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결과가 공개된 뒤 일본 주가는 폭락했고 엔화는 파운드와 함께 롤러코스터를 경험했다. 엔화는 달러, 파운드, 유로화 등 주요 통화에 강세를 보였고 특히 달러 대비 환율은 한때 100엔 밑으로 떨어졌다. 최근 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러자 일본 중앙은행과 재정부는 한목소리로 외환시장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과도하거나 무질서한 변동성은 일본 경제에 불리하다며 “필요할 경우 적절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계속 100엔 이하로 떨어지면 “필요한 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얼마 전 끝난 G7 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에 개입할 경우 긴밀하게 공조하도록 합의한 내용이 있었다. 일본이 일방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할 경우 국제적 압박을 받을 거란 뜻이다.

‘약한 엔화’는 아베노믹스의 핵심이지만 ‘미스터 엔’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재무관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상관없이 100엔 아래로 내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엔화 약세는 이미 끝났고 전세계적으로 엔화 강세가 시작될 텐데 이것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일본과 미국의 태도와 합의에 달렸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달러와 위안화 환율이 상대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길 바란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안전자산 속성, 디플레이션, 국제 정세 불안, 파운드 환율 등의 시장 요인에 따라 엔화는 어쩔 수 없이 절상될 것이다.” 도쿠치 다쓰히토 칭화대 공공관리대학 산업발전환경관리센터(CIDEG) 이사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때문에 엔화가 절상됐다고 보기 힘들고 위안화와 달러의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

사실 영국이 국민투표를 하기 전인 2016년 초부터 엔화가 절상되기 시작해 7월에는 달러 대비 15% 넘게 절상됐다. 다카시미와 노무라증권 일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과 일부 신흥국이 통화정책을 강화해 자본 유출을 방지하고 외부 불균형이 무역과 자본 흐름에 끼치는 영향을 차단하려 노력한 것이 엔화 절상의 간접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브렉시트 이후 경제와 시장 통합에 대한 회의론이 가중됐고 무역과 자본 이동의 장벽이 높아진 것이 엔화 절상의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 財新週刊 2016년 28호
安倍經濟學還有什招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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