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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 성장의 과대망상이 부른 조작 파문
폴크스바겐 ‘전설의 종말’- ① 승자의 저주
[67호] 2015년 11월 01일 (일) 요한 그롤레 외 economyinsight@hani.co.kr

폴크스바겐그룹은 매력적이고 안전하며 환경친화적인 자동차를 철학으로 삼고 있다. 1937년 창립 이후 이런 신념을 바탕으로 성공 신화를 써왔다. 그러나 폴크스바겐은 최근 10여년 동안 무모한 성장 드라이브 정책으로 초심을 잊어버렸다. 가속페달은 있지만 브레이크는 없는 ‘딱정벌레’ 같았다. 고의적으로 소비자를 기만한 ‘배출가스 조작’을 막을 내부 제어장치도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배출가스 조작 파문의 수습 비용이 얼마가 될지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_편집자

직분사식 디젤엔진 최초 개발했으나
연비와 배출가스 딜레마 해결 못하고 소비자 기만


디젤엔진 배출가스 조작 파문은 폴크스바겐이 수십년 동안 쌓아올린 명성과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기술과 도덕성에 대한 독일의 자부심은 폴크스바겐의 소비자 기만으로 큰 상처가 났다. 이런 ‘자살 행위’의 밑바탕에는 성장만을 추구하며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은 폴크스바겐의 자만심이 자리잡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디젤엔진이 효율적인데다 깨끗하다는 점을 세상에 가르치고 싶었다. 하지만 애초 두 기능은 양립하기 힘든 고전적 딜레마였다.

요한 그롤레 Johann Grolle
디트마어 하브라네크 Dietmar Hawranek
디르크 쿠르뷰바이트 Dirk Kurbjuweit
군터 라치 Gunther Latsch
바이트 메딕 Veit Medick
홀거 슈타르크 Holger Stark
크리스티안 뷔스트 Christian Wust <슈피겔> 기자


스티브 버먼은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어느 헬스클럽에서 땀을 흘리며 운동하다 말고 갑자기 휴대용 계산기를 두드리며 말했다. “폴크스바겐 디젤 차량의 판매 가격은 평균 2만2천달러니, 여기에 구매자 50만명을 곱하면 약 100억달러가 된다.” 미국 법원이 폴크스바겐에 차량을 회수하라는 판결을 내릴 경우 이 소송 하나에서만 폴크스바겐이 지급해야 하는 최고 금액이다.

버먼은 이 돈을 따내려고 법정 다툼을 준비 중이다. 이미 도요타·엔론·엑손·비자·마스터카드와의 소송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는 그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변호사 중 한명이다. 그는 현재 폴크스바겐으로부터 기만당했다고 여기는 47명의 소비자를 대변하고 있다. 미국의 관련 법은 사후 다른 소비자들도 이 소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보면 모든 폴크스바겐 구매자가 참가할 수 있다. 버먼은 일이 쉽게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 폴크스바겐이 이미 잘못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 건을 승소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문제는 폴크스바겐이 유죄냐 무죄냐가 아니라 벌금을 얼마나 내야 하느냐다.” 그는 소송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2년이면 충분하다.”

버먼 같은 사람들이 이제 자부심이 강한 폴크스바겐그룹의 미래를 좌우하게 됐다. 이는 폴크스바겐의 자업자득이다.

이 무슨 어이없는 사건인가? 한 기업이 말 그대로 자살을 감행했다. 최고경영자(CEO)가 쫓겨났을 뿐만 아니라 이사도 3명이나 해임됐다. 전통 깊은 브랜드인 폴크스바겐의 이미지는 심각하게 손상됐고, 품질의 상징이던 ‘메이드 인 저머니’(Made in Germany)에 대한 신뢰에도 금이 갔다. 독일 연방정부도 책임을 피할 수 없고, 다른 모든 독일 자동차 기업들도 의심받고 있다.


기술 강국, 독일의 명성 땅바닥으로

이번 사태는 상상하기 힘든 스캔들이다. 폴크스바겐은 몇년 전부터 테스트 주행을 할 때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낮추고 실제 도로에서 주행할 때는 질소산화물을 대량으로 내뿜는 모드로 전환하는 ‘조작 소프트웨어’를 자사의 디젤 차량에 설치했다. 이렇게 해야만 허용 기준치를 넘지 않을 수 있었다.

이러한 소비자 기만은 폴크스바겐만 깊은 나락에 빠지게 했을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독일의 명성에 큰 손상을 입혔다. 독일 경제의 핵심은 기술력이고, 영웅은 엔지니어다. 독일의 기술자들은 성실하고 정직하며 신뢰할 수 있다는 평판을 들었다. 특히 미국과 영국 경제를 지배하는 사기꾼 같은 금융업자들, 하마터면 전세계를 망하게 할 뻔한 그 메뚜기 같은 무리와는 전혀 다르다고 자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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