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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 공포 중국, 일본 전철 밟나
[COVER STORY] 꿈틀거리는 일본 경제- ③ 위기 감도는 중국
[166호] 2024년 02월 01일 (목) 왕리웨이 economyinsight@hani.co.kr

 
왕리웨이 王力為 왕스위 王石玉 <차이신주간> 기자
 

   
▲ 최근 중국은 저출산·고령화·저성장·저물가의 늪에 빠지면서 중국의 ‘일본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베이징 톈안먼 광장의 마오쩌둥 전 주석 사진 앞에 중국과 일본의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REUTERS

장빈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 정치연구소 부소장은 “수요 부족에 대응하는 정책 선택에서 일본은 풍부하고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재정정책과 관련해 일본은 정부부채가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재정을 건실화해서 정부부채를 줄여야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중시했다.
싱위칭 일본 국립정책연구대학원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오랫동안 일본에서는 기업은 돈이 많아도 투자하지 않고, 개인은 돈이 많아도 소비하지 않으며 돈을 은행에 쌓아두었다”고 말했다. 제로금리 때도 마찬가지였다. 기업과 개인의 저축이 많으면 정부는 부채가 많아도 된다. “다시 말해 개인과 기업이 소비하지 않으면 정부가 대신 소비하고 민간부문 대신 부채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정부가 돈을 함부로 쓰면 안 된다. 일본 정부는 지출의 45~50%를 사회보장과 민생에 사용했다.”
지난 30년 동안 정부지출 방향도 변화를 겪었다. 거품경제 붕괴 이후 성장을 자극하기 위해 일본은 정부의 지출을 늘렸고 대부분 효율이 낮은 사회기반시설 확충에 투입했다. 1천m 거리 안에 교량을 세 개나 건설한 곳도 있었다. 도쿠치 다쓰히토 중국 칭화대학교 공공관리학원 산업발전 및 환경거버넌스 센터 상임이사 겸 연구원은 “일본은 과거에 철도와 도로를 비롯한 기반시설 건설을 선호했지만 효율이 낮고 막대한 유지비가 추가로 발생했다”며 “일본 동부지역에 고속도로를 근사하게 지었지만 오가는 차량이 몇 대 없고 외진 농촌에도 미술관과 박물관, 음악당을 만들어 유지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정부의 부채 관리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사회기반시설 건설 지출을 줄였고 고속도로의 민영화, 일본우정(우체국)의 사유화를 추진했다. 일본 우체국은 금융 기능도 있어 ‘일본 제2의 재정’으로 불렸다. 싱위칭은 “우체국은 지점이 많고 정책 혜택이 있어서 1천만엔(약 9100만원) 이하의 우체국 예금은 세금을 면제했는데 일반 은행은 20%의 이자소득세가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우정은 한때 전세계에서 자산이 가장 많은 은행이었다. 일본우정은 이 자금으로 국채를 매입해 각종 대형 사업을 지원했다.” 고이즈미 정부는 일본우정을 기업으로 만들고 주식을 민간에 매각했다.
고이즈미 총리 임기 내에 재정을 건실화하고 완화적인 통화정책 환경을 만들고 구조개혁을 추진한 결과 2006년에 재정적자를 약 25조엔으로 줄였다. 2013년 이후 아베 신조 정권에서도 일본은 경제성장으로 정부지출이 적자에 의존하던 악순환에서 벗어났다. 또한 인구고령화가 진행되자 공공지출에서 사회보장 관련 지출 비중이 늘었다.
장빈은 “당시 일본과 오늘날의 중국은 민간부문에 상당한 저축이 있지만 투자하지 않는다”면서 “이때 정부가 부채를 늘려 산업발전과 취업에 투입하는 것은 유익하다”고 말했다. 정부부채가 늘어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고, 과도한 수요가 따라오지 않으며, 정부의 신용을 위협하지도 않는다. “일본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렇게 했다. 부채가 늘었지만 지속 가능한 수준이다. 엔화가 환영받았고 일본 국채는 매우 안전한 투자상품이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민간부문이 투자를 늘리고 정부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지만 단기간에 실현하기 힘들기 때문에 정부가 지출을 늘려 독려해야 한다.” 장빈은 정부가 빚을 얻어서 지출을 늘리는 목표가 민간부문의 현금흐름과 이익을 개선하고 민간부문의 대차대조표를 개선하도록 돕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유효 투자를 늘리고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회복할 수 있다.
1990년 일본의 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약 2만5천달러였고, 같은 기간에 2만4천달러에 못 미쳤던 미국을 추월했던 점을 주목해야 한다. 현재 중국의 1인당 GNP는 1만2700달러로 선진국 문턱에 도달했지만 7만6400달러인 미국의 17%에 불과하다.
싱위칭은 그때 이미 성숙했던 일본과 비교하면 중국은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재정확장은 교육과 의료, 노인복지 등 민생 분야에 효율적으로 지출하도록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3억 명에 달하는 농민공의 사회공공서비스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향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 소비와 투자의 회복을 독려하는 것 등이다.
모건스탠리의 보고서는 중국이 일본이 겪은 문제를 피할 방법에 대해 “일본은 거품이 붕괴하기 시작했을 때 정책 결정이 느렸고, 정책 간 조율이 부족해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시행했어도 보폭을 맞추지 못했고 1994년부터 디플레이션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토 다카토시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디플레이션에 대항하려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반드시 결합해야 한다.” 도쿠치 다쓰히토는 재정지출은 정교한 작업으로 지출 방향을 선택하되 금융비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리를 계속 내릴 순 없고 경제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금리를 다시 회복해야 하는데 이때 중앙은행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본 중앙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3월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취임했을 때 중앙은행이 보유했던 일본 국채가 약 80조엔(약 725조9900억원)으로 전체에서 11.55%를 차지했는데 2023년 3월에는 일본 중앙은행이 보유한 일본 국채가 약 576조엔으로 전체에서 53.34%에 달했다.
“이는 분명 부채의 화폐화다.” 싱위칭은 “경제환경이 변할 때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다시 고민한다”고 말했다. 현대통화이론(통화량은 돈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는 주류경제학과 달리, 정부가 얼마든지 화폐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이론) 지지자는 일본 사례로 그들의 이론을 증명하지만, 싱위칭은 “일본은 무분별하게 화폐를 발행하지 않았다”며 이를 부인했다. 중요한 것은 기업과 개인의 저축이 많다면 정부부채가 많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체 부채비율이 높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론이나 현실에서도 인플레이션을 촉발하지 않았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각국의 부채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거나 낮추고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을 추진한 역사를 분석했고 실질금리가 실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충분히 낮은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디플레이션 위험을 막으려면 이것을 실천해야 한다. 완화적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디플레이션 위험을 낮춘다.”
 

   
▲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는 사회기반시설 건설 지출을 줄이고 일본우정(우체국)의 사유화 등을 통해 경제회복을 추진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2006년 9월 도쿄에서 아베 신조 당시 관방장관 등과 악수하고 있다. REUTERS

정책 결정 과정의 효율 추구
실질금리와 GDP 성장률의 격차를 기준으로 중국은 비교적 양호한 출발선에 서 있다. 모건스탠리의 보고서는 GDP디플레이터(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누어 사후적으로 계산하는 값.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모든 물가 요인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물가지수로서 GDP라는 상품의 가격수준을 나타낸다 -편집자)는 다소 하락했지만 중국의 실질금리는 여전히 GDP 성장률보다 낮아서 최근에 격차가 3.6%포인트였다. 중국의 잠재성장률은 1990년대 일본보다 현저하게 높고 이는 중국이 금리와 GDP 성장 속도의 격차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 정책 당국이 실질금리와 GDP 성장률의 격차를 최소 2%포인트 이상 유지할 수 있는 도구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기술했다.
호시 다케오 일본 도쿄대학대학원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차이신>과의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이 실질금리 인하를 결정했다면 천천히 추진하는 것보다 제로금리를 향해 빠르게 전진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해야 경기하강 흐름을 전환할 수 있고 실제로 제로금리까지 내리지 않을 수도 있다. 미 연준의 경험이다”라고 말했다.
일본 경제의 거품이 최고에 달했을 때 도쿄의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18이었는데 현재 중국 대도시는 35를 기록했다. 싱위칭은 일본의 부동산 거품은 도쿄와 도쿄 주변에서 나타났는데 중국의 부동산 거품은 도쿄보다 심각하고 범위가 일본보다 넓다고 지적했다.
도쿠치 다쓰히토는 중국과 다르게 일본은 정책 결정 과정의 효율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모든 정책이 반드시 국회를 통과해야 했고 때로는 여론의 압박을 받기도 했다. 물론 효율을 따지기 전에 방향을 정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는 과감하고 충분하게 결정된 내용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그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등 거시정책이 서로 협력해야지 배척하면 안 된다”면서 “그렇게 하면 신뢰가 부족해지고 잘못을 고치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 財新週刊 2023년 제49호
日本經濟30年:教訓與經驗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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