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이슈
     
데이터 유출 차단 ‘백화제방’
[ISSUE] 중국 스마트차 감독- ① 현황
[137호] 2021년 09월 01일 (수) 안리민 economyinsight@hani.co.kr

안리민 安麗敏 <차이신주간> 기자

   
▲ 2020년 1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전기차 모델3 인도식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왼쪽). 머스크는 최근 보안 문제가 제기되자 “가장 높은 수준의 보안 조처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REUTERS

테슬라는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었지만 이번에는 약간 달랐다. 2021년 3월 테슬라 차량이 일부 (안보적으로) 민감한 지역에 진입하는 것을 금지했다는 소문이 인터넷에서 떠돌았다. 같은 달 (화상으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테슬라가 수집한 데이터를 간첩 활동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가장 높은 수준의 보안 조처를 동원해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감독 당국은 스마트자동차(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 편의를 높이는 차) 업계 전체를 주목했다. 스마트자동차는 동력시스템만 전기로 바꾼 것이 아니다. 데이터를 인지·수집하고 분석해 자율주행 기능을 개선하고 진화하도록 돕는다. 다른 자동차와 구별되는 중요한 차이점이다.
2021년 4월28일 전국정보안전표준화기술위원회는 표준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에 따르면 △스마트차가 수집한 데이터를 차량 관리, 주행 안전과 관련된 업무에만 쓸 수 있고 △차량 내부에서 수집한 오디오, 비디오, 사진을 외부로 전송하면 안 되며 △차량 위치와 주행기록 데이터의 저장 기간은 7일을 초과할 수 없고 △카메라와 레이더로 수집한 도로, 건축물, 지형, 교통참여자 데이터를 국외로 반출할 수 없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5월12일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자동차 데이터 보안관리 규정(의견수렴안)’을 발표하고 다음과 같은 스마트차의 중요 데이터와 개인정보에 관한 다섯 가지 처리 원칙을 제시했다. △데이터를 차량 내부에서 처리한다. △차량 외부에 제공해야 할 때는 익명화 처리를 한다. △데이터 보존 기한을 가장 짧게 한다. △필요한 데이터의 정밀도에 따라 카메라와 레이더 등의 적용 범위나 해상도를 정한다. △필요한 때가 아니면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상태를 기본으로 설정한다.
개인정보는 차주와 운전자, 승차자, 행인의 정보를 말한다. 중요 데이터에는 군사관리구역 등 주요 민감한 지역을 지나는 사람과 자동차 데이터가 포함된다. 정부가 공개한 지도보다 정밀도가 높은 측량 데이터, 자동차 충전설비 운영 데이터, 도로에 있는 차량 유형·흐름, 얼굴과 음성, 자동차 번호판을 포함한 차량 외부 오디오·비디오 데이터도 해당된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개인정보와 중요 데이터를 국내에 저장하고, 국외에 제공하려면 사전에 데이터보안 평가를 통과해야 하며, 전송하는 데이터의 유형과 범위에 대해 감독 당국의 표본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양뎬거 중국 칭화대학교 차량모빌리티대학 교수는 “아직 스마트차 데이터의 국외 반출에 대한 관리가 공백 상태”라며 “앞에서 소개한 정책은 임시로 구멍을 막은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 강화 소식이 들리자 테슬라는 신속하게 대응했다. 5월25일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중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고 중국 시장에서 판매한 차량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중국 안에 저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래도 여론은 잠잠해지지 않았고, 인터넷에는 테슬라가 중국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5월26일 테슬라 상하이공장에서 주샤오퉁 테슬라 글로벌 부사장 겸 중국지역 책임자는 테슬라가 중국에서 장기적 성장을 계획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테슬라가 중국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그 규모와 역할이 미국 본사, 독일 베를린 공장과 동급이다.” 이 연구개발센터에서 중국 사용자를 겨냥한 새로운 차종을 개발할 계획이다.
감독 정책의 영향은 테슬라에 한정되지 않는다. 세계 자동차산업이 지능화, 전동화로 바뀌고 있다. 일부 중국 자동차 제조사도 스마트차를 출시했고, 다국적 제조사들은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차를 계속 내놓을 예정이다. 독일 베엠베와 벤츠, 미국 포드는 이미 중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했고 차량 데이터를 중국 안에 저장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 정책을 세운 정부 부처의 관계자는 “스마트차를 겨냥한 감독 조처가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스마트차가 이제 시작 단계인데 감독을 강화하면 기술 개발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유럽연합(EU)의 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연구한 허위안 중국 상하이교통대학 데이터법률연구센터 주임은 “자동차업체가 데이터 관련 법규를 준수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정부가 데이터의 등급과 유형을 구분해 감독하되 기술 개발에 필요한 부분은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참고할 만한 감독체계가 없기 때문에 스마트차와 감독 당국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들어섰다.

데이터 수집 논란
테슬라 상하이공장은 2019년 1월에 착공해 그해 말부터 모델3 자동차를 중국에서 생산했다. 사용자 설명서를 보면 모델3에는 사고기록장치(EDR)와 원격정보처리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사고기록장치는 충돌하거나 충돌하기 직전의 데이터를 기록해 엔지니어가 차량 운행 상황을 분석하도록 돕는다. 기록시간은 보통 30초 이하다. 차량이 정상 운행될 때는 사고기록장치가 데이터를 기록하지 않는다. 원격정보시스템은 자동차 모터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배터리, 제동장치, 전기장치의 데이터를 감시하고 기록한다. 동시에 충전 상태, 각 시스템의 가동과 중단, 고장 진단, 차량인식번호, 속도, 주행 방향과 위치 등 기능 정보도 기록한다.
테슬라는 일부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공유해 자율주행 알고리즘 학습에 이용한다. 사용자 설명서에는 차량 이용 데이터를 수집한 뒤 분석해 테슬라에 전송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런 데이터를 분석하면 수십억 마일의 주행 경험을 학습해 제품과 서비스의 개선에 응용할 수 있다. 테슬라에 따르면 수집한 정보에 개인정보는 포함되지 않으며, 정보 이용에 차주의 동의가 필요하다. 충돌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차량의 과거 위치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다.
2017년부터 테슬라는 ‘그림자 모드’ 기능을 추가했다. 그림자 모드에서는 운전자가 차를 몰기 때문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작동은 하지만 실제 조작에 개입하지 않는다. 테슬라는 운전자 행위와 자율주행 판단을 비교한다. 운전자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코치’ 역할을 하는 셈이다. 2020년 4월 테슬라는 그림자 모드로 30억 마일의 주행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이후 테슬라는 데이터 수집에 관한 최신 기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 2021년 4월 중국 상하이모터쇼를 찾은 관람객들이 포드 무스탕 마하-E 전기차를 구경하고 있다. 포드는 데이터 보안 논란을 피하기 위해 중국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했다. REUTERS

미묘해진 테슬라 처지
미국 기업 테슬라는 중국의 외국기업 지분 제한 철폐 이후 단독으로 공장을 설립한 첫 외국 완성차 제조사다. 테슬라 관계자는 “당시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제조업의 미국 복귀를 요구하던 시기였다”며 “일론 머스크가 그 반대로 중국에 투자하기로 결정해 테슬라가 미국 국내에서 압박받았다”고 말했다. 국제 정세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중국 안에서 테슬라의 처지도 미묘해졌다. 스마트차 데이터가 국토 안보와 관련 있는지 판단하는 것은 민감한 문제다.
중국에서 테슬라는 내비게이션 지도 협력사로 바이두를 선택했다. 바이두는 지리정보를 수집하고 측량하는 사업 면허를 갖고 있다. 지도의 정밀도가 법규에 저촉되지 않아 테슬라가 ‘지도 지뢰밭’을 피해갈 수 있었다. 그럼에도 테슬라의 데이터 수집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양뎬거 교수에 따르면 스마트차는 일부 데이터를 통해 현실 상황을 복원할 수 있다. 차량에 센서만 있으면 위치 측정도 가능해 사실상 측량하는 것과 같다. 이런 데이터는 국외로 반출할 수 없고 국내 저장에도 면허가 필요하다.
테슬라의 자료를 보면 신에너지자동차에 대한 정부의 요구대로 제품 운행과 안전 상황을 감시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차량 안전, 고장, 충전, 에너지 소모 등 운행 상태와 관련된 정보를 모니터링한다. 이런 정보는 중국의 국가모니터링플랫폼으로 전송될 수 있다. 그 밖에 테슬라는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조처를 강화했다. 모든 차주가 차량과 인간의 상호작용 데이터를 자유롭게 조회할 수 있는 플랫폼의 개발을 2021년에 완료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일부 사고기록장치 데이터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5월25일 테슬라는 중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고 데이터센터 수를 계속 늘리겠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게시한 구인정보를 보면 데이터센터를 상하이와 베이징에 먼저 설립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제기된 여러 의문을 해소하려는 대응 조치였다.

지나친 우려 가능성
업계 일부에서는 문제를 확대해석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궁민 UBS증권 중국 수석애널리스트는 언론 인터뷰에서 “사진이나 동영상 데이터는 용량이 커서 전송·저장 비용이 비싸다”며 “기업이 이런 데이터를 국외에 전송할지는 상식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웨이중 샤오펑자동차(小鵬汽車) 제품기획부 부총경리는 “스마트차가 수집하는 많은 데이터는 자동차에서 마스킹(가리기) 처리를 하거나 사용 즉시 폐기한다”고 말했다. 데이터 마스킹은 개인정보를 구성하는 민감한 데이터의 일부 혹은 전부가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대량의 데이터를 연속으로 수집·저장·처리하려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비용이 발생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
자율주행기술 기업 앱티브의 왕신은 “테슬라가 중국에서 그림자 모드로 수집한 데이터를 재전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테슬라는 최신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중국에서 실행할 수 없다. 밀리미터파 레이더 대신 카메라로 정보를 수집하는 테슬라 비전 기술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차종에 적용하지 않았다.

ⓒ 財新週刊 2021년 제23호
怎樣監管智能汽車
번역 유인영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김현대 | 편집인 : 강대성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백기철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