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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할 수 없는 무역·금융 매력
[집중기획] 홍콩 시위 ② 중국이 신중해야 하는 이유
[114호] 2019년 10월 01일 (화) 얀 망스 economyinsight@hani.co.kr

홍콩은 중국이 세계로 통하려면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창구다. 중국이 이번 홍콩 시위를 섬세하게 다루어야 하는 이유다.

얀 망스 Yann Mens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2019년 9월15일 홍콩 행정 당국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철회 발표 이후에도 과격한 시위가 계속돼 진압 경찰들이 정부 청사 부근으로 출동하고 있다.

취급 주의! 물론 중국 지도부가 홍콩 시위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10월1일 건국 70주년(국경절) 잔치를 앞둬 이번 사태가 더욱 달갑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성급하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정치·전략적 이해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홍콩은 1997년 영국과 중국이 체결한 ‘홍콩 반환 협정’에 따라 2047년까지 독립된 법률 체계와 자유무역 체제를 가진 특별행정구 지위를 보장받는다. 만약 중국이 홍콩의 이런 지위를 위협한다면 대만 국민의 중국 당국에 대한 불신이 커지게 된다. 현재 독립된 정부를 가진 대만을 ‘하나의 중국’에 통합하려는 중국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금융허브’ 홍콩
경제적 이유로도 중국이 홍콩 시위를 섬세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영토는 작지만, 중국 남부 경제특구와 접한 홍콩은 중국이 포기할 수 없는 핵심 지역이다. 첫째, 홍콩은 2018년 기준 세계에서 규모가 세 번째로 큰 증권시장이 있다. 자금 조달이 필요한 중국 기업이 규제가 심한 중국 본토 증권시장 대신 가장 많이 찾는 곳이 홍콩 증권거래소다. 티엔레이 후앙 미국 피터슨경제연구소 연구위원에 따르면, 중국 민간기업뿐 아니라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 이후 국가 경제에서 역할이 커진 국영기업도 홍콩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게다가 홍콩은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실험하는 ‘역외 위안화 시장’이다. 통제 상황에서 위안화가 거래되고 있다.
둘째, 홍콩은 중국이 두 번째로 수출을 많이 하는 지역이다. 그 배경에는 중국 기업의 꼼수가 숨어 있다. 중국 기업은 본토에서 매출액을 낮게 신고하기 위해 홍콩에 있는 자회사에 상품을 싸게 판다. 이후 시장가격으로 올려 이 상품을 본토로 다시 들여온다. 그렇게 해서 법인세를 중국보다 낮은 홍콩에서 납부하는 것이다. 홍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고안에 따라 2018년 조세 규정을 개정했다. 중국 기업이 홍콩 자회사로 보내는 상품 가격을 행정 당국에서 올려 책정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새 규정이 중국 기업에 어느 수준까지 적용될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셋째, 홍콩은 중국발 외국인직접투자(FDI) 자본이 가장 많이 몰리는 지역이다. 여기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중국 자본 가운데 일부는 홍콩에 잠시 머물렀다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를 비롯해 다른 조세회피처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일부 중국인 투자자는 단순히 투자금에 새 국적을 부여하기 위해 홍콩을 통하는 고도의 금융기법을 사용한다. 이런 방법으로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혜택을 받은 뒤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넷째, 홍콩은 중국 부호들이 선호하는 자산 보관처다. 금융 중심지에 모이는 정보력과 조세 혜택을 기대하고 홍콩으로 자산을 옮기는 것이다. 그런 사람 가운데는 평범한 사업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공산당 고위 관리의 친인척뿐 아니라 시진핑 주석 일가도 포함된다. 이들이 홍콩에 재산을 은닉한 사실은 2014년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조사 결과 드러났다.
홍콩은 중국 시장에 진출한 수많은 글로벌 기업에도 매력적인 지역이다. 조세제도 이외에 시장이 완전히 개방된 점, 세계무역기구(WTO)에 독립된 지위로 가입됐다는 점도 외국 기업이 아시아 본부 설립 지역으로 홍콩을 선택하는 이유다. 게다가 홍콩은 신뢰할 만한 사법체계를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재산권이 보장된다. 중국은 상황이 다르다. 시진핑 주석이 벌인 대대적 부패 척결 운동이 결국 정적을 겨냥한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재산권 보호에 비상등
바로 이 점 때문에 홍콩 시민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이 외국 기업에 위험신호가 될 수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조례안을 철회했다. 그러나 홍콩 사법제도의 불확실성은 홍콩의 신뢰를 깎아내린다. 글로벌 기업이 홍콩 이외의 지역, 이를테면 홍콩과 경쟁관계인 싱가포르 같은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더욱이 홍콩 사업가들은 몇 주 전부터 유사시 재산을 옮길 방법을 찾고 있다. 중국이 ‘위대한’ 공화국으로서 국가 전략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려면 홍콩의 정보력이 필요하다. 작지만 잃을 게 많은 지역이다. 힘자랑 한 번 하기엔 위험이 너무 큰 것은 아닐까.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9년 9월호(제393호)
Hongkong: touchez pas au grisbi!
번역 최혜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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