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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차원에서 절충안 찾아야
[Focus] 네슬레 생수 논쟁 - ② 해법
[108호] 2019년 04월 01일 (월) 바바라 수프 economyinsight@hani.co.kr
     
     
바바라 수프 Barbara Supp <슈피겔> 기자
 
 
 
▲ 스위스 브베에 있는 네슬레 본사 내 상점에 진열된 생수 제품들. 생수는 네슬레의 주 수입원 중 하나다. REUTERS
도미니크 소트레는 비텔 옆에 있는 돔브로르섹에 자리잡은 낙농업자다. 80ha 땅에서 낙농업을 하고 있다. 이제는 네슬레 덕에 160ha에서 낙농업을 하게 됐다. 그는 땅 사용료로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아그리베르는 가축 배설물을 가져가고 그것으로 퇴비를 만들어 가져온다. 도미니크에게 밀짚을 말릴 수 있는 건조실도 설치해주었다. 그 덕에 가축에게 옥수수 사료가 아니라 밀짚을 먹일 수 있게 됐다. 아그리베르는 나무를 둘러 심어 친환경 울타리도 만들어주었다. 풀을 보호하기 위해서 무당벌레를 풀어놓았다. 해충을 잡아먹는 박쥐도 보호한다.
 
도미니크가 할 일은 규칙을 지키는 것이다. 퇴비가 많이 필요한 옥수수 기르지 않기, 농약 쓰지 않기, 법적으로 허용된 것보다 퇴비를 적게 사용하기, 적은 수의 소만 사육하기 등이다. 2500ha 농경지를 소유한 네슬레는, 땅을 농부들이 사용하도록 내주었다. 이로써 네슬레는 이 지역의 물과 땅 두 가지를 한꺼번에 보호할 수 있게 됐다.
 
돈을 받지 않는 서비스, 사용료를 받지 않는 땅. 어느 농부가 이를 마다할 것인가? 하지만 규칙을 따르기 싫어하는 사람은 거부하기도 한다. 거부하지 않는 이들만이 친환경적이고 역학적인 퇴비 관리를 받는다. 이미 친환경 농법을 사용하던 도미니크는 특별히 이런 것을 바라지는 않았다. 하지만 ‘윈윈’하기 위해서 네슬레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클로츠는 “우리는 이기적으로, 스스로를 위해서 이러한 일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만족스러운 듯 들린다. 클로츠가 자신이 관리하는 시냇물로 걸어갔다. 스파와 골프장에도 갔다. 그는 추워 벌벌 떨면서도 신이 나서 말했다. 그는 명확하게 설명을 잘하는 법을 알았다. 골프장에 관해서는 “생물학적 다양성이 뛰어나다”고 했다. 예를 들어 골프장에 있는 쥐를 잡기 위해 맹금류가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아그리베르는 도로변 녹지에도 신경을 쓴다. 독성 농약을 뿌리지 않기 위해서다.
 
수원 보호 위해 토양 관리
클로츠가 하는 일은 투자로 간주된다. 수원 보호는 최종적으로 주주 배당금을 보호하는 일로 이어진다. 하지만 언젠가 주주가 수원을 보호하는 일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결론을 내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울타리 대신 나무를 둘러 심는 일에 왜 돈을 들여야 하냐고 질문한다면? 클로츠는 “그래도 네슬레는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슬레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필요하다. 겉으로 보이지 않고, 향기도 나지 않으며, 맛도 없는, 어떤 물건을 팔고 싶을 때는 미담이 더더욱 중요하다. 그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클로츠의 일이다. 들판 옆으로 먹을 수 있을 만큼 깨끗한 시냇물이 흐르고 있다. 그 옆에 클로츠가 서 있다. “나는 그리워싱(친환경적 이야기를 내세워 회사 이미지를 포장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습게도 그의 얘기가 매우 설득력 있게 들렸다.
 
클로츠는 사람에게 신경 썼다. 그는 농장 주위를 걸으면서 종종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사람들은 그를 네슬레 사람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마치 네슬레와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무당벌레, 맹금류, 생물학적 다양성 등에 신경 쓰기 때문이다.
 
클로츠는 7년 전 자신의 순수성을 버리고 네슬레로 온 것일까? 그는 “아니다”라고 빠르게 답했다. “외부, 즉 환경단체 사람들은 이 상황을 비판하고 아마도 어떤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내부는 어떤가. 인력과 돈이 있다.” 그는 내부에 있는 인력이 그의 지시에 따라 “옳은 일을 한다”고 말했다. 클로츠는 현대판 비텔 지역 후원자인가? “아니다. 그렇지 않다. 다음주 수요일에 와서 봐라. 민주주의가 살아 있다는 걸 볼 것이다.”
 
그다음 주 수요일 저녁, 가까운 도시 콩트레크세빌의 한 회의실에서 공개 간담회가 열렸다. 수자원위원회, 레진 베겔, 위원회 행정을 맡은 이들이 주최했다. “우리가 없었다면 당신들은 모든 것을 쉽게 관철했을 것”이라고 베르나르트 슈미트가 말했다. 그는 어떤 의견이 많은 지지를 받는지 알아내려 노력했다. 베겔과 클로츠도 민심을 읽기 위해 회의장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200명 가까운 주민들이 11개 회의 탁자에 나누어 앉았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자는 해결책이 소개됐다. 그에 관한 비판이 네슬레 반대 캠페인 쪽에서 나왔다. 비판을 제기한 사람은 ‘보주 자연환경’ 단체의 수장으로 슈미트와 함께 환경운동을 하는 이였다. 그는 세세하게 여러 가지를 설명하면서 비판했다.
 
파이프라인 모델을 비판한 것은 신중하지 못한 해결책이라는 이유에서다. 물을 길어 올리는 지역의 자연에 끼칠 악영향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곳 지하수는 200m 밑이 아니라 더 얕은 곳에 있고 강과 연결돼 있다. 만일 해마다 50만~100만㎥ 물을 퍼 올리면 시내, 강, 습지 수위가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물을 길어낼 경우 생길 영향을 연구하지 않은 채 어떻게 섣불리 물 사용 계획을 세울 수 있는지가 비판의 요지다.
 
 
▲ 네슬레는 생수 공급 지역의 지하수 수질을 관리하기 위해 토양·농업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REUTERS
파이프라인 건설의 문제점
사람들이 테이블에 앉았다. 대부분 진지했고 종종 손을 흔들면서 논쟁했다. 여러 말들이 공기 중에 날아다니고 불신이 난무했다. 실용주의적 의견도 있었고, 반발도 컸다. 이제 더는 후원자 한 명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가 아니다. 어떤 일이 시행돼야 하는지 정하는 불루미에는 더 이상 없다. 만일 불루미에가 그렇게 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그의 말을 듣는 시대도 아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환경보호론자도 네슬레 사람과 함께 간담회에 참여했다. 지질학을 근거로 이 문제를 열정적으로 파고드는 사람도 있었고, 모든 것을 정치적 관점에서 보는 이들도 있었다.
“우리는 그렇다, 아니다 단정할 수 없어요.”
“현재 기후변화가….”
“일자리 문제는요!”
“그건 협박이에요!”
“이봐요, 말을 경청하기 싫으면 가도 좋습니다.”
“네슬레! 네슬레를 잘 알지 않습니까? 파키스탄 샘물에 무슨 짓을 했는지 생각해보세요!”
부정적 이야기는 항상 있다. 하지만 긍정적 이야기도 있다. 이기적이긴 하지만, 크리스토프 클로츠와 네슬레가 하는 좋은 일이 그것이다. 
 
클로츠가 테이블 사이를 돌아다니고 있다. 이번이 주민 토론의 마지막 기회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토론회 분위기는 험악해지고 있었다. 여기는 적대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도시가 아니다. 일자리 이야기는 충분히 언급됐다. 환경단체 사람들이 클로츠에게 친근하게 인사하기도 했다.  
 
* 2019년 4월호 종이잡지 72쪽에 실렸습니다.
 
ⓒ Der Spiegel 2019년 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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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이상익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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