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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속도전 8년 만에 업계 1위 ‘우뚝’
[Focus]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 ① 성장의 비결
[102호] 2018년 10월 01일 (월) 장얼츠 등 economyinsight@hani.co.kr
장얼츠 張而馳 왕징 王婧 취후이 屈慧 장신 張欣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 민영 부동산개발사 비구이위안이 건설하는 상하이 아파트 단지 공사현장. REUTERS
민영 부동산개발사 비구이위안(碧桂園)이 신뢰성 추락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두 달 사이 이 회사의 상하이 공사 현장에서 건물이 붕괴됐고, 저장성 항저우에선 지반공사를 위해 파놓은 구덩이가 무너졌다. 안후이성 루안 공사장의 조립식 건물이 무너지는 사고도 생겼다. 7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사실에 소문이 보태지고 비난 여론이 거세져 비구이위안은 벼랑 끝으로 몰렸다. 
 
사람들은 비구이위안이 지은 건물의 안전성에 의구심을 갖게 됐다. 2018년 8월3일 오전 광둥성 포산에 있는 비구이위안 본사에서 양궈창 회장이 모빈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모빈 사장은 회사를 대표해 사상자와 국민에게 사과했다. 관리 소홀을 인정하며 책임을 미루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지역 관리자를 엄중히 문책했고, 정부 조사보고서 발표 결과에 따라 추가로 처분할 것이다. 경영진과 나 자신에 대한 처분도 포함된다.” 양궈창 회장도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해 계속 사고가 발생한다면 회사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즉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기자회견에서 인재 육성과 저소득층 지원 등 회사 방침을 홍보하는 내용을 동시에 발표해 사죄 취지가 무색해졌다. 오히려 더 많은 비난을 받았다.
 
   
▲ 양궈창 비구이위안 회장. 양궈창 회장은 2018년 8월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잇따른 사고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REUTERS
초고속 성장의 그림자
1992년 광둥성 3선 도시인 포산에서 개업한 비구이위안은 근처에 비강과 구이산이 있어 회사 이름을 비구이위안으로 지었다. 부동산업계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전국 3·4선 도시로 확장해 ‘농촌에서 도시를 포위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경쟁사와 전혀 다른 행보였다.
 
비구이위안은 오랫동안 가족기업 이미지가 강했다. 2010년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그때부터 회사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졌다. 당시 연매출 329억위안(약 5조3965억원)으로 전국 9위였지만, 매출이 열 배 이상 늘어 업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비구이위안은 ‘속도전’으로 유명하다. 분양을 서둘러 신속하게 자금을 회수했다. 자금과 비축한 토지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 회사 규모를 키웠다. 2017년 많은 부동산개발사가 양궈창 회장의 비법을 따라 하려고 애썼다. 중형 부동산개발사 관계자는 “비구이위안의 속도는 회사 전체 업무체계 지원을 받아야 가능하다”며 “우리 능력으로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구이위안이 앞서 나갈수록 리스크도 집중됐다. 경고등은 이미 켜졌다. 최근 각 지역에서 발표한 안전평가통보서에 비구이위안 공사 현장들이 이름을 올렸다. 6월7일 장쑤성 쑤저우시는 공정품질감독 결과를 통보해 비구이위안 공사 현장의 안전관리 문제를 지적했다. 해당 문건에는 2016년 이후 쑤저우에서만 인명사고가 8건 발생해 8명이 죽은 것으로 나왔다. 7월13일 저장성 타이저우시가 발표한 것을 보면, 공사 중단 명령을 받은 12개 현장 가운데 절반이 비구이위안 소속이었다. 7월24일 광둥성 포산시 순더구는 상반기 품질안전생산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비구이위안의 룬자오 사업을 직접 거명했다.
 
7월30일 증권사 선완훙위안(申萬宏源)은 비구이위안의 순자산가치 할인율 목표를 5%에서 30%로 확대하고 ‘매수’에서 ‘중립’으로 등급을 낮췄다. 선완훙위안은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면 부정적 영향을 낳아 비구이위안의 중장기 성장률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8월6일 비구이위안은 경영진을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양궈창 회장은 “비구이위안은 업계 1위여서 사회의 기대치가 매우 높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 많지만 사고 발생 확률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 무사고를 실현할 수는 없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10일 비구이위안은 그룹안전생산위원회를 설립하고 양궈창 회장이 주임을 맡았다.
 
주로 3·4선 지방도시를 공략하던 비구이위안은 2015년 ‘1·2선 도시를 포용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가오빈을 상하이 사장으로 임명했다. 상하이 개척 임무를 맡은 가오빈 사장은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다. 처음에는 ‘농촌에서 도시를 포위하는’ 전략에 따라 상하이 외곽에서 토지를 확보한 뒤 점차 시내로 진입하려고 했다. 가오빈 사장은 “그룹에서 상하이 지역 현실에 따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말했다.
 
   
▲ 중국 장쑤성 화이안시 주민들이 비구이위안의 아파트 홍보관에서 본보기집을 둘러보고 있다. REUTERS
상하이 건물 붕괴 배경
2017년 9월 비구이위안은 10억7천만위안으로 펑셴구 훙수린 단지의 토지사용권을 얻었다. 상하이 남쪽에 있는 펑셴구는 상하이 인민광장에서 약 46㎞ 떨어진 곳이다. 12월 공개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저층 16개 동과 고층 12개 동 주택과 6층 높이 주민공동시설 1개 동을 건설할 예정이다. 시공사는 저장성 민영기업인 중톈건설그룹이 선정됐다. 공사 기간이 짧기로 유명한 회사다. 훙수린 사업은 처음부터 서둘러 2018년 1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는데 시공허가증은 두 달이 지나서야 나왔다.
 
현장을 조사한 펑셴구 건설공정안전품질감독 순시관은 이런 법 위반을 파악했다. 시공허가증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로 공사를 시작하고 공사안내판을 설치하지 않은 이유로 공사 중단과 시정을 명령하고 벌금 75만위안(약 1억2천만원)을 부과했다. 2주 동안 공사가 중단됐지만 비구이위안은 완공 기한을 조정하지 않았다. 시공사에 더 속도를 내도록 했고, 애초 계획대로 6월30일까지 분양사무소 외부 골격 공사를 완료하도록 했다. 펑셴구 안전생산감독관리국이 사고 뒤 발표한 사고조사보고서에 기록된 내용이다.
 
시한을 엿새 앞둔 6월24일 쌓였던 문제가 터졌다. 오후 4시30분, 미장공사 작업자들이 주민공동시설 건물 6층 옥상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했다. 분양사무소로 쓰일 장소였다. 옥상을 받치던 철근이 변형되면서 약 210㎡가 무너졌다고 한다. 무너진 부분으로 인부들과 각종 건축자재가 휩쓸려 들어갔다. 인부 10명이 7m 높이에서 콘크리트, 거푸집과 함께 아래로 떨어졌다. 사고 뒤 현장으로 달려간 펑셴구 정부 관계자는 무너진 부분은 공간이 빈 정원으로, 5층과 6층 사이에 칸막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졌고 2명이 중상, 7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고가 일어난 주택단지는 해변에서 자동차로 10여 분이면 도착하는 곳으로 마침 관광객이 몰리는 시기였다. 모빈 사장이 연 기자회견에서 공사를 재촉한 정황이 확인됐다. 그는 “여름방학을 맞아 이 지역을 찾은 학생과 학부모의 모델하우스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오빈 사장은 상하이에서는 속도전을 펼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상하이 지역은 신축주택 분양가 제한으로 분양가가 낮다. 상하이에서 토지 확보부터 분양까지 보통 15개월이 걸린다. 이 지역 평균속도와 비슷하다. 상하이에서 수십 년간 버틴 경쟁사에 비해 느린 편에 속한다.”
 
조사보고서는 사고 원인을 중톈건설에서 6층 버팀대를 만들 때 규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육면체 같은 공간에 겨우 기둥 4개를 세워 지붕판 무게를 지탱했다. 기둥 사이를 가로로 연결하지 않아 구조가 매우 불안정했을 것이다. 그 상태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면 충격이 가해지고 기둥이 변형되면서 지붕판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 건설 전문가는 보고서 내용을 이렇게 설명했다. 보고서에선 “건설업체가 무리하게 사업을 재촉해 공기를 단축한 것”을 사고의 간접 원인으로 명시했다.
 
이런 내용은 비구이위안의 신경을 건드렸다. 부동산업계에서 ‘속도전’으로 유명한 비구이위안은 신속 개발과 분양, 자금 회수로 자금 운용 효율을 높이고 규모를 확장하는 전략을 폈다. 부동산개발사업은 보통 7단계로 나뉜다. △토지 확보와 권리 확인 △개발계획 설계 △시공도면 설계 △시공 △분양 △준공과 감리 △인수인계와 입주다. 
 
속도전 매뉴얼
한 부동산개발사 총경리는 부동산업체들은 선분양에 치중한다고 말했다. 토지를 확보해 분양하기 전까지 계속 자금을 투입하는데 선분양을 하면 매출이 발생하고 운영자금 흐름이 바뀌게 된다. 부동산은 자본집약형 업종이어서 선분양으로 자금을 회수하면 자금 운용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시공업체는 선분양을 위해 분양사무소, 견본주택, 조경단지 시공을 서둘러야 한다. 분양사무소와 견본주택은 본격 분양을 앞두고 고객 관심을 끌어모으는 기능을 한다. 건설업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고객을 확보하는 비결은 뭘까? 분양사무소와 견본주택을 먼저 만드는 것이다. 하루 일찍 지으면 그만큼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그다음 건물의 주요 구조부를 완성해 선분양허가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마다 선분양 허가 기준이 다르지만, 대부분 공사 진행 상황을 기준으로 삼는다. 선전과 광저우, 상하이에선 단독주택이나 4~7층 건물이면 골격 공사 전체, 8층 이상 고층 건물은 3분의 2를 완료해야 한다. 일부 지방도시에선 조건이 관대한 편이다.
 
1선 도시 외의 지역에선 비구이위안이 속도전을 펼칠 수 있는 무대가 무한했다. 비구이위안은 ‘456’ 업무지침을 만들었다. 토지를 확보한 뒤 4개월 안에 분양을 시작하고, 5개월부터는 자금 회수에 들어가며, 6개월 안에 분양 때까지 투자한 비용을 모두 회수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속도는 부동산개발사업의 한계치라고 할 수 있다.
 
토지 확보 뒤 4개월 만에 분양하기 위한 비구이위안의 ‘필살기’는 토지사용권을 얻는 동시에 착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토지사용권을 얻기 전에 개발계획, 시공도면 설계, 정부 인허가 등의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이런 방법이 착공 뒤 공기를 앞당기는 것보다 시간을 단축하는 데 효과적이다. 
 
건축설계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부동산개발사는 토지를 확보하기 전까지 사업 타당성 연구에 필요한 초보적 개발계획만 세운다. 그런데 토지 확보와 동시에 착공에 들어가려면 정밀 측량을 진행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상세한 공사 계획을 세워 터파기, 기초공사, 건물별 단독 설계 방안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
 
또 정식으로 토지사용권을 얻기 전에는 건설허가를 신청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예비허가’라는 말이 생겼다고 건설사 관계자는 말했다. 관련 부서에 미리 도면을 제출해 심사를 받고 묵시적 인가를 얻어낸 뒤 정식 허가를 신청했을 때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예비허가가 나오면 부동산개발사가 토지사용권 낙찰 직후 정식 허가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 입찰도 사전에 진행해야 한다. 토지를 확보하자마자 착공할 수 있도록 시공사를 미리 선정하는 것이다. 시공 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시공사 입찰 과정을 유연하게 관리하고, 오랜 기간 협력한 시공업체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일련의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정부와의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토지사용권 입찰에서 떨어지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방정부는 토지사용권 매각 자금으로 재정을 충당하는 ‘토지재정’ 의존도가 높아, 비구이위안의 이런 방식이 3·4선 도시 정부의 환영을 받았다”며 “비구이위안이 ‘속도전’을 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 2018년 10월호 종이잡지 72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8년 제32호 
碧桂園警報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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