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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위험에 커뮤니티 갈등 부담
[Special Report] 암호화폐 채굴산업 A~Z- ② 위험요소
[100호] 2018년 08월 01일 (수) 우위젠 economyinsight@hani.co.kr

우위젠 吳雨儉 우훙위란 吳紅毓然 <차이신주간> 기자

   
▲ 붉은 냉각팬이 보이는 비트메인의 채굴 전용 컴퓨터가 홍콩의 전자제품 매장에 전시돼 있다. REUTERS
비트코인 가격 급등락에 이어 2018년 다시 침체기를 맞았다. 2017년 8월 중국 중앙은행의 ICO와 암호화폐 거래 금지 이후 정책 방향이 분명해졌다.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하지도 독려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지방정부가 채굴장에 세금, 전기요금, 토지 등 어떤 혜택도 제공하지 않도록 촉구했다. 실물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전력 소모와 환경오염의 부작용을 낳는다는 이유였다.
 
한순간 채굴업계에 위기가 찾아왔다. 일부 채굴자들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채굴장을 외국으로 옮기는 계획까지 세웠다. 2017년 여름 이스라엘과 중국 각지에서 온 투자자와 언론 관계자들이 네이멍구 어얼둬쓰시 다라터기에 있는 채굴장을 둘러봤다. 6개월 뒤 이 채굴장은 어얼둬쓰시 정부 명령으로 문을 닫았다. 비트메인 관계자는 “현지 정부가 폐쇄 명령을 내리면 문 닫지 않을 수 없다”며 “로비나 핑계가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채굴장은 사실 기계실을 말한다. 채굴은 전력을 많이 소모해 전력 공급이 풍부하고 요금이 싼 지역에 채굴기를 설치하고 집중적으로 채굴한다. 중형 채굴장은 3만~5만 대, 대형 채굴장은 10만 대가 넘는다. 채굴장 전력케이블은 전선 수십 가닥을 한데 묶은 것으로 ‘전봇대’에 비유할 수 있다. 리페이차이 상하이와이네트워크테크놀로지 공동 창업자는 “채굴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것은 복잡한 일”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비트메인 정도만 그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자금력과 인력이 충분치 않아 대다수 업체는 해외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채굴장 폐쇄 정책은 지방정부의 경제성장 논리에 밀려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 감독 당국 관계자는 “지방정부에 대한 세금 우대 혜택 취소 요구는 강제력이 없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채굴장은 대부분 네이멍구나 쓰촨성 진샤강 상류, 신장위구르 지역 등 경제 수준이 낮은 지역을 선택했고, 현지 정부는 투자 유치를 위해 토지와 세금 혜택을 제공했다. 채굴장 관계자는 “한때 전세계 비트코인 채굴장의 80%가 중국에 있었고, 지금도 그 비율이 70%에 이른다”고 했다.

달라진 분위기
‘ZTE 사건’(2017년 4월 미국 상무부가 대북·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대표적 중국 통신장비업체 중흥통신(ZTE)의 미국 기업 거래를 7년 동안 금지한 조처 -편집자)이 일어난 뒤 칩 개발 능력을 갖춘 채굴기 제조사가 어느 정도 인정받게 됐다. 카나안은 공식 웨이신 계정을 통해 2018년 4월 방문한 장양 증권감독위원회 부주석이 “칩 용도를 떠나 카나안은 반도체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앞으로 국내 거래소에 상장하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얼마 뒤 카나안은 이 글을 삭제했지만 관련 내용이 널리 알려졌다. 비트코인 채굴업계는 불안감을 떨칠 수 있었다.
 
지방정부로선 전력 사용량이 많은 채굴장을 제지할 이유가 별로 없다. 지역에서 생산했지만 그냥 버려지는 전력을 쓰면 지역 국내총생산(GDP)과 실물경제에 도움이 된다. 채굴기에 쓰이는 주문형반도체(ASIC) 기술 수준도 높다. 비트메인은 세계 최고 수준의 ASIC 개발 능력을 갖췄다. ASIC는 고도의 연산과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필요해 전망도 밝다. 
 
비트메인은 신장위구르와 네이멍구 등에서 채굴장을 운영하며, 위탁관리도 한다. 당분간 중국 내 채굴장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해외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캐나다 퀘벡과 미국 워싱턴이 후보 지역이다. 우지한 공동 최고경영자는 “해외 확장 계획이 현지 투자기관의 환영을 받았다”며 “미국에서 제조업 침체로 버려진 사회기반시설을 채굴장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며, 현지에서도 새 산업이 들어서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미·북유럽·동남아에 잠재력이 큰 나라들이 있고, 비트메인은 이들 지역을 개발할 수 있는 자원과 능력을 갖추었다고 강조했다.
 
물론 우지한을 포함한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이 채굴장 관련 산업이 가장 발달했고 비용·관리 측면에서 가장 나은 곳이라고 말한다. 미국은 심사 절차가 복잡하고 기반시설을 갖추는 데 많은 비용이 든다. 러시아는 전기요금이 싸지만 현지 언어가 낯설고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동남아는 수자원이 풍부한 반면 전력이 부족하다. 2018년 3월 비트메인은 ‘이동식 채굴장’ 출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컨테이너 형태의 작은 이동식 채굴장은 앤트마이너 S9 채굴기를 최대 324대까지 설치할 수 있다. 그럼에도 채굴장은 항상 ‘정책 위험’을 안고 있다. 
 
채굴기 제조 분야에서 비트메인의 절대적 지위에 도전할 만한 곳은 없다. 하지만 암호화폐 세계에서 그 지위가 의심받고 있다. 비트메인이 ‘51% 공격 능력’을 갖췄는지가 논란의 핵심이다. 페더코인(FTC), 파워코인(PWR), 월드코인(WDC), 코일드코인(CLC), 테라코인, 오로라코인 등 중국에서 만든 암호화폐가 51% 공격을 받은 사례가 적지 않다. 최근 비트코인에서 파생된 비트코인골드(BTG)가 51% 공격 대상이 되기도 했다.
 
   
▲ 비트메인의 암호화폐 채굴기 ‘앤트마이너 D3’. 대형 채굴장에는 이런 채굴기가 10만 대 이상 있어 엄청난 전기를 소모한다. REUTERS
해시파워 갈등
채굴기 분야의 독점적 지위와 달리, 채굴풀의 무한한 확장은 좋은 일이 아니다. 암호화폐 업계의 금기인 ‘51% 해시파워 공격’ 때문이다. 해시파워가 51%를 초과하면 블록체인 데이터를 바꿀 수 있다. 하나의 코인을 두 곳에서 동시에 쓸 수 있어 신용체계가 붕괴될 우려가 있다. 2014년 세계에서 해시파워(컴퓨터 계산능력)가 가장 강력한 비트코인 채굴풀 지해시(GHash)가 스스로 채굴자들을 분산시킨 것이 전형적 사례다.
 
이는 이익을 좇는 채굴업체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지해시는 “비트코인의 51% 공격 가능성은 결국 하드웨어(칩과 네트워크 전송) 기술의 시장화 정도에 달렸다”며 “이 기술이 시장화될수록 블록체인에 가까워지고, 반대로 권력이 집중될수록 블록체인에서 멀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커뮤니티에서 비트메인은 ‘중앙집중화’의 대명사로 평가받았다. 2014년 9월 비트메인은 클라우드 마이닝 플랫폼을 인수해 이름을 ‘해시네스트’로 바꿨다. ‘채굴기가 필요 없는 채굴’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비트메인은 일종의 투자상품인 채굴계약을 설계해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였다. 거기에 BTC.com, AntPool, ConnectBTC 등 채굴풀 3곳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한 달 채굴풀 해시파워 비중을 보면, BTC.com와 AntPool이 26.1%(1위)와 15.3%(2위)를 차지했다.
 
비트코인 코어 진영과 비트메인의 견해차가 가장 심각했다. Bitcoin.org 운영자 코브라(계정 이름 Cobra)는 트위터에서 “53% 이상의 해시파워를 비트메인 소속 채굴풀인 BTC.com, AntPool, ViaBTC가 장악했다”며 “이런 중앙집중화는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우지한은 답글을 통해 모든 해시파워는 언제든 AntPool과 BTC.com을 떠날 수 있고, 비트메인이 가진 ViaBTC의 일부 지분은 창업자 지분에 한참 못 미친다고 반박했다. 우지한은 “비트메인이 그렇게 많은 해시파워를 장악하진 않을 것”이라며 “비트메인의 채굴기 시장점유율이 80%를 넘겼지만, 그것이 비트메인이 확보한 해시파워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사용자 스스로 어떤 프로토콜을 써서 어떤 암호화폐를 채굴할지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트메인 채굴기 구매자들이 대부분 코어 진영을 지지하고 일부 채굴장은 고객의 위탁을 받아 대신 관리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비트코인 채굴기 분야에서 절대 우위를 확보한 비트메인은 다른 코인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비트메인 채굴기는 이더리움이나 라이트코인(LTC)은 물론 다시(DASH), 바이텀(BTM), 시아코인(SC), 제트캐시(ZEC), 모네로(XMR)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암호화폐들도 채굴할 수 있다. 여느 채굴기 제조사와 다른 점이다.
 
분산화를 추구하는 암호화폐 세계에서 비트메인의 ASIC 채굴기 종류 확대는 일부 커뮤니티의 항의와 저항을 불러왔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과 익명으로 유명한 모네로 쪽 반대가 두드러졌다. 이들은 ASIC 전용 집적회로가 범용 연산 특성을 가진 CPU나 GPU에 비해 별로 강점이 없다고 주장했다.
 
2017년 3월 비트메인이 모네로 채굴기를 내놓자 모네로 커뮤니티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모네로 창립자 스파니는 모네로의 합의 메커니즘을 수정해 비트메인이 수개월에 걸쳐 개발한 모네로 전용 채굴기를 무력화했다. 4월에는 비트메인의 이더리움 채굴기 발표로 이더리움 커뮤니티의 반감을 불렀다. 이더리움 개발자 파이퍼 메리엄은 채굴 알고리즘을 바꾸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더리움 창립자 비탈리크가 “당분간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뒤에야 논란이 가라앉았다. 비탈리크의 이런 태도는 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했다. 이더리움 ASIC 채굴기의 가성비가 낮아 채굴자들은 대부분 그래픽카드로 계속 채굴했다. 또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더 중요한 일에 힘을 집중해 ‘탈중앙화’된 틀을 혁신해야 했다.
 
커지는 논란
가장 논란이 되는 ‘ASIC 채굴기가 중앙집중화를 초래하는가’라는 논제에 비트메인의 두 최고경영자는 큰 흥미를 보였다. 우지한은 “ASIC가 중앙집중화를 야기할 것이라는 관념은 오랜 기간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당연한 논리로 받아들여졌지만 이성적으로 보면 양쪽 관계에 의문이 생긴다”며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는 채굴장에도 어느 정도 집중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의견을 가진 관계자들은 해커가 트로이목마에 감염된 ‘좀비’ 컴퓨터의 CPU를 조종해 채굴할 수 있고, 집중화 정도가 낮아도 봇넷(좀비 컴퓨터 네트워크)으로 제어하기에 51%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지한은 “GPU로 채굴하려면 엔비디아와 AMD 칩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ASIC이 있으면 작업증명(POW) 알고리즘의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하나 더 늘어 오히려 탈중앙화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평소 과묵하기로 소문난 잔커퇀도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채굴은 일정 규모가 돼야 관리비와 전기요금 등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규모화와 중앙집중화가 같은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금도 세계 각국에 있는 대규모 채굴장 수천 곳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안정적 운영을 뒷받침하고 있다. 비트메인은 채굴의 탈중앙화에 최선을 다해왔고, 채굴 문턱을 낮추기 위해 사용하기 쉽고 견고하며 내구성이 뛰어난 채굴기를 만들었다.”
 
블록체인 커뮤니티 8BTC의 창립자 장자는 탈중앙화가 과정인지 결과인지를 반문하면서, 이것이 의견이 나뉘는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은 탈중앙화가 노드 분산, 데이터 분산, 채굴자 분산, 개발자 분산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채굴자 분산은 현실적인 이익 분쟁을 초래할 수 있다.”
 
장자에 따르면, 사토시 나카모토가 설계한 ‘CPU당 한 표’ 원칙은 하나의 계산 단위가 하나의 권력 단위를 대표한다는 것이다. 계산 능력, 즉 해시파워가 강할수록 강한 권력을 의미한다. 작업증명 방식은 ‘계산이 곧 권력’이란 생각을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하나의 CPU가 하나의 IP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반대한 것은 IP당 한 표였다. 그렇게 되면 대량의 IP 주소를 분배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 예를 들어 봇넷이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지배하는 게 가능하다. 봇넷에 많게는 채굴기 수십만 대가 포함될 수 있다. 트로이목마를 퍼뜨리는 스톰 웜은 25만 개의 노드를 갖고 있다. 비트코인의 전체 노드 수(6천~8천 개)보다 많다. 스톰 웜이 통제하는 봇넷은 손쉽게 51% 공격을 할 수 있다. 장자는 “작업증명 방식으로 생산한 해시파워는 전문 분업을 만들어내며, 그것은 탈중앙화의 필연적인 결과”라며 “합의 메커니즘 수립 과정에서 모든 코드는 오픈소스로 작성되고 프로토콜은 공개되며 개체의 행동은 자유로운 것이 탈중앙화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외부 사람들은 이런 논란이 업계 경쟁 때문인지, 아니면 조율하기 힘든 이론 때문인지 판단하기 힘들다. 모네로 창립자 스파니는 깃허브에서 “봇넷과 ASIC은 모두 모네로에 악의적”이라며 “둘 중에 그나마 덜 나쁜 쪽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네로 진영은 ASIC의 집중화 위험을 알렸고, ASIC 하드웨어가 보편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다면 보안 위험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파니는 이런 위협이 네트워크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한다.  
 
*2018년 8월호 종이잡지 95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8년 제24호 
比特大陸野蠻生長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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