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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관광의 상생 플랫폼”
[집중기획] 에어비앤비 ‘오버투어리즘’ 지면 논쟁- ② 두려움이 빚은 오해
[99호] 2018년 07월 01일 (일) 음성원 sungwon.eum@airbnb.com

주로 도시 외곽에 분포해 주택시장 영향 별로 없어… 숙박비 대부분 지역경제에 환원

관광객 1명이 숙박비로 1달러를 썼을 때, 에어비앤비에선 87센트가 호스트에게 분배된다. 체인 호텔은 14~36센트를 프랜차이즈 수수료와 관리비로 뺀다. 호텔에 쓴 돈의 14~36%는 지역경제와 관계없는 곳으로 빠져나간다.
 
음성원 에어비앤비코리아 미디어정책총괄
 
   
▲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관광객들이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제공
자동차를 타려면 반드시 운전사, 기관원, 기수 3명이 동반해야 한다. 기수는 붉은 깃발을 들고 자동차의 55m 앞에서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 최고속도는 3.2(시내)~6.4km/h(시외)로 제한한다. 1865년 마차가 도로를 지배하던 시대에 자동차가 나오면서 영국에서 제정된 ‘적기조례’(Red Flag Act) 내용이다.
 
당시 이 규제는 말과 사람의 안전을 위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진짜 이유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에 따른 부작용은 생각보다 크다. 현실을 정확히 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적기조례는 최초로 자동차 상용화를 일군 영국 자동차산업의 발목을 잡았다.
 
새로운 것에 대한 비이성적 두려움은 최근 한국 사회에서 싹을 틔우는 숙박 공유에서도 나타난다. 외국 언론에서 해외 사례가 한국의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채 소개되면서 두려움이 증폭됐다. 이는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개념에 대한 오해를 일으키고, 논의의 장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관광객 대부분 도심 숙박 피해
예를 들어보자. 최근 특정 지역에 수용 범위를 초과한 관광객이 몰려 주민의 삶에 악영향을 주는 현상인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이 제기되면서 한국에 외국 사례가 소개됐다. 그중 하나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에어비앤비를 규제한 사례다. 거주지가 디즈니랜드처럼 변한다는 의미를 담은 ‘디즈니피케이션’이라는 흥미로운 용어를 쓴 외국 기사는 한국 신문에서도 단골 소재가 됐다. 많은 한국 언론이 이 문제를 다뤘다. 2018년 5월 외신을 인용해 보도된 기사에는 암스테르담 시정부 구성을 협상 중인 녹색좌파당 등 4개 당 연합이 오버투어리즘을 막기 위한 정책의 하나로 시 중심에서 에어비앤비 영업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기사를 조금만 깊게 살펴보면, 이상한 점을 찾아볼 수 있다. 도심지는 에어비앤비보다는 호텔 위주로 숙소가 공급되는 장소다. 에어비앤비는 도심 외곽에 분포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유경제 전문가인 아룬 순다 라라잔 미국 뉴욕대학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공유경제>에서 뉴욕의 에어비앤비 숙소 분포를 예로 들며 “에어비앤비 이용객은 대개 호텔이 밀집한 맨해튼 중심지에서 벗어난 지역에 머문다”고 밝혔다.
 
암스테르담 통계도 찾아봤다. 2017년 기준, 암스테르담에서 에어비앤비 게스트의 71%는 도심 외곽에 머물렀다. 게스트 4명 중 3명은 에어비앤비가 더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여행을 가능케 할 것이라 생각해 선택했다고 답했다. 반면 암스테르담에는 객실 7만 개에 이르는 500여 개 호텔이 있고, 5년 안에 객실 8천 개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암스테르담 도심의 과밀 관광은 다른 곳에 원인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는 통계다.
 
그런데도 에어비앤비가 주요 타깃이 된 이유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암스테르담에서 기득권 세력이 견제 형태로 보인 조처가 한국에 소개되며 두려움으로 확산됐다. 어쩌면 하숙과 크게 다르지 않은, 공간 공유의 한 방법인 에어비앤비가 이런 경로를 거치며 두려움의 대상이 된 셈이다.
 
주택시장 영향은 과장
오버투어리즘과 함께 에어비앤비가 종종 엮이는 이슈는 주거민 이탈이다. 주거공간을 숙박용으로 쓰고, 이 영업이 잘되다보니 임대료가 높아져 실제 주거민들이 떠나게 된다는 지적이다. 독일 베를린과 프랑스 파리 등에서 이 이슈가 제기되며 에어비앤비가 거론되지만, 이는 에어비앤비를 오해한 데서 비롯됐다.
 
우선 독일 베를린 사례부터 보자. 독일의 도시주택 전문 연구소인 ‘게보스’ 연구 결과를 보면, 에어비앤비는 베를린의 주택시장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에 따르면, 베를린 주택시장은 복잡한 요인에서 영향받고 있다. 베를린 인구는 2015년 1년 동안 바로 옆 도시인 오라니엔부르크의 전체 인구만큼 늘어났다. 이 와중에 매년 2만6천개씩 공급돼야 할 주택의 건설은 그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아파트 가격도 빠르게 올랐다.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2017년 8%를 기록했는데, 임대료 상승률보다 더 가파른 추세다.
 
더욱이 에어비앤비 데이터를 보면, 베를린에서 63% 에어비앤비 숙소가 30일 미만으로 공유되고, 20% 정도만이 60일 이상 숙소로 공유되고 있었다. 에어비앤비 숙소로 활용되는 집은 전체 주택의 0.6%에 그친다. 임대료 상승에 따른 비난의 화살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향하는 것은 결코 문제 해결에 도움되지 않는다.
 
프랑스 파리에서 나오는 지적도 과해 보인다.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지적은 “도시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양면성이 있다”는 도시 분야의 근본적 명제를 고려하지 않는다. 여러 측면 가운데 한 장면을 비췄을 뿐이다. 에어비앤비 데이터를 보면, 전형적인 호스트의 2017년 연수입(중간값)은 2900달러(약 312만원)에 불과했다. 파리 에어비앤비 호스트 대부분이 남는 방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는 뜻이다.
 
이런 사실에도 우려가 제기되자 에어비앤비는 2017년 11월 집 전체를 관광객에게 내줘 주택 부족 문제를 야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대안을 내놨다. 에어비앤비는 파리의 센트럴 디스트릭트에서 ‘집 전체’에 한해 1년에 120일 이상 공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2018년 1월부터 시행했다. 지속가능하고 책임감 있는 관광을 위한 자발적인 조처다.
 
에어비앤비가 최근 발간한 ‘건강한 관광, 건강한 관광지' 보고서를 보면, 에어비앤비가 다른 숙소에 견줘 도시와 관광이 공존할 여지가 더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보고서는 에어비앤비의 관광객 분산 효과와 소득분배에 따른 경제민주화 효과를 보여준다.
 
에어비앤비 설문을 보면, 게스트 5명 중 4명은 “현지인처럼 살고 싶다”는 바람이 에어비앤비를 선택한 중요한 요소였다고 밝혔다. 4명 중 3명은 “특정 동네를 경험하고 싶어서” 에어비앤비 숙소를 골랐다.
 
관광객 분산을 위한 대안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게스트에게 추천한 장소의 절반은 숙소에서 20분 거리 안에 있는 곳이었다. 추천의 61%는 다른 호스트가 추천하지 않은 곳이었다. 그 결과 100만 개 이상의 독특한 장소가 에어비앤비 호스트의 추천을 받았다.
 
매킨지와 세계관광위원회는 ‘관광지 과밀현상 관리’ 보고서에서 오버투어리즘의 대안으로 “새 관광지를 개발하고 덜 유명한 지역을 홍보하라. 관광객을 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더불어 관광객 분산에 에어비앤비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관광객 1명이 숙박비로 1달러(약 1100원)를 썼을 때 그 돈이 어떻게 분배될지 분석해보니, 에어비앤비의 경우 이 중 87센트가 직접 호스트에게 분배됐다. 호스트가 받은 돈은 호스트가 고용한 청소업체에 일부 분배될 수도 있다. 87센트 중 6센트 정도는 청소비, 35센트는 가계비나 임대료, 대출원리금 상환에 쓰였다. 설문조사에서 에어비앤비 호스트 절반 이상이 “에어비앤비 소득 덕에 자신의 집에서 계속 살 수 있다”고 답했다. 13센트는 리노베이션(건물 보수) 등에 썼다. 21센트는 다른 물건을 사거나 여행하는 데 쓰는 등 대부분이 지역경제 안에서 소비됐다.
 
그렇다면 온라인 중개업체를 통해 글로벌 체인 호텔을 예약한다면 어떨까? 14~36센트는 프랜차이즈 수수료와 관리비로 빠지고, 온라인 중개업체 수수료도 빼야 한다. 이에 따라 호텔에 쓴 돈의 14~36%는 일단 지역경제와 관계없는 곳으로 빠져나간다. 호텔 관리 회사가 관광지가 있는 경제권에 없을 수도 있다. 한국 북촌에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다. 많은 단체관광객이 여행사 안내에 따라 북촌에 떼로 몰려가 사진을 찍은 뒤, 면세점으로 우르르 가서 돈을 쓴다. 에어비앤비로 북촌 관광이 이뤄진다면, 모두가 이해당사자가 되어 그런 문제는 훨씬 줄어들 것이다.
 
도시마다 다른 고민
도시별 상황은 하나하나 모두 다르다. 프랑스 파리는 면적 105.4km², 인구 224만 명으로 제곱킬로미터당 2만1천 명이 사는 도시다. 2017년 1년 동안 파리의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게스트 213만 명을 단위면적당 인구로 나눠 따져본 ‘에어비앤비 게스트 밀도’는 1년에 101명이었다. 이와 달리 서울에는 605.2km²에 986만 명, 제곱킬로미터당 1만6천 명이 산다. 2017년 서울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게스트 81만 명을 단위면적당 인구로 나눠보면 51명이다. 파리의 절반 수준이다. 파리와 서울의 고민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 사회가 숙박 공유에 실제보다 과도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고 외국 사례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본 요시노와 한국의 강원도에서 에어비앤비가 했던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싶다. 에어비앤비는 일본 나라현의 쇠퇴한 도시 중 한 곳인 요시노 마을에 ‘요시노 삼나무 하우스’를 만들었다. 1층은 카페, 2층은 4명이 묵을 수 있는 에어비앤비 숙소다. 이 작은 건물의 등장으로 이 마을을 방문한 사람은 1년 동안 346명에 이르렀다. 지역주민 역시 자신의 공간을 여행객과 공유하기 시작했다. 카페와 숙소의 소득에 더해 마을 체험을 돕거나 공사를 하는 등 지역주민이 벌어들인 돈까지 합치면 모두 5만달러(약 5400만원)의 경제효과가 나타났다.
 
에어비앤비는 고령화돼 쇠퇴하는 도시로 젊은이들을 불러들였다. 이를 통해 동네에 활력을 넣고 관광형 도시재생을 성공시켰다. 에어비앤비는 한국에서도 2017년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강원도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게스트하우스 창업 지원 사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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