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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업소 변질, 서민임대 몰아내
[집중기획] 에어비앤비 ‘오버투어리즘’ 지면 논쟁- ① 무엇이 문제인가
[99호] 2018년 07월 01일 (일) 클레르 알레 economyinsight@hani.co.kr

프랑스 유명 도시에선 전문 임대인 숙소 게재 90% 넘기도… 당국 규제 필요성 공감

숙박 공유를 내세운 에어비앤비는 여행문화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여행자에겐 실속 있는 여행, 숙소 제공자에겐 쏠쏠한 부수입을 안겨준다. 에어비앤비 활용이 확산되는 이유다. 그러나 세계 주요 도시에선 심각한 부작용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단지 주민에게 소음·쓰레기 같은 불편을 끼치는 수준이 아니다. 전문 임대인과 다주택자의 ‘에어비앤비 숙박사업’이 늘면서 임대주택 서민이 밀려나고 주택난이 가중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에어비앤비 규제를 둘러싼 찬반론을 들어본다. _편집자
 
클레르 알레 Claire Alet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에어비앤비를 통한 숙소 단기 임대가 경기 진작에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주거 불안을 가중하는지에 대한 공청회가 예정된 미국 뉴욕 시청 앞에서 시민들이 에어비앤비 반대시위를 열고 있다. REUTERS
2017년 성 실베스트르축일(12월31일). 전세계에서 300만 명이 에어비앤비로 임대한 숙소에서 밤을 보냈다. 2008년 에어비앤비 창립 이후 최고 기록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는 10년 만에 191개국 진출에 성공했다. 현재 게재된 숙소가 485만 개로 단연 업계 1위다. 프랑스는 에어비앤비 이용객과 게재 수에서 세계 2위다.
 
보르도, 리옹, 마르세유 같은 몇몇 대도시에서는 에어비앤비 숙소가 호텔을 넘어선다. 여행객에게 에어비앤비는 경비를 아끼는 좋은 대안이다. 에어비앤비의 평균 숙박료가 1박에 99유로(약 13만원)인 반면, 호텔은 139유로다. 에어비앤비 숙박 공급 급증이 보여주듯, 집주인들도 에어비앤비 덕분에 많은 이득을 보고 있다.
 
그래서 더는 에어비앤비를 ‘공유경제’를 대표하는 플랫폼으로 부를 수 없을 정도다. ‘공유’는 에어비앤비 창립 철학을 관통하던 말이다. 집주인이 남는 방을 이용객에게 가끔 빌려주고 가외 소득을 버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많은 에어비앤비 집주인들이 전문 임대인이 되어 ‘사업’을 하고 있다. 합법과 불법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상황이다. 이것이 바로 단기 숙박업 감시 웹사이트 ‘인사이드 에어비앤비’의 설립자이자 ‘데이터 활동가’인 머레이 콕스가 보여주는 현실이다. 그는 프랑스 에어비앤비 데이터를 독점 공개했다.
 
파리는 에어비앤비 숙박 게재가 2018년 4월 말 기준 6만276개로 세계 1위다. 그 가운데 87%는 아파트를 통째로 빌리는 것이다. 파리는 다른 대도시에 비해 나은(?) 편이다. 아파트 임대가 니스 89%, 앙티브 92.5%, 칸 94.5%에 이른다. 겨울 스키 명소로 유명한 몇몇 지역은 100%다. 머레이가 조사한 2만2800여 도시에서 전체 주택의 21% 이상이 연평균 90일동안 단기 임대됐다. 이 비율이 파리에선 25%에 이른다. 낭트(42%), 투르(43.5%), 낭시(44%), 스트라스부르(46%), 디종(47.4%) 등은 파리보다 단기 임대율이 높고 렌은 무려 54%다.
 
머레이 자료에 따르면, 파리 에어비앤비 아파트 임대의 18%가 여러 주택을 임대 중인 임대사업자나 개인이 올렸다. 임대가 활발한 다주택자들은 50~139개를 관리한다. 스키 명소인 사보아 지역에선 전체 임대의 70% 이상을 다주택자가 차지한다. 카르카손, 콜라, 융프라우, 라카노, 포르토베키오 같은 관광도시에서도 50%가 넘는다. 머레이는 “이거야말로 불법 임대업일 뿐 아니라, 수많은 단기 임대 아파트가 장기 임대 시장을 파괴하는 현실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한다.
 
2017년 3월 ‘파리4구 공동화 위험에 대한 원탁회의’에서 발제자로 나선 마리오딜 테레누아는 파리에서 관광객용 임대가 실거주자용 임대를 대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래 살던 서민이 다른 지역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지속되면 파리4구도 주민은 없고 관광객만 넘쳐나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몇몇 지역처럼 공동화를 겪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에어비앤비가 아무런 방해 없이 오늘날처럼 급성장한 것은 아니다. 우선 호텔들이 에어비앤비에 불공정 경쟁을 문제 삼았다. 에어비앤비의 세금 납부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에어비앤비는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에 유럽 본사를 둬 조세회피 의혹을 받고 있다(에어비앤비가 2016년 프랑스에서 낸 세금은 10만유로(약 1억3천만원)였다 -편집자). 파리를 비롯해 프랑스와 유럽, 미국의 대도시에서 에어비앤비 급성장은 주민과 지역 정치인의 불만을 사고 있다. 에어비앤비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정상적인’ 임대시장에서 주택 공급량이 급감한다고 이들은 비난한다.
 
   
▲ 일본 도쿄의 한 아파트 입구에 에어비앤비 숙소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REUTERS
도시의 반격
파리에서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 공유 플랫폼을 비난하는 쪽은 주로 호텔업계였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파리시의 주택보좌관 이안 브로사는 “시 당국이 숙박 공유 플랫폼 규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시민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시는 2015년부터 여러 규제를 적용해, 불법 임대업 단속반 인원을 정기적으로 늘리고 있다.
 
불법 임대업주를 상대로 한 소송도 늘어났다. 2017년 법원 판결에 따라 파리의 에어비앤비 집주인이 내야 했던 벌금은 130만유로(약 16억6천만원)였는데, 그 결과 2017년 9월~2018년 1월 파리의 숙소 수는 11% 줄었다. ‘인사이드 에어비앤비’ 자료에서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파리의 숙소 수는 2018년 2월 6만1152개에서 4월 말 6만276개로 줄었다.
 
숙박 공유 플랫폼의 ‘책임 강화’ 장치가 없는 것도 문제다. 지금까지 소송은 2018년 2월 1건을 제외하면 모두 집주인을 대상으로 했다. 2016년 제정된 ‘사이버공화국법’ 시행령은 반포되지 않았다. 이 법령은 무등록 임대인의 숙소 게재를 삭제하지 않는 숙박공유 플랫폼을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안 브로사는 해당 분야가 유럽연합(EU) 법령과 관련돼 법령 충돌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과 에어비앤비가 유럽 집행위원회에 엄청난 압력을 행사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 법령이 제정되면 프랑스가 유럽연합 사법재판소에 제소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18년 4월 제출된 ‘주택, 도시 정비와 디지털 발전’ 법안을 계기로 숙박 공유 플랫폼의 책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법안이 의무사항을 준수하지 않는 관광 목적의 단기 임대 플랫폼에 민사책임을 지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마 아귈라렌-아렌 정치대학 조교수는 “프랑스는 국가 차원에서 숙박 공유 플랫폼의 책임 강화에 나선 선도적 국가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숙박 공유 플랫폼의 로비도 치열하다. 휴가숙박증진연합(UNPLV)은 법안이 발표되자마자 유럽연합 지침과 충돌한다며 즉각 반대운동에 나섰다. 이 단체의 회장이자 숙박 임대 사이트 아브리텔-홈어웨이 대표인 티모테 드루는 이렇게 주장한다. “유럽 전자상거래 지침이 온라인 플랫폼을 숙박임대 광고를 게재하는 미디어로 규정하기 때문에 온라인 플랫폼에는 등록번호가 없는 임대인의 게재를 관리·감독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다.”
 
치열한 로비전
기업유럽관측소(CEO)는 최근 보고서에서 숙박 플랫폼 로비가 얼마나 치열한지 잘 설명해준다. 특히 유럽홀리데이홈연합(EHHA)을 통해 유럽 법령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되도록 안간힘을 쓰고, 2016년 9월에는 ‘사이버공화국법’ 제정을 한 달 앞두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그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결국 이 법 시행령은 반포되지 않았다.
 
유럽홀리데이홈연합은 유럽 도시 4곳(파리·베를린·바르셀로나·브뤼셀)을 공격 목표로 단기 임대업 규제가 과도하다는 주장을 폈다. 진정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면 집행위원회와 해당 국가 사이에 중재 절차가 자동 발동된다. 중재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집행위원회는 유럽연합 사법재판소에 해당 국가를 제소할 수 있다.
 
기업유럽관측소는 결론에서 “오늘날 에어비앤비가 다른 대기업처럼 다국적기업이 되었다는 사실을 더는 부인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에어비앤비는 정보기술(IT) 분야 4대 천왕인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가 사용할 법한 방식으로 치열한 로비전을 벌이고 있다. 레이 갤러거의 베스트셀러 <에어비앤비 스토리>에서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회장은 에어비앤비가 GAFA 같은 세계 초일류 IT 기업이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매출액을 발표하지 않는다. 대신 증시 상장 계획을 최근 밝혔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8년 6월호(제380호)
Comment Airbnb étend son emprise
번역 박현준 위원
 

 
뉴요커들의 싸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반짝이는 네온 간판 사이, 소문난 맛집들이 모인 헬스키친 거리의 4층짜리 건물 입구에는 ‘출입금지’ 표지판이 붙어 있다. “다음은 집주인 차례입니다.” 웨스트사이드주민연맹(WSNA) 불법호텔감시팀 톰 카일러의 설명이다. 뉴욕주에선 2010년 실거주자가 아닌 집주인이 자기 집을 30일 이상 임대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제정된 덕분에, 시 당국은 법을 어긴 집주인에게 벌금을 물리거나 임대 자체를 금지할 수 있다. 그래도 안 되면 최후의 수단으로 집주인을 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 주민 크리스토퍼는 “모두 11가구인 이 아파트에서 5가구는 순전히 단기 임대용”이라며 “옆 건물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뉴욕 재정감독관 스콧 M. 스트링어는 최근 보고서에서 뉴욕의 에어비앤비 주택 비율이 1% 오를 때마다 임대료가 평균 1.58%씩 오른다고 설명했다. 웨스트사이드에선 2009~2015년 에어비앤비 탓에 임대료가 11% 올랐다.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 공유 사이트의 범람은 주거 부담과 접근성을 악화한다고 스트링어는 단언한다.
 
뉴욕주 민주당 하원의원 린다 로젠탈에 따르면, 대부분의 숙소 게재가 불법인데도 그 수가 너무 많아 단속 인원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로젠탈 의원은 집주인이 숙소 목록을 올릴 때 정확한 주소를 명시하도록 규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불법 게재 단속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 법안 통과 여부는 2분기 전에 결정되겠지만, 법안 통과까지는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로젠탈 의원은 “에어비앤비는 많은 로비스트를 동원해 전방위 로비를 벌이고 있다”며 “뉴욕이 에어비앤비 안방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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