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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부과 움직임에 필사적으로 맞서는 설탕업계
[권말특집] 달콤한 중독- ② 설탕 섭취 줄이려는 움직임
[98호] 2018년 06월 01일 (금) 요르크 블레히 economyinsight@hani.co.kr

정부 고위 관계자 등과 수차례 면담… 설탕세 법안 발의 막고 보고서 불리한 문장 수정 등 영향력 행사

설탕 로비스트들이 또다시 설탕산업을 걱정하고 있다. 의사와 과학자가 연구 결과를 차례로 발표하면서 설탕의 위험성을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알리기 때문이다. 식품업체도 제품에서 설탕 함유량을 줄이려 해 ‘설탕 로비’가 통하지 않을 것을 우려한다. 

요르크 블레히 Jörg Blech <슈피겔> 기자

   
▲ 여러 종류로 만든 하트 무늬 설탕들. 건강을 위해서는 설탕 섭취를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 REUTERS
일반 제품보다 저지방 제품에 더 많은 설탕
미국 조지아대학 보건연구학자들은 저지방 식품이 유기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이들은 세 그룹으로 나눈 실험용 쥐에게 4주간 각각 지방은 적지만 설탕 함유량이 높은 먹이, 설탕과 지방 함유량 모두 높은 먹이, 균형 잡힌 식단을 주고, 이 기간에 칼로리 섭취량, 체중과 신체의 지방 함유량을 측정했다.
 
설탕과 지방 함유량 모두 높은 먹이를 먹은 쥐들은 균형 잡힌 식단을 먹은 쥐들보다 살이 더 쪘다. 섭취한 칼로리는 거의 동일했지만, 지방은 적고 설탕 함유량이 높은 먹이를 먹은 쥐들이 균형 잡힌 식단을 먹은 쥐들보다 훨씬 살이 많이 쪘다. 비슷한 양을 먹었을 때, 지방은 적지만 설탕 함유량이 높은 먹이를 먹은 쥐들의 유기체는 2배 이상 지방을 축적함에 따라 지방간이 생겼다.
 
해당 연구에 참여한 크르치스토프 크자야 연구원이 말했다. “지방이 적게 포함됐거나 전혀 없는 이른바 ‘다이어트 식품’은 대부분 설탕이 많이 들었고, 건강에 좋은 것처럼 보이도록 특이한 이름으로 위장됐다. 하지만 이런 식품이 간을 손상시키고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의학자들은 8천 종 이상의 식품 영양 정보를 조사하고, 비슷한 일반 제품보다 저지방 제품에 설탕이 더 많이 들어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이유로 저지방 제품은 건강에 이롭기보다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연구원들은 경고한다. “역설적이게도, 건강에 더 좋은 식품을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지방을 건강에 더 유해한 설탕으로 바꾼 것뿐이다.”
 
식품에 과도하게 첨가된 설탕 역시 몸속에서 지방산으로 변환돼 지방으로 축적된다. 이 문제에서 인슐린호르몬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생성되는 물질로, 신체 세포가 설탕을 흡수할 수 있게 해준다. 식사 뒤 혈당이 떨어지는 원인이 인슐린이다. 설탕을 주기적으로 많이 먹는 서구권 식사 방식 때문에 췌장은 잠시도 쉴 틈 없이 인슐린을 분비해야 한다.
 
   
▲ 건강을 위해 먹는 유제품에도 많은 설탕이 들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REUTERS
높은 인슐린 수치가 지속되는 것은 부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식욕촉진제처럼 작용한다. 설탕을 지방으로 전환하는 생화학 반응이 최고 속도로 진행되고, 역으로 체내 지방을 연소해 에너지로 변환하는 과정이 차단된다. 혈액의 높은 인슐린 수치는 “다이어트 브레이크”라고 뒤셀도르프에 위치한 서부독일당뇨건강센터의 센터장이자 당뇨학과장인 슈테판 마르틴이 말했다. 그는 생화학자 케르스틴 켐프와 함께 낸 책에서 “인슐린은 지방세포에 당 형태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있으므로 폐쇄된 상태를 유지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몸은 지방을 분해할 필요가 없다. 식사량이 적어도 인슐린 수치가 높으면 유감스럽게도 지방이 분해되지 않는다”고 썼다.
 
이는 달콤한 간식을 먹어 하루 종일 인슐린 수치가 높은 사람은 체중을 줄일 수 없음을 의미한다. 마르틴은 환자들에게 “설탕을 많이 먹을수록 살이 찐다”고 설명했다. 의사 마르틴과 생물학자 켐프는 해당자의 피를 레모네이드와 비교했다. 레모네이드를 한 번이라도 엎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설탕이 들었는지 안다. 혈당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으면 비슷한 일이 신체 안에서 일어난다. “혈관이 고착돼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을 크게 높인다.” 중요한 단백질 구조도 ‘당화’되고 고착돼 더 이상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
 
독일에선 600만 명 넘는 사람이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 이 질환은 환자의 기대수명을 약 5년 줄인다. 튀빙겐 대학병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병원에서 치료받는 환자 4명 중 1명이 제2형 당뇨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투석, 즉 기계적 혈액 정화에 의존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당을 너무 많이 먹어 병이 든 것이다. 일정량 이상 당이 몸 안에 들어가면 신장이 망가진다.
 
매년 독일인 수천 명이 당 때문에 망막이 파괴돼 시력을 잃는다. 당은 마치 독처럼 신경과 혈관에 작용해 사지가 혈액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고, 감각을 잃어버리고, 심지어 고사할 수도 있다. 결국 발가락, 발, 종아리 또는 허벅지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 한 해에 약 4만 명의 독일인이 이런 상황에 처한다.
 
‘노인성 당뇨’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과도한 당 섭취는 어린아이에게도 위험할 수 있다. 미국심장학회의 의뢰로 한 연구팀에서 달콤한 물질이 아이 심장과 혈액 순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결과를 분석, 평가했다. 충격적인 결론이 나왔다. “설탕 첨가와 그로 인한 칼로리 섭취 증가는 비만, 복부 지방, 지방 대사 장애 증가와 관련 있다. 이들 모두는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로 밝혀졌다. 특히 유아기에 설탕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해로울 수 있다.”
 
   
▲ 설탕이 든 음료수들. 설탕은 심혈관 질환과 지방간은 물론 정신적 질환을 유발하고 노화를 촉진한다. REUTERS
‘설탕세 부과’ 수면 위로
독일영양학회는 2017년 8월 개정한 규칙에서 “설탕으로 단맛을 가미한 식품이나 음료는 권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은 건강을 해치지 않으려면 하루에 설탕을 25g 이상 섭취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이는 약 6티스푼에 해당하는 양이다. 독일 성인 하루 평균 설탕 소비량은 20티스푼 이상이다.
 
WHO 견해에 따르면 과도하게 설탕을 넣은 음료수에 세금을 부과해 국민 설탕 섭취량이 줄어들도록 유도해야 한다. 독일 의학 분야 권위자들도 비슷하게 생각한다. 뮌헨공과대학 영양학자 한스 하우너는 동료 4명과 함께 독일 의학협회 기관지에 “단 음료에 세금을 부과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과도하게 설탕을 넣은 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멕시코와 프랑스를 모범 사례로 들었다. 성인의 3분의 2 이상, 어린이의 3분의 1 이상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멕시코에서는 2014년 초 단 음료 1ℓ당 1페소 세금을 부과했다. 결과적으로 청량음료 매출이 첫해엔 6.2%, 그다음 해에는 8.7% 줄었다. 이는 사람들이 설탕이 들어간 음료수를 끊고 다시 물을 많이 마시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독일 식품농산부 장관 율리아 클뢰크너는 설탕세에 반대한다. 이전 연방 의회에서는 2015년 6월 이미 가공한 식품에 지방, 설탕, 소금을 많이 넣는 관행을 줄이기 위한 국가적인 전략 수립을 연방정부에 위임했다. 발안자는 클뢰크너의 전임자 크리스티안 슈미트였다.
 
설탕 로비스트들은 연방의회 발안을 그냥 놔두지 않았다. 설탕경제협회의 귄터 티센, 독일제과산업연방협회 회장, 노르트추커 회장과 쥐트추커(남부설탕) 회장, 파이퍼&랑겐 대표이사, 국제과자박람회 업무 단체 회장, 이들 모두 크리스티안 슈미트, 영양농산부의 차관, 공직자들과 개인 면담을 했다. 2015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이런 만남이 17회나 이루어졌다.
 
2017년 5월 전략 보고서의 첫 번째 초안에는 “불균형한 식단과 운동 부족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식품에 첨가하는 설탕·지방·소금 양을 줄이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쓰였다. 하지만 설탕 로비스트들은 연방의회 의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이 문장을 삭제했다. 또 자사 제품 설탕 함유량을 줄이지 않는 회사는 ‘행정적 규제’를 받도록 한 문구도 설탕산업계에 유리하게 바꾸었다. 문구가 사라져 처벌받지 않으므로 식품업체는 앞으로도 계속 원하는 만큼 설탕을 제품에 넣을 수 있다.
 
귄터 티센에게 이는 부분적인 승리일 뿐이다. 그는 식품농업위원회에서 토론하는 전날까지 지치지 않고 연방의회 의원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냈다. 어떨 때는 대중이 분노할 거라면서 위협하고, 어떨 때는 비만 원인에 대한 ‘솔직한’ 토론을 요구했다. “이를 달성할 방법에 대해 우리는 최근 베를린 일간지 <타게스슈피겔>에 기고했다. 해당 페이지 원본을 첨부해서 보내드린다.”
 
이 페이지에는 큰 활자로 ‘자기 기만 설탕 감축’이라고 쓰여 있다. 겉보기에는 저널리즘적 기고문 같지만, 사실은 유료 광고 페이지다. “설탕은 사람을 병들게 하지도 살찌게 하지도 않는다.”
 
뒤셀도르프병원에서 평생 많은 양의 단 음료를 마신 사람들의 사지 절단 부위를 치료하는 의사 슈테판 마르틴은 광고 문구를 듣고 “사람들이 쉽게 거짓말을 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했다. 경제학 전공자이자 오스트리아 식품유통업체 스파(Spar) 회장인 게하르트 드렉셀은 분노했다. “미친 것 같다. 정말 최악이다. 이는 극도로 무책임한 발언이다.”
 
   
▲ 건강식이라고 여기는 뮈슬리에도 설탕이 들어 있다. 정기적으로 너무 많은 설탕을 먹으면 당뇨와 비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REUTERS
이익 위해 의학연구 부정하는 업계
일부 식품제조업체 직원들은 설탕 소비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인정한다. 식품 대기업 네슬레(Nestlé) 소속 의학자 요르크 슈필덴너는 산업신문에 “식품산업계가 독일 같은 과잉사회에서 열량과 소금, 설탕, 포화지방산 함량을 줄이고 영양가를 높이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썼다. “왜냐하면 산업계가 비만·고혈압·당뇨병 같은 ‘풍요의 질병‘에 대처해야지, 문제의 일부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네슬레(전세계 직원 32만3천 명)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이 사실을 인정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설탕 같은 개별 영양소가 비만과 제2형 당뇨병 등 비전염성 질병을 초래한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없다”고 로비협회를 통해 전했다.
 
이제 많은 홍보 전략가들이 더 개방적인 태도로 정직하게 설탕 관련 정보를 주는 것을 권고한다. 정치인 기타 콘네만은 이렇게 충고했다. “만일 설탕 제품을 만든다면 그냥 정직하게 ‘이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아주 멋진 초콜릿바’라 말하고 그 제품이 마치 브로콜리인 척 하지 마라.” 식품기업의 비극은 그들이 의학연구 결과를 부정한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에서 시장점유율이 31%인 슈퍼마켓 스파는 설탕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더 이상 숨기지 않는다. 이 회사는 2017년 ‘설탕 감축의 해’를 선포하고 소비자에게 “건강한 식이법은 설탕을 줄이는 것”이라고 권고했다.
 
드렉셀 스파 회장은 “고객에게 파는 제품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경영자로서 소견이 좁고 일차원적으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그는 의도적으로 의사들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의학 자문위원들이 우리 눈을 열어주었다. 자문위원들은 설탕이 비밀스러운 살인자라고 말했다. 정기적으로 너무 많은 설탕을 먹는 것은 당뇨병에 이르는 고속도로이고, 이 도로는 비만과 합병증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실제 스파 오스트리아 그룹은 고객을 위해 레모네이드, 콘플레이크, 아이스크림, 애플무스, 과일바, 요구르트 등 50개 자체 브랜드 제품에서 설탕 함유량을 줄였다. 향후 몇 년 내에 300종 이상의 제품이 추가될 예정이다.
 
독일 식품유통업체 레베(Rewe)도 앞으로 ‘설탕을 적게 쓴 제품’을 점점 더 많이 매장에서 판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 맛보기 테스트에서 고객들이 설탕 함유량을 30% 줄인 초코푸딩을 선택했다. 2018년 5월부터 이 제품을 매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또 다른 독일 식품유통업체 리들(Lidl)도 2025년까지 자체 브랜드 제품에서 설탕 함유량을 20%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아직까지 많은 식품업체들이 설탕으로 벌어들이는 이익을 소비자 건강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부 회사는 학교에 설탕의무제를 도입하고 싶은 모양이다. 음료 포장 용기를 만드는 테트라팩(Tetra Pak)은 유제품 회사, 공급업체와 함께 ‘조에 클레버 학교 우유 프로그램’(‘조에 클레버’는 캐릭터 이름이고, ‘클레버’는 영리하다는 뜻)을 만들었다. 학교에서 어린이들에게 100mℓ당 4.5g의 설탕이 든 초콜릿, 바나나, 딸기, 바닐라, 땅콩맛 유가공 음료를 마시게 하라는 것이다.   
 
기업협회는 학교로 광고 자료를 발송하고, 광고회사에 마케팅을 의뢰했다. 테트라팩은 설탕을 첨가한 우유가 정신 능력을 현저하게 향상시킨다고 설명한다. 한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에 클레버 초콜릿 우유를 마시면 아이큐가 7%포인트 오르는 것이 측정됐다”고 한다.
 
이 유혹적인 메시지가 호이젠슈탐의 아달베르트슈티프터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설탕 없는 오전 프로그램’을 포기하게 할 수 있을까. “나한테 광고가 오면 쓰레기통에 버릴 것이다”라고 크니켈 교장이 말했다.
 
*2018년 6월호 종이 잡지 107쪽에 실렸습니다.
 
© Der Spiegel 2018년 15호
“Süße Sucht”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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