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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 확보 넘어 서비스 차별화 과제
[Business] 중국 핀테크의 허와 실- ① 증권사들의 변신 노력
[93호] 2018년 01월 01일 (월) 장위 economyinsight@hani.co.kr
주식거래 중개 노린 인터넷업체 파상공세… 허가 제한이 마지막 ‘보호막’
 
2∼3년 전 텐센트와 알리바바 개미금융이 증권업 허가를 받으려 하자 중국 증권업계는 경계심을 높였다. 증권업 허가는 나오지 않았지만 증권사들은 충격을 받았다. 인터넷으로의 전환을 미룰 수 없었다. 2년여 지난 지금 중국 증권사들의 인터넷 전환은 얼마나 진행됐을까? 화려한 포장을 걷어내면 실질적 혁신이 없다는 평가가 많다.
 
장위 張楡 <차이신주간> 기자
 
   
중국 경제의 심장부인 상하이 푸둥 금융지구. 전통적인 금융기업들은 핀테크 도입 등 인터넷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기술혁신은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EUTERS
 
증권사들은 돌파구를 찾으려 노력했지만 인터넷과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합성어)를 통한 도약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비슷한 수준의 경쟁과 서비스 품질의 전반적 저하라는 고질병은 여전하다. 증권업 허가 제한으로 구축한 보호벽 바깥에 있는 인터넷기업들은 호시탐탐 핵심 증권 업무, 특히 증권 중개업을 노리고 있다. 인터넷과 핀테크의 도입으로, 표준화 업무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증권사들은 업무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인터넷이 중국 증권업계에 가져온 충격은 2013년부터 시작됐다. 인터넷을 통한 신규 고객 확보와 이로 인해 촉발된 수수료 인하 경쟁이 그것이다. 서둘러 인터넷 분야에 진출했던 증권사들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중개 업무의 시장 구도가 재편됐고, 표준화된 중개 업무의 이익이 급감해 증권사의 수익 구조가 변했다. 인터넷 열기가 가라앉자 증권사들은 증권계좌 정책 변화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보증금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정책은 흔들리지 않았고 계좌 혁신을 통한 수익은 미미했다. 2015년 주식 폭락을 겪은 뒤 증권업계의 혁신은 중단됐고, 2016년 말부터 인터넷의 신규 고객 유입 효과도 사라졌다.
 
2017년부터 인공지능이 다양한 산업에서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자 증권업계에선 핀테크 활용 방안에 관심이 집중됐다. 여러 증권사가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를 도입하고 새로운 개념을 홍보해, 시장에선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화려한 포장을 걷어내면 실질적 혁신은 없었다.
 
인터넷 전략 추진을 선언한 증권사들은 두 방면으로 노력했다. 먼저 고객을 세분화하고, 핀테크를 활용해 빅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고객을 더욱 잘 이해하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투자 전과 투자 중, 투자 이후가 모두 포함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그중 한 가지 기능에 불과하다. 고객을 이해하는 것은 기본이고, 핵심은 서비스 제공이다. 핀테크를 금융의 본질에 적용하려면 결국 증권사의 종합적인 실력으로 겨뤄야 한다.
 
1970년대 수수료 자유화가 실현된 뒤 미국 증권업계는 차별화된 방향으로 성장했다. 골드만삭스는 기관투자자에 집중했고 메릴린치는 금융투자 상품, 모건스탠리는 투자은행 업무에 주력했다. 정보기술과 인터넷이 발달하자 찰스슈워브를 비롯한 유명한 온라인 증권사도 나타났다. 중국 증권업계는 언제쯤 차별화를 실현할 수 있을까? 누가 선두에 설 것인가?
 
신규 고객 유입 효과 감퇴
증권업계에서 인터넷의 도입으로 얻은 첫 번째 효과는 신규 고객 확보였다. 시장에선 그때의 열기를 기억했다. 2014년부터 인터넷의 충격이 확산되자 일부 증권사는 적극적으로 도전에 대응했다. 가장 먼저 표준화 업무의 수수료를 내렸다. 화타이증권(華泰證券)이 업계 최초로 중개 수수료를 0.03%로 내렸다. 궈진증권(國金證券)과 하이퉁증권(海通證券), 광파증권(廣發證券) 등 대형 증권사가 뒤를 따랐다. 업계 전반에 ‘수수료 인하 경쟁’이 과열됐다. 중개수수료 무료를 선언한 증권사도 있었다. 감독 당국이 실현한 것은 아니었지만 당시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보여주는 사례였다.
 
이 ‘혈전’에서도 인터넷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터넷기업이 확보한 웹트래픽의 강점에 주목한 화타이증권은 왕이(網易·163.com)와 업무 협력을 했고, 궈진증권은 텐센트와 손잡았다. 퉁화순(同花順), 다즈후이(大智慧) 같은 인터넷 컨설팅서비스 업체들은 증권사가 인터넷으로 고객을 확보하도록 돕는 ‘입구’ 구실을 했다.
 
치열한 경쟁으로 얻은 성과는 확실했다. 화타이증권은 온·오프라인에서 강점을 발휘해 2014년 중개 업무에서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헝타이증권(恒泰證券)과 차이푸증권(財富證券) 등 일부 규모가 작은 증권사들은 2015년 한 해 동안 누적 고객에 상당하는 수의 신규 고객을 확보했다. 같은 해 궈진증권은 신규 계좌가 200만 건이 넘었고 ‘융진바오’(傭金寶)의 인지도가 올라갔다. 궈진증권과 텐센트가 출시한 금융상품인 융진바오는 가입 고객에게 24시간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하고, 주식 수수료 0.025% 우대 혜택과 투자 자문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자 업계 평균 수수료율이 더 내려갔다. 2017년 상반기에는 0.0344%로 내려가, 2014년 0.069%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신규 고객 유입 효과가 2016년 말에 완전히 끝났다고 판단했다. 최근에는 고객 1명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최저치를 기록한 2015년보다 10배 이상 올랐다. 게다가 신규 고객의 실질적인 충성도가 낮아 증권사들은 전략 전환을 모색했다. 업계 경쟁의 후반전이 시작됐다.
 
“우리는 업계 경쟁을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눈다. 전반전에서는 무조건 확장을 추진해 최대한 트래픽을 확보했지만, 후반전에선 지구력과 품질, 협업과 혁신 능력으로 경쟁하고 있다. 결국 금융, 고객 서비스, 업무의 본질로 돌아가 핵심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천톈샹 화타이증권 인터넷금융부 총경리의 말이다.
 
궈진증권 책임자 역시 증권사 인터넷 업무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이어주는 중간 연결점이 인터넷 트래픽의 고갈이라고 지적했다. 이제 인터넷 트래픽이 고정됐기 때문에 홍보를 잘해도 유입 방문자 수는 제한적이다. “기존 고객 대상의 경쟁으로 변해 이미 확보한 고객을 서버에 묶어 놓는 것만으로도 훌륭하다.”
 
물론 시장에서 신규 투자자가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증권사들은 두 전략을 병행했다.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한편, 서비스를 개선해 기존 고객을 붙잡았다. 이미 확보한 계좌가 모두 활성 계좌 또는 사용 중인 계좌가 아니고 1인당 최대 3개까지 증권계좌를 개설할 수 있어 기존 고객을 활성화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천톈샹 총경리는 “서비스를 개선해 고객 밀착도를 높여야 한다. 다음 강세장에서 기존 사용자의 50%를 활성화할 수 있다면 상당한 성과를 거두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증권사와 인터넷기업의 기술 격차는 여전하다. 개미금융의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餘額寶)의 잔고는 최고치 경신을 거듭했다. 증시 상황을 알려주는 프로그램과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퉁화순의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선두를 유지했다. 대형 증권사들이 2015년 외부 연결 사이트를 차단하고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지만, IT 기술과 고객 밀착도가 부족한 중소 증권사들은 여전히 퉁화순 같은 외부 인터페이스에 의존하고 있다. 증권업 허가증이라는 보호벽이 없다면 이들 증권사는 인터넷기업의 업무 통로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증권사의 앱이 아무리 화려하고 프로세스가 단순해도 결국에는 금융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투자자의 성장과 수익 창출을 돕는 것이 인터넷금융이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이다.” 양웨이 하이퉁증권 소매 및 인터넷금융부 부총경리가 말했다.
 
   
중국 인터넷 소액금융 기업 취뎬(趣店)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화면. 신청 1초 만에 대출이 가능하다는 문구 등이 나와 있다. REUTERS
 
인터넷에서 고객 이해하기
증권에서 인터넷을 도입한 첫 단계에서는 오히려 증권사와 고객의 연결고리가 약해졌다. 비즈강 궈타이쥔안증권(國泰君安證券) 인터넷금융부 부총경리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비대면 거래가 늘었다. 과거에는 영업부에서 고객과 대면하며 소통했는데 지금은 대부분 앱으로 처리하다보니 고객의 충성도와 밀착도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리자오자 중타이증권(中泰證券) 인터넷금융부 총경리는 고객 유형을 세 가지로 나눈다고 했다. 먼저 스스로 결정하는 고객이다. 이 고객의 수요에 대응해 신속한 시황과 거래 채널, 투자 결정 보조 도구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더욱 정밀한 동향 분석 서비스와 신속한 거래 플랫폼 등이 있다. 다음은 자문 의존형 고객이다. 이 고객의 수요는 투자 자문이 중심이다. 중타이증권의 온라인 투자 자문 서비스 뉴런링항(牛人領航)은 이런 고객을 위해 설계됐다. 세 번째 유형은 자산관리형 고객이다. 이들은 직접 주식에 투자하지 않지만 자산관리 수요가 있다. 주로 금융 투자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는데 로보어드바이저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다.
 
더욱 세밀한 고객 분류에는 빅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 증권사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고객 형상화’는 고객에게 더욱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타이증권은 ‘동태적 KYC(Know Your Customer)’란 개념을 제시했다. 고객의 거래 습관과 재정 상황은 변하기 때문에 고객 행동과 자산 거래, 상품데이터 정보를 수집해 고객 형상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객과 상품을 동태적으로 이해하고, 고객의 리스크 감내도와 리스크 선호도의 변화를 즉각 식별하는 것이다. 중타이증권은 적합성(Suitability) 원칙을 더욱 정밀하게 실천할 수 있는 업무 방향이라고 소개했다.
 
이것은 획기적인 혁신이라기보다 신기술이 도입돼 표준으로 굳어진 일상적인 업무가 됐다. 이런 업무를 하지 않으면 경쟁사에 뒤처지기 때문에 증권사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인터넷에서 대량의 일반 고객 정보를 이해하려면 빅데이터의 사용과 분석이 필요한데, 감독 당국이 요구하는 준법 감시 요건이 까다롭다. 개별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하려면 고객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 집단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하려면 민감한 개인정보를 제거해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財新週刊 2017년 제43호
券商金融科技虛實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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