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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보다 고객 리스크 회피에 중점
[Business] 중국 핀테크의 허와 실- ② 로보어드바이저의 현주소
[93호] 2018년 01월 01일 (월) 장위 economyinsight@hani.co.kr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잇단 출시… 인간 심리 복잡해 투자수익률 보장은 기대 못해
 
중국 증권업계에도 인공지능에 기반한 ‘로보어드바이저 열풍’이 불었다. 하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로 마케팅 수단이나 보조 서비스로 활용되는 수준이다. 업계에선 신중론이 우세하다. 핀테크 시대에도 투자자의 성장과 수익 창출을 돕는다는 금융의 본질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금씩 분화하는 증권사들의 핀테크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장위 張楡 <차이신주간> 기자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알리바바 개미금융 본사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신규 결제 프로그램인 ‘VR 페이(Pay)’를 설명하고 있다. 이는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쓰고 쇼핑과 결제를 할 수 있는 기술이다. REUTERS
 
2016년 ‘알파고’가 등장해 세계 최고 수준의 바둑기사를 격파하자 인공지능이 새로운 투자 기회를 휩쓸었다. 금융 분야에선 로보어드바이저가 대표적 사례다. 인터넷으로 업무 방향을 전환하려는 증권사들도 계속 자원을 투입했다.
 
로봇과 투자전문가의 합성어인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er)란 개념은 개인투자자가 제공한 리스크 감내도, 수익 목표, 리스크 선호도를 근거로 일련의 알고리즘과 데이터 처리, 투자 포트폴리오 최적화 등 이론 모형을 적용해 고객에게 최종 투자의견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인간의 투자의견에 감성이 작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한 것이 특징이다. 2014년부터 미국에서 발달했는데 유명한 온라인 증권사 찰스슈워브의 ‘인텔리전트 포트폴리오’와 웰스프론트, 베터먼트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에선 2015년부터 도입했지만, 도입 주체가 대부분 증권업 허가를 받지 못한 기업들이었다. 2016년 4월 산시성 증권감독국은 리차이모팡(理財魔方)과 나톄리차이(拿鐵理財)를 가리키며 로보어드바이저를 내걸었지만 실상은 규정을 어기고 펀드를 판매한 인터넷 플랫폼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업 허가를 받은 기업 가운데 광파증권이 2016년 6월 처음 로보어드바이저 개념을 갖춘 베이타뉴(貝塔牛)를 선보였다. 2017년 들어 중타이증권, 광다증권(光大證券), 핑안증권(平安證券)도 잇달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내놨다. 대형 증권사들은 신중했다. 궈타이쥔안증권과 하이퉁증권, 화타이증권은 여전히 내부 시험 단계다. 한 관계자는 “업계가 발전할 방향이라 건너뛸 수는 없겠지만 무리하지 않고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국내 증권 분야에서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두 유형으로 나뉜다. 하나는 투자 전략 모형으로 고객에게 적합한 매매 시점과 투자를 제안한다. 다른 하나는 금융투자 상품에 기반한 자산 포트폴리오 서비스다.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모델과 비슷한데, 결국 다양한 펀드의 조합을 기반으로 고객의 리스크 감내도와 기대수익에 따라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데이터 기반 훈련 선행돼야
차이신레이라이언트스마트베타(財新銳聯指數科技有限公司) 쉬중샹 명예회장은 “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수동적인 투자로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투자한다. 일부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역시 ETF 구성주를 선택해 고객이 관리비용을 절감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외국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도입 초기에 단순지수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 외에 빅데이터와 자료 분석, 인공지능으로 투자자의 주식과 펀드 선택을 돕는 상품도 있었다. 하지만 수익률과 고객 수요가 한정적이어서 점차 사라졌다.
 
정책과 법률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로보어드바이저는 다양한 도전에 직면했다. 양웨이 하이퉁증권 부총경리는 시장의 ‘로보어드바이저 열풍’을 이성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본질은 투자 서비스고 투자는 반드시 신뢰성과 과학성, 적합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시장이 개인투자자 중심이기 때문에 인텔리전스 포트폴리오 분석부터 시작해야 한다. 로보어드바이저 단계로 넘어가면 먼저 고객이 리스크를 피하도록 도와야 한다. 그 뒤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높은 수익을 보장할 수 있을까? “지금 상황을 보면 로보어드바이저는 수익 창출이 아니라 마케팅에 편향돼 있다.” 쉬중샹 명예회장은 미국에서도 인공지능이 더 뛰어난 결과를 보여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간이 개발한 게임에는 변수가 많긴 해도 명확한 규칙이 있다. 그래서 컴퓨터가 바둑이나 장기를 둘 수 있다. 하지만 투자는 훨씬 복잡한 일이다. 비즈강 궈타이쥔안증권 부총경리는 “바둑은 규칙이 명확하고 논리적이다. 금융투자 시장은 바둑보다 훨씬 복잡하고 시장의 심리와 블랙스완(전혀 예상할 수 없던 일들이 발생하는 것을 뜻함 -편집자) 사건이 정책에 끼치는 영향 등을 예측할 방법이 없다. 지금 단계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의사결정이 아닌 양질의 투자 서비스에 집중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인공지능 관련 보고서에서 수많은 인공지능 응용 프로그램이 처음에는 하나 또는 몇몇 기본 알고리즘 수준에 불과해 훈련(주로 회사 자체 데이터 활용)을 거쳐야 스마트한 기능을 갖게 된다고 했다. 수준 높은 알고리즘을 훈련하려면 완벽한 정보시스템을 갖추고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로보어드바이저 훈련을 위해 충분한 시장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지만 중국 국내에서는 참고할 만한 데이터가 있어도 불투명하다. 공개되지 않은 규제가 있고 공개된 시장 데이터를 다 확보할 수도 없다. 인공지능이 재무제표 분석 같은 표준화된 업무는 더 빠르게 처리하겠지만, 인간의 판단을 대체할 수는 없다. 다만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의 도구적 가치는 증권사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고객에게 보조 서비스로 제공하거나 직원이 개입할 경우 현저하게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미국 온라인 증권사 찰스슈워브의 시카고 대리점. 찰스슈워브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투자 자문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 분야에서 선두 주자다. REUTERS
 
증권업계 경쟁 구도 분화
로보어드바이저의 준법성 역시 감독 당국의 시야에 들어갔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증권업계의 로보어드바이저 개발 현황을 파악해 상응하는 규범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 당국은 로보어드바이저의 본질이 증권투자 자문 서비스로 △현행 법률과 법규를 준수하고 △높아지는 자격을 갖추며 △서비스를 제공할 때 반드시 리스크를 고지하고 △투자자에 대한 적합성 요건을 이행하며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인터넷과 핀테크의 도입은 증권업계의 차별화를 촉진했다. 먼저 대형 증권사와 소형 증권사가 분화했다. 현재 증권사의 인터넷 업무는 전문화되고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투자금 회수는 늦어지는 단계에 이르렀다. 자본력이 막강한 대형 증권사와 달리 중소형 증권사에는 확고한 결단과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미상장 소형 증권사는 자본금 제한과 단기 수익 압박 때문에 핀테크 추진이 어렵다. 또 증권사의 핀테크 실력 경쟁은 결국 회사의 종합 실력을 반영하는 것이라서 투자, 자산 관리, 연구 능력이 강한 대형 증권사의 강점이 두드러진다. 증권사가 핀테크를 이용해 고객을 더욱 잘 이해하면 현재 확보한 고객의 밀착도가 높아지고 잠재 고객을 유치하기 쉬워진다는 가설도 나왔다. 그래서 소형 증권사도 차별화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대형 증권사들의 전략적 분화도 이뤄졌다. 화타이증권의 인터넷 전략이 가장 명확하다. 업무 전환도 가장 철저해 자산 관리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화타이증권의 중개 업무는 업계 1위를 유지했고, 앱 장러차이푸퉁(漲樂財富通)의 보급률과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업계 최고를 기록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증권사들은 조직 구조를 혁신했고 운영 효율을 높였다. 2016년과 2017년 상반기에 화타이증권은 중개 업무 담당 직원을 각각 1119명, 505명 줄였다. 증권사 최초의 오프라인 영업부 축소다.
 
하이퉁과 궈타이쥔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하이퉁증권은 오프라인 영업점의 모객 능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온라인 업무를 지원해 균형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궈타이쥔안도 마찬가지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동을 강조했고, 온라인 업무 확대를 인터넷금융의 목표로 설정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인터넷금융부와 업무부서가 서비스를 주고받는 관계여서 부서 간 업무 경쟁을 하지 않는다. 업계 선두 주자인 중신증권(中信證券·CITIC)은 별 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신증권이 중국의 골드만삭스가 되려는 뜻을 세웠다면 일반 고객 감소에 과도하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국제금융주식유한공사(中國國際金融股份有限公司·CICC)는 2016년 9월 말 처음 인터넷기업과 협력을 시작했다. 텐센트가 지분을 투자하고 양해각서를 맺었다. 중국국제금융공사 임원은 회사가 고액순자산보유자 서비스 분야에서 효율적이고 신속한 규모화를 이루지 못했다며, 텐센트의 기술과 규모를 이용해 새로운 기회를 확보하리라고 기대했다. 새 사업모델 창출과 디지털을 통한 고객 서비스, 고객 식별과 추가 확보 등이다. 그는 또 텐센트의 앞선 기술을 이용해 전문가가 일반 고객에게 서비스할 수 있기를 바랐다.
 
인터넷 발달에 대응해 증권사들은 기존 사고방식을 바꾸고, 증권업 허가증이 가져다준 효과가 사라지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각자가 보유한 자원에 따라 적합한 전략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빅데이터 시대가 되면서 금융기관들은 동종 업계와 과학기술의 이중 도전에 직면했다. 하지만 이는 증권사들이 도전에 정면 대응하도록 만들었다. 핀테크가 업계의 동질화 현상을 해결하지 못했지만, 임계점까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 財新週刊 2017년 제43호
券商金融科技虛實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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