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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엎친 데 ‘경쟁력 상실’ 덮쳤다
[Business] 중국 시장에서 된서리 맞은 현대·기아차
[90호] 2017년 10월 01일 (일) 황룽 등 economyinsight@hani.co.kr
6월 판매량 60% 급감… 중국 토종 자동차와 외국계의 협공에 시장 지위 추락
 
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으며 된서리를 맞았다. 표면적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가 영향을 끼쳤지만 근본 원인은 따로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급변하는 중국 시장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고 가격경쟁력 등에서 뒤처졌다는 것이다. 중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높은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워 급성장했지만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토종 업체에 밀리고 있다. 게다가 일본계를 비롯해 BMW와 벤츠 등 고급 자동차 업체가 중저가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중국 정부의 차별적 배터리 정책 탓에 신에너지자동차 분야에서 활로를 찾기도 쉽지 않다.
 
황룽 黃榮 정리춘 鄭麗純 <차이신주간>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 판매량이 2017년 6월 60% 이상 감소하며 중국 진출 15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중국 베이징현대 공장 앞을 지나가는 남성. REUTERS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중국 진출 15년 만에 바닥으로 추락했다. 2017년 6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월간 중국 시장 판매량은 각각 3만5천 대와 1만7천 대로 2016년 같은 기간에 견줘 60% 이상 급감했다. 게다가 6개월 연속 하락세였다. 한국 <연합뉴스>가 보도한 이 내용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 시장에서 직면한 상황을 보여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현대자동차그룹 소속으로, 현대차는 베이징자동차주식유한공사와 합자회사인 베이징현대자동차유한공사를 설립했다. 기아자동차는 둥펑자동차공사 및 장쑤웨다투자주식유한공사와 둥펑웨다기아자동차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지난 4년 동안 현대자동차그룹은 중국 시장의 연간 판매량 100만 대를 넘었고, 2017년 판매목표를 약 200만 대로 잡았다.
 
그러나 2017년 한국계 자동차는 중국 시장에서 된서리를 맞았다. “2017년 3월 일부 판매대리점의 내방 고객이 하루 평균 30회에서 5회로 줄었고 판매량도 급감했다.” 우저우타오 베이징현대 부총경리 겸 판매본부 부본부장이 말했다. 둥펑웨다기아자동차의 상황도 비슷했다. 광저우 지역 판매 담당자는 “상반기에 베이징현대 판매량이 절반으로 줄었고 둥펑웨다기아는 더 심각해서 60% 이상 급감했다”고 말했다.
 
한국계 자동차가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요인은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계 자동차보다 위치를 낮게 설정한 중국 현지 기업이 가파르게 성장했고 한국계 자동차보다 높은 위치를 설정한 일본계 자동차는 중국과 일본의 댜오위다오(釣魚島,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이 잠잠해지면서 기세를 회복했다. 그러자 한국계 자동차는 양쪽에서 압박을 받았다. 시장의 압박 속에 한국계 자동차는 성장세가 둔화됐고 여러 세대의 차종을 동시에 판매하는 전략의 단점이 부각됐다.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은 앞으로도 성장을 제약할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계 자동차가 근본적 문제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사드 사태 이후 판매량 급감
한국계 자동차가 중국 시장에 진출한 시간은 길지 않지만 가파르게 성장했다. 2001년 기아자동차가 먼저 진출해 둥펑웨다기아를 설립하고 첫 차종 ‘첸리마’(千里馬)로 황금시대를 열었다. 2002년 현대자동차도 합자회사 베이징현대를 설립하고 첫 승용차 ‘쒀나타’(索納塔·한국명 쏘나타)를 출시했다. 같은 해에 계약과 생산, 신차 출고를 마쳐 ‘속도의 현대’라는 평가를 받았다. ‘쒀나타’와 ‘이란터’(伊蘭特·한국명 아반떼) 두 차종은 3년 만에 판매량 40만 대를 돌파했고 연평균 120% 성장했다. 2004년 베이징현대는 15만 대를 판매해 중국 내 자동차 판매 순위 5위에 올랐다.
 
이후 오랜 기간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 소비자의 사랑을 받았고 다국적 자동차기업 가운데 폴크스바겐과 GM의 뒤를 쫓기도 했다. “한국계 자동차가 8만~15만위안(약 1400만~2600만원) 시장을 장악한 것이 주효했다.” 세계적 컨설팅 전문기업 롤랜드버거(Roland Berger)의 수창 파트너는 “폴크스바겐 등 중고급 자동차는 15만위안 이상의 시장을 겨냥했고, 중국 현지 기업은 8만위안 이하 시장을 공략해 8만위안에서 15만위안 사이가 공백이었다”며 “3·4선 도시에서 첫 차를 구매하거나 1·2선 도시에서 자동차를 추가 구입하는 소비자가 한국계 자동차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중국 시장의 판매량이 179만2천 대로 4년 연속 100만 대를 돌파했다. 2017년 초에는 판매목표를 195만 대로 설정했다. 하지만 2월 말 중국이 한국과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에 반대하는 사태가 불거지자 중국 시장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 상반기 베이징현대의 누적 판매량은 26만6천 대로 판매목표의 24%를 달성했고, 둥펑웨다기아는 누적 판매량 12만7천 대로 판매목표의 18.4%에 그쳤다.
 
판매가 부진하자 판매사의 자금회전에 큰 문제가 생겼다. 판매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16년 말 판매사에 물량을 할당했으나 시장 분위기가 돌변하면서 판매사의 재고가 급증해 자금회전에 어려움을 겪었다. “베이징현대의 장점이 부담으로 돌아왔다.” 베이징현대의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판매사가 보증금 10%만 납부하면 자동차를 주문할 수 있고 4개월 동안 이자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판매사도 자동차를 주문할 때 재고 부담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시장 분위기가 바뀌면서 자금회전 문제가 터졌다.
 
시장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사가 계약을 해지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지만 우저우타오 베이징현대 부총경리는 이를 부인했다. “상반기에 판매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판매사가 재고를 소진한 뒤 신차를 주문하도록 허가했다. 판매사들의 은행대출 상환을 지원해 판매사 체계를 안정시켰다.”
 
베이징현대에 비해 둥펑웨다기아의 판매사 체계는 더 취약했다. 2017년 초 둥펑웨다기아 판매사들은 “제조사의 강매로 재고가 쌓여 큰 손해를 봤다”며 “사업정책을 조정하지 않으면 신차 주문을 중단하겠다”고 맞섰다. 두 쪽은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 업계 전문가는 베이징현대의 상반기 실적이 크게 둔화됐지만 적어도 3월 이후부터 회복될 기미가 보였는데 둥펑웨다기아의 판매량은 여전히 바닥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2017년 상반기 베이징현대의 누적 판매량은 26만6천 대로 판매목표의 24%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4월 상하이 오토쇼에서 선보인 현대자동차의 신형 스포츠실용차 ix35. REUTERS
 
중국 토종 브랜드와 일본계의 협공
한국계 자동차의 경쟁사인 중국 기업과 유럽·일본계 자동차는 판매량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7년 상반기 현지 기업의 승용차 판매량은 493만9500대로 2016년 상반기보다 4.3% 늘었다.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43.9%를 차지해 점유율이 한 해 전보다 1.14%포인트 늘었다.
 
외국계의 승용차 판매량은, 독일계가 227만5200대(점유율 20.2%), 일본계 198만9200대(17.6%), 미국계 135만1700대(12%), 한국계 43만900대(3.8%), 프랑스계 18만8400대(1.7%)를 차지했다. 일본계 승용차는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증가율이 상승했고, 독일계와 미국계는 증가 속도가 둔화됐으며, 한국계와 프랑스계는 하락세가 완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계 자동차의 브랜드 인지도가 약해지고 판매가 둔화된 것은 근본적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중국 현지 자동차기업이 ‘위’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현대기아차가 강점으로 꼽던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 사양,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를 중국 현지 기업들이 대부분 추월했다. 2014년부터 현지 자동차기업은 스포츠실용차(SUV) 보급을 기회로 삼아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창청(長城·Great Wall), 창안(長安·CHANGAN), 지리(吉利·GEELY), 광저우자동차(廣州汽車·GAC Group), 상하이자동차(上海汽車) 등 현지 자동차기업 처지에서 보면 한국계 자동차는 외국계 자동차 순위 끄트머리에 있어 가장 쉽게 추격할 수 있는 대상이었다.
 
리수푸 지리그룹 회장은 2017년 열린 전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 자동차의 기술과 품질, 가격, 서비스는 이미 한국계 자동차를 뛰어넘었고 1~2년 뒤에는 일본계 자동차도 추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창 롤랜드버거 파트너도 “현지 자동차기업의 품질과 디자인, 생산기술 수준이 향상되고 있다”면서 “한국계 자동차가 위로 올라가지 못하면 지금 확보한 시장을 현지 자동차기업에 빼앗길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계 자동차기업들은 ‘아래로’ 방향을 바꿔 중간시장으로 진출했다. 최근 BMW와 벤츠, 아우디 등 고급 자동차를 포함한 합자 자동차기업들이 치열한 가격경쟁에 동참하자 한국계 자동차는 앞뒤에서 협공을 받게 됐다. 광저우 지역 한 자동차 판매자는 “1선 도시에서 직장인들이 첫 차를 구매할 때 더 이상 한국계 자동차를 비롯한 중저가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다”면서 “벤츠나 아우디를 첫 차로 구매하는 비율이 30%나 된다”고 말했다. “이는 생각지 못한 일이다. 금융상품이 너무 다양해서 담보 대출로 충분히 살 수 있다.”
 
1선 도시의 시장 분위기가 3·4선 도시로 확산됐다. 중국에선 주로 공식 판매사인 ‘4S대리점’(판매·관리·부품·판매전략 네 업무를 모두 처리하는 곳 -편집자)을 통해 자동차를 판매하고, 2차 판매점은 4S대리점에서 차량을 구입해 3·4선 도시에 판다. “2차 판매점은 시장 변화에 민감해 1선 도시에서 판매가 둔화되면 주문을 꺼린다. 그들은 4S대리점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률이 가장 높은 차종을 판매한다.” 앞서 소개한 자동차 판매자의 말이다.
 
한국 자동차기업도 문제를 인식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베이징현대는 ‘성다’(勝達·한국명 싼타페)와 ‘투성’(途勝·한국명 투싼), ‘쏘나타9’ 등 고급형 자동차를 내놨다. 하지만 베이징 지역 판매자는 판매 실적이 괜찮은 차종도 다른 합자 자동차기업에 비하면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판매량을 늘리는 데 집중해 브랜드 구축이 부족했다.” 우저우타오 베이징현대 부총경리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앞으로 제품라인을 조정해 대형차와 고급차, 스마트자동차를 중심으로 판매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 개발과 기술, 경영 상황을 보면 한국계 자동차는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며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롤랜드버거의 수창 파트너는 이렇게 지적했다. “한국계 자동차가 구미 지역에선 여전히 판매 실적이 좋고 높은 가성비를 살려 중저가 자동차로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그러나 중국시장에서 제품이 고급 브랜드로 인정받으려면 성숙한 시장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이런 경험 없이 고급화를 추진하면 중국 소비자의 인정을 받기 힘들 것이다.”
 
   
중국 토종 자동차기업은 스포츠실용차(SUV)를 활용해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2016년 4월 베이징 오토쇼에서 관람객들이 지리자동차의 SUV 엠그랜드GS를 살펴보고 있다. REUTERS
 
신에너지자동차 분야도 험난
한국계 자동차가 여러 세대의 차종을 동시에 판매하는 전략도 시장에서 평가가 엇갈린다. 준중형 세단 시장에서 베이징현대는 아반떼 시리즈인 이란터와 웨둥(悅動), 랑둥(朗動), 링둥(嶺東)을 내놨고 SUV 시장에선 성다와 ix35, 투성을 보유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이런 시장 전략은 효과적이었다. 중국은 지역별 경제 수준 격차가 크고 자동차 시장도 등급이 나뉘어 각자 적합한 세부 시장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고속성장기가 끝나자 여러 세대의 차종을 동시에 판매하는 전략이 ‘자기편끼리 죽고 죽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 베이징현대 판매자가 말했다. “베이징현대의 웨둥 오토차량은 할인 가격이 9만2900위안(약 1620만원)이다. 그런데 2013년 나온 다음 세대 랑둥 오토차량은 소매가격이 8만위안이라서 같은 회사 제품끼리 경쟁하는 것이다.”
 
2017년 3월 부임한 장위안신 베이징현대 총경리도 이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2017년 신규 차종을 강화해 ‘뉴웨둥’과 ‘뉴위에나’, SUV 신차 3종을 출시해 제품의 세대교체를 실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차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긴 힘들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최근 베이징현대 자동차의 세대교체가 성공적이지 않았다”면서 “판매사들은 여전히 2014년 이전에 출시된 차량으로 매출을 올리고, 2014년 이후 나온 차량은 재고도 많고 손실이 커서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내세울 만한 제품이 없는 상황에서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결정지을 신에너지자동차도 진통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8년부터 신에너지자동차 보급 정책을 실시해 자동차기업의 신에너지자동차 생산 비율을 규제할 계획이다. 이에 대비해 대형 자동차기업은 신에너지자동차 출시를 서두르고 단기간에 신차를 내놓기 힘든 기업은 현지 기업과 협력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예를 들어 폴크스바겐자동차는 JAC모터스(江淮汽車)와 전기자동차 합자회사를 설립했고, 다임러는 베이징자동차그룹의 신에너지자동차 자회사에 지분을 투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0년까지 신에너지자동차 15종 곧 베이징현대 9종, 둥펑웨다기아차 6종을 내놓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계획 발표 뒤 지금까지 중국 시장에서 신에너지자동차 2종을 내놓은 데 그쳤다. 중국 정부의 배터리 정책 때문이었다. 현대자동차그룹에 전기자동차 동력원인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이 중국 정부가 발표한 ‘동력배터리기업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 목록은 ‘자동차동력축전지산업규범조건’을 말한다. 2015년 3월 공업정보화부에서 발표하고 같은 해 5월1일부터 시행됐다. 중국 정부가 해당 목록에 포함된 기업의 배터리를 구매하도록 강제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자동차는 공업정보화부에서 발표한 제품목록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 제품 목록에 들어가야 제품 시판이 가능하다.
 
상하이자동차의 배터리 납품 업체도 LG화학이었다. 정부 부처 관계자는 배터리 납품업체 문제로 상하이자동차가 생산한 제품이 공업정보화부 제품목록에 들어가지 못하자 결국 납품업체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상하이자동차그룹은 중국 현지 배터리 제조업체인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와 합자회사를 설립했다. “신에너지자동차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있었다.” 우저우타오 베이징현대 부총경리는 “현재 다른 납품업체를 찾고 있으며 2018년부터 중국 현지 제조사가 생산한 배터리를 장착한 하이브리드차와 순수 전기차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현대차는 순조롭게 성장해 강력한 위기의식이 없었다. 내부적으로 해결책을 고심하고 앞으로 새로운 변화를 보여줄 것이다.”
 
ⓒ 財新週刊 2017년 31호
“韓系車”遇冷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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