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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기획] 효능 과장하고 부작용 안 밝히고
중국 한약재 부작용 주의보- ② 피해 줄이려면
[78호] 2016년 10월 01일 (토) 위다웨이 economyinsight@hani.co.kr

성분 및 부작용 표시 규정 없어 화 키워…
약 포장에 원재료, 부작용 표시 의무화해야

전문가들은 중의학 부작용 피해를 막으려면 의사의 설명 의무 부과와 상세한 성분 표시 관련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중국법상 중의학은 처방전 의무 발급 대상에서 제외돼 있고 성분과 부작용 표시 관련 규정이 미흡하다. 이에 따라 의사가 중약을 제공할 경우 포장에 원재료, 제조일자, 유통기한, 부작용 등을 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다웨이 于達維 <차이신주간> 기자

최근 중약 부작용 사건이 늘자 중약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불렀다. 2008년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이하 식약총국)은 중성약 장골관절환(壯骨關節丸)이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로 널리 사용하는 이 약은 두 가지 이상의 중약을 복합 처방한 제제로 관련 부작용 보고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2001년 11월부터 2008년 5월27일까지 158건이 접수됐는데 발진과 가려움, 오심(구역질), 구토, 복통, 설사, 위통, 혈압 상승, 간 기능 이상 등이 주요 증상이었다. 그중 간 손상 사례는 47건(30.4%)이었다.

   
▲ 중국법상 중의학은 처방전 의무 발급 대상에서 제외돼 중약 남용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의 중의원에서 의사가 약을 조제하고 있다. REUTERS
현대 중약 약리학의 독성 연구 결과, 장골관절환에서 최소 두 가지 성분이 실험용 동물의 간 손상을 유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약방에 기록된 약재인 독활(獨活)은 베르갑텐(Bergapten), 오스톨(Osthole), 임페라토린(Imperatorin), 안젤리신(Angelicin), 크산토톡신(Xanthotoxin) 등의 성분을 갖고 있다. 또 다른 약재인 음양곽은 간 지방 변성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식약총국은 단일 성분의 약리학 연구 결과가 전체 처방의 기능과 동일할 수 없고 장골관절환과 간 손상의 관련성은 비교적 명확하지만 발생 기제가 확실치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골관절환을 복용하지 않았지만 음양곽을 함유한 또 다른 중성약으로 인한 약인성 간 손상이 의심되는 환자도 있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이 환자는 2016년 3월 중순 무릎에 통증을 느껴 병원에 갔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검사 결과 큰 문제는 없었다. 환자가 검사 결과지를 들고 재진을 요청했지만 마침 담당 의사가 없어 응급실로 갔다. 응급실에 있던 젊은 의사는 일반적인 방법대로 관절에 좋은 중성약을 처방했다. 보름쯤 지나면서 환자는 오한과 발열이 이어지고 졸음이 쏟아졌다. 4월 초 다시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지만, 의사는 원인을 찾지 못해 여러 가지 검사를 했다. 간 기능 검사 결과 정상 수치가 75인 트랜스아미나제효소 지수가 800을 넘겼고 의사는 담낭염 또는 소화기관 종양, 간염 가능성을 의심했다. 검사를 받는 동안 환자가 이 중성약을 한 차례 복용하자 트랜스아미나제효소 지수는 1100까지 상승했다.

환자는 약 포장재 옆면엔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적혀 있지만 앞면에는 신장과 간 기능 보호를 효능으로 표시해 놨다고 하소연했다. 과거 간 관련 병력이 없었기 때문에 병원의 책임을 추궁할 생각도 했지만, 병원 쪽이 민감한 체질이라고 말할 수 있고 증거를 제시할 수도 없어 포기했다. 복용약에 대해 물으면 의사가 대답을 회피하며 얼버무렸다고 한다.

이 관절치료제에는 음양곽과 속단(續斷), 단삼(丹參), 지모(知母), 보골지(補骨脂), 지황(地黃) 성분이 들어 있었다. 그중 음약곽이 간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성분이다. 하지만 해당 약의 사용설명서에는 부작용 및 주의 사항에 대해 ‘아직 명확하지 않음’이라고 표기돼 있다. 하수오 성분을 함유한 다른 중성약에도 대부분 부작용에 대해 ‘아직 명확하지 않음’이라고 쓰여 있다.

‘부작용이 아직 명확하지 않음’이란 표현은 중성약의 특권이다. 의학적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약물의 효능은 물론 부작용과 복용해선 안 될 대상을 명시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 완벽한 임상시험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므로 다른 나라에선 해당 약물을 판매할 수 없다.

부작용 표기 의무 없는 특권

중성약은 어떻게 이런 특권을 갖게 됐을까? 식약총국의 규정을 조사한 결과, 2008년 ‘약품등록관리방법’ 수정안과 함께 ‘중약등록관리보충규정’이 동시에 발표됐는데 이때 ‘고전 처방에서 기원한 중약 복합 처방 제제’라는 유형을 추가했다. 이 요건에 부합하는 처방은 이미 오랜 기간 임상에서 응용됐고 치료 효과가 명확하며 특색과 강점이 분명한 고전에서 유래한 것이므로 화학 합성약을 대상으로 한 동물 실험을 통한 효능 검증을 면제해줬다. 임상연구도 요구하지 않았다. 당시 식약총국이 주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문가는 전통을 계승하고 중의약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서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식약총국 규정에 따르면 “중약 설명서는 약품의 부작용을 사실적으로 상세하게 열거하고 부작용의 심각성과 발생 빈도, 증상에 따라 체계적으로 열거해야 한다. 부작용 여부가 아직 명확하지 않을 경우 ‘부작용이 아직 명확하지 않음’이라고 기재해야 한다”. 관련 규정의 보호 속에 중성약은 약물동태학과 약리적 독성, 금기 사항, 부작용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약재를 포장해 판매했고 이는 중약의 간 손상 유발 위험을 조장했다. 의사들은 중성약을 처방할 때 약을 먹으면서 간 기능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당부하지 않았다.

간 관련 질병을 연구하는 웨이리신 인제병원 교수는 중의약으로 인한 간 손상이 의사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중의약은 천연 물질이므로 독성과 부작용이 적다고 오해하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약인성 간 손상이 시작되면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가 이런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으면 환자를 문진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웨이리신 교수는 판매자의 과장된 설명을 맹신하지 말고 가격이 비싸고 유명할수록 좋은 약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위페이중 중국의과대학 교수의 지적이다. “중약은 종류가 다양하고 복잡해서 임상에서 부작용을 발견할 수밖에 없다. 문제가 심각하면 판매를 금지하거나 회수하겠지만 개별 사례일 경우 감독 당국이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2012년 열린 ‘중-미 간 질병 중개의학 및 약인성 간 손상 국제포럼’에서 중화의학회 자지둥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임상연구는 환자 수가 적고 엄격한 선별을 거치기 때문에 약품을 판매하기 전에 간 독성 문제를 발견하기 힘들다. 문제를 예방하려면 소비자는 약인성 간 손상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정부는 약품의 시판 전후 감독을 강화하며, 제약회사는 약품 개발 단계부터 시판 뒤까지 줄곧 약인성 간 손상 문제를 주시해야 한다.”

갈수록 멀어지는 현대화의 길

   
▲ 전문가들은 중의학 부작용의 피해를 막기 위해선 성분 및 부작용 표시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국 저장성의 중의원에서 뜸 치료를 하는 의사. REUTERS
2015년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을 발견해 노벨상을 받은 투유유 교수는 수상 소감에서 중의약 연구의 공헌을 거듭 강조했다. 최근 천연 식물 성분 약재가 치료제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으면서 중약 연구의 수준과 위상이 높아졌다. 중약의 신약 연구와 개발은 국내 제약회사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사업이자 현재 벤처투자가 가장 활발한 분야다. 하지만 계속 증가하는 부작용 사례로 인해 중의약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위창 중국과학원 상하이약물연구소 연구원은 ‘제2의 아르테미시닌’을 발견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아르테미시닌은 전형적인 중약이 아니라 단일 처방으로 만들 수 없어 현대과학을 이용한 가공을 거쳐야 하는 양약이다.

샤오샤오허 해방군302병원 전군중의약연구소 소장은 “현재 개발하는 신약은 대부분 중의학 이론을 적용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천연 식물을 사용한 약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 작업이 대부분 중의약 이론과 관련이 없고 약효를 평가하는 방법과 기준도 중의학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는다.

“양약도 식물성 원료를 사용하지만 약효와 안전성을 명확하게 규명한다. 팔각(붓순나무)에서 타미플루를 만들어낸 것처럼 말이다.” 위창 연구원은 기초연구에 치중하고 있다. 그는 “효용성을 떠나 적어도 명확한 답이 필요하다”면서 중약의 문제점은 효능과 안전성을 증명할 데이터가 없고 기초과학과 임상연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삼적환(丹參滴丸), 강래특(康萊特), 지오심혈강(地奧心血康)이 미국에서 임상연구를 시작했지만 결론을 얻지 못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중의약을 신임하는 건, 오랫동안 복용해도 큰 문제가 없었고 의사가 개인적으로 발명한 처방이 아니라 대를 이어 전해졌거나 유명한 고전에 기록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사용하는 약재는 고대의 그것과 품질이 전혀 다르다. 산지와 채집 계절, 가공 방식이 변하면 약재에 함유된 화합물의 함량도 달라진다. 그래서 전통 약 처방이 여전히 유효한지 판단하기 어렵다.

“중약이 중의학을 망치고 있다.” 2016년 7월3일 왕궈창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부주임이자 국가중의약관리국 국장은 전국 중약재자원 및 생태재배 세미나에서 중의약 약재는 수요가 막대하지만 재배 과정에서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 토양오염, 과학적 질서에 위배되는 채집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약재의 품질과 안전성을 보장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웨이리신 교수는 중약의 현대화 과정에서 먼저 약재 관리를 강화하고, 중의학의 전통을 회복해야 하며, 중약을 건강식품으로 간주하거나 유명 약품의 효능을 과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통은 좋은 것이지만 명확한 결론이 필요하다.”

정부가 중약의 간 손상 문제를 본격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렸다. 주칭징 우한시 간병연구소 부소장은 중화의학회 소속 전염병협회에서 중약의 간 손상 관련 지침을 마련하고 있고 간 손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중약 명단을 작성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성약과 단일 처방제도 포함될 것이며 응급조처 방법도 소개할 예정으로 6개월 이내에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 財新週刊 2016년 27호
中成藥不良反應和解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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