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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댐 해체, 한국은 4대강 ‘박차’
[Environment]인식 전환 필요한 댐과 수력발전
[19호] 2011년 11월 01일 (화) 김정수 economyinsight@hani.co.kr

김정수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댐 개발이야말로 영화 <아바타>에 나온 대로 원주민의 문화와 자연을 희생시키는 전형적 사례이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지난 6월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 뒤 인터뷰에서 밝힌 이 말이 진한 감동으로 밀려온다. 댐과 관련해 정곡을 찌른 말이기 때문이다.
 
벨로몬테댐은 브라질판 <아바타>
댐 건설을 둘러싼 인식의 전환은 댐 종주국 미국, 토건국가 일본을 거쳐 브라질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브라질 연방법원은 지난 9월28일 브라질 정부가 승인한 약 110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벨로몬테댐 건설 계획에 대해 ‘싱구강의 흐름이나 원주민의 소규모 어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두·둑을 건설하거나 폭약을 터뜨리는 것을 금지한다’고 판결했다. 브라질 정부는 에너지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대형 댐 건설을 통한 해결을 추진해왔다. 벨로몬테댐 규모는 중국의 싼샤댐, 브라질-파라과이 국경에 위치한 이타이푸댐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고, 2015년부터 1만MW가 넘는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계획됐다. 이 계획에 따라 댐이 건설되면 수몰되는 지역이 40만ha이고, 수만 명의 원주민이 강제이주해야 한다. 이주 이유는 싱구강을 흐르는 물 가운데 80%가 인공 저장소인 댐으로 흘러 들어가서 삶의 터전을 잃기 때문이라고 비영리기구인 ‘아마존 워치’는 주장한다.
‘댐 종주국’으로 불리는 미국은 1912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43개 주에서 650개 이상의 보와 댐을 철거했고, 2007년에만 12개 주에서 54개 댐을 철거했다. 대표적 사례를 보면 1988년 대형 댐인 위스콘신주 울런밀스댐, 1995년 샌드스톤댐, 1996년에는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윌리엄즈버그댐을 헐어버렸다. 최근에는 캘리포니아주의 마틸리하댐과 워싱턴주 엘와댐의 해체가 논의 중에 있다. 미국에서 댐 해체가 추진되는 이유는 ‘자연에 대한 지나친 개입을 피해야 한다’는 원칙에서 출발했다.
토건국가 일본도 1997년 하천법을 개정해 생물의 다양한 서식 환경 확보와 물순환 확보, 강과 지역주민의 관계 재구축, 홍수 및 갈수 같은 이상 시기의 하천을 대상으로 한 하천정책에서 평상시 하천을 염두에 둔 ‘강365일’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연계 강화를 제시했다. 이런 변화에 따라 1997년 12개 댐 건설 사업이 중지됐고, 2000년 댐을 포함한 233개 공공사업이 중지를 권고받았으며, 2001년 4월까지 전국 하천에서 농업용·취수용 보 326개를 제거했다.
수력발전은 물이 지닌 위치에너지를 수차를 이용해 기계에너지로 변화시키고, 이 기계에너지로 발전기를 구동시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하천 본류에 커다란 댐을 가로막아 상·하류 간 수위 차를 이용해 발전하는 방식을 주로 이용하는데, 춘천·의암·청평·팔당이 이에 해당된다. 수로식은 경사가 급하고 굴곡이 심한 하천의 굴곡부 상류에서 완만한 경사의 직선 수로를 설치해 발전하는 방식이다. 댐식과 수로식의 기능을 혼합한 댐수로식은 하천이 완만한 경사에서 급한 경사로, 또는 굴곡이 많은 하천 유로로 바뀌는 지점에 설치되는 댐에서 낙차를 이용해 발전하는 방식인데, 화천·소양강·안흥·강릉 수력발전소가 해당된다. 양수발전은 수요 조절이 불가능한 원자력발전소 등의 구조적 문제에서 출발한다. 효율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상부와 하부에 댐을 설치해 하부에 있는 물을 전력 소비가 적은 심야에 값싼 전력을 동력으로 상부 저수지로 올렸다가, 주간 또는 첨두부하(하루의 전력 사용 상황으로 보아 여러 가지 부하가 겹쳐져서 종합 수요가 커지는 시각의 부하)시 상부 댐에서 하부 댐으로 떨어뜨리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무주·청평·삼랑진 양수발전소 등이 있다.
수력발전은 일반적으로 공해가 적고 발전비가 적게 드는 점이 장점인 반면, 건설비가 많이 들고 소비자로부터 멀기 때문에 전력 손실이 큰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이는 환경 영향과 사회적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다.
수력발전을 위한 댐 건설이 지닌 구조적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댐의 저수지가 평면적으로 확대돼 공간적으로 대규모 면적을 수몰시키고 확대된 수면에 의해 주변 지역이 기상 변화로 인한 피해를 입게 된다. 댐이 건설되면 안개 일수가 늘어나고, 온도 변화에 대한 변화 속도가 증가돼 추울 때 더 추워지는 원인이 된다. 경기도 양평이 겨울에 온도가 낮게 나타나는 것은 이런 효과 때문이다.
둘째, 댐의 기능적 모순이다. 치수와 이수가 상반되기 때문에 전력을 많이 생산하려면 댐을 높게 만들어 저수지를 크게 할 수밖에 없는데, 그 결과 수몰 면적이 확대된다. 셋째, 강은 물뿐만 아니라 각종 물질이나 생물의 순환계 일부를 담당한다. 그런데 댐은 그 흐름을 콘크리트 구조물로 분리시킨다. 그에 따라 상류에서는 토사 퇴적과 수질 악화, 회유어종 소멸 등이 발생한다. 하류에서는 모래사장 소실이나 수량 저하, 생물다양성 감소 등의 환경문제가 발생한다.
 
세계 흐름과 정반대로 가는 한국
   
2010년 10월17일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강정보의 모습. 정부는 이를 ‘보’라고 주장하지만, 강정보의 경우 수문당 방류 능력은 소양강댐 수문의 2.7배, 팔당댐 수문의 1.8배에 이르는 사실상 ‘대형 댐’이다.
수력발전을 위한 댐 건설이 지닌 사회적 영향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첫째, 평면적 개발 형태에 따른 공동체 해체나 분단이다. 수몰 예정 지역 주민들은 생활수단뿐만 아니라 생활 거점까지 잃어버려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어 주민의 생활은 근본적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둘째, 댐 건설로 인해 이익을 얻는 집단과 피해를 입는 주체가 기본적으로 분리된다는 점이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사업비가 300억원 이상인 경우 예비타당성을 분석하게 돼 있다. 예비타당성 분석에서 비용편익 분석을 하는데, 이때 비용에 환경피해가 반영되지 않는다. 댐 건설을 통한 수력발전은 건설비용 못지않게 큰 환경가치를 비용으로 지급하게 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미 이런 문제를 우리보다 깊이 고민하는 유럽에서는 대규모 댐 건설을 통한 수력발전은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다.
우리나라는 세계적 흐름과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다른 나라는 댐 계획을 철회하거나 이미 지어진 댐들을 철거하는데, 우리는 그동안 억제돼온 댐 건설 계획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이라는 구호 아래 4대강에 16개 보를 설치해 수자원 확보, 소수력발전을 하겠다고 계절도 아랑곳하지 않고 밤낮으로 일해 2년 만에 완공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광속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대적인 보 준공식이 펼쳐졌고, 앞으로도 펼쳐질 것이다. 또한 바다를 가로지르는 댐을 만들어 조력발전을 하겠다고 강화도와 가로림만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화도에 조력발전소를 목적으로 댐을 건설하면 한강 하구언의 건강한 생태계를 치명적으로 위협하게 된다. 4대강 가운데 남북한 간 군사적 긴장관계로 유일하게 하구가 바다에 열려 있는 한강 하구가 교란되는 환경재앙이 우려되는 것이다. 가로림만 역시 연안 생태계에서 중요한 생태적 가치를 지닌다. 생태적 재난을 일으키는 4대강 사업과 조력발전 사업은 녹색성장의 허구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하천의 자연성 회복과 대안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
ecovi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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