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이슈 > 흐름
     
일찍 학교 갈수록 대학 진학 힘들다
[Trend]초등 조기입학자, 대학 진학 확률 21.5% 낮아
[18호] 2011년 10월 01일 (토) 조계완 economyinsight@hani.co.kr

정리 조계완 부편집장

   
지난해 3월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북가좌초등학교 입학식(왼쪽)과 대학입시 지원서 접수 창구 모습.

우리나라 교육제도에서 ‘빠른 나이’, 또는 ‘빠른 입학생’이라고 불리는 1·2월 출생자의 학교 적응 및 학업성취도에 관해 많은 사회적 관심이 있어왔다. 초등학교 취학연령의 경우 2009년까지는 초중등교육법에 의해 그해 3월 출생자부터 이듬해 2월생까지 같은 입학연도였다. 따라서 조기입학이나 취학유예를 한 경우를 배제하더라도 동급생들 사이에 최대 1년의 ‘연령’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0년부터 취학 기준일을 종래의 3월1일에서 1월1일로 변경했다. 필자(김태훈)는 2010년 이전의 취학 기준일에 따라, 1·2월 출생자들와 3∼12월 출생자들의 대학 진학 성과를 비교해 취학연령이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장기적 효과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살펴보았다.

취학 ‘월령’ , 대입까지 영향 주나?
그동안 1·2월 출생 아동의 초등학교 적응 및 사회적 발달, 나아가 초등학교에서의 학업성취도에 대한 연구가 간혹 있었다. 이 글은 장기적 교육 성과에 차이를 가져오는지 살펴보기 위해 취학 ‘월령’이 대학 진학에 미치는 효과를 실증적으로 검토했다. 이와 관련해, 취학 기준일을 1월1일로 변경하면서 2009년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는 저출산 대책으로 ‘취학연령 1년 단축안’을 제안했다. 초등학교 취학연령 단축이 영·유아 사교육비를 절감시켜 출산율을 증가시키고, 학생들의 사회적 진출이 빨라져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런 주장은 학생들의 취학 시기와 관계없이 학업성취도가 동일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인적자본이 동일하게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한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런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취학연령 단축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교육 기간에 형성되는 인적자본 축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한다. 또 취학유예 아동이 지난 10여 년간 급증해, 취학연령 단축 제안이 과연 현실성을 가진 정책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조기입학과 취학유예를 배제할 경우 3월 출생자는 취학월령이 84개월이며 2월 출생자는 73개월로, 두 집단 사이에 월령으로 계산한 ‘상대 나이’는 약 13.1∼15.1% 차이가 난다. 이들 연령대에서 발육이 왕성하게 이뤄지는 것을 고려할 때, 초등학교 입학 때의 이런 차이는 성숙·발달에 영향을 미쳐 학업성취도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물론 이런 상대 나이의 차이가 실제 나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장기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상대 나이의 차이가 대학 진학에까지 장기적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의 여지가 있다. 이에 대해 한 가지 가능한 설명은 상대 나이가 많은 학생일수록 초·중학교 초기 학업과정에서 더 좋은 학업성취도를 보인다면, 이후의 학업과정에서 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부여되고 더 좋은 학과과정을 거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1·2월 출생자는 표기 연령이 1살 어리기 때문에 다른 급우들과의 관계나 학교 적응 과정에서 문제를 겪을 수 있고, 이런 효과 역시 같은 경로를 거쳐 장기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분석에 사용한 자료는 ‘청년패널조사’(2001∼2006년, 2001년 기준 만 15∼29살 청년 대상)를 이용했다. 대학 진학 변수로는 △4년제 대학 입학 여부 △(4년제·2년제·기능대 등 모든 대학을 포함한) 전체 대학 입학 여부 △대학교 이름으로 추정한 대학입학 점수별 분류등급을 사용했다. 또 한국 대학입시의 독특한 특성을 반영하려고 했다. 즉, 많은 수험생들이 재수 입학을 통해 대학에 진학한다는 점을 고려해, 고교를 졸업한 해의 ‘최초 입시’에서의 결과와 3수까지의 기회를 부여한 ‘최종 입시’ 결과를 나눠 각각에 대해 상대 나이의 효과를 살펴보았다. 최초의 대학입시 결과는 같은 기간 교육받은 상태에서 학업성취도 결과를 나타내므로, 출생월별 학업성취도 차이를 비교하는 타당한 지표가 될 것이다. 반면 최종 입시에서의 결과는 재수·삼수 입시를 통해 대학에 입학하는 한국 입시의 특성이 최초 입시에서 나타난 상대 나이에 따른 학력 격차를 어떤 방식으로 변화시키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청년패널자료에는 수능점수 정보가 없기 때문에 진학한 대학의 이름으로 수능등급을 총 4등급으로 분류해 추정했다. 표본은 총 6천여 명이다. 표본에는 1970∼87년 출생자가 포함됐다.

재수·삼수의 기회비용과 1·2월 출생 효과

   
 
우선 표본의 특성을 보면, 최초 대학입시에서 4년제 대학진학률은 3∼12월 출생자가 약 4.1% 높고, 2년제를 포함한 전체 대학진학률은 약 1.8% 높다. 최종 학력에서는 이런 격차가 줄어든다. 3∼12월 출생자는 4년제 대학진학률이 1·2월 출생자보다 약 3.1% 높고, 전체 대학진학률은 0.3% 높았다. 이런 차이는 조기입학과 취학유예의 비율에서 두드러진다. 조기입학자 비율은 3∼12월 출생자 집단에서 9.3%, 1·2월 출생자 집단에서 3.6%였다. 반면 취학유예자 비율은 3∼12월 출생자 집단에서 4.8%, 1·2월 출생자 집단에서는 매우 높은 26.7%로 나타났다.
이제 실증분석 결과를 보자. 먼저 최초 대학입시 결과를 살펴본다. 조기입학과 취학유예를 통제하지 않은 경우, 1·2월 출생자는 3∼12월 출생자보다 약 3.65%만큼 4년제 대학에 진학할 확률이 낮았다. 이어 조기입학과 취학유예를 통제한 뒤 분석한 결과, 1·2월 출생자는 4년제 대학 진학 확률이 3.47% 낮았다. 즉, 취학 월령이 높을수록 최초 입시에서 4년제 대학에 진학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조기입학과 취학유예는 모두 4년제 대학 진학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입학은 4년제 대학 진학 확률을 12.3% 낮추고, 취학유예는 4년제 대학 진학 확률을 3.86% 낮추었다.
반면 2년제 대학을 포함한 전체 대학 진학에서도 1·2월생들의 진학률이 낮았다. 조기입학과 취학유예를 통제하지 않은 경우 1·2월 출생자는 전체 대학 진학 확률이 2.46% 낮은 것으로 추정되고, 이를 통제했을 때 1·2월 출생자는 약 3% 전체 대학 진학률이 낮았다. 이를 통해 취학연령이 어린 1·2월 출생자들이 3∼12월 출생자들보다 최초 대학입시로 표현되는 장기적 학업성취도가 낮을 가능성이 큼을 알 수 있다. 특히 조기입학은 전체 대학 진학 확률을 21.5%나 낮추었다. 이와 함께 1·2월 출생자는 ‘높은 등급의 대학’에 진학하는 데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조기입학과 취학유예 역시 높은 등급의 대학 진학에 부정적 효과를 미쳤다.
다음으로 최종 입시 결과를 살펴보자. 흥미롭게도 3∼12월 출생자와 1·2월 출생자 간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 결과는 앞서 살펴본 1·2월 출생자의 최초 입시에서의 효과와 다르다. 그 이유는, 첫째 최초 입시에서 실패한 많은 수험생들이 재수 이상으로 여러 번 입시를 치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최종 입시에서는 1·2월 출생 효과가 완화됐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즉, 1·2월 출생자들이 최초 입시에서 대학 진학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재수·삼수 입학을 더 많이 선택하고, 이로 인해 최종 입시에서 두 집단 사이의 대학 진학 성과의 차이가 완화됐을 수 있다. 더욱이 1·2월 출생자들이 3∼12월 출생자보다 표기 연령이 한 살 어리기 때문에 입시를 다시 치르는 기회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할 것이고, 그 결과 더 많은 1·2월 출생자가 재수 이상의 입시를 선택했을 것이다. 실제로 두 집단 간에 대학학력을 가진 사람들 중 재수·삼수 입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한 학생 비율을 따져보니 3∼12월 출생자 집단은 16.75%, 1·2월 출생자 집단은 19.21%로 나타났다. 즉, 1·2월 출생자일수록 재수 입학을 더 많이 선택할 수 있다.

최종 입시에서 취학유예의 부정적 효과
다른 각도에서 고려해보면 최초의 입시 결과는 두 집단 간의 학력 격차를 반영한 결과가 아닐 수도 있다. 즉, 1·2월 출생자들이 재수의 기회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최초 입시에서 이들의 기대수준을 상대적으로 높게 만들어 자신의 점수보다 높은 학교에 지원하거나, 동일한 학교에 합격하더라도 더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이를 포기하고 다시 입시에 도전할 의사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물론 4년제 대학 진학 성과의 차이가 실제 학력 격차를 반영한 결과인지, 아니면 재수의 기회비용 차이가 야기한 기대수준의 차이를 반영한 것인지 두 효과를 분리해내기기 어렵다.
이제 조기입학과 취학유예의 최종 입시 효과를 살펴보자. 4년제 대학 진학 결과에서 조기입학은 4년제 대학 진학률을 약 4.74%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초 입시 결과에서 조기입학이 4년제 대학 진학을 약 12.3% 낮추는 효과가 있었던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조기입학은 전체 대학 진학률 역시 약 9.76% 낮추었다. 이는 앞서 본 최초 입시 결과(21.5%)와 큰 차이가 있다. 반면 취학유예의 경우 4년제 대학 진학률은 약 5.96%, 전체 대학 진학률은 6.4% 낮추는 것으로 나타나, 최초 입시 결과에서보다 부정적 효과가 더 컸다. 최초 입시에 비해 최종 입시에서는 조기입학의 부정적 효과가 감소하고, 취학유예의 부정적 효과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이 결과 역시 각 집단 간 표기 연령의 차이가 야기하는 재수 입학의 기회비용 차이가 초래한 것으로 생각된다. 즉 조기입학자는 재수·삼수의 기회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다시 입시를 치르려는 학생이 많아서 최종 입시에서 입시 결과가 개선될 가능성이 큰 반면, 취학유예자는 다시 입시를 치르는 비용이 적령입학자나 조기입학자보다 크고 최초 입시에서의 기대수준 역시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다. 그래서 최종 입시에서의 부정적 효과가 최초 입시에서보다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에 따르면, 취학유예자는 2000년 2만2천 명에서 2008년 5만8천여 명으로 증가했다. 최근 10여 년간 1·2월 출생 아동의 취학유예 급증 추세는 이와 같은 1·2월생들의 상대적인 학업 부진을 반영하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상대 나이가 어린 학생들의 학업 성과가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현상은 곧 이들의 낮은 학업 성과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또 초등학생 취학 시기를 언제로 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지에 대한 해답을 도출하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취학 당시의 상대 나이가 학업 성과와 관련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취학연령 단축안이 시행될 경우, 시행 초기에 불가피하게 다른 연령대의 학생들이 같은 입학연도에 속해서 학업을 수행하게 된다. 이 경우 취학연령이 낮은 학생들이 학업 수행에서 불리할 수 있다. 취학연령 단축이 출산에 미치는 효과뿐만 아니라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 나아가 그런 영향이 학생들에 따라 다르게 미칠 수 있음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책 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kyewan@hani.co.kr


* 이 글은 김태훈(서울대 경제학부 박사과정, 현재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학 경제학 박사과정)의 논문 ‘초등학교 취학 나이가 대학 진학에 미치는 영향’(<노동경제논집> 제24권1호·2011)을 재정리한 것이다.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조계완의 다른기사 보기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김현대 | 편집인 : 강대성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백기철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