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윤리적 소비, 한국 노동자 제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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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소비, 한국 노동자 제품부터

[Cover Story]명품 범람하는 한국 사회… 의류 노동자는 여전히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

[16호] 2011년 08월 01일 (월)

김진화

economyinsight@hani.co.kr

김진화 오르그닷넷 대표 　 지난 20여 년간 가격이 오르지 않고 거의 그대로인 게 두 가지 있다고, 우스갯소리처럼 말한다.과외비와 화대다.여기에 하나를 더해도 될 것 같다.바로 옷값이다.다른 건 천정부지로 가격이 올랐는데 옷값만은 예외다.아니 오히려 더 싸진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의류시장을 강타한 패스트패션 열풍은 나랏님도 못 잡아 쩔쩔매는 물가 시계를 되돌려놓았다. 봉제공장으로 가득했던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 현재는 도매상인들만 남아 있다. 남대문에서 동대문으로, 이랜드 그룹에서 대형마트로, 유니클로로 유통 형태와 브랜드가 달라지긴 했지만 1만원짜리 한 장 달랑 들고 가도 번듯하게 사 입을 옷이 있다는 사실은 그대로다.그동안의 물가인상률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기술 발전이 인류 모두에게 혜택으로 돌아가는 멋진 신세계가 도래한 것인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옷값은 여전한데 가계 지출에서 의류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혀 줄지 않았다는 사실이다.개별 단가는 그대로인데 구입하는 총량이 늘었다는 말이다.패스트패션이 유행하기 전과 비교해 선진국 국민 1인당 의류 구매량이 10배가량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더 싸게 더 많이 사는 소비 행태가 확산된 것이다. 윤리적 패션은 이런 양태에 대한 성찰적 제안이다.‘많이 입고 버려서 행복합니까?’ ‘싸게 살 수 있어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나아가 이런 질문도 던진다.‘과연 이게 지속 가능하겠습니까?’ ‘계속 이렇게 마구 사서 입고 몇 번 안 입고 버려도 아무 문제 없겠습니까?’ 　 이윤과 손실의 사회화, 그 수취인 불명 청구서 행복해진 사람들이 분명 있다.예컨대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ZARA)를 보유한 스페인의 인디텍스그룹은 현란한 소비와 폐기의 가속도를 에너지 삼아 연매출 17조원에 달하는 패션제국을 이룩했다.일본의 유니클로 역시 1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를 자랑한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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