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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늘리면 법인세 적게 받자
[한국경제 혁신 공모전]정규직-법인세율 연동을 통한 고용의 질 개선 방안
[14호] 2011년 06월 01일 (수) 이동욱 economyinsight@hani.co.kr

이동욱 전 세무서 근무
 
현대 경제는 과학기술의 발달과 자본설비 투자 확대로 인해 생산이 확충돼도 고용은 거의 증가하지 않는다. 그 결과 생산의 부가가치를 배분하는 데 (자본-노동 소득분배율) 자본으로의 배분은 확대되고, 노동으로의 배분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수출산업 구조가 대기업의 장치산업 위주로 구성돼 수출이 증가해도 고용은 거의 늘지 않는다. 반면 수출이 증가하면 자유변동환율제 아래서 환율이 하락하고, 환율이 하락하면 수입이 증가한다. 시차가 있지만 약간 하락한 환율에서 수출과 수입은 균형을 이룬다. 즉 수출이 증가하면서 수입이 증가하는 반면, 내수는 늘지 않는다.
특히 ‘고용 증가’를 동반하지 않는 수출 증가는 내수 확대로 작용하지 못한다. 오히려 수입 증가는 그만큼 내수산업의 매출을 감소시킨다. 물론 내수산업의 매출 감소는 내수산업 고용 감소로 이어진다. 나아가 수출 확대를 위한 환율 정책은 국가의 총자원 중 일부를 수출산업에 우선 배분하는 것이므로 수출산업에 지원되는 만큼 내수를 축소시키고, 내수산업의 고용을 감소시킨다. 결국 우리나라는 수출이 증가할수록, 수출 확대 정책을 사용할수록 그만큼 고용이 감소하는 경제구조다.
우리나라는 투자세액공제제도(특별상각 포함)를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투자를 확대할수록 기업의 매출은 증가한다. 반면 경쟁기업의 매출은 축소된다. 투자를 확대해 매출이 증가한 기업은 매출이 감소한 기업에 견줘 매출액 대비 인건비가 적은 편이다. 즉, 자본투자가 늘고 반대로 고용은 그다지 늘지 않는다. 투자와 매출 확대에 따른 고용 증가보다 경쟁기업의 매출 축소에 따른 고용 감소가 더 크게 발생하게 된다. 고용 감소는 ‘노동소득 축소→소득분배 악화→소비 축소→생산 감소→다시 고용 감소’라는 악순환을 발생시킨다. 물론 투자가 줄어들면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투자가 확대되면 고용이 감소돼 국민경제 규모가 축소되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형국이다.
이와 함께 다수의 비정규직 고용으로 대표되는 노동시장 유연화는 기업의 인건비를 감소시켜 가격경쟁력을 높이지만, 고용의 질을 악화하고, 노동소득을 축소시켜 소득분배를 악화하고 있다. 이는 소비·생산 축소로 이어져 다시 고용을 축소시키는 악순환으로 작용한다.

   
2008년 10월,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정규직과 사내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가 함께 일하고 있다.

정규직 늘면 법인세율 낮춰주자
기업은 이익을 남겨서 주주에게 배당하고, 국가에는 세금을 납부해 재정에 기여하고, 국민에게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 고용창출에 기여해야 한다. 기업에 부과하는 현행 법인세율을 기업의 정규직 고용과 연동되도록 개편하면 기업의 비정규직 확대를 견제할 수 있다. 또 자본으로의 부가가치 배분을 줄이고 노동소득을 높여줌으로써 소비를 진작시키고, 기업의 이익이 일자리의 질 개선과 고용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법인세제를 개편하면 국가재정에도 기여하게 되다.
개편안은 단순한 내용이다. 기업에 부과하는 법인세를 ‘정규직 1인당 평균 부가가치 금액 기준’으로 개편하자. 정규직 1인당 부가가치 금액에 따라 금액 구간별로 누진세율을 적용하면 된다. 예컨대 A기업의 순이익(법인세 과세표준)이 500억원이고, 이 기업의 총부가가치가 5천억원이고, 정규직 근로자가 1천 명이라면 정규직 1인당 평균 부가가치 금액은 5억원이 된다.
현재의 법인세(22% 기준)를 기준으로 보면 현행 법인세제 아래서 A기업이 납부할 법인세는 약 110억원이다. 그런데 법인세를 정규직 고용과 연동해 개편한 뒤 정규직 1인당 평균 부가가가치 금액을 구간별로 나눠서 법인세율의 누진율표를 다음과 같이 마련해보자. 즉 법인세율을 정규직 1인당 평균 부가가치 금액에 따라 각각 15%(4천만원 미만), 20%(4천만∼8천만원), 25%(8천만∼1억원), 30%(1억∼1.5억원), 40%(1.5억∼2억원), 50%(2억∼3억원), 60%(3억∼5억원), 70%(5억∼10억원), 80%(10억원 이상)으로 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법인세제를 바꾸면 A기업이 납부해야 할 법인세는, 과세표준 금액을 앞의 세율 구간별로 배분해 적용하면 총 224억원이 된다.
△15% 세율 적용 과세표준 금액: 40억원=500억원×(4천만원/5억원) △20% 세율 적용 과세표준 금액: 40억원=500억원×(4천만원/5억원) △25% 세율 적용 과세표준 금액: 20억원=500억원×(2천만원/5억원) △30% 세율 적용 과세표준 금액: 50억원=500억원×(5천만원/5억원) △40% 세율 적용 과세표준 금액: 50억원=500억원×(5천만원/5억원) △50% 세율 적용 과세표준 금액: 100억원=500억원×(1억원/5억원) △60% 세율 적용 과세표준 금액: 200억원=500억원×(2억원/5억원)
즉 6억원(40억원×15%), 8억원(40억원×20%), 5억원(20억원×25%), 15억원(50억원×30%), 20억원(50억원×40%), 50억원(100억원×50%), 120억원(200억원×60%)으로, 이를 모두 합하면 224억원이 된다.
여기서 기업의 총부가가치를 정규직 수로 나눈 것이 법인세율 적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다. 이렇게 되면 정규직 노동자 수가 많을수록 정규직 1인당 평균 부가가치 금액이 줄어들고 더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결국 기업으로서는 법인세 절감을 위해 정규직을 더 많이 고용하거나 기존 비정규직을 줄이고 정규직으로 대체할 것이다. 나아가 정규직 비율이 증가하면서 동시에 사내하청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 비율이 줄어들 것이다. 반면 비정규직을 많이 고용하는, 즉 정규직 수가 적은 기업일수록 더 높은 법인세율을 적용받게 되므로 세금 부담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물론 기업들은 지금처럼 비정규직 고용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되 법인세는 더 많이 낼지, 아니면 정규직 고용을 늘려 법인세를 절감할지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 제도를 현실에서 실행하는 과정에서는 (총)부가가치에 대한 명확한 개념 규정과 산출 방식 등을 더 논의해야 하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고용 형태에 대해 더 엄밀한 정의와 구분 방식을 세부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다.
 
법인세 누진율 적용으로 일자리 질 개선
이 법인세 제도 아래서 기업들은 인력을 줄이는 자본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고용을 줄여 이익을 확대하되 법인세를 많이 납부할지, 아니면 자본설비 투자를 조금 줄이면서 고용, 특히 정규직 고용을 확대해 이익은 조금 줄어들더라도 법인세 납부액을 줄일지 선택하게 된다.
나는 이 제안이 실행되면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장치산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기업의 매출 확대가 고용 확대로 연결되는 고용친화적 산업구조로 변화됨에 따라 고용이 확대되리라 본다. 시간이 갈수록 기업의 고용구조는 정규직 위주로 변화하게 돼 일자리의 질이 개선된다. 일자리의 질이 개선되면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고용친화적 산업구조가 되고 고용구조가 정규직 위주로 재편되면 국민소득에서도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진다. 결국 노동소득분배 비율이 높아지면 소비가 확대되고, 생산이 증가하고, 다시 고용이 확대돼 국민경제가 선순환하게 된다. 세수 증가 효과도 있다. 법인세율을 제안대로 누진 구조로 바꾸면 법인세가 증가한다. 법인세 증가는 정부의 재정 구조를 튼튼하게 해줄 것이다. 
whook9@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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