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불량품 경제학’이 잘못 말하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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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품 경제학’이 잘못 말하는 현실

[경제와 책]

[13호] 2011년 05월 01일 (일)

이정전

economyinsight@hani.co.kr

이정전 서울대 명예교수 　 어떤 사람을 더 잘 이해하려면 그의 장점뿐만 아니라 약점과 한계를 잘 알아야 한다.학문을 이해하는 데도 마찬가지다.원래 책 <경제학을 리콜하라>는 일반 시민들이 (주류) 경제학을 올바로 이해하도록 도와주려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최근 수년간 경제학에 대한 세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제학 관련 책이 많이 나오지만, 대부분 경제학 교과서 이론을 소개하거나 어떻게 응용되는지를 설명하는 데 그친다.이 책은 경제학자들이 잘 얘기해주지 않는 경제학의 한계와 약점을 구체적 사례를 들어가며 해설해놓았다. 경제학의 핵심 개념은 ‘합리적 손익계산’이다.경제학은 사람들이 합리적 손익계산을 바탕으로 가장 이익이 되는 것을 선택하는 존재라고 가정한다.경제학은 이 가정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벌어지는 현상뿐만 아니라 시장 밖에서 이루어지는 온갖 현상까지 설명하려고 든다. 예를 들면 각종 범죄 행위, 흡연 및 마약 복용, 결혼과 이혼, 환경 문제 등이 개인의 합리적 손익계산 결과라고 한다.하지만 일반인이 보기에는 시장 밖 일상사를 설명하는 경제 논리가 우스꽝스럽고 생뚱맞아 보인다. 깡패학문, 경제학 제국주의 이같이 일견 경제현상이 아닌 것, 시장 밖에서 일어나는 일까지 경제적 논리를 들이대다 보니 경제학은 ‘깡패학문’이라는 욕을 듣고, ‘경제학 제국주의’라는 말도 들어왔지만 정작 중요한 경제 현상인 경제 위기나 장기실업 문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2008년 느닷없이 터진 미국발 세계경제 위기를 경제학이 제대로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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