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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취급받는 환경운동 도 넘은 에코테러리즘
[ENVIRONMENT] 누가 환경운동가의 목을 원하는가
[167호] 2024년 03월 01일 (금) 루에브 포페르 economyinsight@hani.co.kr

 

루에브 포페르 Lou-Eve Popper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프랑스 사회에서 환경운동가에 대한 위협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경찰도 환경운동가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2022년 12월 파리 개선문 근처 샹젤리제 거리에서 경찰이 기후위기 대책을 촉구하는 환경운동가들을 연행하고 있다. REUTERS


2020년 봄 어느 일요일 오후, 프랑스 중서부 샤랑트마리팀주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는 브누아 비토는 아내, 직원 부부와 테라스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별안간 밭 건너편에 차 한 대가 서더니 총을 든 남성이 테라스 쪽을 향해 총을 두 차례 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비토는 차로 달려가 총을 쏜 남성을 잡았다. 이웃 농사꾼이었다. “그는 끝까지 침묵을 유지하다가 내가 텔레비전에 나와 하는 얘기가 듣기 싫었다고 말했다. 내 입을 다물게 하려고 다른 농민들과 작정했다고 한다.”
비토는 유럽의회의원(생태녹색당)으로 농업용 담수호 조성 사업에 적극적으로 반대해왔다.
비토를 비롯해 그날 식사 자리에 있었던 세 사람은 가해자를 고소했지만 사건은 불기소처분으로 끝났다. 사법당국에 피해를 호소해도 가해자가 기소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비토가 겪는 일은 극히 일부다.
환경법 전문 법률가 클로에 제르비에는 “간척사업에 반대하는 환경운동가들이 목숨을 위협받는 사례가 셀 수 없이 많다”며 “SNS에서 욕설과 비방을 시작으로 폭력을 계획하는 데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가해자가 처벌받은 적은 없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계획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비정부기구 인권리그의 리오넬 브랭발리콩은 “정계에서도 그런 행위를 정당화하는 경향이 보인다”고 지적한다. 2022년 10월30일 내무장관이었던 제랄드 다르마냉은 생트살린(중서부)에서 열린 간척사업 반대집회를 단번에 “에코테러리즘”(환경보호 명분으로 저지르는 폭력 행위)으로 규정했다.

환경운동가 잡는 테러대응반
프랑스 정부는 전국농민조합연맹(FNSEA)에 우호적이다. 하지만 반대 진영 조합을 대하는 태도는 조금 다르다. 2021년 6월 농민총연맹은 파리 소재 고용국 본부 앞에서 농민 일자리 보호를 위한 유럽연합 공동농업정책(CAP)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300여 명이 참여한 평화집회였다. 그런데 경찰은 현장에 최루가스를 살포하고 시위대를 난폭하게 진압했다. 하원의원(불복하는 프랑스)이었던 베네딕트 토린은 바닥에 내팽개쳐졌다”고 로랑스 마랑돌라 농민총연맹 대변인은 말했다. “걸핏하면 환경운동가를 재판정에 세운다. 도청 건물에 건초더미를 놓았다고 잡아가는 식이다. 진이 빠진다. 게다가 재판에서 대부분 벌금형을 선고받는다. 금전적 고통이 매우 크다.”
농업계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클로에 제르비에는 “환경운동 전반이 수사 대상이다. 용의선상에 올라간 활동가가 수두룩하다. 위치추적기나 카메라가 붙은 자동차도 많다”고 말했다.
환경운동가를 잡으려고 테러대응반까지 꾸려졌다. 2023년 6월5일 환경운동가 15명이 프랑스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체포돼 감치(경찰서 등 특정 장소에 일정 시간 수용)됐다. 극단적 환경운동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활동가들이었다. 이후 6월20일 15명이 더 체포됐다. 환경단체 ‘지구의 반란’ 소속 활동가 브누아 푀이위는 그날 새벽 집에서 자다가 체포됐다. 그의 자택은 한때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노트르담데랑드(중서부) 지역에 있다. “무장한 경찰 무리가 집 마당으로 들이닥치더니 날 향해 ‘손 들어!’ 하고 소리 질렀다.”
프랑스 사법기구는 대중에게 경각심을 일으키는 목적으로 한 비폭력 행동이라도 그것이 경범죄로 규정되거나 그럴 여지가 있으면 단호하게 처벌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시민불복종 행동을 한 사람은 경찰서에 가서 신원조회를 받고 벌금을 물면 풀려났다. 지금은 감치 기간이 늘어나는 등 법적 처분을 받는 경우가 늘었다”고 클로에 제르비에는 말했다.
가장 최근에 비폭력 행동으로 법적 처분이 내려진 사례는 2023년 11월6일 그린피스가 환경전환부 앞에서 시위를 벌였을 때다. 이 환경단체는 플라스틱으로 가짜 벽을 세우고 “기후 무행동으로 휴관”이라고 벽에 적었다. 클로에 제르비에는 “집회에 있던 활동가에게 48시간 감치 명령을 비롯해 유치장에서 하룻밤 구금, 즉시 출두 결정이 떨어졌다. 벨기에, 이탈리아 국적 활동가는 강제 출국 명령을 받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집회 열면 무조건 감치 조치
벌금과 비싼 소송은 환경운동가에게 은근히 압박을 가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환경운동가 사기를 꺾는 효과는 강력하다. 프랑스 북동부 오트마른주에서 사용후핵연료 저장·처분 시설 건설사업 ‘시제오’(CIGEO)에 반대하는 환경운동가들은 소송비를 마련하려고 공동기금을 만들었다. 환경단체 ‘카상드르’는 최근 한 기부금 모집에서 5만4천유로가량을 모았다. 환경단체 ‘탈원전망’의 조엘 도망주는 “2017년부터 소송이 늘었다. 변호사 선임에 수만 유로가 든다. 환경단체가 감당하기에 버겁다”며 “금지된 시위에 참여하고 벌금형(약 135유로)을 받은 사람이 늘었다.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할 의욕이 꺾인다”고 말했다.
환경운동가들은 소송 말고도 경찰 진압 과정에서 다칠 것을 우려한다. 무력 진압으로 몸뿐 아니라 마음이 다치기도 한다. “아침 6시만 되면 공황장애가 온다. 경찰이 집에 날 잡으러 올까봐 두렵다. 집에서는 잠을 거의 못 잔다.” 국제 환경단체 ‘소멸반란’에서 오랫동안 활동 중인 에티엔 포퇴는 말했다. 감치명령을 받은 사람 가운데 4분의 1은 환경운동을 그만둘 정도로 크게 충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 현장에서 경찰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보면 프랑스 정부가 시민의 집회 의욕을 꺾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프랑스 인권리그 제안으로 설립한 툴루즈 지역 경찰정책연구원의 파스칼 가시오는 말했다.
2023년 6월15일에는 유엔 전문가들이 3개월 전 생트솔린(중서부)에서 시위대를 무력진압한 경찰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성명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환경운동가에게 “낙인을 찍거나 (환경운동을) 범죄화하는 분위기”가 우려스럽다. 그런 분위기가 “심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사회는 환경운동가에게 무력을 과잉·반복·확대 사용해도 좋다고 정당화할 수 있다.” 오늘날 시위행렬이 보기 드물어진 이유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24년 2월호(제443호)
Qui veut la peau des écolos?
번역 최혜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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