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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체인점, 가격인하 공세 부가세도 7%→19%로 복귀
[ISSUE] 파리 날리는 독일 식당들- ② 중소 음식점 아우성
[166호] 2024년 02월 01일 (목) 알렉산더 퀸 economyinsight@hani.co.kr

알렉산더 퀸 Alexander Kühn <슈피겔> 기자

   
▲ 13개국에 370여 개 가구점을 둔 대형 체인 XXXLutz는 자체 레스토랑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음식을 팔면서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를 공략한다. XXXLutz누리집


XXXLutz(루츠)는 13개국에 370여 개 가구점을 둔 대형 체인으로, 그중 절반 정도의 가구점에서 음식을 판다. 심지어 오스트리아 빈에는 아예 가구점 없이 ‘XXXLutz 레스토랑’만 경영하는 곳도 있다. 독일에 있는 51개 가구점의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사람은 연간 8만 명을 웃돈다. 매출액이 가장 많은 매장은 카를스루에 가구점으로 하루 1500명 이상이 찾는다. 12월 초면 여기서 안드레아스 하데러(40)를 만날 수 있다.
하데러는 XXXLutz의 레스토랑을 총괄하는 사장이다. 근무시간의 반은 회사의 레스토랑들을 찾아 여행하는 데 쓴다. 젊은 시절 그는 스타급 음식점들의 주방에서 일했다. 어느 날 침대 매트리스를 사러 가구시장에 갔다가 그 안에 있는 레스토랑을 발견하고 들어가, 300g짜리 대형 슈니첼(돼지고기를 튀긴 요리)과 감자튀김, 그리고 추가로 팬케이크를 주문했다.
하데러는 가구시장에 딸린 레스토랑에는 그곳만의 특수한 규칙이 있다고 말했다. “너무 이르게 유행에 올라타면 안 된다. 베를린 미테지구에서 지금 어떤 음식이 한창 인기 있다고 이곳 손님들이 반드시 그 맛에 익숙해 있다는 법은 없다.”

중요한 것은 가격
하데러는 2010년 처음 고구마를 먹어보고 즉각 고구마를 회사 레스토랑의 식재료에 포함했다. 그런데 어느 손님도 고구마를 먹으려 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고구마는 아직 너무 이국적인 식품이었다. 그 경험 이후, 하데러는 “내 이모들이 유행이라고 이야기해야 의심 없이 곧장 우리 레스토랑의 조리 품목에 포함한다”라는 나름의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
‘동물복지’라는 주제도 XXXLutz 고객에겐 아직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 슈니첼의 재료가 되기 전, 그 돼지가 어떻게 살았는지에 여기 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관심이 없다고 그는 말한다. 재래식 축사에서 자란 동물의 고기 요리 대신, 그보다 2유로를 더 주고 좋은 조건에서 키운 동물의 고기 요리를 선택하는 사람은 슈니첼을 주문하는 사람의 5%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음식 가격이다. 그래서 하데러는 가격으로 수요를 조정한다. 그는 팬데믹이 지나간 뒤 손님을 다시 끌기 위한 작전으로 할인을 고안해냈다. 아침 식사를 하러 오는 사람은 커피를 마실 때 첫 잔만 가격을 내고, 다음 잔부터는 전부 무료로 마실 수 있게 했다. 6잔까지 마신 사람도 꽤 있었다. 그렇게 1년을 보낸 뒤, 하데러는 카푸치노를 할인 품목에서 빼고 에스프레소만 무료로 제공하도록 규칙을 바꾸었다. 그리고 2024년 1월부터는 에스프레소도 두 번째 잔부터는 50센트를 내야 한다. XXXLutz는 현재 약세인 오후 영업을 좀더 활성화하려 한다. 오후 3시부터는 커피를 주문하면 케이크 한 조각을 무료로 줄 계획이다.
이 회사의 레스토랑을 찾는 손님 가운데, 핀츠탈뵈슈바흐에 사는 라이블레 남매만큼 열성적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남매에게는 이 가구점 방문이 일주일 중 가장 즐거운 행사다. 누나 마르티나(62)는 빵집에서 일하고 동생 안드레아스(57)는 전기기사로 일한다.
매주 수요일이면 두 사람은 이 레스토랑에 온다. 수요일에 슈니첼 할인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만큼은 감자튀김을 곁들인 슈니첼을 6유로50센트(약 9300원)에 먹을 수 있다. 이 남매는 몇 년 전 한 무료 광고지에서 대형 가구점의 레스토랑이 저렴한 가격으로 점심 식사를 제공한다는 소식을 읽게 됐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두 사람은 꾸준한 단골손님이다. 여기 말고 또 어느 음식점에 가는지 물으니, 마르티나는 “다른 음식점엔 가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다른 곳에선 음식 가격을 감당할 수 없거든요.”
두 사람은 생일파티도 여덟 형제와 함께 항상 집에서 한다. 예외는 지금까지 딱 한 번 있었다. 조카딸이 40살 되는 생일에 좀 특별하게 손님을 대접하고 싶어 외식했다. 장소는? 바로 XXXLutz였다. 라이블레 집안 사람들은 XXXlutz가 오래오래 영업하기를 바란다.
여기서 독일 국민 특유의 성향일 수 있는 현상이 눈에 띈다. 독일 사람에게 먹는다는 것은 배를 불리는 행위지, 옆 나라 프랑스에서처럼 즐기고 축하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요즘처럼 위기를 겪는 시기엔 그런 특성이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잉그리트 하르트게스는 대형 가구점 레스토랑을 좋아하지 않는다. ‘독일 호텔·레스토랑협회’(DEHOGA) 사무총장인 그는 대형 가구점의 레스토랑들이 음식 가격을 낮춰 파는 바람에 피해를 본다는 가구점 근처 레스토랑의 항의를 너무도 많이 접수한다. 그는 “일반 레스토랑은 그렇게 공격적인 가격으로 손님을 모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 XXXLutz 총괄 사장 안드레아스 하데러(왼쪽)는 가구시장에 딸린 레스토랑은 ‘너무 이르게 유행에 올라타면 안 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슈피겔

부가가치세 인상
그런데 부가가치세(VAT) 인상 건에 대해서는 이 분야 최고의 로비스트인 하르트게스도 라이블레 집안 사람들 못지않게 신경이 쓰인다. DEHOGA는 2022년 7월 이미 부가가치세가 “7% 선에 머물러야 한다”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온라인 청원자도 23만2천 명이나 됐다.
도매업체 메트로(Metro)의 사장 슈테펜 그로이벨에게 제일 중요한 고객은 요식업소다. 그는 부가가치세 19%로의 복귀가 “이른바 과학자라는 얼빠진 사람들의 가짜 평가”를 근거로 한 “그럴싸한 선전”일 뿐이라며 분노에 찬 글을 링크드인(Linkedin)에 올렸다가 나중에 게시물을 수정했다.
반면 독일 만하임에 자리한 ‘라이프니츠 유럽경제연구센터’(ZEW)는 세율을 올리라고 권고했다. 특정 산업 분야에서 구조적 변화가 “영구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할 합당한 이유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연방정부는 2023년 11월, 임시로 시행한 ‘부가가치세 7%’라는 규정을 2024년 1월부터 더 연장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기업가의 정당’으로 자처하는 자유민주당(FDP)마저 이 결정을 막지 않았다. ‘신호등 연정’이 스스로 파놓은 예산 구멍이 너무 커서 34억유로에 이를 세수입을 포기할 수 없었다.
구이도 차이틀러 ‘식음료·기호식품·레스토랑 조합’의 조합장은 레스토랑들이 직원 처우를 너무 오랫동안 잘못해왔다고 지적했다. “요식업계가 처한 작금의 위기는 많은 부분, 스스로 야기했다.”
그는 몇 가지 통계를 연달아 이야기했다. 이 업계 종사자 4천 명에게 한 설문조사에서 34%의 응답자가 ‘현재 일자리에서 아무런 미래 비전을 보지 못한다’고 했다. 29%는 ‘미래가 불안하다’고 했다. 이런 응답이 나온 가장 큰 이유는 임금이다. 응답자의 3분의 2가 최저임금인 12유로50센트(약 1만8천원)보다 적은 돈을 받으며 일했다.
요식업 분야에서 직업교육을 받는 사람 수는 이 직업이 얼마나 인기 없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2007년 4만6천 명이었지만, 최근에는 2만1천 명으로 줄었다. 2022년 요식업 직업교육에서 도중하차한 수는 피교육자의 44%에 이른다. 요리사 피교육자의 46%가 직업교육을 그만뒀다.
또 다른 통계도 있다. ZEW의 발표에 따르면 호텔과 레스토랑에는 현재 거의 4만4천 개의 일자리가 비어 있다. 이 사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조치는 무엇일까? 바람직한 방향의 변화부터 이야기하자면 직원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다. 자우얼란트주의 스타 호텔들이 최근 직원들에게 주4일 근무제를 제안한 것이 그런 사례다. 호텔 쪽은 이 조건이 새 인력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비관적 방향으로 가는 변화도 있다. 바로 기술에 의존하는 것이다. XXXLutz의 몇몇 가구점 레스토랑에서는 루치(Lutzi)라는 이름의 서비스 로봇을 도입했다. 주방에서 음식을 로봇에 올려놓고 식탁 번호 등을 입력하면 해당 손님의 식탁으로 음식을 가져가 “맛있게 드세요!”라고 말하는 게 이 로봇의 임무다.

   
▲ 하르츠산맥 자락에서 레스토랑 알테발트뮐레를 운영하는 마르티나 보트는 요리사를 구할 수 없어 이제 식당 문을 닫으려 한다. 슈피겔

요리로봇의 등장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 체인점 블록하우스(Blockhouse)를 소유한 ‘함부르크 블록그룹’은 최근 굿바이츠(Goodbytz) 지분을 인수했다. 굿바이츠는 요리로봇을 개발한 스타트업인데, 이 로봇은 한 시간 동안 8개 가열대에서 최대 150개의 요리를 해낼 수 있다.
그렇다고 마르티나 보트마저 요리로봇에 익숙해져야 할까? 보트는 48년 동안 요식업에 종사했다. 그가 일하는 레스토랑 알테발트뮐레(Alte Waldmühle)는 하르츠산맥 자락에 있는 도시 베르니게로데의 가장자리에 자리잡고 있다. 캠핑장과 객실 7개를 갖춘 숙박업소 겸 레스토랑이다. 이 산속에선 휴대전화 연결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보트는 휴대전화 번호라는 걸 아예 갖고 있지 않다.
12월 초의 어느 날 오전, 날씨가 차다. 보트가 작은 난로에 장작으로 불을 지핀다. 보일러는 한 번도 튼 적이 없다. 몇몇 숙박 손님 말고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몇 주만 더 이렇게 지내고 나서 영업을 끝낼 예정이다. “서글픈 마음이 아주 없지는 않다. 하지만 건강이 먼저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느냐?” 그는 지금까지 충분히 오랫동안 일했다고 덧붙였다.
보트는 1967년 이 지역의 피어야레스차이텐(Vier Jahreszeiten·4계절이라는 뜻)이라는 레스토랑에서 종업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얼핏 매력적으로 들리지만, 실상은 직접 요리한 간단한 음식을 제공하는 음식점일 뿐이었다. 게다가 그때는 동독에 속했던 지역이라, 국영상공회가 운영을 관장했다. 아래층 홀에는 단골손님이 자리잡았고, 러시아 관광객이 오면 2층으로 안내했다. 보트는 1980년대에 이 레스토랑에서 지배인을 하기도 했다. 당시는 주방에 10명, 홀에 10명이 배치돼 함께 일했다. “우리는 좋은 팀이었다”고 보트는 그때를 떠올렸다.
알테발트뮐레를 인수한 건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이다. 1년 뒤,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 이런저런 궁리를 할 시간이 없었다. 2~3일 후, 그는 혼자 레스토랑을 계속 운영해나가기로 결심한다. 성탄절, 부활절, 오순절 등 다른 사람이 일을 쉬고 노는 휴일에 보트는 일했다. 심지어 2015년에는 위에 구멍이 뚫렸는데도, 더구나 그날은 크리스마스이브였음에도 그는 일을 그만둔다는 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2년 전, 요리사가 병에 걸렸다. 새 요리사를 구할 수 없었다. 보트는 내놓는 음식 수를 줄이고, 요리사 대신 직접 요리했다. 하루에 50~60인분의 요리를 했다. 한 접시당 가격은 대개 12유로90센트였다. 한 가지 고기를 듬뿍 담아냈다. 일손으로는 청소부 한 명만 뒀고, 레스토랑 전문가 자격이 있는 딸이 가끔 일을 도와줬다.
거의 같은 시기에 아들이 12m나 되는 공사장 비계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다행히 목숨을 잃지는 않았다. 보트는 “그때 생전 처음으로 ‘도대체 나는 누구를 위해 이 모든 일을 하는 거지?’라고 자문했다”고 회상했다.
보트가 일을 시작했을 때, 산 외곽에 자리잡은 이곳에는 음식점이 여럿 있었다. 당시 도이체아이혜(Deutsche Eiche)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은 현재 거주용 주택이 됐고, 슈트로뮐레(Strohmühle) 레스토랑은 폐가가 됐다. “이제 나마저 여기를 떠나면 스포츠호텔 하나만 남는다.”

산속 레스토랑과 작별
작별 인사로 보트는 단골손님들을 초대해 이 레스토랑에서 송년파티를 열 계획이다. “아마 눈물이 조금 나겠지만 유쾌한 저녁 시간이 될 것이다.” 그 잔치에는 쇼 공연도 있다. 보트의 친구 부부가 나와 횃불 저글링 묘기를 선보일 것이다. 보트는 반짝이 옷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날만큼은 그런 옷을 입을 작정이다. 그리고 이 역시 즐겨 하는 일은 아니지만 연설도 할 것이다. 무슨 이야기를 할지 생각해놓은 게 있냐고 묻자, 보트는 “음, 그냥 즉석에서 할 거예요”라고 대답했다.
보트는 몇 달 전부터 새 임차인을 찾고 있다. 어쩌면 레스토랑 건물을 매각할 수도 있다. 관심이 있다고 연락한 사람은 여러 명 있었는데 계약까지의 길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보트의 딸은 이 레스토랑을 인수할 생각이 없다. 여덟 살 아들이 있어 일할 시간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유치원 교사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 Der Spiegel 2023년 제52호
In Teufels Küche
번역 장현숙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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