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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도시를 브랜딩하는가
[저자에게 듣는 경제와 책]
[166호] 2024년 02월 01일 (목) 이한기 hanki2@empas.com

 
이한기 <오마이뉴스> 선임기자

   
 

<도시×리브랜딩>
박상희·이한기·이광호 지음 | 오마이북 | 1만8천원

사람들이 세월과 함께 만들어낸 도시도 흥망성쇠(興亡盛衰)의 과정을 겪는다. ‘흥망’과 ‘성쇠’의 변곡점은 무엇일까. 그 교차점의 의미를 제대로 짚어낸다면, 우리가 사는 도시의 미래를 더 밝고 희망차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브랜드 전문가인 교수, PR 컨설턴트, 30년차 기자가 함께 풀어나간 <도시×리브랜딩>은 이 물음에서 시작됐다. 처음부터 줄곧 낙후되고 쇠락한 도시는 없다. 매번 승승장구하며 끝없이 발전하는 도시도 없다. 어느 도시나 굴곡이 있고 장단점이 공존한다. 산업의 흥망과 함께 희비가 교차하는 도시도 있고, 지리·환경적 요소가 상황에 따라 득이 되기도 하고 실이 되기도 한다.
1975년 탄생한 ‘I♥NY’은 미국 뉴욕 시민은 물론 전세계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하고 사랑받는 도시 브랜드 슬로건이다. 역설적으로 ‘I♥NY’ 캠페인은 장기적인 실업과 범죄로 그늘진 뉴욕의 어두운 이미지를 지우려는 고민에서 비롯했다. ‘I♥NY’의 성공은 뉴욕의 이미지 개선은 물론 ‘황금알 낳는 거위’까지 선물했다.

도시 브랜드 슬로건의 상징 ‘I♥NY’
2001년 9·11 테러로 뉴욕은 큰 충격과 슬픔에 잠겼다. ‘I♥NY’ 로고타이프를 만든 밀턴 글레이저는 ‘I♥NY More Than’(그 어느 때보다 뉴욕을 사랑한다)이라는 포스터를 제작했다. 빨간색 하트 왼쪽에는 검게 그을린 자국을 남겼다. 언론을 통해 널리 퍼진 이 포스터는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민주주의 가치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다.
독일 수도 베를린은 냉전이 끝난 뒤 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베를린 하면 여전히 어둡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렸다. ‘전범국가’ 독일의 수도라는 꼬리표를 떼려고 시작한 게 2008년 ‘be Berlin’(나는 베를린 사람이다) 캠페인이다.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에서 따온 ‘be Berlin’은 베를리너와 독일인의 자존감 회복에 크게 이바지했다.
2016년 ‘유럽 환경수도’로 선정된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는 유럽연합(EU) 국가의 수도 가운데 첫 번째로 ‘쓰레기 제로’(Zero Waste)를 실천하기로 약속한 도시다. 2023년 유럽 전역에서 생물성 폐기물 분리배출이 의무화된 것과 비교하면, 류블랴나는 아주 빨리 진보적 환경정책을 펴서 앞서가는 ‘친환경 도시’라는 평가와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줬다.
바다와 맞닿은 해항(海港)도시는 공통점이 있다. 산업구조 재편이 활발하고, 성장과 쇠퇴 사이의 골이 깊다. 성공과 번영도 강렬하지만, 침체와 쇠퇴도 극심하다. 이런 해항도시 리브랜딩은 기존 가치를 재구성하기보다는 새 가치를 창출해야 성공 가능성이 크다.
해항도시 인천은 음악의 관문도시이기도 하다. 인천은 역사·문화적 특성을 살려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주섬주섬 음악회 등 일상에서 함께하는 음악, 음악산업 생태계 조성, 음악을 연계한 도시재생 전략을 바탕으로 음악도시로 발돋움하려 노력한다.
역발상으로 ‘애물단지’를 ‘보물단지’로 바꿔놓은 사례도 있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문화비축기지’가 대표적이다. 국가 1급 보안시설이자 위험시설이던 석유비축기지는 계륵 같은 존재였다. 다양한 시도 끝에 2018년 10월 ‘문화비축기지’라는 서울의 대표적인 도시공원으로 탈바꿈했다. 폐쇄된 지 18년 만에 생태친화적인 커뮤니티 파크로 재탄생했다.

도시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
도시 브랜드의 핵심 키워드는 ‘차별성’과 ‘경쟁력’이다. 랭킹을 매기는 ‘베스트 원’이 아니라 각자의 매력으로 평가받는 ‘온리 원’을 추구한다. ‘온리 원’ 도시들의 경쟁력은 곧 국가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도시 리브랜딩은 정체성, 끊임없는 변화, 지속가능성을 변주하며 그 도시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일이다. 그래서 미래지향적인 현재진행형이다.
“‘도시를 도시답게’라는 일반적인 말이 브랜딩을 거치면 ‘그 도시를 그 도시답게’라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말로 바뀐다. ‘차별’이란 말이 일상에서는 부정적 요소로 비치지만, ‘차별적 가치’라는 도시 브랜딩의 언어로 보자면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다가온다. 도시 리브랜딩의 최고 가치는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있다.”
 


   
 

판단력 수업
이석연·정계섭 지음 | 한국표준협회미디어 | 1만8천원
경제행위에서 잘못된 선택을 다루는 행동경제학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헌법학자와 언어학자로서 저자들은 행동경제학을 넘어 논의를 인지적 오류 전반에 걸쳐 확장했다. 또한 이 기회에 우리 사회에 만연하는 병폐(한국병)도 진단했다. 그리하여 행동경제학을 넘어 인간이 저지르면서도 간과하기 쉬운 40가지 오류와 편향을 책에 담았다.

   
 

콰이어트 리더십
제니퍼 칸와일러 지음 | 이한이 옮김 | 현대지성 | 1만6800원
회의 중에 말할 타이밍을 놓쳐 의견을 전달하지 못한 적이 있는가?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는 게 부담스러워 문자메시지나 메일을 선호하는가? 내향인은 흔히 자기 성향이 직장생활에 불리하다고 느낀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내향인은 뛰어난 리더 자질이 있다. 저자는 내향인만의 섬세함과 공감력, 꼼꼼한 준비성을 활용한다면 뛰어난 리더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쉽게 쓴 주식책
구용욱 지음 | 시원북스 | 1만8천원
저자는 주식시장에서 오랫동안 기업 분석과 주가 예측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상당수의 개인이 주식투자를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실패만을 경험한 채 주식시장을 떠나는 사례를 접했다. 어떻게 주식투자에 접근해야 초보 투자자가 쉽사리 주식시장을 떠나지 않고 장기 투자로 이익을 낼 수 있는지를 고민한 결과물이다.

   
 

전쟁과 학살을 넘어
구정은·오애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1만7500원
언론사에서 일하며 국제뉴스를 다뤄온 저자들이 전쟁과 분쟁으로 얼룩진 21세기의 단층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전쟁 뉴스를 오래 들여다본 저자들의 고민과 바람을 담았다. 전쟁범죄를 왜 처벌해야 하는가, 전쟁범죄에 대한 인식과 단죄는 어떻게 진화해왔나, 한국인에게 전쟁과 파병 그리고 난민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이 책이 인류애를 일깨우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4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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