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 멈춰선 유럽 건설현장
인플레이션에 따른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아 유럽 건설현장에서는 크레인이 멈춰 섰다. 공사가 중단된 현장에선 흉물스러운 골조만이 모습을 드러낸다. 거품이 꺼지는 유럽 부동산시장이 심상치 않다. 탄탄하다고 알려진 부동산개발업자마저 파산 쓰나미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걱정한다. 무리한 차입경영으로 유럽 전역에서 부동산 제국을 키워온 오스트리아의 시그나그룹은 최근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며 위기의 전조음을 보냈다. _편집자

헤닝 야우어니히 Henning Jauernig <슈피겔> 기자
 

▲ 독일 베를린 프렌츨라우어베르크 지구의 ‘말뫼어가28길’에 짓고 있던 아파트는 디벨로퍼 ‘프로젝트부동산그룹’의 파산으로 골조만 남긴 채 공사가 중단됐다. 슈피겔

부동산개발사업자는 파산하고 공사 관련 업체들은 공사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공사가 중단된 현장이 한두 곳이 아니다. 그 결과 신축주택 입주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들에게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더 이상 공사하지 않고 현장은 멈춰 섰다. 7년 전 독일로 이민 온 발레리 셰브첸코(33)는 공사장에서 심지어 크레인도 철수했다며 한숨을 내쉰다. 최근 <슈피겔> 취재진은 셰브첸코를 독일 베를린 프렌츨라우어베르크 지구의 말뫼어가28길에서 만났다. 보행로가 조약돌이고 오래된 건물이 많은 프렌츨라우어베르크 지구는 인기가 많은 지역이다. 셰브첸코는 앞에 있는 7층 아파트 건물을 가리킨다. 콘크리트 골조만 겨우 완성된 공사장 앞에는 출입통제선이 있다. “다가올 겨울이 두렵다. 겨울이면 공사장 전체가 흉물이 될 것이다.”
정보기술(IT) 전문가 셰브첸코는 요즘 지난 몇 년간 힘들게 모은 저금과 은행대출금 등 자산을 모두 잃지 않을까 밤잠을 설쳤다. 그는 최근 매매한 신축 아파트에 25만유로(약 3억5천만원)를 쏟아부었다. 신축 아파트 매매가의 절반이 조금 넘는 금액이다. 아파트는 방 3개가 있는 80㎥ 크기로, 그는 아내와 6살 아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무렵에 신축 아파트에 입주할 계획이었다. 그는 아들이 입학할 초등학교에 자리도 확보해둔 터였다.

셰브첸코가 부동산개발사업자(디벨로퍼)와 프로젝트부동산그룹(이하 프로젝트그룹)으로부터 전혀 예상치 못한 서신을 받은 것은 2023년 8월 중순이었다. 프로젝트그룹은 서신에 단 두 문장으로 자사가 파산했다는 사실을 공지했다. “나는 디벨로퍼가 공사 진행 상황을 공지하려 보낸 줄 알았다. 서신을 읽은 뒤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 베를린 프렌츨라우어베르크 지구의 ‘말뫼어가28길’에 짓고 있던 아파트에 입주하려던 발레리 셰브첸코는 디벨로퍼의 파산으로 그동안 쏟아부은 돈을 모두 날릴까 밤잠을 설치고 있다. 슈피겔

갑작스러운 파산 공지
이후 말뫼어가28길의 아파트 84채 입주 예정자들은 집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공황상태에 있다. 공사는 이미 몇 달 전 중단됐다. 셰브첸코는 업체들이 철수한 뒤, 공사장에서 공사 자재도 모두 사라져버렸다며 한숨을 내쉰다.
셰브첸코는 와츠앱 단체방에 피해자들을 모았다. 피해자들은 모두 격앙돼 있다. 거주용과 임대사업용으로 아파트 두 채를 매매한 피해자, 빌트인 주방을 창고 보관료까지 내면서 보관 중인 피해자, 힘들게 돈을 모아 재테크용으로 아파트를 세 채나 매매한 피해자 등 사연도 다양했다.
공사가 중단된 말뫼어가28길의 부동산처럼, 독일에는 부동산 투자금을 날릴까 떨고 있는 피해자가 수천 명이다. 현재 독일에서 디벨로퍼가 줄도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주 동안 프로젝트그룹 외에 파울루스(Paulus), 유로보덴(Euroboden), 게르시그룹(Gerchgroup), 디벨로프먼트파트너(Development Partner)가 파산했다. 디벨로퍼가 주택담보대출금리와 공사비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그나마 지금까지는 앞으로 다가올 줄도산의 시작일 수도 있다. 부동산분석업체 콘베르지오그룹(Conversio Group)의 옌스 라우텐베르크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디벨로퍼의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동산업계에서 탄탄하다고 알려진 디벨로퍼도 파산 쓰나미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특히 불안한 대목이다. 프로젝트그룹도 금리 급등 전까지 업계에서 탄탄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었다.
완전히 다른 차원이지만 최근 얼어붙은 부동산업계 상황의 대표 사례는 오스트리아 부동산 재벌 르네 벤코의 부동산그룹이다. 오스트리아의 최대 부자로 통하는 벤코도 공사비 상승과 금리 급등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투자자들은 원금 미회수 사태를 우려해 투자를 철회했고, 벤코의 고가의 부동산프로젝트는 모두 중단됐다. 화려한 건물이 들어설 계획이던 장소에는 공사가 중단된 건물이 흉물처럼 남아 있다.
특히 베를린은 현재 부동산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하필 주택난이 심각하고 월세도 가파르게 상승하는 베를린이 말이다. 프로젝트그룹 부도로 베를린 북부 팡코브에서 남부 템펠호프까지 현재 진행 중인 16개 이상 프로젝트의 주택 900채 이상이 영향받고 있다. 공사장 올스톱으로 그렇지 않아도 최악의 주택시장 상황이 악화일로에 있다.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오르자 거의 모든 부동산 대기업이 신규 프로젝트를 더는 계획하지 않는다. 그만큼 적어도 승인이 떨어진 공사의 준공이 더 중요해졌다. 하지만 뒤셀도르프 중앙역 인근에 주택 1061채와 차량 1천 대의 주차장을 짓는 ‘그랜드센트럴프로젝트’처럼 수년째 공사가 중단된 사례도 있다.
 

▲ 독일 뒤셀도르프 중앙역 인근에 주택 1061채와 차량 1천대의 주차장을 짓는 ‘그랜드센트럴프로젝트’처럼 수년째 공사가 중단된 사례가 많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조립식주택 업체도 부도
조립식주택 제조업자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8월 초 라인란트팔츠주에 있는 다빈치하우스(Davinci Haus)는 결국 영업을 멈췄다. 9월에는 1930년대에 설립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바이에른주 북서부 운터프랑켄현의 셰퍼그룹(Schäfer-Gruppe)도 결국 부도가 났다. 독일 중서부 비스바덴에 있는 주택건설 업체 트라움하우스(Traumhaus AG)는 최근 2023년 영업연도 예상 실적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트라움하우스는 최악의 경우 3억유로에 이르는 손실까지 내다봤다.
물론 상황이 이래서 독일 전체 주택시장이 해체될 수준은 아니다. 부동산과 주택 가격이 전방위로 폭락하거나, 독일 전역에서 공사 중단으로 흉물스러운 건물이 곳곳에 생겨날 우려는 물론 없다. 보노비아(Vonovia) 등 부동산 대기업의 파산 위험도 극히 낮다. 주택 수요는 여전히 많은데, 공급량이 적기 때문이다. 또한 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으로 사람들이 매매 대신 월세로 몰리면서, 주택임대사업자들은 오히려 월세 수입 증대를 반기는 상황이 됐다.
이런 시기에 신축 공사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까? 작금의 부동산시장 위기를 극복할 디벨로퍼는 어떻게 확보할까? 이는 현재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수많은 사람에게 절실한 물음이다.
셰브첸코가 2021년 10월 둘러보았던 말뫼어가28길의 신축 아파트를 향한,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의 관심은 뜨거웠다. 부동산상담사는 셰브첸코에게 아파트 매매를 재촉했다. 셰브첸코는 그로부터 4주 후 매매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도 베를린의 월세 상승을 지켜보면서 해결책이 필요했다. 부동산시장 상황을 보면 딱히 다른 대안도 보이지 않았다. 기회가 온다면 눈앞에 나타난 매물을 잡아야 했다.
셰브첸코가 혹시 모를 리스크에 아무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는 자신이 사망할 경우를 대비해 가족이 생계 걱정을 하지 않도록 정기생명보험(계약한 기간만 보상받는 생명보험의 일종)에도 가입했고, 팬데믹(전세계 감염병 유행)이 다시 와서 경제를 마비시켜 실직할 경우에 대비해 예금도 마련했다. “하지만 독일에서 디벨로퍼가 부도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의 고향 러시아에서는 디벨로퍼가 부도나는 일이 종종 있다. 고향 지인 중에는 러시아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황에 부닥친 사람도 있다. 하지만 주택난이 심각한 베를린에서 디벨로퍼 파산이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을까? “나는 그럴 거라고 전혀 상상도 못했다.”
독일 뉘른베르크에 본사를 둔 프로젝트그룹은 은행 대출이 아닌 투자자(주택 매매자)들의 돈으로 부동산을 매입·개발·매각해 원금과 이익을 회수해 돌려준다. 지난 수년 동안은 고수익을 보장하는 사업모델이었다. 하지만 공사비와 금리가 끝없이 치솟으면서 기존 사업 방식으로 더는 수익을 보장하지 못하게 됐다. 지금까지 받은 주택중도금으로는 건설사에 줘야 하는 비용을 충당하기에 부족한 것이다.
프로젝트그룹은 파산했어도, 뉘른베르크 공사장 여러 곳을 포함해 일부 공사장에서는 공사가 재개됐다. 주택 매매자들은 파산한 디벨로퍼를 대신해 준공까지 공사를 담당할 원도급자에게 이제 중도금을 납부한다. 디벨로퍼 파산 관리인 폴케르 뵘(Volker Böhm)은 “파산한 디벨로퍼의 부동산프로젝트 다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으로” 낙관한다. 베를린의 말뫼어가28길 아파트를 비롯해 대다수 주택을 이미 매각한 프로젝트는 준공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뵘은 주택 매매자들이 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사례도 있다며, 주택 매매가의 평균 10% 정도 비용이 추가된다고 설명한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파산과 비교하면 이 정도는 그래도 양호한 편이다.”
공사가 많이 진척되지 않은 상태에서 디벨로퍼가 파산했다면, 주택 매매자들이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포츠담의 건설법 전문변호사 벤델린 몬츠가 수차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주택 매매자가 스스로 해결책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러 디벨로퍼의 파산 사례에서 변호인으로 조력한 경험이 있는 몬츠는 주택 매매자가 전혀 원치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건설주가 되는 경우도 봤다. 이 경우 주택 소유자들이 직접 새로운 건축가나 원도급자를 찾아야 하고, 공사업체와 계약하거나 다수의 청부 공사를 조율해야 한다. 이전에는 모두 디벨로퍼가 도맡아 했던 일들이다.
또한 이럴 경우 주택 매매자들은 단계마다 서로 이견을 조율해야 한다. 하지만 매매자마다 이해관계가 모두 다르다. 새로운 디벨로퍼를 찾는 데 충분히 시간을 할애하려는 매매자도 있지만, 공사 중인 신규 주택에 가족과 함께 최대한 빨리 입주하기를 원하는 매매자도 있다. 외국인 매매자라도 있다면 영어로 소통해야 한다. 이 경우 이견을 조율하기 한층 더 힘들어진다. “모든 관계자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지루한 과정”이라고 몬츠 변호사는 말한다. 그래서 주택 소유자들이 이해관계를 대변해줄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몬츠 변호사는 온갖 극적인 사례를 경험했다. 그가 코로나19 동안 담당했던 디벨로퍼 부도 사례에서 공사가
3년 넘게 지연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담당 관할청이 갑작스레 지하실 난방의 화재보호장치 미비를 사유로 준공 승인을 불허했다. 이때는 주택 매매자 여러 명이 입주를 마친 뒤였다. 몬츠 변호사의 법적 조력이 없었다면 입주자들은 정말 곤란했을 것이다. 결국 해당 부동산은 우여곡절 끝에 준공됐지만, 주택 매매자들은 원래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내야 했다.
현실적으로 주택 매매자들은 눈을 질끈 감고 준공까지 끌고 나가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주택 매매자들이 매매계약을 철회하면 등기부에서 가등기를 상실한다. 매매계약서에 공증받은 뒤 이뤄진 가등기는 매매자의 향후 소유물에 권한을 보장해준다. 매매자가 매매계약을 철회하더라도 이미 낸 금액은 환불받을 권리가 있다. 실제로는 디벨로퍼가 부도나면 매매자들은 기지급한 금액의 극히 일부만 돌려받을 수 있다. 그나마 돌려받을 수 있다면 말이다.
 

▲ 정치권이 주택 매매자 보호를 위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마르코 부슈만 독일 법무장관이 2023년 2월 초 발표한 규제안을 보면 주택 매매자가 기납입한 계약금과 중도금을 일종의 보험이나 보증 등으로 보호할지는 스스로 결정하도록 했다. REUTERS

정치권은 무대책
정치권이 주택 매매자 보호를 위해 지금까지 세운 대책은 전무하다. 몇 년 전부터 신규 보호 규정이 언급되지만, 현재까지 세워진 대책은 전무하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 시절인 2019년, 법무부 산하 실무그룹은 주택 매매자 보호를 위해 두 가지 규정을 제안했다. 첫째는 주택 준공 이후 매매가 납입이다. 둘째는 디벨로퍼가 부도날 경우 주택 매매자들이 기납입한 계약금과 중도금 등을 반환받을 수 있게 미리 담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하지만 마르코 부슈만 법무장관(자유민주당)은 2023년 2월 초 이보다 훨씬 후퇴한 규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주택 매매자가 기납입한 계약금과 중도금을 일종의 보험이나 보증 등으로 보호할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주택 매매자 보호는 ‘선택사항’에 불과해졌다. 주택 매매자들은 보험·보증 비용을 자가 부담해야 한다. 공익 소비자보호 조직인 건축업자보호연맹은 법무부의 규정안을 거부했다. 대다수 주택 매매자가 재정적 부담을 이유로 이런 옵션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연맹은 우려한다.
대다수 투자자는 불안정한 신축 부동산보다 차라리 구축 매물로 몰리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재건축되지 않은 구축의 매매가가 최근 크게 하락한 것에도 기인한다. 이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에게 신축보다는 아주 많이 저렴한 구축을 매매할 기회가 온 것일까.
클라라 가이비츠(사회민주당) 건설부 장관은 특히 시골의 재건축되지 않은 단독주택을 비롯한 구축 매물이 신혼부부에게 매력적이라고 강조한다. 건설부는 구축 매매 및 재건축을 지원하는 ‘젊은이가 구축을 사다’(Jung kauft Alt)라는 프로그램 지원안을 마련 중이다. 가이비츠 장관은 “구축을 매매해 재건축하는 것은 ‘허황한 생각’이 아닌, 이미 인류가 수백 년 전부터 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생애 최초 내 집 마련 희망자들이 구축 매매로 큰 부담을 안을 위험이 있는데도 가이비츠 장관은 이를 간과한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구축을 매매하기 전에 감정평가서를 반드시 의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불쾌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감정평가사가 꼼꼼하게 감정할 경우 금방 몇천유로 비용이 발생한다. 부동산 여러 채를 감정평가사에게 의뢰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수만유로로 불어난다. 주택을 단 한 채도 매매하지 않고도 말이다.
연식이 좀 오래된 다가구주택을 매매하려면 주택조합이 재건축 일정을 세웠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예비비를 조성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주택조합원들이 소통이 잘되는지를 보려면 회의록을 확인해보는 것도 좋다. 주택조합원들의 관계에 문제가 있을수록 재건축이 일정대로 될 확률은 그만큼 낮아진다.
독일건설업중앙회가 발표한 대로, 공사업자와 건설업자의 수급이 원활해진 점도 구축 매매에 청신호이다. 몇 달 전부터 신축 건설 물량이 크게 줄면서 재건축 인력과 공사자재 수급이 다시 원활해졌다.
 

▲ 독일 뮌헨의 고급주택 디벨로퍼 유로보덴이 파산하면서 공사가 중단된 ‘프란치스카너가15길’의 부지. 뮌헨 시 정부는 서민용 주택을 짓기 위해 유로보덴과 부지 매매 협상을 시작했다. REUTERS

지자체가 부도난 부동산 매입
어쩌면 디벨로퍼 부도가 세입자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각 자치단체가 중도에 중단된 부동산개발 건을 인수해 공공주택으로 만들 수도 있다. 뮌헨의 아우-하이트하우젠(Au-Haidhausen) 지구위원회 소속의 레나 슈테르처 위원도 이를 기대하고 있다. 슈테르처 위원이 거주하는 동네에 공사가 중단된 건물이 있는데, 이 건물을 공사하는 뮌헨의 고급주택 디벨로퍼 유로보덴(Euroboden)이 재정난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를 알게 된 슈테르처 위원은 바로 긴급청원을 신청했다. 그는 긴급청원에서 공사가 중단된 ‘프란치스카너가15길’의 부지 매매 협상을 시작하라고 뮌헨시에 요구했다. “뮌헨시는 이번 기회에 여기에 서민용 주거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뮌헨시는 현재 파산한 유로보덴과 협의에 들어갔다.
슈테르처 위원은 오랫동안 프란치스카너가의 부동산개발 프로젝트를 우려 어린 시선으로 지켜봤다. “뮌헨시는 적당한 매매가에 이 부동산을 확보해 여기에 서민용 주거공간을 지을 수 있다.” 그렇다면 뮌헨에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심어줄 수 있다.

ⓒ Der Spiegel 2023년 제46호
Die große Baustille
번역 김태영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