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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신불확실성의 시대
[편집장 편지]
[165호] 2024년 01월 01일 (월) 김연기 ykkim@hani.co.kr

김연기 편집장

   
 

전세계 곳곳에서 한계에 내몰린 기업의 한숨이 깊어만 갑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에 따르면 2023년 들어 9월까지 미국 기업 500여 곳이 파산 절차를 밟았습니다. 한 해 전에 견줘 거의 갑절로 늘어난 수치입니다. 유럽이나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번호 ‘스페셜리포트’에서 깊이 있게 다뤘습니다만, 유럽에선 자산가치가 40조원에 달하는 오스트리아 거대 부동산기업 시그나그룹의 지주사가 최근 파산을 선언했습니다. 국내의 경우 영리법인 중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의 한계기업 비율이 40%를 웃돕니다.
이미 많은 기업이 세밑 뚝뚝 떨어지는 수은주처럼 떨어져 나갔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무슨 큰일이 터진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2024년 세계경제를 ‘전례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정의했듯이, 막연한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우리를 엄습해 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금리는 ‘지금, 여기, 오래된’ 불확실성 요인입니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가 심각하다곤 하지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당장 큰 위기가 닥쳐왔다고 호들갑 떨 만큼 이 두 요인이 촉발한 위기의 징조가 뚜렷한 것도 아니고요. 때마침 글로벌 통화정책의 방향타를 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금리인하 신호를 내비쳤습니다. 이는 눈앞의 불안과 불확실성을 해소할 여건이 마련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분명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는 ‘감춰진 불확실성’이 아닌 이상 세계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요인은 아닐 것입니다. 그보다는 미국과 중국의 동향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가 예측 가능한 현재의 불안이라면, 미국과 중국은 다가오는 미래의 불안이자 ‘감춰진 신불확실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경제의 앞날도 여기에 달려 있습니다.
2023년 미국 경제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것과 정반대의 호황을 경험했습니다. 우려스러운 건 대선, 대기업 파산, 소비여력 저하 등 여러 변수를 감안할 때 2024년 미국 경제의 앞길에는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초점은 이것들이 언제 한꺼번에 몰려올지입니다. 2023년 세계경제의 화두가 인플레이션·고금리였다면, 2024년은 미국의 경기회복 연착륙 여부가 되리란 분석이 설득력 있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중국 경제는 여전히 시한폭탄 같은 존재로 여겨집니다. 자취를 감춘 고성장의 기적, 차갑게 식어버린 투자 열기, 언제 부실화할지 모르는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까지 잠재적 불안 요인이 차고 넘칩니다.
미·중이 안고 있는 폭탄이 터지면 세계경제도 직격탄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코노미스트>가 2024년 세계경제를 전망하기 위한 주요 변수로 가장 먼저 불확실성을 꼽은 이유도 두 나라의 미래 동향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4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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