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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 의해 여성을 위해 인터넷은 만들어졌다
[INTERVIEW] 테일러 로렌즈 미국 인터넷 저널리스트
[164호] 2023년 12월 01일 (금) 알렉산더 뎀링 economyinsight@hani.co.kr

 블로거, 특히 ‘엄마 블로거’의 선구적 역할이 너무 과소평가됐다고 미국 작가 테일러 로렌즈(Taylor Lorenz)는 지적한다. 그는 인터뷰에서 현재 인플루언서 비즈니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설명한다. 로렌즈는 소셜미디어 시대의 역사 기록자라고 할 만하다.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워싱턴포스트>에 인터넷 문화와 관련한 글을 기고하는 저널리스트이다. 소셜미디어 텀블러(Tumblr)에서 블로거로 출발해 잡지 <디 애틀랜틱>(The Atlantic)과 <뉴욕타임스>에 기고했다. 2010년대 초부터 그는 유튜브와 틱톡 스타들의 부상과 새로운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야기한 엄청난 변화를 기록했다. 그는 저서 <익스트림리 온라인>(Extremely Online)에서 이 창작물의 역사를 인터넷 초기부터 설명한다.


알렉산더 뎀링 Alexander Demling <슈피겔> 기자
 

   
▲ ‘엄마 블로거’로 이름을 날린 헤더 암스트롱은 최초로 블로그에 광고를 실어 돈을 벌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오늘날엔 과거 어느 때보다 유명해지기 쉬워졌다고 보는가.
그렇다. 우리는 초연결 사회에 살며, 이 속에서 적잖은 사람이 어쨌든 짧은 기간에 ‘작은 유명인’이 될 수 있다. 소셜미디어의 작은 틈새 속에서 말이다. 대중의 의식에는 과거보다 훨씬 많은 유명인이 자리잡고 있다.
무엇이 달라졌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Creator Eco- nomy·창작자 경제)라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활동이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서 유명해지고 싶다면 휴대전화에 카메라만 달려 있으면 된다. 돈을 버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졌다. 인터넷 도입 초기에는 기업이 자사 제품을 마케팅해줄 적절한 인플루언서를 구했다. 요즘은 미스터비스트(MrBeast) 같은 사람이 먼저 스턴트 동영상으로 유튜브에서 약 2억 명의 팔로어를 구축한 다음, 버거 레스토랑이나 초콜릿바 등 적당한 제품을 골라 직접 마케팅한다.
크리에이터 운동의 선구자는 ‘엄마 블로거’, 즉 2000년대 초반 어머니로서 일상생활에 관해 글을 쓴 여성들이라고 책에서 밝혔다. 이들은 어떤 점이 특별했나.
이 여성들은 자녀를 돌보느라 집에 있어야 했으므로 노동시장에서 배제됐다. 이들은 자기 일상을 꾸밈없이 세상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장소를 인터넷에서 찾았다. 옆에서 아이들이 노는 동안 모유 수유, 산후우울증, 와인 마시기 등을 놓고 서로 이야기했다.
여성 잡지들은 왜 이런 주제를 다루지 않았는가.
당시 화려한 여성 잡지들은 퇴행적인데다 여성에 적대적이었다. 잡지들은 모성을 이상화하고 어머니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사적 영역으로 밀어냈다. 이에 대응해 엄마들은 자신의 블로그를 시작했고 그곳에서 엄청난 청중을 발견했다. 자기 경험을 공유하려 했고 솔직한 조언을 들으려 했다. 많은 ‘엄마 블로거’가 유명해졌다.

엄마가 사용하면 성공한다

   
▲ 미국의 저널리스트 테일러 로렌즈는 인터넷 역사에서 여성의 선구적 역할이 너무 과소평가됐다고 지적한다. 슈피겔


레베카 울프, 헤더 암스트롱 같은 블로거는 최초로 블로그에 광고를 실어 돈을 벌었다. 그런데 오늘날 미국에서도 이들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당시 블로거들 대부분이 사생활 문제로 물러났다.
그들 대다수는 소셜미디어 역사에서 배제돼 있다. 마크 저커버그나 페이스북 창립에 관한 책은 셀 수 없이 많다. 실리콘밸리에 관한 모든 묘사는 마치 남성이 인터넷을 만든 것인 양 이야기한다. 그러나 5천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크리에이터 산업을 만든 것은 무엇보다 여성이었다. 당신이 만든 소셜네트워크를 소녀, 젊은 여성, 젊은 엄마가 사용하면 당신은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리콘밸리의 모두가 알고 있다. 이들은 사회적 접촉이 많고 열정이 대단하다. 인터넷은 여성에 의해, 여성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현재 두드러진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설립한 사람은 항상 남성이었다. 마이스페이스(MySpace)를 시작으로 페이스북, 유튜브, 틱톡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이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유튜브를 제외하고 많은 플랫폼이 오랫동안 그들의 스타들과 씨름을 벌인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마이스페이스는 크리에이터가 콘텐츠로 돈 버는 것을 금지했다. 비디오 네트워크 바인(Vine)은 자신의 유명 스타들과 소통하는 것조차 거부했다. 팬데믹 기간에 잠시 성공을 거둔 라이브 오디오 플랫폼인 클럽하우스는 스타를 홍보하기보다 투자자의 토크쇼 홍보를 선호했다. 대부분의 플랫폼은 크리에이터에게 발길질하고 고함을 지르며 겨우겨우 미래로 넘어갔다.
왜 그랬나. 인플루언서가 있다는 건 플랫폼 선호도를 보증해주지 않은가.
이런저런 요구를 제기하는 힘 있는 사용자 때문에 플랫폼은 골머리를 앓는 일이 종종 있다. 사실 동반자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들 플랫폼은 소속 스타의 성공을 방해한다. 예를 들어 성공적인 동영상을 의도적으로 널리 추천하지 않는 것 등이다. 그런 동영상은 여성의 일과 관련된 것이 많은데 아마도 사소하다고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소셜미디어 개척자들이 블로그로 돈을 벌려 하면 많은 경우 적대적인 처우를 받았다. 브랜드로 자리를 굳히려 하면 ‘관심을 끌려는 매춘부’라는 욕을 먹었다.
항상 이중 잣대가 있었다. 부분적으로는 지금까지도 있다. 여성이 여성을 위해 만든 콘텐츠는 조롱받았다.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화장할 수 있는지 따위나 조언하면서 유명해지고 싶어 하는 유치한 여자’라는 식으로 말이다.
인터넷은 거친 곳이다. 이런 일을 겪는 것은 여성만이 아니다. 특별히 여성이기 때문에 조롱당하는 거라고 주장할 만한 근거가 있나.
물론 있다. ‘관심을 끌려는 매춘부’라는 단어 자체가 여성혐오적 용어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최고경영자)는 ‘관심을 끌려는 매춘부’인가.
물론이다. 하지만 누구도 그를 그렇게 부르지 않을 것이다. 팬들은 일론 머스크를 ‘마케팅 천재’라고 부른다. 트위트 한 문장으로 세상의 이목을 사로잡는 구루(스승)라고 평가한다. 머스크의 적들조차 그를 기껏해야 자기과시를 즐기는 사람으로 묘사할 뿐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언어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 있다. 어떤 여성도 결코 머스크식 행태로 성공할 수 없다. 그랬다가는 당장에 히스테리적이고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 것이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해 이름을 엑스(X)로 바꾸고 많은 팔로어를 보유한 일부 크리에이터에게 돈을 주고 있다. 그가 소셜 플랫폼의 운영법을 이해한 건가.
전혀 그렇지 않다. 머스크 소유의 트위터만큼 크리에이터에게 적대적인 플랫폼은 없다. 머스크는 크리에이터와 파트너십을 담당하는 팀원들을 해고했다. 그는 자기 말을 듣지 않는 크리에이터의 계정을 차단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소셜미디어 역사에서 거의 모든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이 저지른 중대한 실수를 범했다. 즉, 그는 플랫폼에서 누가 인기 있는지를 통제하려는 것이다. 추천 알고리듬을 조작하고 자신의 팔로어들을 이용해 우익 극단주의 계정을 지원한다. 그러나 플랫폼의 가치는 사용자가 다른 사용자를 위해 얼마큼의 가치를 창출하는지로 측정한다. 따라서 많은 사람이 다른 곳에서 ‘새로운 집’을 찾으며 트위터와 절교한다.

틱톡의 콘텐츠 배포 완벽

   
▲ 유튜버 미스터비스트는 스턴트 동영상으로 2억 명의 팔로어를 구축한 다음, 버거 레스토랑이나 초콜릿바 등 적당한 제품을 골라 직접 마케팅했다. 미스터비스트가 2023년 10월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미식축구 경기장인 레이먼드제임스스타디움에서 경기가 열리기 전 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REUTERS


어느 플랫폼이 더 잘하고 있나.
틱톡은 콘텐츠 배포를 완벽하게 해낸다. 콘텐츠 소유자가 확산하고 싶은 콘텐츠를 (팔로어에게) 강제로 먹이는 트위터와 달리, 틱톡은 보고 싶은 것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유튜브는 광고 수익을 크리에이터들과 공유해 아주 일찍부터 안정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디즈니 같은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조차 오랫동안 새로운 인터넷 유명인사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왜 그랬을까.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인터넷을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했다. 할리우드에서 매니저나 에이전트로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이 인터넷 스타를 관리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자 새 사업을 기존 틀에 강제로 끼워 맞추려 했다. 또한 기업은 개별 크리에이터를 진지하게 지원할 생각은 하지 않고 수많은 유튜버를 관리하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를 사들였다. 이 생태계가 완전히 다른 규칙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을 존중하지 않은 것이다.
인터넷 유명인과 텔레비전 스타 또는 영화배우 사이에 뚜렷한 구별이 여전히 존재하는가.
그 차이는 점점 더 작아지고 있다. 찰리 더밀리오 같은 소셜미디어 스타들은 2년 전부터 할리우드의 배우노조에 가입할 수 있었다. 거꾸로 오늘날 작가·제작자·배우는 이전 세대보다 디지털 이용에 더 능숙하다. 젠데이아 콜먼과 루카스 게이지는 HBO와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스타 배우이지만 소셜미디어에 능숙하다.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세계적인 팝스타 중 한 명이다. 틱톡이 없었다면 그렇게 되지 못했을 것이다.
할리우드도 소셜네트워크를 필요로 하는가. 소셜네트워크가 할리우드를 필요로 하는 것 이상으로.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려면 입소문 마케팅에 성공해야 한다. ‘바벤하이머’(Barbenheimer) 같은 현상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영화 <바비>와 <오펜하이머>는 같은 주말에 개봉했고, 이런 경쟁 상황과 그에 따른 인터넷 유머로 많은 사람이 영화관으로 몰려들었다. 틱톡 스타들이 출연하는 <코카인 베어>(Cocaine Bear) 같은 독립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것도 마찬가지다. 영화 제목과 같은 이름의 ‘살인인형’이 틱톡에서 많은 사람이 따라 했던 춤을 추는 공포영화 <메간>(M3GAN)도 있다. 더 많은 할리우드 창작물이 온라인 플랫폼에 의존할 것이다.
할리우드 파업 기간에 배우들은 거대 스튜디오에 맞서 싸운다. 반면 플랫폼의 크리에이터들은 조직되지도 않았고, 인터넷 플랫폼의 알고리듬에 좌우되는 것처럼 보인다.
크리에이터의 노동조건은 향후 10년 동안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종종 미성년자의 재능을 착취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알고리듬은 유명한 사람들조차 우버 운전사처럼 일종의 긱워커(Gig Worker·고용주의 필요에 따라 단기로 계약해 일회성 일을 하는 사람)로 만들어버린다. 앱이 그들의 삶의 속도를 결정한다. 적절한 콘텐츠를 원하는 속도로 제공하지 않으면, 혹은 휴가를 떠나면 무자비하게 벌칙을 가한다.
권력을 쥔 것은 기술기업이지 크리에이터가 아니라는 말인가.
플랫폼이 규칙을 바꾸기만 해도 청중을 잃는다. 따라서 많은 크리에이터는 팬들의 전자우편 주소로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려 한다. 그들은 뉴스레터를 쓰거나 팬이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직접 값을 치를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 추세는 극우파 사이에서 가장 발달했다.

틱톡이 월트디즈니 될 수도

   
▲ 공포영화 <메간>(M3GAN)에는 ‘살인인형’이 틱톡에서 많은 사람이 따라 했던 춤을 추는 내용이 담겼다. 더 많은 할리우드 창작물이 온라인 플랫폼에 의존할 것이라고 미국 저널리스트 테일러 로렌즈는 전망한다. 아마존


왜 그런가.
유튜브 같은 플랫폼은 우익 크리에이터를 쫓아내거나 더 이상 광고 수익의 혜택을 누릴 수 없도록 했다. 그럼에도 많은 크리에이터가 다시 등장한다. 예를 들어 우파 쪽 유튜브 대안 채널인 럼블(Rumble) 같은 곳에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맺은 넬크보이스(Nelk Boys·엔터테인먼트 회사)는 더 이상 유튜브에서 (광고 배분을 통한) 돈을 벌 수 없지만 유튜브에서 직접 만든 음료 브랜드를 홍보한다. 그들은 2021년 한 해 동안 음료 제품으로 약 7천만달러(약 926억원)를 벌었다.
다른 크리에이터들이 이런 우익 계정에서 배울 점이 있는가.
플랫폼으로부터 독립적이 될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그들은 관심을 끌고 뉴스를 장악하는 데도 탁월하다.
미래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지금의 틱톡이 미래의 월트디즈니가 될까.
물론이다. 코미디 및 스포츠 유튜버 ‘듀드 퍼펙트’가 테마파크를 막 개장했다. 우리는 디즈니 너머까지 생각해야 한다. 미스터비스트는 레스토랑을 짓고 넬크보이스는 자체 헬스장 체인을 운영한다. 당신의 브랜드에 딱 맞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물어보라. 패션? 정치 경력? 인터넷에 충분한 관심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 Der Spiegel 2023년 제41호
Das Internet wurde von Frauen und für Frauen gebaut
번역 최현덕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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