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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바닥 훑으며 생태계 파괴 순금 추출 뒤 수은 무단방류
[SPOT] 아마존강 불법 금채굴선
[164호] 2023년 12월 01일 (금) 토마스 피셔만 economyinsight@hani.co.kr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 불법 금채굴업자들이 원시적 방식으로 강바닥에서 금을 채굴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불법 금채굴업자들을 상대로 강경책을 편다. 일확천금을 노리며 아마존강 일대를 파괴하는 불법 금채굴업자들을 만나기 위해 <차이트> 취재진은 보트를 타고 아마존강 일대를 둘러봤다.

토마스 피셔만 Thomas Fischermann <차이트> 기자
 

   
▲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 불법 금채굴에 동원되는 배는 침상, 주방, 세탁실 등을 갖추고 있다. 가격이 13억원 넘는 채굴선도 있다. REUTERS

자신의 일자리인 금채굴선이 폭파되기 일주일 전, 티아고 다시우바(27·가명)는 함석, 밧줄 그리고 레버로 구성된 고답적 분위기의 채굴선 앞에 서 있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이 불법이라며 기사에 가명을 써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업무는 바퀴를 앞뒤로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이다. 그의 힘은 크랭크축 톱니바퀴를 통해 양동이 지름 두께의 플라스틱 호스가 달린 강철줄로 옮겨간다. 강철줄은 아마존강 최대 지류 중 하나인 마데이라강 바닥까지 이어졌다. 다시우바가 제대로 바퀴를 돌리면 플라스틱 호스가 강바닥 흙을 긁어내는 식이다.
선박 앞쪽에 있는 호스와 디젤펌프를 사용해 강바닥 진흙을 빨아들이는 채굴선을 현지에선 드라가스(Dragas)라고 한다. 다시우바는 이날 드라가스에 찢어진 티셔츠 차림으로 서 있다. 채굴업자들은 수은을 눈에 보이지 않는 금과 섞은 뒤, 혼합물에서 수은을 증발시켜 순금을 얻는다. 이때 사용하는 수은은 유독물질로 사용이 금지됐다. 수은은 금조각이 잘 달라붙는, 독성이 아주 강한 액체금속이다.

북적이는 채굴선들
감독당국이 불법 채굴선을 아무리 금지해도, 이날 마데이라강에는 다시우바의 채굴선 외에 다른 채굴선들로 북적였다. 다시우바는 채굴선이 삼촌 소유라며 ‘가족기업’임을 자랑스러워했다. 포르투벨류와 우마이타 사이의 마데이라강에 채굴선 24대가 마치 한 대의 거대한 뗏목처럼 나란히 늘어서서 장관을 펼친다. 채굴선 펌프엔진에서는 검은 연기가 쉴 새 없이 내뿜어져 나온다. 펌프엔진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귀가 먹먹할 정도의 굉음이 귓가를 때린다.
<차이트>가 취재를 위해 대여한 작은 고속선의 선장은 “이 지역이 골드러시 중”이라고 나지막이 말한다. 금채굴로 벼락부자가 된 채굴업자 소문을 듣고 다른 채굴업자들이 몰려들고 있단다. 기자가 배에 타는 것으로 미리 협의했지만, 선장은 혹시 위장경찰은 아닌지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눈치였다. 요즘 브라질 연방경찰은 아마존강 유역에서 불법 채굴선을 대대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들린다. 최근 경찰은 금채굴선을 기습 폭파한 일이 잦았다.
2023년 1월 취임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아마존 열대우림을 벌목과 사막화로부터 지켜내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이 문제 해결에 금채굴업자들이 걸림돌로 떠올랐다. 금채굴로 강바닥이 파괴될 뿐만 아니라 원주민의 물부족이 심화됐다. 또한 아마존강에 서식하는 물고기들의 수은 함량이 위험 수준으로 높아졌다.
금채굴업자는 환경과 먹이사슬을 선도적으로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원시림 지역을 가장 먼저 들어가 파괴하는 것은 항상 금채굴업자다. 금채굴업자가 한번 들어간 곳에는 벌목업자와 목재 운송용 도로 건설업자, 새 목초지를 만들려는 양떼업자가 뒤를 잇는 식이다.
이 지역의 자연파괴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평선 너머 멀리 끝없이 초원과 사막이 펼쳐져 있다. 지역 기후가 너무 더워졌는데, 현지인들은 지난 수십 년 중 최근이 가장 더운 여름이었다고 말한다. 오전 10시에 수은주는 이미 38도를 기록했고, 인근 대형 산불에서 나온 매캐한 연기가 후덥지근한 공기를 더욱 참을 수 없게 했다.
아마존강 유역의 기후변화는 이미 성경에서 묘사하는 차원으로 접어들었다. 몇 주 전부터 뜨겁게 달아오른 아마존강 여기저기서 물고기가 대량 폐사했다. 아마존강돌고래 집단폐사 사진은 전세계 언론을 도배했다. 브라질의 저녁 뉴스에는 며칠에 한 번씩 새로운 대형산불 뉴스가 나온다. 그리고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와중에 갑작스레 마데이라강에 우박이 쏟아졌다.
다시우바는 이런 지옥 같은 현실을 잘 견뎌내는 것처럼 보인다. 채굴선의 시끄러운 엔진 소리로 대화가 어렵자, 그는 손짓 발짓을 써가며 며칠 전 골드러시가 불었던 모래톱이나 밀림 깊숙한 곳으로 이어지는 아마존강 지선 등 지금까지 어디에서 채굴 작업을 했는지 들려줬다. 다시우바와 그의 가족은 채굴선에서 산다. 목재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상갑판(上甲板)이 나온다. 상갑판에는 침상, 주방, 세탁실, 가재도구 창고가 있다. 채굴선 갑판에는 화분·그릴·벤치가 있고, 개인공간이래야 야외 화장실이 딸린 좁은 목재 창고가 전부다.
 

   
▲ 2023년 1월 취임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아마존 열대우림을 벌목과 사막화로부터 지켜내겠다고 공언했지만, 금채굴업자들이 걸림돌로 떠올랐다. 룰라 대통령이 2023년 9월5일 ‘아마존의 날’을 기념해 벌목을 줄이는 지자체에 재정지원을 하는 내용을 담은 문서에 서명한 뒤 들어 보이고 있다. REUTERS

400선의 채굴선
다시우바는 “자유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의 채굴선은 일주일에 최대 80g의 금을 세척한다. 금 가격은 순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다시우바는 마데이라강에서 금채굴로 일주일에 4천~8천헤알(약 107만~214만원)을 번다. 그가 거주하는 빈곤한 지역에서는 상당한 금액이다.
이 지역에서 룰라 정부의 열대우림 보호 담당 공무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았다. 브라질 연방환경청(IBAMA)은 혼도니아 주도 포르투벨류의 한 통창 건물에 자리잡고 있다. 건물 주위를 무장한 보안인력이 순찰을 돈다. 근처 도시인 우마이타에는 연방환경청이 소방서 및 지적국과 함께 도심 외곽의 방갈로 여러 채에 분산돼 있다. 도심에 있던 기존 연방환경청 건물은 분노한 주민들에 의해 불타버렸다.
연방환경청의 세자르 기마랑이스 포르투벨류 총괄담당은 “매주 수은 70kg이 마데이라강으로 방류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채굴 작업이 당국의 허가 없이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8월 중순 헬리콥터를 타고 포르투벨류 상공에서 마데이라강을 둘러봤다. 헬리콥터 비행 중에 무려 400척의 채굴선을 봤다.”
기마랑이스는 경찰과 합동작전으로 채굴선 다수를 폭파한 이후 자신이 채굴업자들의 분노 대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환경보호를 적대시하고 금채굴을 옹호하는 입장이었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시절에는 그야말로 금채굴업자들이 활개를 쳤다. “채굴선 한 대당 가격은 최대 500만헤알(약 13억4천만원)에 이른다”고 기마랑이스는 설명했다. 아마존에서 불법 금채굴을 하는 채굴선 뒤에는 금융계 큰손과 대도시 대형 범죄자의 카르텔이 있다고 한다. “채굴선 카르텔이 빈곤층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있다!”
우마이타의 조나탄 마시에우 민방위 총괄담당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마데이라강 수위가 낮아졌고, 공무원들이 불법 우물을 조사하기 위해 각 가정을 방문 중이다. 일반 가구의 불법 우물을 폐쇄하지 않으면 조만간 단수 위험까지 있다고 한다. 마시에우는 마데이라강이 곧 바닥을 드러낼 수도 있다며 카페리 운항 중단 상황까지 우려한다. 마데이라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카누로 갈 수 없는 마을도 여러 곳이 생겼다. “갑자기 아픈 사람이라도 생기면 어떡합니까?”
마시에우는 금목걸이와 금반지, 그리고 황금색 시계를 착용하고 있다. 화려한 대도시 직장인 스타일이다. 그는 금채굴과 엮이기를 전혀 원하지 않고 ‘금채굴’이란 말 자체도 싫다고 정색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우마이타에는 금채굴이 아니더라도 ‘가족기업의 광물 채굴경제(Extractivism·모든 존재는 고유한 가치가 있음에도 자연과 생명으로부터 인간 편의를 위해 쥐어짜내는 활동)’가 있다고 한다. 이 지역에서 ‘가족기업의 광물 채굴경제’는 오랜 전통을 지녔다. 그리고 연방환경청이 불법 채굴선을 폭파하면 오히려 (배 안에 있던) 수은과 엔진디젤이 마데이라강으로 더 많이 방류되는 것은 아닌지 마시에우는 반문한다.
소형 채굴선은 일시금으로 지급하면 1만5천유로(약 2100만원)부터 구매가 가능하다. 우마이타 현지에서 채굴선을 여기저기 문의한 결과, 유통업자가 금채굴업자에게 한도 없이 마구 대출해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채굴선 유통업자는 금 수익률이 높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차이트> 취재진은 금채굴 사업이 빈곤층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지, 또한 경찰의 채굴선 폭파로 채굴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비참한 상황에 처했는지를 가는 곳마다 귀가 아프게 들어야 했다. 채굴선 폭파 뒤 여섯 자녀의 가장이 일용직 농장 노동자로 힘겹게 살아간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당장 채굴선을 떠나라는 소리가 밖에서 들렸다. 허겁지겁 아이들을 챙겨 채굴선을 떠나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분에 불과했다.” 여섯 자녀의 어머니는 2022년 경찰들이 ‘저지른 만행’에 분노를 터뜨렸다. 8명 가족의 ‘생명줄’ 채굴선이 폭파로 잿더미가 된 뒤, 어머니는 아이 여섯과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고 한다. 스쿨버스도 지나가지 않는 곳에 살면서 생계보조금도 신청하지 못했다. 그의 목소리에 분노가 묻어났다. “경찰은 우리를 폭도라고 부른다. 하지만 우리는 폭도가 아니라 평범한 노동자다!”
브라질 군부독재는 1970년대에 남부 주민들을 대대적으로 아마존 유역으로 강제 이주시켰고, 별다른 지원도 하지 않은 채 내버려뒀다. 현재 아마존 유역에는 당시 남부에서 추방당한 이가 여전히 많이 거주한다. 우마이타 지역 주민은 약 6만 명인데 인근의 거대한 땅덩어리에 거주하는 원주민은 수천 명에 불과하다.
우마이타를 비롯한 인근 지역의 경제가 최근 날개를 달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이 지역은 아주 빈곤했다. 이제는 소도시 우마이타에 전자매장 두 곳, 스타링크 위성안테나, 중산층으로의 신분 상승을 상징하는 제품이 넘쳐난다. 마데이라 강변에는 바와 레스토랑, 호텔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이 지역의 수천 가구가 빈곤의 늪에서 빠져나왔다”고 익명을 요구한 한 유명한 지역 기자는 말한다. “지역 주민의 60%가 직간접으로 채굴업을 해서 먹고산다. 지역 주민들이 옛날 생계 수단이던 어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마데이라강의 물고기들은 이미 수은에 중독된 것이 현실이다!”
지역 주민들은 아마존 유역을 파괴하는 채굴업 외에 다른 생계 수단이 없다는 현실을 오래전에 받아들였다. 다시우바는 삼촌 소유의 채굴선 가격이 현재 30만유로(약 4억2천만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 경찰이 혹시 채굴선을 폭파한다면 그의 가족은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새 채굴선을 사려면 수입 일부를 매달 저축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는 둘째 손가락으로 자신의 관자놀이를 두드리며 “사업 수완도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이른 아침부터 폭발음이 마데이라강을 뒤흔들었다. 여러 연방주에서 차출된 경찰 특수부 소속 60명이 중무장한 채 고속정을 타고 마데이라강을 가로지른다. “당장 집을 나가라”고 외치는 경찰과 분노한 주민들이 대치하는 영상이 이후 인터넷에 돌아다녔다. 영상에서는 몇 분 뒤 채굴선이 폭발하는 장면이 나온다. 가재도구와 채굴장비를 포함해 채굴선 전체가 마치 액션영화에서처럼 화염에 휩싸였다. 경찰은 이틀 만에 다시우바의 가족 채굴선을 포함해 총 144대를 폭파했다.
 

   
▲ 아마존강 유역의 기후변화는 심각해서 물고기가 대량 폐사하고 며칠에 한 번씩 대형산불 뉴스가 나온다. 2023년 8월 초 브라질 우마이타 근처 밀림에 불이 나서 자욱한 연기에 휩싸여 있다. REUTERS

경찰 단속에 분노하는 주민들
다시우바는 기사 편집 마감 시각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지만, 취재진은 경찰 작전 이후 상황이 담긴 영상을 입수할 수 있었다. 채굴선에 탄 다른 가족들의 상황을 담은 영상이었다. 영상에는 부모와 자녀들이 불타는 채굴선에 불을 끄기 위해 양동이에 강물을 담아 배에 미친 듯이 붓는 모습이 담겼다. 한 채굴업자는 영상에서 폭발로 불타버린 물고기 한 마리를 연기하듯이 하늘 위로 치켜올리며 “이게 환경보호를 위한 것이냐?”고 분노를 터뜨렸다. “네, 이곳에서는 정부가 앞장서서 물고기를 폐사시킵니다!”

ⓒ Die Zeit 2023년 제44호
Schürfwunden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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