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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지역사회 호평에도 법률 뒷받침 없어 시한부
[LIFE] 새로운 요양원 실험- ② 미적대는 정치권
[164호] 2023년 12월 01일 (금) 코르넬리아 슈메르갈 economyinsight@hani.co.kr

 
코르넬리아 슈메르갈 Cornelia Schmergal <슈피겔> 기자
 

   
▲ 라이나우에 요양원의 실험적 운영은 법률에 따라 2023년 말까지만 보장받았다.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부 장관은 전문가와 지역사회의 호평을 받는 이 요양원 모델을 어떻게 할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2023년 10월4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라우터바흐 장관. REUTERS


“우리는 돌봄시스템에서 더 많은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며,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의 요구에 집중해야 한다.” 뮌헨 출신의 전직 사회복지사로 ‘요양시스템 반대자’라고 불리는 클라우스 푸세크는 말한다. 그는 요양시스템을 가장 거세게 비판해왔다. 푸세크는 이미 20년도 전에 성명서에서 ‘인간적인 노인 돌봄 기본서비스를 위한 최소한의 요구사항’을 발표했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충족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했다. “많은 요양원에서 노인을 대하는 방식은 국제앰네스티(국제 인권단체)에 신고해야 할 대상이다.”
“2인실에 갇혀 비참하게 연명하다 마지막에 혼자 죽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푸세크는 말한다. 사람들과 말하고, 관심받고, 작은 일이라도 할 일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그는 카스파어 피스터가 운영하는 라이나우에 요양원의 콘셉트와 주거공동체를 높이 평가한다.
물론 기업가인 피스터가 이 사업모델로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릴 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은 비난할 일이 아니다. 다른 사업자들도 마찬가지다”면서 푸세크는 “중요한 것은 가성비가 적절하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라이나우에 요양원을 운영하는 베네피트그룹의 노동조건은 다른 곳보다 낫다. 노인들의 생활여건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나는 이 모델에 반대하는 사람을 한 명도 보지 못했다.”

광범위한 지지
실제로 라이나우에 요양원은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다. 2023년 6월,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보건부 장관 만프레트 루하(녹색당)는 카를 라우터바흐 연방 보건부 장관에게 전문간호의 부담을 덜어줄 ‘돌봄 요양서비스 방식의 미래’를 (2023년 말까지만 운영이 보장돼 있어) 걱정한다는 서신을 보냈다.
독일 공보험(AOK) 바덴뷔르템베르크 지부도 이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기 원하는 몇 가지 이유를 들었다. “우리는 라이나우에 요양원의 노하우를 장려해야 하며, 이 모델은 가족과 함께할 수도 있다”고 지부장인 요하네스 바우어른파인트는 말한다.
시범프로젝트가 2023년 말에 끝나면 피스터는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려야 한다. “그러면 우리 지역의 많은 노인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뷜암카이저슈툴의 시장인 페르디난트 부르거는 말한다.
라이나우에 요양원은 인구 4천 명의 작은 마을 중심부에 있다. 이 지역 주민의 수입과 연금은 그리 높지 않다. “많은 사람이 더 이상 요양원 비용을 지불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부르거 시장은 말했다. 게다가 환자 가족은 자신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요양원을 좋아한다. 이곳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요양원에 보낸다는 생각에 서서히 익숙해지는 전통 지역이지만 부르거의 말처럼 “전통을 완전히 깨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지난 몇 년 동안 연방정부가 피스터의 요양원과 관련해 왜 적절한 법률을 도입하지 않았는지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이론이 떠돈다. 피스터가 불편한 인물이어서, 그가 요양 부문의 엄격한 인력 배치 기준을 뒤흔들고 있어서, 업계에서 그를 질투하는 사람이 있어서 등 소문이 돈다. 이 모델은 요양원 운영자가 ‘체리 피킹’(어떤 대상에서 좋은 것만 고르는 행위)을 하도록 유혹해 상대적으로 도움이 적게 필요한 노인들만 유치하려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으며, 개별 기업가를 위한 법은 없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베네피트그룹이 요양원 감독기관과 문제가 생긴 적도 있다. 뫼싱겐에 있는 본사에서 불과 몇 분 거리에 있는 회사 소속의 또 다른 요양원 블루멘퀴헤(Blumenküche)에 당국은 입소 금지 조치를 내렸다. 입소자 가족이 더러운 침구와 약물 투여 오류에 불만을 제기했다고 한다. 피스터는 입소자 가족의 불만 제기가 있기 전에 그가 이미 개입했으며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감독 조치로” 문제를 해결했고 당국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뷜암카이저슈툴에서는 사람들이 피스터를 지지한다. 부르거 시장은 지역사회에서는 알려진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라이나우에 요양원은 호평받고 있으며 “사람들이 이곳에서 편안함을 느낀다”고 전한다.
공은 이제 연방 보건부로 넘어갔다. 독일의 ‘신호등 연정’은 이미 연정합의서에 “혁신적인 지역밀착형 주거형태”로 장기요양보험을 보완하겠다고 명시한 바 있다. 피스터의 ‘시설방문 서비스’를 염두에 둔 것일 수도 있다.
사회민주당 원내총무이자 뷜암카이저슈툴이 속한 선거구의 비례대표 요하네스 페흐너는 “이 모델이 모든 곳에서 작동하지는 않지만, 가족이 인근에 거주하면서 환자를 돌보는 작은 지역사회에서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요양원 운영자들에게는 ‘시그널’이 필요하다. “요양 부문의 문제는 교조적 논쟁을 할 시간이 더 없을 정도로 시급하다”고 페흐너는 말한다.

교조적 논쟁 할 시간 없다
피스터의 프로젝트 확장 계획은 현재 보류됐다. 그는 사실 베네피트그룹에서 운영하는 27개의 요양원 전체를 시설방문 모델로 전환하고 싶다. 피스터는 두 개의 신규 요양원에 1680만유로를 투자했다. 로이테에 문을 연 신설 요양원은 애초 계획과 달리 이제 일반적인 요양원처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투자에 대해서는 망설인다. 각지의 시장들이 거의 매일같이 그에게 요청해도 “상황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새로운 베네피트 요양원을 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피스터는 계속 뷜암카이저슈툴에 있는 그의 라이나우에 요양원을 안내했다. 1층에서 천장에 인공적인 별하늘이 반짝이는 월풀 욕조가 설치된 ‘웰니스룸’을 보여주었다. 맞은편 방에서는 노인들이 따뜻한 물침대에 누워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지상의 여정이 언젠가는 끝난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복도에서 두 명의 장례지도사가 소나무관을 엘리베이터로 옮기고 있다. 세상에는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이 있다. 라이나우에 요양원에서도 사람들은 죽는다.

ⓒ Der Spiegel 2023년 제40호
Das Mit-Pflegeheim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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