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룽첸 李蓉茜 바오윈훙 包雲紅 위충 余聰 <차이신주간> 기자
 

▲ 2021년 5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주택가에서 노동자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있다. 자동차 다음으로 중남미 시장에서 중국 제품의 수요가 급증한 분야는 태양광발전이다. REUTERS

자동차 관련 공급망을 통해 중남미 지역이 중국 기업의 수출 목적지에서 투자와 생산 목적지로 바뀌었다. 중남미 시장에서 자동차 다음으로 중국 제품의 수요가 급증한 분야는 태양광발전이다. 가구와 가전제품은 이미 오래전에 진출했다.
국제화물운송기업 윈취나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7월 태양광발전 제품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0% 늘었는데 그중 대부분이 중남미로 향했다. 수출증가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멕시코와 브라질, 칠레였다.
중남미 최대 태양광발전 시장은 브라질이다. 2022년 브라질이 수입한 중국 태양광발전 모듈은 약 18기가와트(GW)로 전년 동기 대비 50% 넘게 늘었고, 2년 연속 세계 태양광발전 응용시장 순위 5위 안에 들었다. 하지만 2023년부터 브라질 태양광발전 시장에 공급과잉이 시작됐다. 한 태양광발전 기업 중남미 판매책임자는 “브라질 시장은 3분의 2가 분산식 태양광발전이고 나머지는 집중식 발전인데 분산식 발전에 대한 보조금을 단계별로 삭감했고 집중식 발전은 설비용량이 늘지 않아 수입 수요가 영향받아 재고를 소화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로 수출된 태양광발전 모듈은 주로 미국으로 다시 수출된다. 여러 수출기업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이 중국 태양광발전 제품에 대한 반독점 조사와 반덤핑 조사를 예고한 다음부터 중국 기업은 베트남과 멕시코에 투자를 늘렸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패널을 멕시코로 보낸 후 조립해서 다시 최종 고객에게 발송한다. 2023년에도 태양광발전 수요가 커서 멕시코의 반제품 수요도 늘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선사 세엠아세제엠(CMA CGM)의 물류 자회사 세에베아(CEVA)는 중남미가 국제공급망에서 대체 생산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기간에 국제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났고 많은 기업이 공급망을 분산하고 보유량을 늘리며 탄력적인 공급 방식을 모색했다.
“홍콩·마카오·선전 등 중국 광둥성 9개 도시를 묶은 주강삼각주 지역의 많은 생산설비를 멕시코로 수출했다. 가격이 저렴하고 조작 기술이 까다롭지 않은 중고 사출기가 가장 많았다.” 알리바바닷컴 관계자는 최근 멕시코와 브라질에서 기계제품 수요가 많은데 2023년 7월 멕시코에서 기계설비 수입을 원한 바이어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고 브라질은 39.6% 늘었다고 말했다.
2018년 미국이 무역전쟁을 시작한 다음부터 중국의 중남미를 향한 생산설비 수출이 계속 늘었다. 중국 세관의 자료를 보면 2018~2022년 중국이 중남미 12개국에 수출한 보일러와 기계, 기계기구, 부품 수출액이 116억달러(약 15조3943억원)에서 217억달러로 늘어 연평균복합성장률(CAGR)이 17%에 달했다.
 

▲ 2023년 초 전자상거래 기업 쉬인은 중남미 지역 책임자로 전 소프트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마르셀로 클라우레를 임명하고 중남미 공략에 나섰다. REUTERS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
생산설비는 새로운 공장과 생산라인을 뜻한다. 이런 추세에 따라 생산설비 제조업체는 물량을 늘렸다. 2023년 초에 자동화설비 제조업체 노아아이테크(諾亞智造)는 멕시코 현지 공장을 착공하고 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 쑤저우시 우중구에 본사가 있는 노아아이테크는 3C(컴퓨터·통신·소비가전) 산업에 자동화 설비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멕시코와 브라질이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 다음으로 중국의 산업을 이전할 새로운 목적지가 되었다. 두 국가는 가공무역업이 발달했고 산업 기반이 베트남보다 견실하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는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해 멕시코에서 제조한 제품이 일정한 규정에 부합하면 미국에 들어갈 때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멕시코 북동부 누에보레온주의 주도인 몬테레이에서 화푸산(華富山)산업단지를 운영하는 후하이는 “그때부터 유럽과 미국, 일본, 한국 기업이 제조업을 멕시코로 이전했고 현지 제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멕시코에 정착하는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중국 제조업체가 가장 빠르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가 운영하는 화푸산산업단지에 입주한 중국 기업은 대부분 원자재와 부품을 중국에서 가져오고 일부 기업은 완성품을 멕시코에서 조립한다. 후하이는 “국외에 있는 산업단지에서 1달러를 생산할 때마다 60센트는 중국 내에서 온 것”이라고 어림잡아 말했다. 화푸산산업단지에는 자동차부품과 가전, 가구 업종이 많다.
중국 가전제품 제조사, 거리(GREE)와 메이디(Midea), 하이센스(Hisense) 등은 1999년부터 멕시코와 브라질에 공장을 설립했고, 현지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부품 공급업체도 현지에서 생산하도록 독려했다. 예를 들어 하이센스는 현지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조성해 공급업체가 따라오도록 설득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가구제조업 상황도 비슷해 공급업체가 대부분 중국에 남았다. (NAFTA에 따라) 미국에 제품을 판매하려면 50%만 멕시코에서 생산하면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멕시코에서 중국 가구 제조사의 신규 공장 설립이나 판매 모두 성장 속도가 느려졌다.
중남미 최대 경제체인 브라질도 관심을 받았다. 전 CMA CGM 중국법인 부총재 궈샤오하이는 초기 아시아 이민자는 일본인과 중국 원저우 출신이 많았고, 아마존강 중부에 있는 마나우스시는 교통이 편리해서 거리와 메이디 등 중국 기업이 오래전부터 공장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은 국제 산업 구도가 재편되는 기회에 가공무역을 늘리기 위해 11개 수출가공단지 조성을 허가했고, 그중 두 곳은 주정부와 시정부가 운영한다.
“제조업 이전을 검토할 때 멕시코는 중남미에 진출하는 첫 번째 목적지고 브라질은 멕시코나 유럽과 미국의 판매 시장이다.” 국제화물운송기업 윈취나의 쉬양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브라질의 최대 강점은 풍부한 천연자원이고, 현지에서 성공한 중국 기업은 대부분 육류 가공과 대두 단백질 추출 등 현지 자원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 중국 가전제품 제조사 거리(GREE)와 메이디(Midea) 등은 멕시코와 브라질에 공장을 설립해 중남미 진출의 교두보로 삼았다. 아마존강 중부 마나우스에 위치한 거리 생산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REUTERS

국제 전자상거래의 성장
현재 중남미에 진출한 중국 기업은 국유기업과 상장사, 대형 민영기업이 중심이다. 부정부패와 파업, 안전은 기업이 가장 우려하는 문제다. 화푸산산업단지는 더욱 안전한 생산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23년 상반기부터 경호팀을 만들어 보안과 관리를 강화했다. 앞으로 특전대원 출신 직원 150명을 보안업무에 투입할 계획이다.
세관 통계를 보면 중국의 중남미 수출은 철강과 화학공업 등 전통 중공업 비중이 높다. 최근에는 국제 전자상거래 기업 쉬인과 핀둬둬의 국제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가 중남미 사업을 적극 추진해 이미 진출해 있던 알리익스프레스, 아마존은 물론 현지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 메르카도리브레(Mercado Libre)와 경쟁했다. 쉬인과 테무의 배후에 있는 중국 제조업은 경공업소비재가 중심이다.
메르카도리브레는 ‘중남미의 알리바바’로 통한다. 전자상거래는 물론 물류와 지급결제, 대출 서비스도 제공한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멕시코 시장이 매출액의 90%를 차지한다.
멕시코 전자상거래 분야에 진출한 펑후이커지(芃煇科技)의 창업자 궈위는 “지리적 위치와 사회·정치 환경의 영향으로 중남미에서 중국 공급망과 기업의 영향력이 동남아만큼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의 자료를 보면 2022년 중국의 국제 전자상거래 시장 분석에서 동남아의 점유율이 12%로 북미와 유럽 다음으로 3위였다. 중남미를 포함한 나머지 국외시장 비중은 13%에 불과했다.
중남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21년 8천달러를 넘겼고 소비 욕구가 강하면서 저축 의식은 낮다. 브라질과 멕시코는 인구, 도시화 수준, 물류 등의 조건이 양호해 국제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판매자가 선호한다.
쉬인은 2019년 멕시코를 통해 중남미 시장에 진출했고 2020년에는 브라질로 확장했다. 한 전자상거래 분야 관계자는 “현재 쉬인은 시장에서 성과가 좋다. 공급망 통합 능력이 강하고 제품이 현지 수요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브라질의 투자은행 베테제팍투알(BTG Pactual)이 연초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쉬인의 브라질 매출액이 80억헤알(약 2조164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00% 급증했다. 쉬인은 2022년부터 품목을 넓혀 플랫폼으로 전환했고 브라질을 시범대상으로 정했다. 2023년 4월과 6월에 브라질과 멕시코에서 ‘쉬인 마켓플레이스’(SHEIN Marketplace) 플랫폼 운영을 시작했다.
중남미 전자상거래 판매자와 플랫폼에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360라이온익스프레스(360 Lion Express)의 린웨이 총경리는 “지금은 쉬인에 입점하기도 쉽지 않다. (모두 쉬인에 입점하는 것이) 돈벌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쉬인은 공급업체와 플랫폼 입점 판매자가 영업허가증 등록 후 1년 이상 경과하고, 판매자는 다른 플랫폼에서 1년 이상 경험이 있어야 하며, 1년 매출액이 100만 위안이 넘어야 한다는 입점 조건을 설정했다.
중남미 전자상거래 판매사 훠싱스다이(火星時代)의 장쉐펑 총경리는 “브라질과 멕시코 시장에서 쉬인을 통한 판매 이윤이 메르카도리브레보다 많다”고 말했다. 현재 쉬인 플랫폼의 객단가는 메르카도리브레보다 높지만,판매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단계이고 입점 후 3개월 동안 수수료와 물류비를 면제한다.

중남미 현지 공급망 육성
쉬양톈 쉬인 창업자는 직접 중남미 사업을 개척했고 동남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Shopee)의 전 중남미 사업책임자 펠리페 페이스트리를 브라질 책임자로 임명했다. 또한 알리익스프레스의 전 패션부문 책임자 파비아나 멜리노 마갈하에스를 영입했다.
2023년 1월, 쉬인은 마르셀로 클라우레가 중남미 사업 전략과 주주 사무를 감독하는 중남미 부문 회장으로 취임한다고 밝혔다. 로 클라우레는 오랫동안 중남미 지역 과학기술과 미디어, 통신, 부동산 분야에 투자했고 2014년부터 소프트뱅크 자회사 스프린트(Sprint)의 최고경영자(CEO)와 소프트뱅크 최고운영책임자, 위워크(WeWork) 회장을 역임했다. 2019년에는 90억달러 규모의 소프트뱅크 중남미 펀드를 조성했다. 당시 중남미 최대 규모의 벤처투자펀드였다.
쉬인은 중남미에서 현지 공급망을 육성했다. 2023년 4월, 쉬인은 1억5천만달러를 투자해 브라질 현지 제조업체가 쉬인의 수요 기반 생산방식을 도입하도록 돕고 앞으로 3년 동안 2천 개 현지 제조업체와 협력해 쉬인 브랜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년 말이면 쉬인 브라질 법인 매출액의 85%가 현지 제조업체와 공급망에서 나올 것이다.”
최근에 급성장한 또 다른 국제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도 2023년 5월 멕시코에 진출했고 8월 말 칠레로 확장했다. 테무는 그동안 유럽과 미국, 호주 등 선진국 시장에만 집중했다. 한 핀둬둬 내부 관계자는 “테무가 멕시코에 진출한 이유에는 북미 지역을 염두에 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분석업체 센서타워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6월10일 이후 테무는 멕시코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순위 상위권을 지켰고, 최근 한 달 동안에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앱) 내려받기 순위 1위에 올랐다. 360라이온익스프레스는 테무에도 물류배송서비스를 제공한다. 린웨이 총경리는 “6월 이후 멕시코에서 테무의 업무량이 늘었고, 하루 5만~6만 건에 달하며 많을 때는 10만 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관계자들은 테무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했다. 궈위는 “테무가 상품의 입고와 보관, 배송, 사후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풀필먼트(Fulfillment) 방식으로 운영돼서 판매자의 부담이 적지만, 더욱 우수하고 값싼 제품을 제공하는 경쟁사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財新週刊 2023년 제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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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유인영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