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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 단계서 AI 모델 적용
[COVER STORY] ‘챗지피티 신약’ 열전- ② 응용가치
[163호] 2023년 11월 01일 (수) 장모팅 economyinsight@hani.co.kr

 

장모팅 蔣模婷 <차이신주간> 기자

   
▲ 이탈리아 카포나고에 있는 제약회사 아디엔의 실험실에서 연구원이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REUTERS

챗지피티(ChatGPT) 열풍은 인공지능(AI) 제약의 중요한 기술발전 방향을 보여준다. 많은 AI제약사가 첫걸음을 뗐다. 전통 제약사에 이 기술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까? 실현할 수 있다면 어떻게 실현해야 할까?
지금까지 전통 제약사는 새로운 컴퓨팅 기술을 응용해 신약개발 원가를 낮추고 효율을 높이려 했다. “AI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의약 기술 개발은 갈수록 병목기에 진입하고 있다.” 2023년 7월 열린 세계생명과학대회에서 왕하이빈 인실리콘메디슨 스마트로봇실험실 책임자는 “업계에선 성공한 신약 하나를 개발하려면 평균 10년 동안 10억달러(약 1조3533억원)를 투자해야 한다는 법칙이 있다. 지금은 10년 동안 20억달러로 늘었다”고 말했다.
2010년 전후로 전세계에서 AI제약업이 시작됐는데 이는 ‘가상 스크리닝’(Virtual Screening) 기술의 성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가상 스크리닝은 컴퓨팅 시뮬레이션으로 대규모 화합물 데이터베이스를 탐색해 잠재적인 약물 분자를 식별하는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분자를 인간의 능력으로 전부 알아낼 순 없다. AI가 없을 때는 그중 약물로 만들 수 있는 지극히 일부를 찾아냈고 오로지 과학자의 경험과 운에 의지했다. 1960년대 과학자들은 수학과 통계학으로 화합물 구조와 생물 활성의 정량적 관계를 정립하기 시작했지만, 당시 컴퓨팅 능력과 데이터베이스의 한계 때문에 효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가상 스크리닝 기술의 성숙
1990년대부터 분자분석 기술이 발달해 분자와 단백질의 결합 방식을 예측했다. 제약 분야에서는 신약 표적(주로 단백질)을 설정해 컴퓨터로 이 표적과 결합하는 수많은 후보 약물을 찾아냈고, 찾아낸 분자를 연구자가 직접 스크리닝했다. 2010년 전후로 구글의 알파고로 대표되는 딥러닝(심층학습)과 기계학습 기술, 구조생물학, 생물정보학이 발전하면서 가상 스크리닝의 성공률이 크게 높아졌다.
가상 스크리닝은 이제 AI 제약 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술이 됐고 거대한 상업적 가치를 만들어냈다. 장페이위 크리스탈파이 수석과학자는 “표적을 하나 정하면 크리스탈파이 기술 플랫폼이 실험실에서 합성하고 시험하는 후보 약물의 수량을 수만 개에서 수천 개, 수백 개로 줄여준다”고 말했다. 2023년 5월 크리스탈파이는 미국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크리스탈파이가 일라이릴리가 지정한 표적에 따라 후보 약물 분자를 설계해서 제공하는 내용이다. 선급금과 단계별 기술료가 총 2억5천만달러로 중국 AI 제약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장페이위 수석과학자는 “가상 스크리닝의 효율을 결정하는 요인이 알고리듬 외에도 ‘건식 실험실’(Dry Lab)과 ‘습식 실험실’(Wet Lab) 데이터 확보”라고 말했다. 건식 실험실이란 AI가 스스로 스크리닝하고 후보 약물 분자를 설계해 결과를 예측하는 것을 말한다. 습식 실험실이란 실험실에서 실제로 분자를 합성하고 세포 배양, 동물 모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약물을 시험하는 것이다. 습식 실험실로 건식 실험실의 예측을 검증하고 결과를 AI에 제공해야 AI 모델의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 크리스탈파이는 자동화 로봇 실험실을 만들어 로봇이 약물 합성과 시험을 하면 습식 실험실의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피티 제약’으로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혁신할 수 있을까? 장페이위 수석과학자는 “소규모 AI 모델은 분자가 약물로서의 특성을 가지는지 예측할 때 상당히 우수한 성과를 보였으나 초거대 모델은 아직 뚜렷하게 강점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자동화 로봇 기술로 습식 실험실 데이터의 일치성 저조 문제를 해결한다면 초거대 모델이 더 훌륭하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장페이위는 초거대 모델의 두 가지 능력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초거대 모델의 인지능력이다. 문헌에서 자연어와 이미지 형식으로 기재된 비구조화 데이터를 구조화해 AI와 빅데이터의 난제인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또 하나는 다른 도구를 통합하는 능력이다. 앞으로 초거대 모델이 스스로 결정하고 각종 알고리듬 도구와 실험 방법으로 약물 개발의 일부 과정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 2023년 5월 미국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중국의 AI제약사 크리스탈파이와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을 위해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뉴저지주 일라이릴리 제조 공장. REUTERS

새로운 표적 발견의 가치
AI제약사 위안이즈후이의 판루룽 최고경영자(CEO)는 “사전 학습과 초거대 모델이 약리학 데이터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AI가 생성한 약물이 임의로 만든 분자가 아니라 약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지피티 제약의 응용 범위가 신약 분자 설계에 그친다면 제약산업의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친다. “지금은 AI 제약 분야에 투자할 때 신중한 편이다. 의약산업의 시각에서 보면 새로운 화합물의 발견은 수많은 문제 중 하나를 해결한 것에 불과하고 신약개발 전체 과정에서 AI의 역할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2023년 중국디지털의료대회에서 양루이룽 벤처캐피털 MVP(遠毅資本) 파트너는 이렇게 말했다.
난이도와 혁신의 희소성을 기준으로 보면 새로운 표적이 더 큰 가치를 가진다. 상하이증권 보고서의 통계에 따르면 2013~2023년 중국에서 허가받은 국산 신약 106건 가운데 새로운 표적을 기반으로 개발한 신약은 한 건도 없었다. 리자 중국과학원 상하이약물연구소 소장이 2023년 열린 공개회의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허가받은 신약의 상위 10개 표적 집중도가 7.68%였는데 중국은 19.38%에 그쳤다. 전세계에서 연구하는 표적이 2만 개 정도인데 중국은 약 2300개에 불과했다.
“지금은 여러 국가가 신약을 개발할 능력이 있고 세계 최초 신약(First-in-Class drug, 특정 표적과 적응증, 치료 기전으로 처음 개발된 신약)도 개발할 수 있지만 새로운 표적의 발견은 여전히 스위스 바젤과 미국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 몇 개 도시에 집중돼 있다.” 알렉스 자보론코프 인실리코메디슨 CEO는 “AI를 새로운 표적 발견에 적용하면 의약 개발에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개발비와 실패 위험성을 생각하면 약물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전임상 연구보다 임상시험이 훨씬 중요하다. 2016년 학술지 <네이처>의 한 논문은 1996~2014년 신약개발 데이터를 집계한 후 임상시험이 신약개발 전체 비용의 60%를 차지했다고 소개했다.

AI 임상시험의 윤리적 문제
자보론코프 CEO는 “챗지피티와 비슷한 AI 모델로 임상시험 방안을 계획하고 임상시험 결과를 예측하는 등 AI 모델을 임상시험 단계에서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성공한 사례가 없는 이유는 기업이 충분한 시간과 노력, 자금을 투입해서 임상시험 AI의 알고리듬을 개발하고 고품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윤리적 문제도 있다. 감독당국이 AI가 신약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인체실험 일부를 대체하는 것에 동의할지는 불확실하다.
2023년 7월 인실리콘메디슨은 학술지 <임상약리학 및 약물치료학>(Clinical Pharmacology and Therapeutics)에 논문을 발표하고 7년 동안 개발한 트랜스포머 모델(문장 내 단어들의 관계를 추적해 연광성을 찾고 문맥을 학습하는 네트워크)에 기반한 임상시험 예측 엔진 인클리니코(inClinico)를 소개했다. 인클리니코는 주로 임상2상이 임상3상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예측하는 데 사용된다. 연구자는 5만5천 건이 넘는 임상2상의 데이터를 사용해 훈련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임상2상 14건을 예측해 11건이 성공함으로써 정확도가 79%를 기록했다.
AI가 의약 개발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왕하이빈 인실리콘메디슨 스마트로봇실험실 책임자는 “규모가 크고 완벽한 모델을 사용하려면 AI가 인체의 모든 생리 기전을 표현하고 모든 약물의 특징을 표현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이 문제를 해결한 초거대 모델은 없다. 인체 이해와 약물이 되는 기전의 이해가 이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財新週刊 2023년 제34호
“GPT製藥”暢想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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