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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제·할인점으로 반등 모색
[집중기획] 위기의 중국 대형마트 ③ 위기탈출 해법
[163호] 2023년 11월 01일 (수) 쑨옌란 economyinsight@hani.co.kr

 

쑨옌란 孫嫣然
<차이신주간> 기자

   
▲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국제적인 대형 유통회사는 창고형 회원제 할인매장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월마트 매장. REUTERS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국제적인 대형 유통회사는 창고형 회원제 할인매장을 확대하는 등 신유통 이외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소매유통 계열사인 허마도 이 길을 따라갔다. “회원제 할인매장이 인기 있다면 우리가 안 할 이유가 없다.” 허마의 내부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2020년 10월 상하이에서 첫 번째 창고형 회원제 할인매장 ‘X회원점’이 개장했다. 현재 상하이에만 7개, 난징과 쑤저우, 베이징에도 한 곳씩 들어섰다. 알리바바의 유통체인 다룬파의 첫 번째 ‘M회원상점’도 2023년 5월 양저우에서 개업했고 투자를 계속 늘릴 계획이다.
월마트의 창고형 회원제 할인매장 샘스클럽은 1996년 선전에 첫 지점을 열었고 최근에는 해마다 6개씩 신규 지점을 늘렸다. 2023년 6월 말 개장한 선전 첸하이점은 전국 45번째 지점이었다. 하반기에도 3개 지점이 문을 열 예정이다. 코스트코는 지점 확장에 신중해서 2022년까지 중국에 단 두 곳만 있었고 2023년 상하이와 닝보, 항저우에 3개 지점이 문을 열었다. 메트로는 2019년 우메이에 인수된 뒤 확장을 서둘러서 2023년 초까지 24개 회원점을 개장했다.
연회비는 회원제 할인매장의 중요한 수익원이다. 이윤이 박한 대형마트에 상당히 매력적인 유혹이다. 중국연쇄(체인)경영협회가 2023년 6월에 발표한 ‘2022년 중국 100대 연쇄점 명단’을 보면, 코스트코의 경우 2개 지점이 연간 매출액 30억위안(약 5560억원)을 달성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코스트코의 연회비 수입은 매출액의 2%에 불과하지만 전체 이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다.

쉽지 않은 회원제 할인점 전환
그렇지만 대형마트가 회원제 할인점으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 중국 국내 대형마트가 2021년 바람을 타고 회원제 할인점을 줄줄이 개장했다. 융후이는 2021년 5월부터 창고형 회원제 할인매장을 열어 53개 지점을 개장했지만, 이후 현재까지 진전 상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BHG 베이징화롄(北京華聯)은 2021년 란저우에서 첫 번째 회원제 할인점을 열었지만 2년도 지나지 않아 폐점했다. 런런러도 지금까지 10개 회원제 할인점을 개장했는데 2023년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3.7%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2년 동안 샘스클럽의 성공은 코로나19 방역 규제로 인한 생필품 사재기와 소비능력 하락과 관련 있다고 평가했다. 연회비로 사용자를 선별하고 우수한 제품으로 고객 만족을 확보하는 창고형 회원제 할인점은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소비를 누리고 싶은 도시 지역 중산층을 공략했다.
외국계와 국내 창고형 회원제 할인점의 연회비는 250위안(약 4만6천원)에서 300위안이다. 허마는 2023년부터 연회비가 658위안인 다이아몬드회원을 모집하고 매주 1회 제공하던 ‘12% 할인’ 혜택을 매일 제공하는 것으로 바꿨다. 그러나 2022년 말까지 허마가 확보한 회원은 270만 명으로, 샘스클럽의 2021년 기준 회원 수 400만 명에 한참 못 미쳤다.
유료 회원이 차별화된 제품을 구매하도록 보장하는 것은 신규 회원을 모집하기 위한 기본 동력이다. 소매업 전문가 완더첸은 “중국 소매업은 오랫동안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 부족했다”며 “단일 품목의 브랜드 집중도가 높지 않고 제품 구매의 편리성이 다국적기업보다 부족한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제품 수준을 높이면 어느 정도 단점을 보완할 수 있겠지만, 회원제 할인점 고객의 소비 수요에 부응하긴 힘들다.
외국계 대형마트와 전자상거래는 최근에 시작된 소비수준 격상의 기회를 잡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샘스클럽 식품 구매 요령을 알려주는 인플루언서 왕훙(網紅)의 동영상이 등장했고, 전세계에서 수입한 ‘새롭고, 신기하고, 특이한’(新奇特) 제품이 소비자의 호응을 얻었다.
저렴한 가격은 업계에서 공인된 샘스클럽의 경쟁력 중 하나다. 규모를 앞세워 가격 협상 능력을 확보하고, 직접 대량 구매해서 운반하기 때문에 제품 입고와 물류에 드는 비용을 줄여 가격을 낮출 수 있다. 구매담당자의 제품 전문성도 강하다. 예를 들어 와인 양조장에서 직접 제품을 구매하는 직원은 대부분 소믈리에 자격증을 갖고 있다.
목표한 가격과 품질의 제품을 살 수 없을 때는 브랜드나 제조업체와 공동으로 원하는 제품을 만듦으로써 구매담당자의 안목을 시험할 수 있다. 과거에는 대형마트가 ODM(제조업자 개발·생산)으로 자체브랜드(PB)를 만들었다. 자사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주로 브랜드가 약하고 품질은 좋은 품목을 선택했다. 완더첸은 “메트로와 샘스클럽, 코스트코의 자체브랜드 제품 비중이 20~30%인데 그 정도가 자체브랜드 비중의 경계선이고 이를 넘으면 전문성이 부족해진다”고 말했다.
샘스클럽은 관심의 대상이 된 수입제품 외에 현지에서 직접 조달하는 제품이 많다. 소매 전문가 장천융은 “수십 년 동안 누적된 공급망과의 안정적 협력관계가 샘스클럽의 경쟁력 중 하나”라며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훙수(小紅書)와 전자상거래 구매대행 열풍 덕분에 샘스클럽의 방문객이 늘었는데, 인기 상품이 품절되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경쟁사들은 샘스클럽의 경험을 배우면서 강력한 상대와 맞서는 방법을 찾고 있다.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먼(Oliver Wyman)의 셰난은 “국내 기업은 신선식품 분야에서 외국계 기업을 추월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제품 운송 거리의 제한이 없고 국내에서 특색 있는 농산물을 발굴할 수도 있다.
샘스클럽이 전세계에서 제품을 조달하는 강점이 있지만, 허마는 제철 농산물이나 중식 밀키트 등으로 현지 소비자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제품을 조달하고 신제품을 개발할 때 ‘경쟁사가 없는 제품’에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허마는 살아 있는 해산물을 직접 잡아 매장에서 판매하고, 다룬파는 생선을 손질하는 동영상을 만들었다. 이는 샘스클럽이 하지 않는 부분이다. 샘스클럽은 수입 해산물의 운송 시간이 길어지면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냉동 수산물만 공급한다. 밀키트도 하나의 공략 방향이다. 허마는 상하이물류공급망센터와 식재료가공센터에 위탁해 밀키트를 개발하고, 다룬파는 2023년 8월 자궁커(加工課)라는 브랜드를 출시해 제품 차별화를 추진했다.

   
▲ 영국 테스코(TESCO)가 단계적으로 중국 기업에 지분을 매각하는 등 외국계 유통회사가 중국에서 철수하고 있다. 산둥성 칭다오의 테스코 매장 앞을 고객이 지나가고 있다. REUTERS

회원제 할인매장 방식의 한계
그러나 창고형 회원제 할인매장 방식은 한계가 있어 전체 대형마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두융 T11성셴차오스 창업자는 “중국인의 생활 방식이 구미 지역과 달라, 식재료를 오래 보관하지 않고 신선한 식재료를 사서 낭비하지 않는다”며 “샘스클럽의 공급 방식은 현지 구매 수요에 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모든 대형마트가 시장에서 도태된 것은 아니고 공급업체가 부담하는 각종 수수료 위주의 단순한 수익 창출 방식이 문제였다. 카르푸를 비롯한 외국계 대형마트가 중국 시장에 진입한 뒤 입점비나 판촉비 명목으로 공급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았고 국내 대형마트도 이를 따라갔다. “판매 수수료와 각종 명목의 비용을 합하면 매출액의 40%에 이른다.” 천리핑 수도경제무역대학 소비빅데이터연구원 원장은 “공급업체가 각종 비용을 제품 가격에 포함해서 최종가격이 내려가지 않았고 대형마트 내부에서 (공급업체와 둘러싼) 부패와 비리를 근절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에 자본은 새로운 형태의 소매업을 지원했고 동네 상권에 진출한 근거리 소매점이 늘어났다. 제조업체의 재고 처리 압박이 커지자 할인점도 늘었다.
“품목별 전문 소매점은 사실상 대형마트를 분해한 것이다.” 장신자오 치청캐피털 창업파트너는 “대형마트가 2020년에 이미 고속성장에서 성숙, 쇠락의 주기를 끝냈고 앞으로 20년은 근거리 소매업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면적이 좁고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동네 점포가 효율적이고 단일 품목의 전문성이 높아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치청캐피털은 근거리 소매점에 주목해 신선 농산물 판매점 첸다마(錢大媽), 과자·간식·음료 판매점 링스헌망(零食很忙), 훠궈 식재료 판매점 궈취안(鍋圈) 등 신흥 유통업체에 투자했다.
두융도 “대형마트는 생활 방식을 선도하고 가성비를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하는데, 과자·간식·음료 할인점 사례도 이런 규칙에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는 대형마트 간 경쟁이 아닌 대형마트의 특정 부문과 동네에 있는 전문 소매점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제조업체의 재고 처리 압박 속에 과자와 간식, 음료, 일용소비재 중심의 할인소매점이 빠르게 성장해 침체된 시장에서 높은 성장률을 올리는 오프라인 유통 분야로 떠올랐다. 상하이증권의 2022년 할인소매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유통기한 임박 상품’ 시장의 규모가 318억위안(약 5조8928억원)까지 늘었고 2025년에는 400억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천리핑 원장은 “일본 경제가 침체됐던 2000년에 할인잡화점 ‘돈키호테’를 비롯해 다양한 할인점 유형이 등장했는데, 코로나19 이후 중국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할인점이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월마트의 창고형 회원제 할인점 샘스클럽(Sam’s Club)과 즉시배송 등 새로운 형태의 소매유통업이 등장했지만 소비가 위축되고 소비수준이 낮아지는 상황 속에 가격경쟁이 시작됐다. 중국 상하이의 샘스클럽 매장. REUTERS

중소형 소매할인점의 약진
소매할인점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대량 구매하고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으로 전통 유통업체보다 훨씬 저렴하게 판매한다. 온라인에서는 상품이 다양해도 가격을 깎을 수 없다는 점도 할인소매점에 기회를 제공했다.
허마와 우메이, 런런러, 자자웨(家家悅) 등 전통 대형마트도 할인점 경쟁에 합류했다. 허마는 규모가 작고 가격은 저렴한 소형 할인점을 향후 성장 방향 중 하나로 판단하고 지역 공동구매 서비스 허마린리(盒馬鄰里)와 함께 동네 상권에 진출했다. 배송서비스 진출이 상대적으로 더디고 오프라인 유통업이 소매점 형태로 진출할 기회가 남아 있는 시장이다.
사실 소매할인점은 새로운 판매법 개발을 넘어 소매유통을 새롭게 정의한 측면이 있다. “중국의 모든 소매업체는 ‘상품력’을 보완하는 수업을 받아야 한다.” 장신자오 파트너는 “과거 소매업을 브랜드가 이끌었다면 새롭게 등장한 소매업체는 소비자의 시각에서 제품을 기획한다”고 말했다.
허마는 소수의 주요 고객에게 의존하는 기존 소매업의 관행에서 벗어나 오랫동안 고착된 공급망 체계를 버렸다. 일반 소비자의 소매유통 수요와 발언권이 커졌기 때문이다. 두융은 자체브랜드 제품을 계속 출시하고 시중의 표준화된 공급이 제공할 수 없는 고품질 제품으로 승부할 계획이다. 그는 “소비자 시각에서 바라보고 그들이 생각하지 못한 제품을 미리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지역형 유통업체는 바오팅회(保亭會), 개미상업연맹(螞蟻商業聯盟) 등 협회를 중심으로 단합했다. 협회는 공동구매와 자체브랜드 개발을 추진했다. 20년 넘는 역사를 가진 바오팅회는 100여 개 회원사의 매출액을 합하면 수천억위안 규모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바오팅회가 2023년부터 100만위안의 보증금 기준을 없애 회원사를 늘렸고, 공동구매를 추진해 공급업체의 이윤을 줄였다”며 “사실상 중간 유통상이 가져가던 5~10%의 이윤을 회원사에 돌려준 셈이다. 최저가격을 제시한 업체를 찾아 제품을 공동구매한다”고 말했다.
천리핑 원장은 “앞으로 중소형 소매업체가 계속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에서 소개한 바오팅회 협력사 관계자는 “지역형 유통업체가 협회를 중심으로 뭉치면 대형마트의 시장이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제조사에도 가치가 있다. 한 외국계 생활용품 브랜드 판매자는 “2023년은 전반적으로 소비가 부진했고 상반기에는 생방송 직접판매와 온라인 유통에 투자를 늘렸지만 나중에 보니 오히려 손해였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대형마트에 마케팅 비용을 늘려서 주말에 특별 매대를 설치하고 판촉사원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프라인도 포기할 수 없는 전쟁터다. “온라인에서는 발언권이 없어졌지만 오프라인 유통에서는 아직 제조사가 결정할 권한이 있다.”

ⓒ 財新週刊 2023년 제36호
中國還需要大超市嗎?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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