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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배 준다면서 왜 이것만 주지?
[재무제표로 읽는 회사 이야기] 미국 ETF ‘TQQQ’
[163호] 2023년 11월 01일 (수) 찬호 Sodohun@naver.com

 

찬호 공인회계사

   
▲ ETF(상장지수펀드)는 주식시장에 상장돼 일반적 펀드와 달리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는 큰 장점이 있어 큰 인기를 얻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REUTERS


바야흐로 미국 ETF(상장지수펀드) 전성시대다. 다양한 미국 ETF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국내 투자자의 국외주식 투자 상위 10종목 중 ETF가 4종목이나 된다. ETF는 시장 지수들을 추적하는 펀드이면서 거래소에 상장된 상품이다. 대표적인 미국 ETF에는 ‘QQQ’가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인베스코(INVESCO)에서 만든 ETF로 나스닥지수를 추종한다. QQQ는 나스닥지수에 포함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주식을 각 회사가 나스닥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보유한다.
ETF가 엄청난 인기를 얻은 장점 중 하나는 쉽게 사고팔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 펀드는 매수 뒤 바로 매도해도 환매를 받는 데 최소 2~3일은 걸린다. 그러나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펀드이기에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 이런 ETF 중에서도 최근 몇 년간 투자자에게 큰 인기를 끄는 상품이 있다. TQQQ(나스닥지수 세 배 추종)이다. TQQQ는 항상 국내 개인투자자 매수 상위에 올라 있다. 앞서 언급한 상위 10종목 중 ETF에서는 1위다. TQQQ의 전체 시가총액이 약 170억달러인데, 우리나라 투자자가 이 중 1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싶은 투자자들의 열망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 ‘세 배 상품’들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세 배라는 말이 무색하게 TQQQ의 수익률이 나스닥지수의 세 배에 꽤 미달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근 1년 수익률은 나스닥지수보다 낮다.(표 참조)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지 펀드의 재무제표(자산 명세서) 등을 통해 살펴본다.

   
 

수익률 세 배의 맹점
ETF에도 재무제표가 있다. 공식 외부감사를 받은 재무제표는 아니지만, 증권 관련 법령에 따라 운용사는 ETF의 자산 명세를 매일 공개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ETF에 어떤 자산이 담겼는지 알 수 있고 어떤 전략을 구사하는지 유추할 수 있다. TQQQ 발행사인 프로셰어즈(Proshares)가 공개하는 명세서를 살펴보면 궁금증이 떠오른다. TQQQ가 보유한 주식이 전체 자산의 40% 정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미국 정부의 단기채(Treasury Bill)이다. 세 배를 주는 상품인데 주식 보유 비중이 전체 자산의 반도 안 된다.
그렇다면 세 배 수익률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바로 스와프 계약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운용사와 투자은행 간에 스와프 계약을 체결한다. 투자은행은 운용사에 약정된 수익률을 제공하고, 운용사는 수수료를 지급한다. 프로셰어즈는 TQQQ 투자자에게 세 배의 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해 뱅크오브아메리카, 제이피모건 등 유수의 투자은행과 스와프 계약을 했다. TQQQ 명세서를 보면 이 스와프 계약의 규모는 총자산의 250%에 이른다. 다만 이 계약은 명세서상 자산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프로셰어즈는 이 스와프 계약으로 매일 나스닥지수의 손익을 스와프 상대방(투자은행)과 정산한다.
여기서 문제는 스와프 비용(수수료)이다. 프로셰어즈는 스와프 상대방으로부터 매일 세 배 수익을 정산받는 대신 스와프 비용을 지급한다. 그런데 이 스와프 비용이 꽤 크다. 일반적으로 스와프 비용은 시장금리에 프리미엄을 더해 계산한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5%에 육박해 스와프 비용이 연 10% 넘는다고 추정할 수 있다. 지수의 상승이나 하락과 관계없이 연 10%씩 수수료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프로셰어즈가 가져가는 연간 펀드 보수는 1% 수준인데, 이 보수의 10배가 넘는 셈이다.
숨겨진 수수료와 별개로, TQQQ에는 달콤함이자 독이 숨겨져 있다. 바로 복리 계산이다. TQQQ는 매일 나스닥지수의 수익률을 세 배로 추종한다. 상승장이 지속하면 이만한 상품이 없다. 그러나 위로만 세 배가 아니라 아래로도 세 배이다. 쉽게 계산해보자. 극단적으로 오늘 나스닥지수가 10% 올랐고 내일 10% 하락했다고 가정해보자. 오늘 시초의 나스닥지수가 100이었을 때, 내일은 110이고 그다음 날은 99(110×0.9)가 된다. TQQQ 역시 오늘 시초 가격을 100으로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내일 가격은 130이고 그다음 날은 91(130×0.7)이 된다. 10% 오르고 10% 내렸는데 TQQQ는 시초가 대비 9%나 사라졌다. 횡보가 지속하면 이른바 ‘녹아버리는’ 것이다.

독이 든 복리의 마법
이는 최근 있었던 하락장에서도 관찰된다. 최근 1년간의 하락장은 고통스러웠던 ‘횡보 후 하락’이었다. 이에 2022년과 대비해 동일한 지수였을 때 TQQQ 가격은 반 토막이 나버렸다. 금리 상승에 따른 스와프 비용 증가, 변동성이 높은 상승·하락 움직임에 따른 ‘하락성 횡보’가 낳은 결과다.
손에 있는 지문은 모두 다르며, 사람마다 특징지어진다. 각각의 투자 방식도 손의 지문과 같다. 누군가는 기막히게 저점과 고점을 찾아내 TQQQ로 단타에 성공해 고수익을 창출했을 것이다. 또 어떤 이는 TQQQ 장기 보유로 시장을 크게 상회하는 수익률을 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TQQQ를 비롯한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을 알고 투자하면 좋겠다. 복리가 가지는 장점이자 단점은 TQQQ 같은 레버리지 ETF의 근원적인 특징이다. 그러나 스와프 비용 증가는 고금리가 가져오는 또 다른 복병이다. 최근 미국 금리가 계속 상승해 이런 고금리가 꽤 장기간 지속한다고 한다. 이 상황에서 TQQQ를 장기 투자하고 싶은 독자는 투자 전에 높은 참가비(스와프 비용)를 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복리의 ‘마법’에 ‘독’도 들어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

* 10여 년간 자본시장 언저리에서 밥벌이하는 공인회계사다. 시장 거품을 늘 걱정하지만, 우리가 숨을 거둔 뒤에도 자본시장은 계속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모두에게 공개하는 재무제표 등 공시 정보를 통해 기업의 속살을 톺아보는 글을 독자와 함께 나누려 한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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