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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2.3%, 사회경제의 구조적 변동 ‘응축’
[조계완의 글로벌 경제와 사회]
[163호] 2023년 11월 01일 (수) 조계완 kyewan@hani.co.kr

 
조계완 <한겨레> 선임기자

   
▲ 하나의 ‘추세’로 포착되는 2%대 실업률은 저출산·고령사회·가족행태 등 우리 사회경제 부문의 구조적 변모를 총체적으로 응축한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60+ 시니어일자리한마당’에서 구직을 원하는 노인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소비이고, 소비에 쓰는 소득의 원천은 고용이다. 물가·금리·성장률보다 실업률이 더 중요한 까닭 중 한 가지다. 2023년 9월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2935만9천 명) 가운데 2869만8천 명이 취업 중이고 실업자는 66만1천 명(실업률 2.3%)이다. 2021년까지만 해도 ‘월평균 실업자 100만 명 안팎’인 경제였다. 8·9월은 실업률이 가장 낮아지는 계절이긴 한데 2023년 8월 실업률은 2.0%(실업자 57만3천 명)까지 떨어졌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지표로 보면 2022년 2월부터 ‘월간 실업률 2%대 고용체제’가 거의 20개월째 이어진다. 2021년부터 월간·분기·연간 모두 단 한 번도 예외 없이 실업률 지표는 마이너스를, 취업자는 플러스를 지속 중이다.
2%대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자연실업률 3%대 초반)을 넘어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치다. 노동시장 연구자에게는 놀라운, 정확한 설명과 요인 분해를 통한 식별이 어려운 일종의 ‘고용 퍼즐’이다. 일자리 변동은 여러 요인(경기변동, 인구·산업 구조, 정책·제도 및 세계화, IT 등 기술 충격)이 복합적으로 상호 보완과 상쇄 작용을 하면서 나타나는 터라 명쾌한 설명이 어려운 영역이긴 하다. 다만 고용 지표는 제조업에서 경기에 후행(6~12개월 시차)하고 서비스업에선 동행하는 편인데, 2023년 수출·제조업 경기 부진으로 상반기 실질성장률이 0.9%(전년 동기 대비)에 그쳤음에도 ‘고용 서프라이즈’는 지속 중이다. 경기와 취업자 증감 사이에 상관관계가 낮아지는 까닭으로 꼽히는 몇 가지는 있다.
첫째, 고용 증가를 이끄는 건 여성과 고령층이다. 고령자 취업은 60대를 중심으로 여성·남성이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은퇴한 고학력 베이비부머(60대)는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건강도 좋아져 일에 대한 욕구가 여전하다. 여성은 ‘자녀 없는 30대’에서 취업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2%대 실업은, 어떤 의미에서 우리 사회경제의 저출산 상처를 반영하는 셈이다.
둘째, 여성·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증가는 ‘공급 측면’ 추세인데 이들을 받아주는 사업체(개인·법인) 쪽의 수요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그 까닭으로 ‘낮은 노동생산성’이 지목된다. 대략 2010년대 초반부터 우리나라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하락 추세에 들어섰고, 서비스업 생산성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다 컴퓨터·IT 부문에서도 생산성 증가세가 의외로 그리 관찰되지 않는 이른바 ‘생산성 역설’이 존재한다. 주 40시간과 주 52시간 근로상한제 제약 속에, 예전과 동일한 제품 수량을 생산하는 데 투입해야 할 노동량이 점점 많아지는 셈이다.
셋째, 일자리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영역은 고령사회 수요를 반영한 보건복지, 여성 장년층 위주의 돌봄 유형, 대면 활동 제약이 풀린 숙박·음식, 청년층이 선호하는 정보통신·방송영상물제작 및 전문과학기술(연구개발, 법무·회계·광고·여론조사·교육, 엔지니어링 설계 등) 등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여전히 팽창 중인 플랫폼경제(배달·택배 등)는 노동시장 참여 기회가 적었던 여성·고령층에 풀타임 정규직은 아닐지라도 일자리를 ‘작게 쪼개’ 제공하는 구실을 한다. 요즘 40~50대 여성들은 청소(집·사무실) 플랫폼 웹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시간대 일자리를 훨씬 쉽게 구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대면과 비대면이 서로를 대체하기보다는 나란히 함께 유지·확장하는 양상이다. 이제 하나의 ‘추세’로 포착되는 2%대 실업률은 저출산·고령사회·가족행태 등 우리 사회경제 각 부문의 구조적 변모를 총체적으로 집약·응축하고 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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