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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지피티가 노벨상을 받게 되는 날
[편집장 편지]
[163호] 2023년 11월 01일 (수) 김연기 ykkim@hani.co.kr

 
김연기 편집장

최근 미국 엔비시(NBC) 방송은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의 생성형 AI 챗지피티(ChatGPT)를 둘러싼 흥미로운 사연 하나를 소개했습니다. 미국에 사는 7살 어린이 알렉스는 4살 때부터 원인 모를 통증에 시달렸습니다. 급기야 두 다리 길이가 다르게 자라며 한쪽 다리를 절룩이게 됐습니다. 부모는 아이의 정확한 병명을 알기 위해 3년간 의사 17명을 찾았으나 진단에 실패했습니다.
알렉스를 고통의 수렁에서 건져준 것은 다름 아닌 챗지피티였습니다. 알렉스 부모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챗지피티에 각종 진료 기록을 입력하고 병명을 물었더니, 챗지피티는 ‘지방 척수 수막류’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이 진단은 의료진이 확인한 결과 정확했습니다. 알렉스는 이 진단에 따라 치료받고 나서야 마침내 극심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습니다.
상상 속 미래의 일이라고만 여겼던 AI 시대가 현실이 됐습니다. 최근 수년간 AI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인류 문명과 산업을 통째로 뒤흔들고 있습니다. 특히 챗지피티는 과거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그랬던 것처럼 많은 사람이 체감할 정도로 우리 일상을 뒤바꾸고 있습니다. 챗지피티가 명령어 몇 마디로 사람 의사보다 더 뛰어나게 정보를 찾고 진단을 내릴 정도입니다.
알렉스 사례에서 보듯 챗지피티는 헬스케어 분야에도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의학 논문을 분석하거나 수많은 임상 자료를 학습해 관련 정보를 빠르게 습득합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분석하는 챗지피티의 능력은 진료·임상 데이터가 쌓일수록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신약개발에도 기여하리라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데이터 처리와 분석에 뛰어난 속도를 보이는 만큼 신약개발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물론 볕이 있으면 그늘도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챗지피티도 예외가 아닙니다. 생성형 AI 모델은 대량의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만큼 데이터의 품질이 좋지 않으면 심각한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생성형 AI 규제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챗지피티의 무한한 가능성에 귀 기울이되 오류도 주시해야 합니다.
하지만 챗지피티가 놀랄 만한 발전을 하리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이 가공할 능력의 여파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입니다. 지난 9월21일 미국 래스커상 재단은 ‘미국판 노벨생리의학상’이라는 래스커상 2023년 수상자로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인 데미스 허사비스와 존 점퍼 박사를 선정했습니다. 수상자는 사람이지만 실제 수상 대상이 된 연구 성과는 딥마인드의 AI ‘알파미스센스’와 ‘알파폴드’가 일궈낸 단백질 구조 예측입니다.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변이를 예측한 알파미스센스는 챗지피티 같은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합니다. AI가 이룩한 연구 성과가 예비 노벨상이라는 래스커상을 받았으니 어쩌면 머지않아 AI가 노벨상을 받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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