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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주택 수백만 채 코로나 때보다 거래 없어
[SPOT] 흔들리는 중국 경제- ① ‘시한폭탄’ 부동산
[162호] 2023년 10월 01일 (일) 게오르크 파리온 economyinsight@hani.co.kr

 
경제 호황으로 좋았던 시절은 다 가버린 걸까. 중국이 심각한 경제위기 앞에 놓여 있다. 일용직 노동자는 일을 찾을 수 없고, 주택 소유자는 재산을 잃을지도 모르며, 집은 수백만 채가 비어 있다. 이 상황에서 중국 지도부는 무엇을 하는가. 그저 침묵하고 있다.


게오르크 파리온 Georg Fahrion
크리스토프 기젠 Christoph Giesen
<슈피겔> 기자
 

   
▲ 중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던 건설 경기가 꺼지면서 위기감이 돌고 있다. 중국 건설노동자들이 2022년 4월 14일 베이징 아파트 건설현장을 지나고 있다. REUTERS

중국 베이징 교외 순이구에 있는 장메이린(51)의 방은 길이가 네 걸음, 폭이 세 걸음밖에 되지 않는다. 창문도 없고 의자도 없다. 침대와 주전자, 낡아서 성능이 좋아 보이지 않는 선풍기만 있다. 천장에는 형광등이 매달려 있다. 메이린은 작은 찬장에 소지품과 노란색 안전모, 셔츠 몇 장, 겨울 재킷을 넣어두었다. 그는 매달 방세로 800위안(약 14만5천원)을 낸다.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까? 이미 석 달 치 월세를 밀렸다.
메이린은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난다. 주말에도 마찬가지다. 헬멧을 집어 들고 담배와 물을 챙긴다. 아직 어둡지만 그는 먼지가 많은 도로로 걸어간다. 베이징에서 인력시장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배관공, 지붕공, 건설노동자 등 수백~수천 명의 일용직 노동자가 매일 여기서 일을 기다린다. 이들은 창문을 닦고, 상자를 나르며, 나무를 심는다. 일용직 노동자는 아침이 돼야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힘들게 일하는지 알 수 있다.
 

   
▲ 중국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수백만 명의 건설노동자 일자리도 위협받고 있다. 베이징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REUTERS

인력시장 나가봤지만 빈손
노동자들이 ‘라오반’(老板)이라 부르는 작업반장의 작은 버스가 길가에 주차된다. 건설업자 또는 현장 조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길에서 크게 소리를 지른다. “철거! 150위안! 12명!” 몇 분 뒤 첫 번째 버스가 붕붕거리며 떠난다. 버스 안에 노동자들이 나무의자에 걸터앉아 있다.
메이린은 오늘도 빈손으로 인력시장을 나왔다. 이번주 내내 그랬다. 아침 7시쯤 그는 창문 없는 방으로 다시 돌아왔다. 일할 사람은 많고 일자리는 적다. 상황이 더 나빠지면 중국 경제는 위기에 처할지도 모른다. 이는 개혁개방 정책을 채택한 이래 40년간 겪어본 적이 없는 일이다. 성장의 시대, 기적의 시간이 지나가버린 것처럼 보인다. 중국은 부동산 문제를 안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경제의 성장동력은 주로 고속도로, 고속철도, 공항 등의 건설에서 나왔다. 중국 전역에 고층 건물과 아파트가 들어섰는데, 이는 대출로 자금을 조달해 지었다. 덕분에 메이린처럼 고향을 떠나 도시로 온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고, 많은 중국인이 부자가 됐다. 이들은 아파트를 사들였고, 아파트 가격은 급격하게 올랐다.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는 제곱미터당 가격이 영국 런던이나 미국 뉴욕과 비슷하다. 도시나 지방정부도 건축 붐으로 이익을 얻었다. 행정 당국은 건축 부지를 지정하고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돈을 받았다.
하지만 모두 지난 일이다. 이제는 부동산 거품이 터질 위험에 처했다. 이는 수백만 명의 건설노동자와 많은 중국인의 재산을 위협한다. 코로나19 이후 이미 심하게 흔들리는 지방정부의 재정도 위협받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경제학자 케네스 로고프와 중국 칭화대 박사 출신의 데이터 분석가인 양 위안첸은 한 연구에서 “중국 부동산 붐은 전세계적으로 볼 때 전례 없는 규모”라고 언급했다. 은행과 건설사, 철강과 시멘트 회사, 부동산업체를 합치면 이 부문이 중국 경제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하며, 이는 다른 국가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높은 수치라는 것이다. 또한 중국 자산의 78%가 부동산에 투자했다. 현재 이 모든 것이 위협받고 있다.
이 상황에서 베이징의 정치인들은 개혁은커녕 침묵으로 일관한다. 슬로건만 난무한다. “몇몇 서구 정치인과 언론은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제의 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어려움을 과장한다”고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주장했다. “결국 그들이 틀렸다는 것이 증명될 것”이라면서 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향후 몇 년 동안 4% 미만일 것으로 예측한다. 영국 런던의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는 중국 성장률이 2030년부터 연간 2%로 떨어지리라 전망했다.
선진국에서는 이 수치가 문제되지 않지만 중국에서는 다르다. 중국은 매년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수많은 대학 졸업생과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해 일자리를 찾는 농부를 위해서다. 수년간 도시화는 중국 경제 호황의 원동력이었다. 도시 일자리가 농촌 일자리보다 생산성 향상에 더 많이 기여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20% 넘는 청년실업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사회 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일용직 노동자 메이린은 2013년부터 순이의 노동시장에 나와 일한다. 부동산 위기가 있기 전, 그는 매달 500위안(약 9만원)을 고향에 보냈다. 도시로 이주한 노동자의 삶이 고향보다 나았다. 고향에서는 밀과 옥수수를 경작하는 농부였다. 여름철에는 9살 아들이 와서 허름한 방에서 그와 함께 생활한다. 나머지 기간에 아들은 고향에 있는 학교에 다니며, 90살 된 메이린의 어머니가 아이를 돌본다. 아버지가 일을 구하면 아들은 무엇을 할까? 메이린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내가 10~11시간 집에 없다. 그때 아이는 혼자 있다. 점심은 라면을 먹는다.” 봉지에 담긴 라면을 전기주전자를 이용해 익혀 먹는다고 했다.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금융경제학자 주닝은 중국 부동산 위기에 관해 7년 전에 쓴 책에서 “거품은 터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곧 중국에서 3판을 출간할 예정이다. 이 책에서 주닝은 은행, 국유기업, 어마어마한 부채, 엉망이 된 부동산 등 중국의 모든 것이 어떻게 서로 연결됐는지 설명했다. 그는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며 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당시 사람들이 모이면 부동산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새 아파트? 아니야, 그건 더 이상 좋은 투자가 아니지. 가격이 너무 높아.” 이런 이야기가 오갔다. 그다음 그들은 각자 지난 몇 년 동안 이뤄진 최고의 부동산 거래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부동산 거래에서 손해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부동산 가격은 오르고 또 올랐고, 건설업계는 계속 성장했다.
당시 주닝은 “중국 경제와 금융 부문에서 적절한 구조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거품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책이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기회의 창이 닫히기 전에 폭탄이 해체되기를 바란다”고도 썼다. 하지만 폭탄은 해체되지 않았다. 현재 이 금융경제학자는 “신용 붐(Credit Boom, 민간 부문 혹은 기업의 신용이 일반적인 경기주기나 사업주기에 기대 이상으로 커지는 현상)과 대출로 경제를 활성화하는 전통 방식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한다. 많은 주택 건설업체의 부채 비율이 너무 높다.
그렇다면 지방정부는 어떨까? 싱가포르국립대학의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인 버트 호프만은 “중국에서 소득세는 매우 미미하다”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개인소득세에서 나오는) 세수가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이다. 하지만 중국은 비중이 1%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최근 몇 년 동안 지방정부는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주로 건축용 토지를 지정하고 부동산 회사에 토지사용권을 판매했다. 하지만 아무도 더 이상 건설하지 않는다면 지금 건설용 토지는 필요 없을 것이다.
2022~2023년 겨울, 중국 북부의 많은 도시에서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지방정부가 돈이 없어 가스를 충분히 주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한시 정부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 의료보험 혜택을 줄였다.
하지만 이제 부동산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허베이성 바저우시의 건설현장을 가보자. ‘따뜻하게 환영하는 아파트’는 중국 북부 바저우시에 세워지는 주거단지의 이름이다. 하지만 이름과 달리 그리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20층짜리 콘크리트 건물 중 세 채가 썩어가고 창문 밖으로 찢어진 포장지가 펄럭이며 건설 크레인은 멈춰 서 있었다. 전시장만 마련돼 있다.
부동산업자가 우리를 맞이했다. 100㎡의 아파트 가격이 12만유로(약 1억7천만원)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몇 개 동은 완공했고 다른 동은 곧 지어질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훨씬 더 매력적인 새 건물이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차로 걸어갔다. 몇 년은 탄 듯한 폴크스바겐이었다.
바저우는 화려한 대도시와 다른 전형적인 중국 도시다. 브란덴부르크가 독일 베를린을 둘러싸고 있는 것처럼 베이징을 둘러싼 허베이성에 있다. 독일처럼 중국도 수도가 한적한 교외의 가운데 있는 셈이다. 부동산업자가 가로수 길을 따라 차를 몰았고, 상점 앞의 확성기에서 광고가 나온다. 길가에는 짓다가 만 건물들이 줄지어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바저우에는 철강을 생산하는 대형 국영 공장이 두 곳 있었다. 하지만 중국 북부의 공기질을 개선하고 베이징의 스모그를 줄이기 위해 중국 지도부는 오염물질을 내뿜는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2013년부터 바저우는 철강사업을 접었고, 2017년 결국 완전히 공장 문을 닫았다. 이로써 바저우는 10억위안의 세수를 잃었다.
부동산과 건설업이 바저우를 구원할 것처럼 보였다. 이 도시는 베이징, 항구 도시인 톈진, 아직 건설 중인 계획 도시 슝안신구 사이에 있다. 슝안신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기능 분산을 위해 계획하고 있는 곳이다. 교통이 잘 연결되고 푸른 들판 한가운데 있으며 매연이 없는 바저우는 부동산 투자에 매력적인 지역으로 보였다. 새로 건축되는 곳의 가격은 치솟았다. 제곱미터당 약 2500유로(약 357만원)를 부를 정도였다. 2022년 1인당 경제생산량이 약 7200유로인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다. 2015~2017년 토지사용권 가격은 세 배가 올랐다.
 

   
▲ 중국은 20% 넘는 청년실업률을 해결하지 못하면 사회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다. 대학 졸업생들이 2023년 9월 4일 안후이성 허페이의 체육관에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REUTERS


   
▲ 중국 지도부가 선포한 ‘제로코로나’ 정책은 중국 전역에서 지방정부의 자원을 갉아먹었다. 방호복을 입은 치안요원이 2022년 10월22일 베이징의 봉쇄된 아파트 단지 문 앞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REUTERS

지방정부, 제로코로나로 자원 소진
그러자 2017년 시 당국은 바저우 현지인이 아닌 사람의 아파트 구입을 사실상 금지했다. 투기방지책이었다. 그 결과 제곱미터당 가격과 토지 판매량이 급락했다. 바저우의 사업모델이 두 번째로 실패한 것이다. 이는 부동산 위기가 전국을 강타하기 몇 년 전의 일이다. 바저우시 정부는 수입이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에서 2020년부터 팬데믹에 맞서 싸우기 위해 많은 자금이 필요했다. 코로나19와의 전쟁에 수십억달러가 들어갔다. 중국 지도부가 선포한 ‘제로코로나’ 정책은 중국 전역에서 지방정부의 자원을 갉아먹었다.
절박한 상황인 바저우시 행정당국은 새로운 방식으로 재정 위기를 해결하려 했다. 2021년 말, 두 달여 만에 시 당국은 ‘아무런 이유나 절차 없이’ 2500여 개 기업에 총 6720만위안(약 122억8천만원)의 벌금과 특별수수료를 부과했다. 중국 국무원은 이에 대해 바저우시 정부를 강하게 질책했다. 마피아 같은 방식으로 예산의 구멍을 메우려 했다는 것이다.
부동산업자의 폴크스바겐은 다음 전시장으로 향했다. “호황기에는 여기에서 한 달에 20채의 아파트를 팔았다”고 그가 말했다. 코로나19 기간에도 한 달에 6건의 계약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2023년 3월 이후 정말 안 좋아졌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후 한 달에 두세 채의 아파트를 판다. “부동산회사들에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는다. 잠재적 구매자들도 돈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2022년 8월 투기방지책을 폐지했음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전시장은 불과 일주일 전에 문을 열었다. 크리스털 샹들리에와 인조 목재 바닥이 보이고, 전시장 중앙에는 두 가지 아파트 모델이 전시됐다. 이 주거단지는 인공호수 주위에 40개 건물로 계획돼 있다. 관심 있는 구매자가 충분하게 모이지 않아 아직 건축을 시작하기 어렵다는 것을 부동산업자는 인정했다.

ⓒ Der Spiegel 2023년 제35호
Das Betonproblem
번역 이상익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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