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단 趙丹 첸퉁 錢童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의 우주기업 랜드스페이스가 개발한 액체메탄 엔진 로켓 ‘주췌 2호’가 2023년 7월11일 고비사막에 있는 주취안위성발사센터에서 이륙하고 있다. REUTERS

2023년 7월12일 오전 9시, ‘주췌(朱雀) 2호’ 발사체가 주취안(酒泉)위성발사센터 상공을 뚫고 올라가 예정된 비행궤도에 진입했다. 7개월 전에 ‘주췌 2호’의 첫 번째 발사는 실패했다. 반년 동안 재정비한 뒤 장창우 랜드스페이스(藍箭航天空間科技公司) 회장은 두 번째 발사에 자신감을 보였고 언론사를 초청해 함께 발사 광경을 지켜봤다.
‘주췌 2호’는 전세계에서 처음 궤도 진입에 성공한 액체산소와 메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우주발사체로 신형 저비용 액체 추진제 기술이 중대한 성과를 거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성공은 자금조달과 사업 진행을 책임지던 장창우 회장에게 큰 의미가 있다. 기업의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는 “1년 안에 ‘주췌 2호’의 세 번째 시험까지 성공하면 2024년부터 해마다 운반체 3~4기를 고객사에 공급하고 3년 동안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주췌 2호’ 발사가 성공하자 ‘누가 중국의 스페이스X가 될 것인가’라는 화제가 다시 유행했다. 미국 우주탐사 기술기업 스페이스X는 창업자 일론 머스크 덕분에 중국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스페이스X는 일부를 재사용할 수 있는 우주발사체 ‘팰컨(Falcon) 1호’와 ‘팰컨 9호’, ‘드래곤(Dragon)’ 우주선 시리즈를 개발했다. 2008년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공식 계약을 했고, 2012년 10월 국제우주정거장에 화물을 운송했다. 우주정거장에 화물을 운송한 첫 번째 상업용 우주선으로, 미국 항공우주산업의 새 시대를 열었다.

세계 첫 액체 메탄 로켓 발사 성공
2023년 4월20일, ‘주췌 2호’와 마찬가지로 액체산소와 메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엔진을 장착한 스페이스X의 중형 발사체 ‘스타십’(Starship)이 발사 뒤 4분 만에 1단 추진체 분리에 실패했고 3만8천ｍ 상공에서 추락하며 폭발했다. 발사체가 폭발했을 때 현장에서는 직원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퍼졌고, 좌절하거나 침울한 기색은 없었다. 이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로 알려졌고 실패를 용인하는 혁신적 분위기와 긍정적 태도에 많은 사람이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일론 머스크는 실패 경험을 분석한 뒤 몇 달 안에 다음 시험 발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전세계 항공우주업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메기’ 역할을 하고 중국 상업용 발사체 분야의 성장을 독려하는 존재다. 2015년부터 정부기관과 국영기업에 소속된 항공우주 부문 전문인력이 독립해서 창업했고, 저마다 바다 건너편에 있는 스페이스X를 겨냥했다. 8년 동안 성장한 결과 선두 기업은 100억위안(약 1조8300억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화촹캐피털(華創資本)의 투자자 슝웨이밍은 “민영기업은 정책 결정이 빠르고 체제가 유연해서 중국 우주항공산업에서 민영기업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우주항공 부문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졌고 민영기업은 이런 상황이 기회라고 판단했다. “스페이스X 때문에 받는 압박이 클수록 더 많은 성과를 거둘 것이다.”
2023년은 중국 상업용 항공우주산업의 전환점으로 이때부터 민영기업이 위성 제조와 발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23년 4월, 스페이스파이오니어(天兵科技)가 개발한 ‘톈룽(天龍) 2호’ 액체연료 발사체가 시험비행에 성공하면서 전세계 민영기업 가운데 처음 액체연료 발사체 비행에 성공했다. 6월에는 CASC(中國航天科技集團)가 개발에 참여한 ‘주젠(九箭)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발사체 1개에 위성 26개를 탑재해 중국 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정학적 환경도 중국 항공우주산업이 발전하는 중요한 배경이다. 지구위성 궤도는 자원이 한정적이고 재생할 수 없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위성 주파수와 궤도 사용권에 선점주의 원칙을 적용했고, 지구 저궤도 자원을 선점하려는 경쟁을 시작했다. 스페이스X는 저궤도 위성 4만2천 기를 발사할 계획이고, 지금까지 4600기를 발사했다. 유럽도 600기 넘게 발사했고 독립된 저궤도 위성군을 구축할 계획이다. 중국은 2020년 9월 ITU에 자체 위성 네트워크 구축 사업인 ‘궈왕(國網, GW) 계획’을 신청해 위성 1만2992기를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첫 위성을 발사한 뒤 2030년까지 300기를 발사해 위성군을 구축할 계획이다.
업계는 항공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중국에서 민영기업은 우주항공산업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문이고 정책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첸잔산업연구원(前瞻產業研究院) 통계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중국의 상업용 항공우주산업은 시장 규모가 3764억위안에서 8362억위안으로 늘어 복합연간성장률(CAGR)이 22.1%였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CAGR이 23.5%에 이르고 2024년에는 시장 규모가 2조4천억위안을 돌파하리라 예상한다.
그러나 3년 동안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를 겪으면서 자본시장의 상업용 항공우주산업 투자가 신중해졌다. 자원이 선두 기업에 집중됐고 업계 구도가 재편됐다. 류상 딩후이투자(鼎暉投資) 파트너는 “상업용 항공우주산업은 한 차례 투자 열풍이 휩쓸고 간 뒤 조용해졌는데, 조달한 자금을 소화하고 기술을 개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창우 회장은 “중국 상업용 발사체가 첫 번째 10년을 마감할 때가 됐다”면서 “2025년이 분수령이 돼서 ‘0에서 1’을 만드는 단계를 끝내고 기술력을 겨루는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두 기업인 상업용 위성제조업체 인허항톈(銀河航天)의 류창 부총재는 2023년 6월9일 홍콩에서 열린 ‘차이신 하계 포럼’에서 “민간자본이 상업용 항공우주산업에 진출하면서 공간정보산업이 황금기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공간정보산업’이란 공간정보 기반시설과 기술을 이용해서 공간정보를 수집·저장·분석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흥산업이다. 가치사슬 상단의 위성 제조와 발사, 중간의 위성군 구축과 운영, 하단의 위성 응용으로 연결된 ‘궤도’가 매우 길고 ‘천장’이 높은 산업이다. 현재 위성 약 7천 기가 지구궤도를 도는데 중국이 쏘아올린 위성은 700기에 그쳐 아직 격차가 크지만 그만큼 잠재력도 크다. 중국의 위성 인터넷 구축이 속도를 내는데 통신망이 구축되면 응용 시장도 형태를 갖출 것이다.
 

▲ 중국의 우주비행사 류양이 2022년 12월4일 네이멍구 둥펑 착륙장에서 6개월간의 우주정거장 임무를 마치고 선저우 14호의 귀환 캡슐에서 나오며 손을 흔들고 있다. REUTERS

상업용 항공우주산업의 전환점
상업용 항공우주산업의 수요는 얼마나 될까? 우주발사체 제조사는 사업모델이 물류회사와 비슷해서 고객사의 위성을 우주로 ‘운송’하면 된다. 현재 상업용 항공우주산업 수요는 정부와 기업 분야에 국한됐다. 한 항공우주 부문 기업 임원은 “현실적으로 시장 규모가 충분히 커지지 않았고 당분간 정부 주도로 발전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민간기업이 원가를 낮추면서 전체 시장의 구도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우 회장은 상업용 항공우주산업의 경우 정보기술(IT)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던 시기에 출발했다고 말했다. 그때는 업계가 너무 낙관적이어서 돈을 투자하면 ‘중국의 스페이스X’를 만들어낼 줄 알았지만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자해도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을 건너뛸 수는 없었다.
“거쳐야 하는 과정을 하나도 빼놓지 않았고, 직면해야 하는 고난을 하나도 건너뛰지 않을 수 없었다. 상업용 발사체는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첫 번째 10년을 거쳐야 하고 그 과정을 압축할 수는 없다. 이 단계에서 살아남기가 매우 어렵다.” 그가 말하는 ‘0에서 1’이란 제품설계가 검증받은 뒤 계획대로 이행할 능력을 갖추고 상업적으로 대가를 얻기까지의 과정이다.
2015년 12월 우주에 진입했던 스페이스X의 ‘팰컨 9호’가 지상으로 돌아와 직립으로 착륙해 최초로 발사체 재사용 기술을 실현하자, 전세계 업계가 들썩였고 중국의 상업용 항공우주산업의 성장을 촉진했다. 같은 해 10월, 국무원은 ‘국가 민간 공간정보 기반시설 중장기 발전 규획(2015~2025년)’을 발표하고 공간정보 기반시설의 시장화와 상업화 발전을 위한 방법을 탐색해 민간자본이 국가 공간정보 기반시설 구축과 응용, 개발에 참여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가정책에 스페이스X의 시범 효과가 더해지자 일부 ‘행동이 민첩한’ 선행자들이 국영기업을 떠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항공우주가 복잡한 시스템엔지니어링이고 ‘국유기업 대표팀’의 규모가 커서 개인은 그중 아주 작은 과학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사업 전체를 이끌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민영기업은 규모가 작지만 그만큼 몸이 가볍고 기술인력이 발사체 제조의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이것이 민간 창업자에게 가장 큰 매력이었다.
국가기관에서 상업용 발사체 제조사로 자리를 옮긴 한 인사는 “과거 국영기업에서 근무할 때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발사체는 한 번만 사용하는 것이라 생각했고, 많은 사람이 재사용 기술에 거부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영기업은 안정을 추구하기에 발사체 재사용 기술 연구를 시작해 실험하고 성과를 거둘 때까지 더욱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꿈을 이루기 위해 민영기업으로 옮겼다.

관련 법규 제정 시급
중국 상업용 항공우주산업 업계는 랜드스페이스, 아이스페이스(星際榮耀), 갤럭틱에너지(星河動力)를 대표로 하는 발사체 제조사와 창광위성(長光衛星), 톈이연구원(天儀研究院), 미노스페이스(微納星空), 인허항톈 등 위성 제조사로 구성됐다.
선두 기업은 여러 차례 자금을 조달했고 기업가치도 상승했다. 중국 경제지 <신차이푸>(新財富)가 선정한 2022년 순위를 보면 창광위성과 인허항톈, 랜드스페이스, 지스페이스(時空道宇)의 기업가치가 100억위안을 넘었고, 창광위성이 280억위안으로 가장 많았다. 아이스페이스, 엑스페이스(航天科工火箭), 갤럭틱에너지의 기업가치는 70억~90억위안이다. 2022년 말을 기준으로 CASC와 원스페이스(零壹空間), 창정로켓(長征火箭)의 기업가치가 67억위안으로 같았다.
상업용 발사체는 여전히 시장이 크지 않다. 화타이증권(華泰證券)의 자료를 보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 우주발사체의 상업용 발사는 총 84건이었는데 그중 국영기업 발사가 77건으로 91.7%를 차지했다. 2022년에는 64건을 발사했는데 그중 상업용 발사가 22건까지 늘었다. 미국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민영기업이 95건을 발사했고 그중 스페이스X의 발사 건수가 58.9%를 차지했다.
2023년 중국 상업용 항공우주발전회의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위성 분야와 발사체 분야의 투자가 전체 항공우주산업에서 23%와 32%를 차지했다. 그중 연구개발(R&D) 주기가 긴 발사체 제조 분야는 자금조달 의존도가 더 높았다. 한 중국항공우주과학산업그룹(CASIC, 中國航天科工集團) 연구원은 “위성 제조가 발사체 제조보다 진입 문턱이 낮고 중국의 항공우주 부문 양대 국유기업이 보유한 발사체 분야의 지식재산권을 민영기업에 이전할 가능성이 없어서 대다수 민영기업은 국유기업의 발사체 엔진을 구매해야 하고 국영기업을 따라잡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용 발사체 제조사의 경우 발사장 공간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앞서 언급한 연구원은 “군용 발사장을 사용하려면 신청 절차가 복잡하고 생산허가증과 ITU 전파사용허가증, 발사허가증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영기업이 시험하는 소형 고체연료 발사체의 경우 발사장 요건이 비교적 단순해서 시멘트로 만든 평탄한 공터 정도면 가능하다. 2023년 4월, 스페이스파이오니어가 발사한 중형 액체연료 발사체 ‘톈룽 2호’는 이동식 차량에서 발사했는데 시멘트로 포장한 평지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앞으로 대형 액체연료 발사체는 고정식 구조물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랜드스페이스처럼 독립된 발사장을 보유한 기업은 드물다.
이런 이유로 2022년 6월 하이난성 정부와 CASC, CASIC, 중국위성네트워크그룹유한공사(中國衛星網絡集團有限公司)가 공동출자해 하이난 국제 항공우주발사장유한공사(海南國際航天發射場有限公司)를 설립하고 7월부터 상업용 항공우주산업 발사장 공사를 시작했다. 2023년 말에 준공해 2024년 2분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주취안위성발사기지도 민영기업에 더 많은 발사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상업용 항공우주 발사 시범단지를 기획하고 있다.
상업용 항공우주산업 관련 법규 제정도 시급하다. 중국은 여러 정책을 발표해 민간자본의 참여를 독려했지만 항공우주자산관리나 생산안전관리, 자금조달, 산업구조 등 여러 문제에 관한 전문적 법률이나 법규가 없다. 2022년 1월 국무원이 발표한 <2021년 중국의 항공우주> 백서는 항공우주 관련 입법을 추진하고 법규를 중심으로 하는 법치체계를 구축해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財新週刊 2023년 제28호
尋找“中國的SpaceX”
번역 유인영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