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단 趙丹 첸퉁 錢童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의 항공우주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투자자가 늘고 업계의 자금조달 규모도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중국 주취안위성발사센터. REUTERS

2018년 중국의 항공우주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투자자가 늘었고 업계의 자금조달 규모가 신기록을 경신했다. 첸잔산업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상업용 발사체의 발사 횟수가 22회로 미국과 비슷했다. 적어도 15개 상업용 항공우주 기업이 자금조달 17건을 공개했는데 6건은 자금 규모가 1억위안(약 182억원)을 넘겼고 전체 총액이 약 20억위안이었다.
그러나 이후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3년 동안 상업용 항공우주 부문 투자 열기가 식었고 자본시장 진출을 준비하던 기업은 진전하지 못했다. 2023년 4월, 액체산소와 케로신(등유)을 연료로 쓰는 액체연료 발사체 ‘톈룽 2호’가 첫 비행에 성공하자 제조사 스페이스파이오니어가 자본시장에서 주목받았다. 2019년에 설립한 젊은 회사였다. 캉융라이 최고경영자(CEO)는 발사가 성공한 뒤 회사의 자금조달이 순조롭게 진행됐고 7월에 수억위안 규모의 ‘시리즈C 라운드’(시장 검증을 받은 스타트업이 국외 진출, 사업 확장, 상장을 위한 기업 공개 등 본격적 성장을 위해 진행하는 자금 유치 단계)를 끝내서 4년 동안 30억위안을 조달했다고 말했다. 시험발사의 성공 여부가 기업 자금조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자본시장의 관용성도 기업의 자금조달과 직결된다. 류상 딩후이투자 파트너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에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상업용 항공우주 부문 기업의 상장과 관련한 커촹반(과학창업판·科創板)의 세부 규칙을 공개할 예정이었는데 내외부 환경이 변하고 자본시장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공개를 연기했다”고 말했다. 발사체는 개발 주기가 길고 핵심 과학기술 분야에 속해서 상장을 지원해야 한다. 오랫동안 항공우주 부문을 주목했던 딩후이투자 관계자는 “매출과 이익이 요건에 도달하지 못해 전반적으로 기업가치가 너무 높게 평가됐고, 후속 자금조달에도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화촹캐피털 투자자 슝웨이밍은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며 시장에서 장기투자에 더욱 신중해졌다고 지적했다. “최근 2년 동안 투자가 부족한 편이었다.” 그는 투자자들이 대부분 관망하고 정책 방향에 주목한다고 생각했다. 상업용 항공우주 부문에 대한 태도도 마찬가지여서 기업이 안정적 성과를 보여줘야 투자 여부를 고려한다. 항공우주와 신약 개발 등 사업 주기가 긴 업종은 대부분 비슷해서 자본시장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현재 국내 투자 환경은 단기간에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에 첨단기술 산업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
현재 상업용 원격탐사위성 제조사 창광위성이 유일하게 기업공개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2022년 3월, 창광위성은 기업공개 신청을 위한 전문가의 점검을 받았다. 지금까지 민영 발사체 제조사 가운데 상장에 성공한 기업은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창광위성은 국유자본 배경이 강해 정부 차원에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창광위성의 상장 과정이 순조로울지와 기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등을 주목하고 있다. 업계 내 비슷한 기업에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스타와 이리디움 커뮤니케이션스, 스페이스X, 텔레샛, 원앱 새틀라이트 등 주요 저궤도 위성 제조사 상위 5개 기업이 전세계 시장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REUTERS

저궤도 위성인터넷 시장 경쟁
오래전부터 우주는 국력을 경쟁하는 최전방과 같았다. 최근에는 저궤도 위성인터넷 시장이 각국의 각축장이 됐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전세계 인구의 30%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 인터넷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다. 육지에 기지국을 세워 통신하는 방법은 경제성과 타당성의 제한을 받지만 저궤도 위성인터넷은 지형과 환경의 제한을 받지 않고 지상 통신과 보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전세계 주요 저궤도 위성 제조사로는 이리디움 커뮤니케이션스와 스페이스X, 글로벌스타, 텔레샛, 원앱 새틀라이트 등이 있다. 이들 상위 5개 기업이 전세계 시장의 95%를 차지한다. 북미 지역이 최대 시장으로 약 74%를 차지하고 그다음은 유럽과 중국으로 각각 19%, 3%다.
위성인터넷의 전략적 지위도 갈수록 두드러졌다. 2020년 4월, 중국 정부는 위성인터넷을 중요한 통신기반시설로 선정하고 ‘신 인프라 정책’을 통해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4월에는 중국 위성인터넷 산업을 총괄하는 중국위성네트워크그룹유한공사(CSCN·中國星網)를 설립했다. 2023년 2월 공업정보화부는 위성인터넷 장비의 시장진입 제한을 없애고 우주와 지상 통신망을 통합한 입체적 통신망 구축을 추진했다.
정책 방향이 명확해지자 업계는 CSCN의 위성 1만3천 기 발사 계획은 향후 상업용 발사체 제조사의 시장 규모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민영기업인 인허항톈은 벌써 CSCN의 주문을 수주했다. 업계 선두 기업들이 CSCN 입찰에 참여해 사업대상자로 선정됐다.
스페이스파이오니어의 소개에 따르면 CSCN이 발사하려는 위성은 대부분 중량이 200~500㎏이고 발사체 하나에 30~60기를 탑재해 같은 궤도에 안착시켜야 한다. 다시 말하면 발사체의 최대 적재 능력이 10~17t이 돼야 한다. 최근 주요 기업의 관련 제품도 적재 능력을 이 범위에 맞추고 있다. 랜드스페이스의 ‘주췌 2호’, 스페이스파이오니어의 ‘톈룽 3호’는 모두 고객사의 주문을 확보했다. 스페이스파이오니어는 현재 개발하는 15t급 ‘톈룽 3호’를 2024년 5월 시험발사할 계획이고 지금까지 받은 주문량이 ‘톈룽 2호’보다 많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를 경쟁 상대로 지목했지만 사실상 중국과 미국의 상업용 항공우주산업은 격차가 크다. 스페이스X가 등장하기 전까지 미국의 발사체 시장은 보잉과 록히드마틴이 절반씩 출자해서 설립한 ‘유나이티드 런치 얼라이언스’(ULA)가 독점했고 미 항공우주국(NASA)과 국방 분야의 모든 발사를 맡았다. 독점 구도를 깨기 위해 미국 정부는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을 비롯한 민영기업이 ULA와 경쟁하도록 지원했다. 현재 스페이스X가 미국 전역에서 발사하는 위성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업계의 여러 관계자는 NASA가 상업용 항공우주산업을 지원하는 수준을 중국이 따라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영기업에 남겨진 시장 규모가 얼마나 클지도 주요 관심사다. 한 주요 기업 관리자는 “낙관적으로 보면 지금 발사체 시장의 3분의 1을 민영기업에 줄 수 있고 두세 개 선두 기업이 시장을 나눠 가지면 되겠지만, 앞으로 CSCN을 따라 늘어나는 시장 규모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에서 소개한 딩후이투자 관계자는 “미국 상업용 항공우주산업은 세계시장을 겨냥한다”고 말했다. 유럽과 남미의 여러 지역은 인터넷 보급률이 높지 않아서 위성인터넷 수요가 크다. 반면 중국은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서 개발할 수 있는 신규 시장이 많지 않다. 따라서 중국의 상업용 항공우주산업은 반드시 국외로 나가야 한다.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一带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정책 관련 나라들의 위성통신 시장은 잠재력이 크다.
캉융라이 스페이스파이오니어 CEO는 “소규모 생산을 대규모 양산으로 전환하는 것이 현재 기업이 당면한 최대 도전인데 이를 위해서는 생산효율을 개선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일부 공정에 로봇을 도입해 생산자동화를 실현하고 조직의 효율을 높여 인력과 장비, 고정자산 등 원가를 크게 줄여야 한다.
 

▲ 오래전부터 우주는 국력을 경쟁하는 최전방과 같았다. 최근에는 저궤도 위성인터넷 시장이 각국의 각축장이 됐다. 한 남성이 2021년 10월 장정-2FY13 로켓 발사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 우주정거장을 묘사한 포스터 근처를 걸어가고 있다. REUTERS

고체·액체 발사체 기술노선 선택
‘주췌 2호’는 세계 최초로 궤도 진입에 성공한 액체산소·메탄 연료 발사체다. 액체산소·메탄은 업계에서 공인하는 차세대 발사체 추진제로 비용이 저렴한데다 추진 효율이 높고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원료를 확보하기 쉬운 특징이 있다. 발사체 비용을 줄이고 재사용할 수 있는 발사체나 비행기에 적합하다.
엔진에서 쓰는 연료에 따라 발사체는 고체연료 발사체와 액체연료 발사체로 나뉜다. 액체연료 발사체는 액체 추진제를 채택한 엔진을 동력원으로 하고, 고체연료 발사체의 엔진은 고체 추진제를 사용한다. 고체연료 발사체의 구조와 기술 난도가 액체연료 발사체보다 낮아서 상업용 항공우주 기업과 창업기업은 보통 처음에는 고체연료 발사체를 개발한다. 상대적으로 기술이 발달한 고체연료 발사체는 기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길이고, 액체연료 발사체를 선택한다는 것은 더 큰 리스크와 도전을 의미한다. 한 고체연료 발사체 제조사 관리자는 발사 리스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발사체를 시험할 때마다 실패 리스크가 있고 회사의 생사를 결정할 수도 있다.
액체연료 발사체는 비용과 연료 소모, 재사용 가능성 등 강점이 많고 재사용 발사체에 적합하다. 액체연료 발사체는 액체산소와 케로신을 연료로 하는 방법과 액체산소와 메탄을 연료로 하는 방법이 있다. 스페이스X는 두 방법을 병행해, ‘팰컨 9호’ 발사체는 액체산소와 케로신 엔진을 썼고, 화성 이민 계획을 지원하는 중형 발사체 ‘스타십’은 액체산소와 메탄 엔진을 사용했다.
스타십 시험발사에 실패하고 한 달이 지난 2023년 5월에 스페이스X는 3세대 액체산소·메탄 엔진 랩터(Raptor)를 시험했는데 추진동력이 269t이었다. 스타십의 엔진 33대를 3세대 랩터 엔진으로 교체하면 추진동력이 9천t까지 늘어난다. 대형 구축함을 지상에서 우주로 보낼 수 있다는 뜻이다. 랩터 엔진의 최대 경쟁자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투자한 블루오리진이 개발한 BE-4엔진이다. 액체메탄 발사체 엔진으로 추진동력이 약 250t이다. 류상 딩후이투자 파트너는 “기술 방식은 옳고 그른 게 없다”면서 “상업용 항공우주산업의 강점은 다른 시도를 해서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발사체 엔진 개발은 시간이 오래 걸려 뚜렷한 수요가 생겼을 때부터 개발하면 기술과 성능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산업에서 응용 가능성이 보이면 바로 엔진 개발을 시작해야 한다. CASC의 120t급 액체산소·케로신 엔진이 대표 사례다. 이 엔진은 1990년대부터 핵심 기술 개발을 시작했는데 2000년쯤에야 뚜렷한 용도가 생겼고 2015년에 첫 비행을 했다.

액체산소·메탄 기술 발전의 가능성
액체산소·케로신 추진제는 중국 국영기업의 주력 분야다. CASIC 제6연구원이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8년까지 500t급 액체산소·케로신 엔진과 100t급 액체산소·액체수소 엔진 등 펌프식 액체 발사체 엔진 9종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 ‘8년 9종 계획’은 유인 달 탐사와 심우주 탐사, 지면과 지구 저궤도 왕복 운송시스템 등 중요한 사업을 지원한다.
액체산소·메탄은 비교적 새로운 기술에 속하지만 CASIC 제6연구원은 2000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최근에야 스페이스X의 랩터 엔진을 추격한 것이 아니다. ‘창정(長征) 9호’ 중형 발사체는 스타십을 겨냥했다. 20~30개 엔진을 연결하고 기존 액체산소·케로신 엔진을 액체산소·메탄 엔진으로 바꿨고, 수직 회수 기술을 적용했다. 2033년을 전후해 시험발사할 계획이다.
업계는 액체산소·메탄이 액체산소·케로신보다 탄소 함량이 적어서 친환경·저탄소 순환경제 발전에 유리하고 지구 밖에서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인류가 화성에서 대기 중인 이산화탄소를 메탄 생산 원료로 쓸 수 있고, 이는 지구에서 케로신을 가져가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재사용 발사체의 기술 방향이다.
스페이스파이오니어가 발사한 ‘톈룽 2호’는 CASIC 제6연구원이 개발한 85t급 개방형 순환 액체산소·케로신 엔진을 사용했다. 캉융라이 CEO는 “국내외 저궤도 위성 발사 시장을 겨냥해 액체산소·케로신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대규모 위성군 구축을 위한 10t급 동력 발사체는 액체산소·케로신이 액체산소·메탄보다 밀도가 더 높아서 발사체의 부피를 줄일 수 있고, 육지 운송비와 발사체 생산원가를 통제할 수 있다. 지금 단계에서 고객사는 비용을 절약하는 방안에 더 관심이 있다.”
랜드스페이스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액체산소·메탄 엔진을 선택했다. 랜드스페이스가 개발한 ‘톈췌’(天鵲) 시리즈 메탄 엔진은 10t급부터 시작해서 80t급까지 크기가 늘었고 ‘주췌 2호’에 적용됐다. 이 엔진은 스페이스X의 랩터 엔진과 블루오리진의 B4 엔진에 이어 시험을 통과한 대형 액체산소·메탄 발사체 엔진이다. 랜드스페이스는 세 번째 시험발사도 성공해 경험을 쌓는 것이 목표다. 2023년 7월 두 번째 시험발사의 성공은 액체산소·메탄 기술 발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 財新週刊 2023년 제28호
尋找“中國的SpaceX”
번역 유인영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