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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도 못 사는 ‘물 먹는 하마’
[SPECIAL REPORT] 일상 파고든 기후위기- ③ 잔디의 미래는 있는가
[162호] 2023년 10월 01일 (일) 슈테파니 플람 economyinsight@hani.co.kr

 
잔디는 우리에게 초원이고 바비큐 파티 양탄자이자 축구장이다. 잔디를 가꾸는 일은 우리에게 기쁨이기도 하다. 최근 잔디가 이상하게 누레지고 있다. 생태학자들은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고 자연이 흘러가는 대로 놔두라고 말한다.


슈테파니 플람 Stefanie Flamm <차이트> 기자
 

   
▲ 물이 부족한 독일 곳곳에서 ‘물 먹는 하마’인 잔디에 물을 주는 양을 제한하고 있지만 베를린 시내의 대정원인 티어가르텐은 물 사용 금지규정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한 아이가 티어가르텐 잔디밭에 설치한 스프링클러의 물을 맞으며 놀고 있다. REUTERS


2023년 여름이 시작되기 전, 정원 잔디가 맨발로 들어가면 십중팔구 다치는 바싹 마른 그루터기 밭으로 변하는 것을 보며 잔디를 자세히 연구하게 됐다. 날은 갈수록 더워지고 먼지가 늘어나며 정원에는 진딧물이 판치면서 하필 잔디가 내 근심거리가 된 이유가 궁금해졌다.
지금까지 “잔디에도 불이 날 수 있나요?” “잔디가 누레졌는데 죽은 건가요?” “우리 잔디가 아직 살아 있나요?” 등 잔디를 향한 독자의 근심 어린 문의는 황색언론에 전적으로 맡겼다. 또 지난 몇 년간 여름철에 잔디를 고민하기에는 채소와 과일나무 재배 등 시급한 일이 많았다. 누런 잔디는 시각적으로 아름답지 않지만 더는 자를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충분히 장점이 있었다. 불이 나면 잔디는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지금 왜 나는 잔디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을까?
잔디는 폭우로 상처를 입으면 어떻게든 복구할 수 있지만 무척 힘든 일이다. 그렇게 언제 어디서나 당연하게 존재하던 아름다운 잔디가 사라질 수도 있음을 서서히 알게 됐다.
생태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잔디를 내연기관이나 기름보일러와 마찬가지로 과거의 유물로 취급한다. 농업생물학자들은 잔디가 생태학적으로 “거의 무가치한 녹색 시멘트”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잔디에 작은 동물이나 곤충이 서식하는 것도 아니며, 엄격하게 말하자면 잔디는 자체적으로 영양분도 공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양탄자 실오라기 정도로 바싹 잘린 잔디는 영양분을 거의 만들어내지 못해, 매년 적어도 두 차례 잔디에 충분히 비료를 공급하는 정원사가 많다. 또한 잔디는 습기를 잘 보존하지 못하므로 독일잔디협회는 잔디에 물을 ‘충분히 주라’고 권고한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 추산에 따르면 독일에서 더운 날 잔디에 뿌려지는 식수량은 매주 최대 3600억㎥에 이른다. 하지만 물 부족이 심화하면서 내 집 잔디가 말라가는 브란덴부르크주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강과 호수의 물 사용 금지령이 내려졌다. 소방수 절도도 끊이지 않는다. 이렇게는 더 이상 힘들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젠가 잔디와 완전히 결별해야 하지 않을까.
어느 후덥지근한 수요일 오후, 베를린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잔디밭마다 모두 바싹 말라 있었다. 2023년 베를린의 수많은 지역에서 지하수 수위가 낮아져 대다수 녹지대에 물을 뿌리는 것을 중단했다. 하지만 이도 장기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녹색 잔디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지만, 누렇게 바랜 잔디는 할 수 있는 게 더더욱 없다. 누런 잔디는 더운 열기를 식혀주지도 못한다. 베를린이 무언가 죽은 듯한 인상을 주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 대표적 잔디인 레드페스큐그래스는 물을 적게 줘도 괜찮아 주목받고 있다. 플리커


   
▲ 톨페스큐그래스 잔디는 뿌리가 깊어 물이 거의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귀족의 재력 상징
브란덴부르크문 뒤에 있는 정원 문화재로, 물 사용 금지 규정의 제약을 받지 않는 티어가르텐 잔디밭으로 가는 길에서 그간의 풍경과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과거 영주 사냥터 입구에 자리한 비교적 거친 녹지대(티어가르텐)에 책을 펼쳐놓고 조는 대학생, 자녀와 함께하는 가족, 반쯤 깬 상태로 귀에 스마트폰을 대고 통화하는 비즈니스맨 등 갑작스레 사람들이 보인다. 로즈가든 뒤 네잎클로버 잔디밭에서 즐겁게 럭비공을 갖고 노는 반바지 차림의 영국인 세 명도 눈에 들어왔다. 이 외에 공병 줍는 사람, 요가하는 무리, 섀도복싱을 하는 사람, 거의 벌거벗은 남성들과 외출시 얼굴 외의 모든 신체를 가리기 위한 용도의 차도르를 쓴 이슬람교도 여성들과 마주쳤다.
생태학자들이 미처 알지 못한 특별한 능력이 녹색 잔디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녹색 잔디는 평소라면 서로를 무시했을 이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능력이 있다. 청년과 노인, 빈자와 부자 등 서로 지나쳤을 사람을 잔디밭은 모이게 한다.
영국 귀족이 17세기 성과 궁전에 드넓은 잔디밭을 조성한 이유는,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표현대로 “집약적 노동 외에는 하등의 가치가 없는” 대규모 토지를 보유할 여력이 있음을 외부에 자랑하기 위해서였다. 국민 대부분이 농업으로 먹고살던 시대에 이는 도발이자 자신의 신분과 권력을 명확히 표시하는 일이었다.
이후 유럽의 공화당 정치인들이 이를 모방해 의사당과 법원 건물에 잔디밭을 대대적으로 조성하고, 부유층도 앞다퉈 자택에 잔디밭을 가꾼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1830년 잔디 깎는 기계 발명, 1920년께 스프링클러 발명 이후 잔디는 장소가 허락하는 한 어디에서나 자랐다. 도로 가장자리, 중앙선, 회사 부지, 축구장, 학교 운동장, 어린이집 주변 그리고 중산층 자택 정원 등 잔디는 거침없이 영역을 확장했다.
이런 용도 덕에 생태학자의 마음에 들지는 않겠지만 잔디는 지난 수십 년간 꽃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새로 조성된 주거지역에는 일반 잔디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보통 마당에 롤잔디를 깔고 그 위에 플라스틱 의자와 정글짐을 설치한다. 이렇게 청소 대신 무조건 잔디를 깎고 비료를 주면 되는 실외 거실이 완성된다.
내 할아버지는 자신의 윔블던 잔디 코트에서 삐져나오는 데이지마다 스프레이를 뿌려 일망타진하기 바빴다. 하지만 요즘은 잔디의 잡초 제거 방법이 완전히 달라졌다. 예초기, 잔디 깎는 로봇, 잔디 에어레이터, 땅에 15㎝ 깊이의 구멍을 내고 환기를 쉽게 해서 잔디에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기기 등 잔디 관리 도구는 실로 다양해졌다. 어쩌다 관련 전문가 웹사이트를 검색하며 날밤을 거의 지새운 뒤, 잔디 정원을 보유한 독일인들이 작은 크기의 개인 베르사유궁을 관리하는 노예로 보이기 시작했다.

   
▲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를 앞두고 겔젠키르헨에 자리한 축구 전용 구장 ‘펠틴스아레나’의 잔디에 스프링클러가 자동으로 물을 주고 있다. 축구장 잔디는 멋있어 보이지만 하루에도 몇 차례 깎아야 하고 물을 자주 줘야 한다. REUTERS

축구장 잔디, 멋은 있지만…
독일에서는 조경개발연구협회의 잔디 재배 업체들이 대표적 잔디 종류인 레드페스큐그래스(Red Fescue Grass), 호밀풀, 왕포아풀을 사용 형태에 따라 전문화한 혼합형 잔디를 개발했다. 관상용 잔디(대부분 레드페스큐그래스, 일부 호밀풀과 왕포아풀)는 부드럽지만 밟아도 잘 상하지 않는다. 스포츠용 잔디(대부분 호밀풀)는 밟아도 상하지 않지만 아주 많은 물이 필요하다. 텃밭(대부분 레드페스큐그래스와 호밀풀)은 물이 비교적 적게 필요하지만 적어도 매주 1회 풀을 깎아줘야 한다.
내가 한동안 유튜브에서 구독한 ‘잔디광’이 기준으로 삼는 잔디는 대형 분데스리가 클럽들이 축구경기장에 사용하는, 하루에도 몇 차례 깎아야 하는 완벽한 잔디다. 유튜버 잔디광은 조금 오래된 한 영상에서 분데스리가팀 ‘VfL 볼프스부르크’가 넣은 골을 눈을 반짝거리며 두드린다.
해당 영상은 페터 자우어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그는 2023년 봄 바이에른 뮌헨과 그린키퍼(잔디 등 여러 설비 관리자)로 계약한 뒤 언론 인터뷰를 사양해왔다. 자우어는 밤에 잔디에 자외선을 비추는 설비를 가리킨다. 그리고 손으로 밀어 사용하는 거대한 릴 형태의 예초 장비를 들어 보인다. 이 장비로 하루에 두 차례 잔디를 깎는다. 축구경기장에 깔린 잔디는 멋있지만 유감스럽게도 내가 찾는 자원 절감형 잔디는 아니다.
독일 사단법인 그린키퍼협회는 내게 뤼네부르거하이데(독일 엘베강과 베저강의 지류인 알러강 사이에 있는 중북부의 광대한 지역)에 있는 장트디오니스 골프클럽을 소개했다. 이 골프클럽은 모델하우스급으로 리모델링했는데, 초가지붕 주택 몇 채로 구성한 박물관 형태의 아름다운 빌리지다. 각 주택 앞에 고가의 대형 자동차가 서 있지 않았다면 누군가 실제 거주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 정도다. 숲을 10분 정도 걸어가면 골프클럽이 나온다. 주차장에도 값비싼 대형 자동차가 즐비하게 서 있다. 입구 뒤 골프장 잔디(대부분 애기겨이삭 및 톨페스큐그래스)가 펼쳐졌다. 6월 말 골프장 잔디는 불안하게 창백한 갈대 색상을 띠었다.
골프클럽 잔디에서 처음 받은 인상은 집의 잔디와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내 집의 잔디도 앞으로 이렇게 보이지 않을까 불안했다. 그린키퍼 크리스티안 슈타인하우저도 일반 가정의 정원 잔디가 머지않아 갈색을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슈타인하우저는 아직 골프장 잔디에 공급할 물저장량이 충분하다고 말한다. 연간 90헥타르(ha) 골프장에 필요한 지하수량이 6만5천㎥라고 한다. 이해하기 쉽게 비교해보자. 베를린의 티어가르텐은 200ha 넘는 부지에 100만㎥의 물이 필요하다. 슈타인하우저의 골프클럽은 3~4년 뒤 관할 수자원청과 물공급을 새로 협상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비료와 식물보호 규정도 점점 강화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콘셉트를 수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슈타인하우저가 낙담하는 표정은 아니다. 그는 오히려 흥미진진하게 여긴다고 한다. “나는 농부도 아니고, 오로지 소수의 클럽 회원을 위해 잔디를 많이 만들어야 하는 것 외에 무언가를 생산할 필요가 없는 배부른 상황에 있다.” 이런 처지에서는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허용 수치보다 적게 골프장에 물을 뿌리고 골프장 잔디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면 된다고 한다.
골프장 잔디의 경우 두 종류가 사라지고 있다. 하나는 사라져도 아쉽지 않은 ‘일년짜리 마리화나’ 새포아풀과 다른 하나는 물을 안 주면 하루 만에 바로 죽어버리는 부드러운 전통적 골프장 잔디인 겨이삭이라고 슈타인하우저는 설명한다. 슈타인하우저는 부드러운 레드페스큐그래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 레드페스큐그래스는 물을 적게 줘도 괜찮다.

   
▲ 독일에선 해마다 가뭄으로 물 부족이 심해져 잔디에 물을 주는 것을 규제하고 있다. 2022년 여름 극심한 가뭄으로 말라버린 라인강. REUTERS

야생화로 ‘백신 접종’
슈타인하우저는 사라지는 잔디를 아쉬워하지 말고, 어떤 잔디가 가장 오래 녹색을 유지하는지 살펴보고 바로 그 잔디를 지속해서 심으라고 조언한다. 그는 잔디밭에 빈자리가 보일 때마다 며칠에 한 번씩 잔디를 새로 심는다. 하지만 꽃이 피면서 길고 갈라진 잎이 생기고 녹슨 색으로 변하는 레드페스큐그래스는 내게 선택 대상이 아니다.
생태학자들은 자연이 알아서 하도록 아무것도 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조언한다. 운이 좋다면 과거 잔디가 있었던 곳에 향후 몇 년간 형형색색의 초원이 생겨날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독일 환경단체 자연·생물다양성보존연맹은 오랫동안 기다리기 싫은 사람들에게는 잔디가 듬성듬성한 부위에 야생화 씨앗을 뿌리는 ‘백신 접종’을 권한다. 실제로 정원에 그렇게 해봤다. 수많은 지방자치단체도 이 방식을 쓴다.
‘자연·생물다양성보호 초원’에는 여러 장점이 있다. 여기에는 물이나 비료를 줄 필요가 없다. 질소 농도가 높은 잔디밭은 먹이를 찾지 못한 나비, 나방, 야생벌 등 작은 동물을 다시 데려다 놓는다. 하지만 스카비오사, 초롱꽃, 개양귀비, 물레나물이 자라는 잔디밭에서는 당연히 어떤 아이도 놀 수 없다. 나도 이런 곳에 식탁을 높을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기에는 진드기가 너무 무섭다.
이와 관련해 오스나브뤼크 전문대학의 지속가능한 잔디관리학과장인 볼프강 프레마싱은 “너무 교조적일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개인 정원도) 대다수 대도시처럼 하면 된다고 추천한다. 다양한 잔디 높이와 관리 단계별로 구역을 만들어 잔디밭을 다양하게 활용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잔디를 절대 한번에 다 깎지 말라고 한다.
그럼에도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아 물과 비료 없이 헤쳐나가야 하는 작은 개인 정원에 어떤 잔디를 심어야 할지의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클로버와 톱풀, 개불알풀 등 잔디광 유튜버가 그렇게도 싫어하는 온갖 꽃식물이 만발한 허브 잔디, 아니면 차라리 오랫동안 금기시됐던 거친 잔디인 톨페스큐그래스를 시도해야 할까. 톨페스큐그래스는 뿌리가 깊어 물이 거의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 개인 정원의 잔디는 여유와 부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생태학적으로 곤충과 작은 동물도 살 수 없는 ‘녹색 시멘트’에 불과하다. 캐나다에서 한 주민이 잔디를 깎고 있다. REUTERS

‘환경 맞춤형’ 잔디 개발 중
민간기업 독일종자개량(DSV)에서 잔디 개발과 재배를 맡은 코르트 슈만은 2023년 무더운 여름에 레드페스큐그래스와 더불어 왕포아풀도 좋아 보였다고 말한다. 왕포아풀의 뿌리는 특별히 깊지는 않지만 줄기가 넓게 갈라져 건조기 이후 빠르게 재생할 수 있다. “겨울에 얽히고설킨 누런 뿌리 더미를 감내할 수 있다면 버뮤다그래스도 선택지 중 하나다.” 버뮤다그래스도 여름 내내 물을 주지 않아도 녹색을 유지하며, 10도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면 완전히 땅 아래로 내려간다. “버뮤다그래스는 추위가 매서운 겨울에는 죽을 수도 있다.”
여전히 잔디 선택은 복잡하다. 그래도 다음날 저녁이면 유용한 답을 갖고 집에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슈만을 방문했다. 이날 오후 나는, 잔디 재배는 진화에 영겁의 시간이 드는 적응 과정을 신속하게 하는 것이라고 이해하게 됐다. 그렇다고 잔디 재배가 재빠르게 이뤄진다는 뜻은 아니다. 아이디어에서 유통 가능한 씨앗을 상품화해 포장하기까지 10~15년이 소요된다.
이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첫째, 가격이 저렴한 수많은 환경잔디 패키지는 제대로 점검을 거치지 않았다. 슈만의 표현에 따르면 “대부분 아무짝에도 쓸 수 없다”. 둘째, “머지않아 더 적합한 잔디 종류가 시중에 유통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독일종자개량은 별도의 잔디 재배지를 보유한 프랑스에서 몇 년 전부터 다양한 잔디 종류의 ‘물과 영양분 효율성’을 시험하고 있다. 씨앗을 뿌린 첫해에는 물을 충분히 주고, 이듬해에는 물의 양을 그 절반으로 줄이며, 셋째 해에는 물을 전혀 주지 않는다. 이렇게 물의 양을 대폭 줄이는 과정에서 살아남은 잔디 종류는 색상, 구조, 내구성 등이 계속 개선된다. 슈만은 이 방식으로 더위와 건조에도 잘 견디는 ‘환경 맞춤형 잔디’의 개발에 성공하리라 낙관한다.
며칠 뒤 다시 집에 왔을 때, 잔디가 듬성듬성한 정원 지역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했다. 물기가 많은 노란 꽃의 세덤아크레에서 이끼가 눈에 들어왔다. 세덤아크레에는 물이 필요 없고 해만 있으면 된다. 세덤아크레는 최대 10㎝ 높이로 자라며 깎기도 용이하다. 일단 이 정도 조건이면 괜찮을 것 같다.

ⓒ Die Zeit 2023년 제31호
Hat der Rasen eine Zukunft?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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