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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오피스 운영할수록 손실… 살아남을까
[재무제표로 읽는 회사 이야기] 위워크
[162호] 2023년 10월 01일 (일) 찬호 Sodohun@naver.com

 
찬호 공인회계사

   
▲ 세계 최대 공유오피스 기업인 ‘위워크’가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는 언론 보도가 최근 잇따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위워크 사무실. REUTERS

세계 최대 공유오피스(사무실) 기업인 ‘위워크’가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는 언론 보도가 2023년 8~9월 쏟아졌다. 위워크는 우버(택시), 에어비앤비(숙박)와 함께 한때 ‘공유경제 삼대장’으로 불리며 기업가치가 470억달러(약 63조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2023년 9월8일 기준 종가는 주당 2.65달러로 시가총액이 21억100만달러(약 3조원)에 불과하다. 20분의 1 토막 난 셈이다. 위워크의 몰락 과정은 언론 보도뿐 아니라, 2022년 애플티브이(TV)에서 방송한 드라마 <우린 폭망했다>로도 잘 알려져 있다. 위워크는 과연 벼랑 끝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재무제표를 보며 그 가능성을 따져보려 한다.
“최근의 회원 이탈 증가에 따른 손실과 예상 현금 수요, 현재의 유동성 수준을 보면 회사가 향후 12개월 동안 계속 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는 능력에 상당한 의구심이 존재한다.” 위워크가 8월8일 공시한 ‘2023년 2분기 보고서’의 투자 위험 요소 항목에 적힌 내용이다. 회사가 스스로 “우리가 계속 존속할 수 있을지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인정할 만큼 사정이 어렵다는 얘기다.
위워크는 2010년 설립해 2021년 스팩(비상장 기업 합병을 위해 설립한 서류상의 회사)과의 합병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우회상장했다. 최대주주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다. 기본 사업모델은 세든 건물을 다시 빌려주는 ‘전대’다. 위워크가 오피스 건물주로부터 장기간 임대한 공간을 업무 공간이 필요한 스타트업(신생기업) 등에 단기로 다시 빌려주는 ‘쪼개기 재임대 사업’이다.
 

   
▲ 위워크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우회상장한 2021년 10월 21일, 위워크 로고가 거래소 전광판에 보인다. REUTERS

쪼개기 재임대 사업
회사 누리집을 보면 위워크는 미국 뉴욕과 워싱턴, 영국 런던, 중국 베이징, 일본 도쿄 등 세계 119개 도시에서 협업 업무 공간을 운용한다. 한국에도 위워크아시아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위워크코리아’를 세워 서울 강남과 여의도, 부산 서면 등에서 임대사업을 한다. 매출의 절반 이상은 미국 뉴욕·샌프란시스코·보스턴, 영국 런던 등 글로벌 대도시에서 발생한다.
재무상태표를 보면 회사의 위기 상황이 뚜렷하게 보인다. 2023년 6월 말 기준 위워크의 전체 부채는 186억5600달러(약 25조원)로, 회사 자산(150억6300만달러)을 훌쩍 넘어선다. 주주 몫의 자기자본은 마이너스(-) 35억6천만달러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회사에 쌓인 누적 적자가 167억9천만달러(약 22조원)에 이르는 탓이다. 2010년 설립 이래 매년 평균 1조원 안팎의 손실을 냈다는 의미다. 6월 말 기준 위워크가 보유한 현금도 2억달러에 불과하다. 회사 안에 돈이 말라붙었다는 이야기다.
가장 큰 문제는 원가 구조다. 위워크 매출액은 2021년 2분기 5억9300만달러에서 2023년 2분기 8억4400만달러로 대체로 분기마다 점진적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매출이 늘 때 함께 증가하는 이른바 ‘변동비’가 계속 매출액을 큰 폭으로 넘어서고 있다.
예를 들어 2023년 2분기 위워크가 건물주에게 낸 임대료와 시설 관리·운영비, 사무실 인테리어에 쓴 비용(감가상각비)를 더한 전체 변동비는 모두 8억8900만달러다. 이 기간 매출액(8억4400만달러)보다 4천만달러 넘게 많다. 집을 비싸게 빌려 회사가 손실을 보면서 싸게 재임대하는 꼴이다. 위워크가 지금보다 사업(매출)을 대폭 확대하더라도 고정비를 상쇄하며 이익이 불어나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회사가 영업흑자로 돌아설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스타트업 등 기존 사무실 세입자에게 받은 임대료를 확 올리거나 건물주에게 지급하는 임차료를 대폭 낮춰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재택·유연 근무가 확대되면서 위워크의 전체 업무 공간(90만6천 개) 대비 실제 이용자 수(73만 개)를 뜻하는 점유율은 72%에 불과하다. 수요 부족으로 공실률이 30%에 육박하는 만큼 임대료 인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위워크가 건물주들과 임대료 인하를 위한 계약 조건 변경 협상에 목매는 이유도 현재로서는 뾰족한 재무구조 개선 방법이 이것뿐이기 때문이다. 회사가 지급해야 하는 전체 리스 비용은 2023년 하반기에만 약 12억달러에 이르는 등 2028년 이후까지 포함하면 총 251억달러(약 34조원) 수준이다.
위워크 재무제표를 보고 있으면 회사를 살릴 묘책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회사가 최근 선임한 사외이사 4명이 모두 기업 채무불이행과 파산을 관리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도 더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 암울한 미래를 예상하게 한다.

위워크 사태의 교훈
위워크 사태가 남긴 교훈은 있다. 장밋빛 비전을 앞세우는 외형 성장보다 뼈를 깎는 원가 절감 노력이 훨씬 중요하다는 점이다. 한때 기업가치가 60조원을 넘었던 위워크보다 원가 절감을 가장 중요한 경영 화두로 삼는 한국의 숱한 중소기업이 더 값지게 보이는 이유다.
위워크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의 몰락이 초래할 수 있는 사회적 파장과 관련한 대비책도 미리 점검해야 한다. 미국 현지에서 ‘공룡 우량 임차인’이었던 위워크의 파산으로 현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불황이 깊어지고 금융권으로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성장을 최우선의 미덕으로 삼는 플랫폼 기업이 물류·유통 등 사회 전반에 깊숙이 침투한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태가 생길 경우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위워크 같은 유명 기업의 실패 사례를 책이나 영화, 다큐멘터리 등 기록물로 남기는 외국의 문화도 배울 만하다. 몰락의 원인과 배경을 상세하게 알아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 10여 년간 자본시장 언저리에서 밥벌이하는 공인회계사다. 시장 거품을 늘 걱정하지만, 우리가 숨을 거둔 뒤에도 자본시장은 계속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모두에게 공개하는 재무제표 등 공시 정보를 통해 기업의 속살을 톺아보는 글을 독자와 함께 나누려 한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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