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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치고 수출 1위 ‘눈앞’
[집중기획] 세계로 가는 중국 자동차 ① 실태
[161호] 2023년 09월 01일 (금) 안리민 economyinsight@hani.co.kr

 
중국 자동차의 기세가 무섭다. 2023년 1분기 중국은 자동차 수출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소비 부진과 부동산 대기업들의 파산으로 디플레이션 그림자가 짙어지는 중국 경제에 드문 희소식이다. 세계 공략의 선봉장은 전기차다. 자동차 종주국 독일을 비롯해 유럽에서도 인정받은 품질과 배터리산업 경쟁력으로 압도적 가성비를 자랑한다. 하지만 판매가 급증한 러시아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요 시장인 미국과 인도의 노골적 무역장벽 등 장애물도 만만치 않다. _편집자

안리민 安麗敏 천리슝 陳立雄 <차이신주간> 기자
 

   
▲ 2023년 5월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에서 수출용 중국 자동차 선적 작업을 하고 있다. 2023년 1분기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질렀다. REUTERS


최근 중국의 수출입 동향을 보면 긍정적 부분이 별로 없다. 하지만 자동차 수출은 예외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75.7% 늘어난 214만 대로 집계됐다.
지난 3년 동안 자동차 수출은 해마다 한 단계씩 상승했다. 2021년 수출량이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어난 201만 대였다. 2022년에는 311만1천 대를 기록했다. 업계는 2023년 4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
그러면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된다. 일본 자동차산업 애널리스트 나카니시 다카키는 “중국 자동차기업이 외국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데 비해, 일본 기업의 자동차 무역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일본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 2023년 4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상하이자동차 자회사 MG모터스의 신차 발표회에 전시된 HS 스포츠실용차(SUV). 최근 MG 브랜드를 비롯해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들이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REUTERS

독일도 인정
2021년 이전까지 10년 동안 100만 대 수준이던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최근 3년 동안 크게 도약했다. 궁민 UBS증권 자동차산업 연구책임자는 “자동차 수출 구도가 바뀌려면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는 석유파동을 계기로 미국에서 자리잡았고 국제화 경영을 시작했다. 그 선두에 선 도요타자동차는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로 성장했다.
중국 기업도 최근 비슷한 기회를 맞았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 자동차 공급망이 혼란에 빠졌다. 반도체 공급이 부족해 생산을 줄여야 했다. 궁민 연구책임자는 “다국적 자동차 제조사는 한정된 반도체 자원을 이익률이 높은 차종에 투입했다”며 “구미 지역에 우선 공급했다”고 말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는 이들이 떠난 시장을 차지했다. “오랫동안 제품 품질을 개선하고 원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지 않았다면 중국 기업이 그 기회를 잡지 못했을 것이다.”
중국은 내연기관자동차 분야에서 실력을 쌓으며 기회를 기다렸지만 전기자동차에선 전혀 다른 태도로 접근했다. 2023년 6월 말 왕화 프랑스 이엠리옹 경영대학 교수는 유럽에서 열린 신에너지자동차 관련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마치 중국에 관한 회의인 것 같았다”며 “여러 주제발표와 토론에서 오전에만 중국이 수십 번 언급됐다”고 전했다. 컨설팅업체 고위 인사는 “중국 전기차가 세계를 선도하고 중국 자동차산업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한 것을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2035년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해 전기차 전환 일정이 바빠졌다. 다국적 자동차 제조사가 100년 넘는 세월 동안 축적한 내연기관차 분야 경쟁력의 가치도 조정받을 것이다.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럽에서 인기 있는 전기차는 테슬라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3·모델Y처럼 중국에서 만든 제품이나 상하이자동차(上海汽車, SAIC)의 MG처럼 중국 브랜드 제품이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는 상하이자동차의 전기차 MG4를 분해한 뒤 ‘이것이야말로 대중을 위해 만든 전기차’라고 평가했다. 독일 폴크스바겐이 생산한 전기차의 가격이 대중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상하이자동차는 이 평가를 중요하게 받아들인다. 2023년 7월4일 위안잉천 상하이자동차 독일지사 총경리는 인터뷰에서 “독일은 자동차를 발명하고 벤츠, BMW, 폴크스바겐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을 배출한 곳이어서 다른 국가 자동차가 인정받기는 쉽지 않은 곳”이라며 “외국인이 중국 장쑤성 징더전에서 도자기를 파는 것만큼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자동차와 독일 폴크스바겐의 합자회사인 상하이폴크스바겐은 중국에서 맨 처음 설립된 합자기업이다. 상하이자동차가 유럽, 특히 독일에서 호평받은 것은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외국 기술을 들여와서 다시 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과정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 잘 보여준다.
 

   
▲ 중국 쓰촨성 청두에 있는 상하이폴크스바겐 전기차 ID. 시리즈 전시장. 상하이폴크스바겐은 중국에서 자동차 생산 기술을 배우기 위해 맨 처음 설립한 합자회사다. REUTERS

줄 잇는 국외 진출
좀처럼 찾아오지 않을 역사적 기회를 맞았다. 중국 기업은 전기차의 강점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출격했다. 거의 모든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국외 진출 전략과 계획을 발표했다. 2021년 5월 비야디(比亞迪, BYD)는 타이와 브라질 승용차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또 <로이터> 통신은 비야디가 최근 인도 정부에 공장 건설 계획서를 냈다고 보도했다. 비야디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있다”고 밝혔다.
2023년 5월 상하이자동차는 타이 공장과 부품산업단지 공사를 시작했다. 같은 달 창안자동차(長安汽車)는 40억위안을 투자해 타이에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자동차의 생산기지를 짓고 2024년부터 조업을 시작해 유럽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공표했다. 6월28일에는 쩡칭훙 광저우자동차(廣州汽車, GAC) 회장이 광둥성 대표단과 함께 타이를 방문해 전기차 브랜드 아이온(廣汽埃安, AION)의 타이 판매 계획을 알렸다. 7월5일 취지쭝 치루이자동차(奇瑞汽車, Chery) 인도네시아 지사 부총경리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타이에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7월17일에는 말레이시아 총리가 지리자동차(吉利汽車, Geely)가 현지에 1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지정학적 구도가 복잡하고 변화가 많아 기업의 국제화 경영이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한 도전을 받고 있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유럽 진출을 계획하자 일부 국가는 벌써 대응책을 마련했다. 터키는 중국 전기차에 징벌적 관세 40%를 징수했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제조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했다. 중국 기업을 겨냥한 조치다. 프랑스에서 잘 팔리는 전기차 가운데 3개 차종이 중국에서 제조한 것이다.
지리자동차와 창청자동차(長城汽車)가 러시아에서 차를 판매했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는 이들을 전쟁 협력 기업으로 규정했다. 유럽에서 이들 기업을 제재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컨설팅업체 고위 인사는 “미-일 자동차 무역분쟁을 겪은 일본 기업은 미국에 공장을 설립한 다음부터 제재받지 않았다”며 “중국 기업의 더 많은 지혜와 타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2017년 중국 저장성 닝보에 있는 지리자동차 연구소에서 지리자동차그룹과 볼보의 경영진이 중고급 브랜드 링크앤코 생산과 유럽 판매를 위한 투자 협약을 맺고 있다. REUTERS

일본 추월
두 나라 자동차산업협회 자료를 보면 2023년 1분기 중국은 107만 대, 일본은 95만4천 대를 수출했다. 업계는 2023년 전체 수출 실적에서 중국이 일본을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분명히 역사적인 순간이다. 자동차는 제조업의 꽃이다. 산업 관련도가 높아 한 나라의 산업과 첨단 제조업 실력을 보여준다. 먀오웨이 전 공업정보화부 부장은 최근 열린 업계 회의에서 “국제시장에서 한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자동차 강국임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말했다.
중국의 자동차산업은 출발이 늦고 기반이 빈약했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할 때 주관 부처는 외국 브랜드 자동차로 중국 기업이 생존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했다. 2011년까지 중국 수출은 부품이 중심이었다. 부품이 전체 자동차 분야 수출액의 75.7%를 차지했다.
2012년 중국국제무역학회의 정기간행물 <대외경제무역실무>에 실린 ‘중국 자동차제품 수출 문제 분석’이라는 글에 따르면 중국이 수입한 자동차의 평균가격 대비 수출한 제품의 가격이 0.3 정도였다. 중국 제품의 경쟁력이 얼마나 낮은지 잘 보여주는 수치다. 중국 자동차 수출의 목적지가 대부분 개발도상국이어서 정치와 정책 리스크도 컸다. 또 중국 자동차 제조사끼리 저가 경쟁을 벌여 중국산은 ‘품질이 조악한 저가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
국제시장과 국내시장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 이런 현상은 중국 기업의 국내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2009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됐다. 그런데 독일, 일본, 미국 브랜드가 중국 시장을 장악했다. 2012년 중국 자동차 수출이 101만5천 대를 기록한 뒤 계속 100만 대 수준에 머물렀고 획기적인 성장은 없었다.
2020년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자동차 제조사는 시장 전망치를 지나치게 낮춰잡아 반도체 물량을 충분하게 확보하지 않았다. 이때 전자제품의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고 반도체 공급망에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져 생산량이 줄었다. 자동차업계 전반이 반도체 공급 부족의 악몽에 시달렸다. 자동차 데이터 예측기관 AFS(Auto Forecast Solutions)에 따르면 반도체 공급난으로 2021년 세계에서 1020만 대가 덜 생산됐다. 2022년에는 그 수가 약 450만 대로 줄었다. 이런 문제가 없었던 해에는 세계 생산량과 판매량이 약 9천만 대였다.

반도체 부족
자동차 제조사는 제각각 반도체 부족 사태에 대처했다. 중국 기업은 유연하게 대응해 대체 방안을 찾았다. 2022년이 되자 중국 기업은 대체로 반도체 공급 부족의 영향에서 벗어났다. 반도체가 없어 생산하지 못한 물량이 20만 대 이하로 줄었다. 생산능력은 회복했지만 중국 자동차 시장은 조정기에 들어선 상태였다. 2018년 처음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줄어든 뒤 3년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자동차 제조사는 외국에서 판매 규모를 늘려야 했다. 2023년 1분기 자동차 수출에서 중국이 일본을 추월했을 때 중국 국내에서는 가격경쟁이 치열했다.
국외시장의 경쟁은 그만큼 심하지 않다. 궁민 연구책임자는 “10년 가까이 지나 중국 자동차의 품질과 원가경쟁력이 개선됐고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 경영진도 국내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을 인식하고 탈출구 확보를 위해 국외 진출을 더욱 진지하게 검토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 동남아 책임자에 따르면 2011년과 2012년 중국 승용차의 판매량이 늘었지만 중국 기업은 수출에 대한 장기적 계획이 없었다. 사후서비스나 보장 체계를 확충하지 않았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사고방식을 바꿨고 현지 대리점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브랜드 경영에 집중했다.
동남아 책임자는 “많은 자동차 제조사가 국외사업 전담부서를 조직하고 현지 경영자와 직원을 고용했다”고 말했다. 중국 자동차 수출이 최근 2년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은 운이 좋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업들이 과거를 반성하고 적극적으로 방안을 모색한 결과였다. 2023년 들어 반도체 수급이 개선됐고 다국적 자동차 제조사의 생산과 판매 실적도 점차 회복했다. 중국 기업이 확보한 시장을 이들이 다시 찾아갈 수 있다.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추이둥수 전국승용차연석회 사무국장이 제공한 자료를 보면 2023년 1~5월 중국 자동차를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러시아였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다국적 자동차 제조사들이 잇달아 러시아에서 철수해 중국 기업이 그 시장을 차지했다. 2022년 중국 브랜드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이 9%에서 37%로 뛰었다. 러시아 언론은 2023년 중국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이 50% 넘을 것이라고 6월에 보도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러시아에서 언제까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10여 년 전에도 러시아가 중국 자동차의 최대 수출시장이었다. 그때 중국 기업은 부품 수출 뒤 현지에서 조립해 세액공제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2008년 러시아 정부가 일련의 정책을 발표해 수입 차량 부품의 관세를 올리는 바람에 중국 자동차 제조사는 경쟁력을 잃고 대부분 철수했다.
 

   
▲ 2017년 중국 저장성 닝보에 있는 지리자동차 연구소에서 지리자동차그룹과 볼보의 경영진이 중고급 브랜드 링크앤코 생산과 유럽 판매를 위한 투자 협약을 맺고 있다. REUTERS

유럽으로 진격
장위 위즈(預致)자동차자문유한공사 총경리는 “중국 기업이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최근 중국 자동차의 국외 진출이 부풀려진 경향이 있고, 국외 판매를 자금조달을 위한 꼼수로 이용하는 기업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규모가 크고, 국외시장은 미국과 유럽을 제외하면 분산돼 있다. 자동차 1천만 대를 수출하려면 100여 개 국가로 보내야 한다. 시장 개척을 위해 투입한 노력과 수익이 정비례하지 않을 수 있다.
2023년 7월7일 상하이폴크스바겐은 전기차 ID.3 판매가격을 한시적으로 3만7천위안 인하해 기본가격이 12만5900위안(약 2300만원)으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독일 소비자의 불만을 샀다. 독일에서 같은 차종의 기본가격은 약 32만2천위안으로 중국 판매가의 2.6배에 이른다. 폴크스바겐은 중국의 자동차 생산원가가 독일보다 낮고 ID.3의 모든 부품 공급업체가 중국에 있어 비용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테슬라와 비야디가 중국에서 가격경쟁을 시작한 것도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가격 인하와 판매전략에 영향을 끼쳤다.
중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생산원가의 격차가 확연해 중국 기업은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 유럽 지역 판매자는 “시장은 거의 공백 상태이며 이익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왕샤오추 상하이자동차 총재는 MG4를 예로 들었다. 중국에서 약 14만위안인 MG4가 영국에서는 약 21만위안, 독일에서는 약 18만위안에 팔린다. 최근 이 차의 중국 판매가격은 11만5800위안으로 내려갔다.
MG4는 폴크스바겐 ID.3와 비슷한 차종이다. 독일 판매가가 중국보다 6만위안 정도 비싸지만 독일에서 생산하는 ID.3보다는 10만위안 이상 싸다. 유럽 지역 전기차 판매자는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한 중국 자동차업체가 “조용히 큰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위더 상하이자동차 국제사업부 총경리에 따르면 2019년 12월 유럽시장 전략을 세웠다. 유럽 판매량이 10만 대 넘으면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그런데 2년 만에 판매량 10만 대 목표를 달성했다. 2023년 유럽 판매량이 20만 대가 넘고 MG4 판매만 1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기업이 진출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장이 유럽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왕화 교수와 동행했던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에 대한 평가를 들을 때 격세지감을 느꼈다”며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까지 유럽에 가면 그들에게서 배워야 한다는 마음이었는데 3년 만에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유럽은 가장 수준 높은 자동차시장이다. 유럽의 안전·환경 기준이 세계의 풍향계여서 중국도 같은 방향으로 따라간다. 오랜 세월 중국 자동차 제조사는 유럽에서 차를 팔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프랑크푸르트 국제모터쇼 등 유럽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만 해도 중국 소비자에게 ‘유럽 모터쇼 전시 차종’이라고 홍보했다. 유럽 전시만으로도 ‘고수의 인정’을 받은 것과 같았다.
정면승부가 불가능해 보이자 중국 기업은 자본을 앞세웠다. 2005년 상하이자동차와 난징자동차(南京汽车集团, NAC)가 영국 MG로버의 기술과 생산라인, MG 브랜드를 사들였다. 상하이자동차는 2007년 난징자동차를 인수했다. 2010년에는 지리자동차가 18억달러를 들여 스웨덴 볼보자동차를 인수했다.
상하이자동차그룹은 외국 기술을 기반으로 로에베(Roewe)와 MG(名爵) 브랜드를 출시했고 2019년 MG의 유럽 판매를 시작했다. 지리자동차는 볼보와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했다. 2016년 중고급 브랜드 링크앤코(Lynk & Co, 領克)를 출시하고 2020년 볼보 판매망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걸어온 험난한 여정이다.
 

   
▲ 2023년 2월 중국 상하이 웨이라이자동차(Nio) 매장에 중형 전기차 SUV ES7이 전시돼 있다. 최근 이 회사 전기차 두 종은 유로 NCAP 충돌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 REUTERS

전기차가 바꾼 표준
전기차는 다른 길을 열었다. 2023년 5월 시장조사업체 알리안츠리서치가 ‘중국의 유럽 자동차산업 도전’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가 업계 규칙을 바꿔놨다. 내연기관차 시대의 기술 장벽과 브랜드 인지도가 도전받았다. 중국 소비자는 브랜드 역사가 전혀 없는 제품을 사기 위해 고급형 브랜드에 맞먹는 돈을 지급했다. 일부 내연기관차 제조사는 이런 변화에 맞춰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를 출시했다. 자동차의 기술 전환이 중국 기업을 비롯한 신규 진입자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자동차 제조사 기술직 직원은 “자동차의 균형을 잡는 데는 엔진 위치가 중요하다”며 “이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을 갖춘 BMW가 차량의 앞뒤 중량을 50 대 50으로 배분해 승차감이 가장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런데 전기차는 기본적으로 배터리를 차 바닥에 깔기 때문에 50 대 50의 균형을 쉽게 맞출 수 있다.
7월12일 웨이라이자동차(蔚來汽車, Nio)의 전기차 두 종이 안전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 충돌시험에서 별 5개 만점을 받았다.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유럽에 진출한 중국 자동차는 대부분 이 기준에 부합한다. 중국 전기차가 유럽에서 호평받은 것은 국제적 경쟁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일부 외국 자동차 제조사와 합자회사는 중국을 전기차 생산과 수출 기지로 만들고 있다. 테슬라 상하이공장은 유럽, 일본,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동남아시아로 제품을 공급한다. BMW는 세계로 나가는 전기차 iX3를 중국에서 생산한다. 둥펑자동차(東風汽車)와 르노닛산의 합자회사 eGT 뉴에너지오토모티브의 제품은 유럽에서 판매된다.
2021년부터 중국 자동차 수출이 급증했고 전기차 수출은 더 빠르게 늘었다.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신에너지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상반기 30%에 근접했다. 유럽 시장의 검증을 통과한 뒤 중국 전기차는 더 많은 시장으로 확장했다. 다음 수출 목적지는 동남아였다. 자동차산업이 없는 동남아 각국은 더 개방적이고 전기차 전환 기회에 편승하기를 원했다.
동남아는 오래전부터 일본 기업의 주요 시장이었다. <도요타의 전기자동차 전쟁>이라는 제목의 신간을 낼 예정인 나카니시는 “일본 기업은 전기차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느렸고 순수전기차를 목표로 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전기차의 동남아 판매량이 급증해 일본 기업을 압박했다.

ⓒ 財新週刊 2023년 제29호
中國汽車“出海”衝擊波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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