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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과감하게 중국 진출
[BUSINESS] 독일 기계업체 하베하이드롤릭의 역발상
[161호] 2023년 09월 01일 (금) 게오르크 파리온 economyinsight@hani.co.kr

 
독일 정부는 기업들이 중국에서 하는 사업의 위험성을 줄이기 원한다. 하지만 그 방법에 대해 독일 기업들은 나름의 생각이 있다. 최근 중국 장쑤성 우시에 새 공장을 준공한 독일 기계업체의 중국 출장을 따라가봤다.


게오르크 파리온 Georg Fahrion <슈피겔> 기자
 

   
▲ 카를 호이스겐(오른쪽 위 둘째) 하베하이드롤릭 대표이사 일행이 2023년 7월11일 왕원타오(왼쪽 밑에서 셋째) 중국 상무부장 등을 면담하고 있다. 호이스겐은 “차가웠던 3~4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 누리집

약 24시간 뒤, 독일 정부는 중국 진출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라고 독일 기업들에 촉구할 예정이었다. 이 와중에 카를 호이스겐(57)은 새 공장 준공식 행사에 참석하러 중국에 있었다. 새 공장은 중국 동부 장쑤성 우시에 들어섰다. 운전기사가 회사 진입로에 들어서자, 이 기업가는 열광적으로 손뼉을 치며 “예이, 예이, 예이!” 하고 외쳤다.
카를 호이스겐은 독일 기계공업협회(VDMA) 회장으로, 하베하이드롤릭(HAWE Hydraulik)의 대주주이자 대표이사다. 가족 소유 기업인 이 회사는 바이에른주 카우프보이렌에 본사가 있다. 우시에 2만5천㎡ 규모로 들어선 공장은 이 중소기업이 가진 공장 중 두 번째로 크다. 2023년 7월14일 열린 공식 준공식에는 파란색과 흰색 식탁보가 깔리고, 레버케제(독일식 햄요리)가 차려졌으며, 레더호제(독일 전통 의상인 가죽 반바지)를 입은 음악가들이 <내 앞 차에는>(Im Wagen vor mir)과 <하이디>를 부르는 바이에른식 파티가 열렸다. 독일과 중국의 경제관계가 좋았던 시절에나 볼 수 있는 파티였다.
그러나 호시절은 오래전에 끝났다. 이는 독일 정부가 2023년 7월13일 목요일에 발표한 중국 전략, 즉 점점 권위주의적으로 행동하는 중국에 독일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에 관한 성명문에 잘 드러난다. 64쪽 분량의 이 문서는 독일이 중국과 경제적으로 분리되는 ‘디커플링’(탈동조화)까지는 아니지만 ‘디리스킹’(위험 경감)을 요구한다. 의존도를 낮춰 위험을 줄이라는 것이다. 이런 내용이 기업에 전달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지정학적으로 문제가 생겨도 정부가 기업을 구해줄 생각이 없으니 너무 깊이 중국 시장에 발을 들이지 말라는 뜻이다.
 

   
▲ 독일 기계공업협회 회장이자 하베하이드롤릭의 대표이사인 카를 호이스겐은 서구 기업들의 ‘디리스킹’(위험 경감)이 필요하지만, 정부가 지시할 게 아니라 기업에 맡겨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베하이드롤릭 누리집

인식은 똑같지만 대응은 달라
정치권이 후퇴하라는 방향을 가리키는데도 새 공장을 연 것에 호이스겐은 “똑같이 인식한 도전에 어떻게 다르게 대응하는지를 보여주기에 사실 좋은 우연의 일치”라고 밝혔다. 그의 답은 “과감하게 더욱 중국으로 진출하겠다”는 것이었다.
2019년 이후 호이스겐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는 우시에 도착해 차에서 내렸다. “집으로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한 중국인 직원이 독일어로 이야기했다. 그들은 악수하고 어깨를 툭툭 쳤다.
새로운 공장을 짓겠다는 결정은 2019년 내려졌다. 당시 하베는 스위스 그룹 회르비거(Hoerbiger)의 한 사업부와 우시 지사를 인수했다. 중국에서 전기자동차 붐이 불던 것을 겨냥해 하베 본사가 새로운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그러고 나서 코로나19 대유행이 터졌다. “우리는 코로나19 기간에 공장 전체를 지었다”고 호이스겐이 말했다. “당연히 미친 짓이었다.”
공장 건축가는 뮌헨에 있었다. 공장 건설의 매 단계를 꼼꼼히 감독하기 위해 그는 카메라를 장착한 특수안경을 직원에게 씌워 건설현장에 내보냈다. 경험이 많은 중국 공장 총지휘자가 현장을 조율했다. 2022년 중반 이 공장은 가동했다. 7월14일 금요일에 있었던 기념식은 뒤늦은 공식 준공식이었다.
생산을 시작했을 때 중국은 아직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실행하고 있었고, 봉쇄와 외출 제한이 심했다. 공장을 계속 가동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한 달씩 공장에 격리되기도 했다. 그들은 공장 생산 현장에 야외용 침대를 설치했다. 호이스겐은 두 나라 사이가 소원해지지 않았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독일 사람들은 중국인에게 자신들이 얼마나 똑똑한지 증명하려 하지 않았고, 중국 사람들도 독일 없이 잘해나갈 수 있음을 애써 보여주려 하지 않았다.”
호이스겐은 오래전부터 중국을 각별히 생각했다. 1990년대에 가족이 경영하는 하베에 합류하기 전까지 그는 홍콩에서 살았다. 그는 중국의 역동성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 “사람들은 빨리 생각하고 빨리 결정한다. 무언가를 갈망하고, 돈도 벌고 부를 쌓기 위해 노력한다.”
대표이사로서 호이스겐은 국외로 사업을 확장하기로 결심했다. 2004년 하베는 중국에 첫 생산기지를 열었다. “중국 사업은 내 자식이나 다름없다”고 그가 말했다. 가장 성과가 좋았던 해에 하베는 중국에서만 약 1억유로(약 144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당시 이 회사 매출의 3분의 1에 해당했다.
기분이 좋아 보이는 호이스겐은 우시 공장의 관리동을 돌아다니면서 모든 직원과 악수했다. 작업장에서 그는 막 생산된 자동차 파워윈도 조절기에 기뻐했다. 중국 의전 차량인 ‘훙치’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제품으로, 70㎏의 방탄 유리창을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다. 공장 식당에는 바이에른 목수의 가구가 있고, 벽에는 쾨니히스제(바이에른주에 있는 호수) 그림이 걸려 있었다.
이 독일 중소기업이 중국 사업에 전념하는 이유는 이익 때문만이 아니다. 무언가 감성적인 면이 있다. 우시로 향하기 전 호이스겐은 상하이 지사의 운영진과 포옹하며 인사했다. 그중에는 하베의 중국 사업 재정 책임자인 왕샤오단이 있었다. 아직 독일에서 온 동료들이 필요하냐고 물었을 때 그는 웃으며 “그럼요, 당연하지요”라고 답했다. 세금과 법적 문제에 본사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일상 업무인 영업에선 독일 동료들이 필요하지 않다. 우리의 연구개발도 중국 시장을 겨냥해서 이뤄진다.”
독일의 투자와 노하우 없이는 중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번 중국 여행에서 호이스겐은 수많은 구애를 받았다. 준공식이 열린 날, 우시의 부시장이 그를 환영했다. 이틀 전 베이징에서는 중국 상무부장인 왕원타오가 그를 맞았다. 그는 왕원타오를 “친절하고, 건설적이며, 잘 준비된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전반적으로 호이스겐은 “차가웠던 3~4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경험했다. 현재 중국인들은 그의 마음을 사기 위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는 중국 경제 상황과 맞물려 있다. 중국은 수출은 물론 내수도 침체를 겪고, 부동산시장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인구밀집 지역에서 젊은층 실업률은 21%에 이른다. 중국의 영향력을 막고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에 중국은 성장동력을 거의 기대할 수 없다. 그 대신 지도부는 유럽에 기대를 건다.
호이스겐은 독일 정부의 중국 전략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는 “적절하고 심지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몇 년 전, 그는 중국이 더 나아지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시 그는 파티에서 언론에 알려지고 싶지 않은 부적절한 농담을 했다. 그 농담은 독일인이 듣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중국에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였다. 한 중국인 직원이 그의 팔을 잡더니 앞으로 그런 말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경고했다.
호이스겐은 ‘디리스킹’을 기업 몫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점에선 베이징 지도부와 같은 생각이다. 디리스킹은 정계의 가이드라인과 상관없이 진행된다. 2023년 6월 독일 기계공업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5%는 ‘중국이 지난 몇 년간 매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향후 5년 동안 어느 지역에 투자할 계획인가’ 묻는 질문에 중국은 유럽, 미국, 인도에 이어 4위에 그쳤다. 호이스겐은 “레밍(나그네쥐)이 몰려가는 것처럼” 중국으로 몰려가는 이동은 이제 끝났기 때문에 리스크 줄이기는 이미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투자가 디리스킹 전략
호이스겐은 “중국에 대한 투자는 디리스킹 전략의 일부분이 될 수 있다”며 중국에 새 공장을 건설한 것을 설명했다. 하베가 현지 생산을 통해 지정학적 위험이나 새로운 징벌 관세, 그리고 최악의 경우 중국 제재에 대비해 공급망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 시장의 독특함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은 기계제조 업체들이 중국 내에서 생산된 부품을 점점 더 많이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 중국 시장에서 물건을 팔고 싶다면 현지에서 물건을 만들어내야 한다. “순수한 수출 모델은 이제 끝났다고 봐야 한다.” 최근 하베뿐 아니라 독일 기계공업 분야 전체가 중국에서 시장점유율을 잃고 있다. 현지 경쟁업체의 제품은 더 저렴할 뿐만 아니라 품질도 훨씬 우수하기 때문이다.
상하이에서 자동차에 올라탄 호이스겐은 우시로 가는 동안 통화를 했다. 아이패드 화면에는 그의 아들이 나타났다. 아들은 하베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인도 벵갈루루에서 전화했다. 아들은 기분이 좋았고, 인도에서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파트너가 될 수도 있는 사람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조심해라. 그는 이 분야에서 뼈가 굵은 사람이고 쉽지 않은 상대야.” 호이스겐이 아들에게 경고하며 전화를 끊었다.
“오랫동안 인도 사업에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렇지 않다”고 호이스겐이 말했다. “우리가 인도와 미국에서 열심히 사업하면, 중국에서의 하락세를 부분적으로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 분야에서는 시장이 스스로 ‘디리스킹’을 해결하고 있었다.

ⓒ Der Spiegel 2023년 제30호
Yeah, yeah, yeah!
번역 이상익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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