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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 10% 후유증 숨가쁨·탈진 등 50개 증상
[LIFE] 끝나지 않은 롱코비드
[161호] 2023년 09월 01일 (금) 막스 헤글러 economyinsight@hani.co.kr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부 장관은 1년 전 코로나19 장기 후유증(롱코비드·Long Covid)이 심각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독일 코로나19 확진자 3800만 명 중 최대 10%가 롱코비드 환자다.

막스 헤글러 Max Hägler <차이트> 기자
 

   
▲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부 장관이 2022년 8월12일 베를린에서 코로나19 대응 전략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라우터바흐 장관은 롱코비드가 심각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REUTERS

롱코비드의 심각성을 알리는 경고에 다른 해석이나 의심의 여지는 없다. 코로나19 경고앱이 거의 개점휴업 상태이고, 코로나19 검사센터가 운영을 중단한 지금도 독일은 여전히 팬데믹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부 장관은 이미 2022년 7월 “롱코비드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최대 10%가 격리 해제 뒤에도 오랫동안 코로나 후유증에 시달린다고 한다. 10%라고? 독일의 공식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무려 3800만 명이나 되는데? 코로나 후유증에 오랫동안 시달리는 사람이 대체 얼마나 많다는 말인가! 따라서 롱코비드는 노동시장에도 중요한 변수가 되리라고 라우터바흐 장관은 우려한다. 롱코비드로 수많은 코로나 환자가 확진 이전의 체력을 되찾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수많은 사람이란 ‘얼마나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것일까?
라우터바흐 장관의 경고 뒤 1년이 흘렀지만 “심각한 문제”를 정확하게 수치화하기란 여전히 어렵다. 그럼에도 경고는 이어진다. 최근 독일 라디오 <남서부방송>(SWR)은 “롱코비드 환자 중 일자리로 돌아가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의학전문지는 롱코비드를 “팬데믹 이후의 팬데믹”으로 부르기도 했다. 자조모임(Self Help Group)들은 롱코비드 환자가 상당히 힘든 상황에 처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 지역 책임자인 한스 헨리 클뤼허 박사는 “롱코비드 환자가 유럽에만 수백만 명이 있다”고 말했다. “롱코비드 환자가 국가의 관심과 지원이 전무한 사각지대에서 홀로 고통받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물론 롱코비드 환자가 홀로 고통받도록 내버려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여기서 한발 더 나갈 필요가 있다. ‘팬데믹 이후의 팬데믹’ 상황에서 수백만 명이 ‘확진 아닌 확진 같은 상태’라면 이로 인해 국민경제가 앓는 후유증도 진지하게 고찰해야 한다. 그러면 전문인력난에 시달리는 노동시장과 관련해 롱코비드 환자를 어떻게 다시 건강한 일상과 직업세계로 복귀시킬 것이며, 경제적 관점에서 롱코비드가 의미하는 바에 대한 물음도 제기된다. 이런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 여러 전문가와 단체에 의견을 물어봤다.

의료보험조합
롱코비드의 사실 확인부터 상당히 힘들다. 일단 정의부터 그렇다. 마르틴 뢰슬러 마취·집중치료·응급의학·전염병 전문의는 “실질적으로 4주 이상 지속히는 증상은 모두 롱코비드일 수 있다. 그리고 환자 본인이 이를 코로나19 확진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롱코비드로 진단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뢰슬러는 독일 공보험(AOK) 연방연맹의 의뢰로 팬데믹 결과를 분석 중이다. 뢰슬러는 롱코비드 정의부터 추상적이고 검사 방법도 전무해 롱코비드 심각성이 “다소 부풀려져 있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건강이 좋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계속 일해야 하는 사람들은 롱코비드 환자 통계치에 제대로 잡히지 않는 문제점도 지적한다.
롱코비드 증상은 숨을 조금 헐떡거리는 것부터 시작해 심각한 탈진에 이르기까지 50개가 넘을 만큼 아주 다양하다. 보건통계학자들은 이 모든 증상을 질병코드 ‘U09.9’(상세불명의 코로나19 이후 병태) 아래에 하나로 묶어뒀다. AOK 가입자 중 해당 질병코드에 해당하는 질환자는 전체의 1%에 불과하다. 이 중 4분의 1은 3주 이상 아픈 상태가 지속됐다. 롱코비드 증상의 강도는 발목골절과 하지골절 통증 강도와 유사하다고 뢰슬러는 설명한다.
전체 법정건강보험 보험자의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법정건강보험 진료의사 중앙연구소’(ZI)의 가장 최신 자료인 2022년 3분기 기준으로 질병코드 U09.9 치료를 받은 환자는 34만2222명이었다. 이 중 3분의 1은 코로나19 확진 기록이 없고, 비율상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97%에 이르는 대부분의 롱코비드 환자는 2022년에 특히 등 통증, 고혈압, 비만, 우울증, 천식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이런 점에서 롱코비드는 집중 돌봄이 필요한 질병이다. 다만 도미니크 폰 슈틸프리트 ZI 대표는 롱코비드가 완전히 새로운 “국민 질병”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 롱코비드 증상은 숨을조금 헐떡거리는 것부터심각한 탈진에 이르기까지 50개가 넘을 만큼 아주 다양하다. 코로나19 감염 이후 심각한 인지장애를 겪는 롱코비드 환자가 2022년 6월15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해들리에 있는 병원에서 검사 준비를 하고 있다. REUTERS

상호재해보험연합회
돌봄 직종, 어린이집·유치원 교사 등 리스크가 많은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이 코로나19에 확진될 경우 신청하면 직업병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현재 독일 상호재해보험연합회(BG·Berufsgenossenschaften)에는 이런 직업병 신청서가 51만7천 건 정도 제출됐고, 이 중 32만5천 건이 직업병으로 인정받았다고 ‘법정재해보험 클리닉연합’의 베아테 슈무커는 설명한다. 상호재해보험연합회에 따르면 교사나 웨이터 등 리스크가 적은 업종 종사자들이 제출한 직업병 신청서는
2만5천 건 정도에 불과하다. 롱코비드 사례 증가 속도가 이제 많이 느려졌고, 오미크론 변이 이후 백신 접종자 중에는 신규 확진 사례가 훨씬 줄어들었다. “처음에 쓰나미가 몰려왔다. 1년 뒤 대부분의 롱코비드 환자에게서 증상이 사라졌을 것이므로, 더 이상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다.” 노동시장에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독일 공보험 가입자의 약 1%가 롱코비드 증상을 앓고 있다. 유증상 롱코비드 환자를 치료하는 곳 중에는 ‘보훔 베르크만스하일 대학병원’이 있다. 이 대학병원에서 뇌자기공명영상(MRI, 코로나19 확진 뒤 1년은 뇌졸중 위험이 특히 높다)과 피검사, 심장초음파 검사 등이 10일마다 이뤄진다. 신경의학자 페터 슈벤크라이스에 따르면, 이 대학병원에서 지금까지 이런 검사를 받은 보험가입자는 1500명에 이른다.
롱코비드 연구보고서 작성을 위해 사례를 수집 중인 슈벤크라이스는 롱코비드 환자 사이에서 일정한 행태를 발견했다. 다수 환자의 공통점은 롱코비드의 신체적 원인을 찾게 되리라는 명확한 기대를 안고 병원을 찾는다는 것이다. 인공호흡기가 필요하거나 코로나19 확진으로 심근염을 앓는 환자들의 경우 신체적 원인을 찾기가 용이하다. “하지만 아무런 유기적 변화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롱코비드 환자들에게서 질병으로 인한 우울증 등 심리적 요인이 확인되는 일이 아주 많다.” 그래서 심리학이 중요한 진료과목이다. 고통의 원인을 알게 되면 증상을 적절하게 치료할 수 있는데 이는 당연히 노동시장이 아닌, 환자 스스로를 위해 중요한 대목이다.

경제학자들
‘프랑크푸르트 금융경영대학’의 보건경제학자 아프신 간주르 교수는 경제적 관점에서 롱코비드의 영향을 고찰하는 극소수 경제학자 중 한 명이다. SCI(E)급 국제학술지 <BMC 헬스 서비스 리서치>에 최근 발표된 한 연구보고서는 독일 노동인구의 0.4%가 롱코비드 증상으로 아예 일을 못하거나 부분적으로 일을 못한다고 추정했다. 이로 인해 독일은 108억유로(약 15조6천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는다고 간주르 교수는 조심스럽게 추정한다. 기업이 직원 병가와 부가가치 미창출로 각각 34억유로와 57억유로 손해를 입고 있다. 그리고 노후연금과 건강보험 부담액이 17억유로에 이른다. 이는 상당한 액수이지만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간주르 교수는 말한다.
‘라이프니츠 유럽경제연구센터’ (ZEW)의 보건경제학자 니콜라스 치바르트 교수도 그의 의견에 동의한다. “<BMC 헬스 서비스 리서치>에 실린 연구보고서는 의미 있고 설득력이 있다.” 치바르트 교수는 롱코비드가 미치는 영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는 해야 하지만 과몰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한 예로 비만이 롱코비드보다 의료비를 무려 6배나 더 유발하지만 대중의 관심은 훨씬 덜 받고 있다는 것이다.
 

   
▲ 마르쿠스 뒤스만 아우디 최고경영자는 2021년 본인이 코로나19에 확진된 뒤 롱코비드로 몇 주간 재활치료를 받았다. 아우디는 롱코비드 대처의 모범사례 기업으로 꼽힌다. REUTERS

의사들
롱코비드의 원인을 둘러싼 논쟁은 생물학적 차원에서 주로 이뤄진다. 생물학적으로 보면 롱코비드는 바이러스 감염 상태가 길어지는 것이거나 자가면역 질환이다. 이 이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자가항체나 혈관 벽에서의 변화, 즉 다양한 증상의 자연과학적 원인을 찾는다.
뮌헨대학병원의 크리스티네 알방 심신증(불안 같은 심리적 증상이 신체적 반응으로 나타나는 현상) 외래병동 과장은 “서구 사회에서는 신체적 불편함을 더 인정하기 때문에 롱코비드의 신체적 원인만을 모색하는 것도 한편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알방 과장은 롱코비드 환자 진료를 맡고 있다. 롱코비드 환자 가운데 자원봉사, 가정, 직장에서 활발한 사람이 많다. “수많은 롱코비드 환자는 ‘심리적 관련성’을 우려한다. 적잖은 롱코비드 환자에게 심리적 관련성이란, 자기 탓이고 자신이 약해서이고 자신이 뮌하우젠증후군(실제로는 신체적 이상이 없음에도 관심을 끌기 위해 질병에 걸렸다고 거짓말하거나 자해하는 것) 환자일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죄책감이나 수치심은 롱코비드의 원인을 생물학적 요인에만 한정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도 되지 않는다”고 알방 과장은 지적했다. 신체와 정신은 절대 분리해서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심신의학은 “누군가 아프다고 하면 우리는 그 말을 믿고, 정신적 상태에서도 원인을 찾는 것”이라고 한다.
뮌헨대학병원의 심신의료·심신치료 클리닉 페터 헤닝젠 원장은 롱코비드 환자 가운데 중증이 많다는 소문이 오히려 사람들을 불안하게 했다고 주장한다. “격변론(Catastrophism·지구상에 일어났던 대규모 지질학적 사건들이 단기간의 급작스러운 격변 때문에 일어났다는 학설)을 주창하는 카를 라우터바흐 보건부 장관도 롱코비드에 대한 사람들의 근거 없는 불안감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냉정을 유지하고 전문가들과 협력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다. 신체적 고통은 절대 심리나 신체적 이유에만 제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 아우디 사례
기업 중에서도 특히 아우디는 롱코비드에 진지하다. 아우디는 직원들의 경영 참여와 복지로 유명하다. 또한 마르쿠스 뒤스만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본인이 코로나19에 확진된 뒤 롱코비드로 몇 주간 재활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후 뒤스만 최고경영자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 롱코비드 극복에 유일하게 도움이 된다”고 했고 스스로 모범을 보이려 했다. 아우디에는 롱코비드 대처에 관한 한 모범사례가 전혀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 안드레아스 할러 아우디 사내 주치의는 “롱코비드는 아우디에서 별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롱코비드는 고용주로서 아우디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롱코비드 발생 빈도가 아주 낮아서, 사례가 통계에 잡히지 않을 정도라는 것이다.
“롱코비드도 다른 질병과 진행 상황이 대동소이하다”고 할러 주치의는 지적한다. 아우디 직원 가운데 롱코비드를 앓는 직원은 다른 질병 환자들처럼 지원받는다. 아우디는 진단명에만 한정하지 않고 해당 직원이 불편한 증상을 중심으로 지원한다. 롱코비드를 앓는 직원의 컨디션은 어떤가? 롱코비드를 앓는 직원의 업무 처리량은 어느 정도이고, 어느 선에서 부담을 느끼는가? 아우디는 롱코비드를 앓는 직원과 함께 한발씩 앞으로 나가기도, 때로 같이 한 템포 쉬어가기도 한다. 아우디는 직원이 어떤 질병을 앓든 상관없이 항상 이렇게 해왔다고 한다.

ⓒ Die Zeit 2023년 제28호
Das Virus arbeitet weiter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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