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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기업인 장관 발탁 과감하게 통합·구조조정
[GLOBAL]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개혁- ① 현황
[161호] 2023년 09월 01일 (금) 왕루이 economyinsight@hani.co.kr

 

왕루이 王瑞 양민 楊敏 <차이신주간> 기자
 

   
▲ 2023년 8월16일 인도네시아 국회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19년 연임에 성공한 그는 젊은 기업인 출신 장관을 앞세워 국영기업 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했다. REUTERS

자카르타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국영기업부 직원은 휴대전화를 꺼내 구글에서 뭔가를 검색한 뒤 말했다. “네, 이 사람이에요. 직접 만나고 싶습니다.” 휴대전화 화면에는 닝가오닝 중국중화(中國中化, Sinochem) 전 당서기 겸 회장의 사진이 있었다. 닝가오닝은 국유기업인 화룬그룹(華潤集團, China Resources)과 중량그룹(中糧集團, COFCO)을 이끌었고 여러 건의 개혁과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인도네시아 국영기업부에서 배우고 싶은 경험이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2014년 취임 뒤 인도네시아의 사회기반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했다. 개혁 추진의 핵심은 국영기업이었다. 국영기업의 목표는 국민 복지 개선이지 이익 최대화가 아니다. 정부가 해마다 수십억달러를 지원해야 해서 국가재정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2019년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자 대통령은 에릭 토히르를 국영기업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이 젊은 장관은 3단계로 나눠 개혁을 과감하게 밀어붙였다. 먼저 실적 관리와 재무 부문 통제를 강화하고 국영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했다. 공급망과 업무 연관성을 기준으로 여러 국영기업을 통합해 시너지를 내고 구조조정으로 조직을 간소화했다.
 

   
▲ 2019년 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에릭 토히르 당시 조코 위도도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선 승리 뒤 그는 국영기업부 장관에 기용됐다. REUTERS


3단계 개혁
2020년 142개이던 국영기업을 41개로 통합했다. 최근 만든 ‘2024-2034 로드맵’에 따르면 앞으로 국영기업을 30개로 줄이고 은행, 통신, 미디어, 에너지, 관광, 지원서비스 등 12개 군으로 묶어 운영할 계획이다. 국영기업부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영기업의 총자산은 6270억달러, 매출액은 1757억달러, 순이익은 204억달러, 배당금은 53억5천만달러였다.
토히르 장관은 이런 성과에 만족하지 않았다. 2023년 53살인 그는 활력이 넘치고 ‘야심’이 있었다. 미디어와 스포츠 분야에서 성공한 기업인인 그는 지금도 인도네시아 축구협회 회장을 겸한다. 2019년 조코 위도도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취임 이후 국영기업부의 구조개혁과 함께 뿌리 깊은 부패 청산에 나섰다. 6월 말 홍콩 극동금융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개혁을 통해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이 더욱 국제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유기업 개혁은 3단계로, 구조조정과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전략적 파트너와 더 많이 협력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가 홍콩을 방문한 이유다. 그가 인터뷰에서 가장 강조한 단어는 ‘개방’이었다. 그는 수준 높은 전략적 협력 파트너를 영입하려 한다. 그 파트너가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이끌어주길 기대한다. “세계 500대 기업에 들어가는 인도네시아 기업이 너무 적다.”
인도네시아는 젊은 인구의 비중이 높고 자연자원이 풍부하다. 지난 2년 동안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의 중심이었고 자본시장도 활성화됐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딜로직(Dealogic) 자료를 보면 2023년 초부터 7월10일까지 인도네시아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로 29억달러를 조달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액수다. 홍콩을 넘어 아시아에서는 중국 A주시장 다음이다.
“조코 위도도 정부는 국유자산을 통합하는 동시에 상장을 추진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공개는 지배구조와 투명성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페리스 리 딜로직 아시아주식자본시장 이사는 “2023년 인도네시아의 IPO 시장이 급성장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어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국유자원 화폐화(Monetization)에 주력하고 있다. 2024년 대선을 치르기 전에 거래를 끝내야 전략적 의미가 있다.”
 

   
▲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자카르타 시내 사리나백화점. 이 백화점 14층에 사무실을 둔 ‘인저니’는 2021년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관련 분야 국영기업들을 통합해 설립한 국유지주회사다. 사리나백화점 누리집


재벌 가문
경제성장 과정에서 국영기업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영기업은 사업을 키우면서 리스크를 관리하는 동시에 공공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 인도네시아도 예외는 아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2022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의 자산가치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56.2% 이상이다. 90% 넘던 1990년보다 낮지만 가장 낮았던 2010년(36%)보다는 높다.
국영기업은 인도네시아가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기여를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해마다 국영기업에 수십억달러를 지원해 경제성장을 견인했다. 국영기업의 사업을 제약하는 요인이 많았지만 조코 위도도 정부는 국영기업 개혁을 결정하고 큰 기대를 걸었다.
국영기업부와 ADB 자료를 보면 2019년까지 114개 국영기업 중 43개가 재정타당성(Financial Feasibility) 최저 기준을 맞추지 못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신흥시장 업계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뜻이다. 상장한 국영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은 다른 국영기업보다 10%포인트 정도 높았다. 사업과 가치사슬 중복, 업무와 재무관리 부실, 인력 배치와 관리 기준 미흡 등의 문제가 여전했다.
2019년 연임에 성공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2019~2024년) 내각을 구성했다. 젊고 능력이 뛰어난 인사를 영입해 ‘전진형 내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에릭 토히르는 49살이었다. 여러 미디어 기업과 스포츠 구단을 경영한 그의 가족도 주목받았다. 아버지 테디 토히르는 TNT그룹을 창업했고 자연자원, 부동산, 자동차, 미디어, 요식업 등 여러 분야에 진출했다. 형 가리발디 토히르는 인도네시아 생산량 2위, 시가총액 1위인 광업회사 아다로에너지(Adaro Energy)의 최고경영자다. 2023년 <포브스> 선정 인도네시아 부호 15위에 올랐다.
에릭 토히르 장관은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 정부 정책은 시장개방이지만 세계경제에는 불확실성이 있다”며 “인도네시아는 공급망 복구에 참여하는 주요 국가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니켈 매장량은 세계 1위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내 원자재의 화폐화를 추진하면서 세계 전기자동차 공급망의 중심 국가로 성장하길 원한다. 이 과정에서 국영기업이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국제화를 달성할 수도 있다.

젊은 정부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은 초대 대통령 수카르노 시기에 만든 혼합경제의 산물이다.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하지 모하마드 수하르토 정부에서는 많은 국영기업이 대통령과 측근의 ‘돈줄’로 전락했다. 에릭 토히르를 비롯해 1970년 이후에 태어난 상류층 지식인은 수하르토 정권 붕괴 뒤 경제 분야에서 크게 성공했다. 경제성장에 주력하는 대통령에게는 경험과 자본을 축적한 기업인의 지원이 중요했다.
어떤 의미에서 젊은 기업인 기용은 젊고 전문적이며 국제적 시야를 갖춘 인재를 선호하는 인도네시아 정치권의 변화를 보여준다. 2022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거의 모든 인도네시아 장관이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면서 외국 손님을 맞았다. 그들은 “중국어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며 “중국에서 기회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국영기업부에는 에너지·의료 분야를 담당하는 파할라 누그라하 만수리 제1차관과 사회기반시설·관광 분야를 맡는 카르티카 위르요앗모조 제2차관이 있다. 이들 역시 1970년대에 태어났고, 국외 유학 경험이 있으며, 금융기관과 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풍부하다. 에릭 토히르 장관은 2022년 48살 라빈 인드라자드 하타리를 비서관으로 임명했다. 최연소 비서관이다. 미국 조지메이슨대학 경제학 박사인 그는 아시아개발은행,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등 여러 국제기구에서 일했다. 그는 “인도네시아가 중국의 경험을 따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영기업이 경제성과 공익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했으면 한다. 규모와 속도를 동시에 개선해야 한다.”
2023년 2월 열린 ‘2023년 인도네시아의 성장과 발전’이란 주제의 브리핑에서 에릭 토히르 장관은 국영기업을 12개 군, 30개 기업으로 축소하는 계획을 밝혔다. 인터뷰에서 그는 “국영기업이 모든 것을 독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민영기업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국영기업은 국가 경제를 지키는 ‘보루’여서 큰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개입할 수 있다. 누가 코로나19 백신을 구매해 국민에게 무료로 공급할 수 있는가? 국영기업이 하는 일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개방된 시장이고 민주주의 국가다. 정부는 민영기업과 협력하길 원한다. 우리는 코로나19 종식 뒤 세계 공급망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은 역사의 산물이다. 많은 국영기업이 규모가 작아 가격 협상이나 수익 창출 능력이 없다.” 제프로센버그 첸 림 말레이시아은행 증권연구 책임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개혁에 기복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진행한 통합은 자본구조를 개선하고 비용을 줄이며 국가 의존도를 낮췄다. 정책 결정과 사업 진행을 앞당기는 데 유리하다.
일련의 개혁은 직간접으로 주민 복지를 개선했고 사회기반건설 확충에 가속도를 붙였다. 또 공급망을 강화하고 생활의 질을 높였다. 이에 따라 2022년 11월 ADB가 신규 대출 5억달러를 제공해 국영기업부 개혁을 지원했다. 독일재건은행(KFW)도 3억유로를 대출해줄 예정이다. 국영기업 개혁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영기업부는 2020~2024년 이행안에 이어 2024~2034년 이행안을 만들었다. 이 이행안은 국영기업 통합을 추진하는 것 외에 인도네시아가 2045년까지 고소득국가로 성장하는 데 국영기업부가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인저니의 성공
자카르타 시내에 있는 사리나(Sari-nah) 백화점에서 카르티카 위르요앗모조 제2차관을 만났다. 1966년 완공된 이 건물은 인도네시아 최초의 백화점이다. 최근 건물을 재정비해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건물이 됐다. 백화점 1층에는 인도네시아 민족의 특성을 살린 공예품을 판매한다. 14층에 인저니(InJourney) 사무실이 있다. 인저니는 2021년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항공, 호텔, 관광 서비스 분야 국영기업들을 통합해 설립한 국유지주회사다. 국영기업 통합의 대표 사례다. 제2차관 담당 분야다.
에릭 토히르 장관도 인터뷰에서 인저니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최근 세 가지 일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투명하고 양호한 기업 지배구조,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조달하는 지분금융(Equity Financing), 재무 투자자가 아닌 전략 파트너 확보다. “우리는 모든 협력 파트너에게 개방적이다. 중국도 좋고 인도도 좋다. 2023년 두바이 정부와 협력 논의를 했다. 국영기업이 상장하면 지배구조와 투명성을 개선할 수 있고 외국인 투자자와 협력하는 데도 유리하다.”
그는 ‘인도네시아 인코퍼레이티드’(Indonesia Incorporated) 현판식에 참석하기 위해 홍콩을 방문했다.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공동 사무처인 이 기관은 국영기업의 국외 진출을 지원하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역할을 한다. 사무처가 있는 홍콩 극동금융센터에는 인도네시아 국영은행 BNI 홍콩지사가 입주해 있다. 홍콩 외에 두바이, 런던, 뉴욕, 싱가포르에도 사무소를 둘 계획이다.

ⓒ 財新週刊 2023년 제28호
印尼國企掌門人的“野心”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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